정글북 (The Jungle Book.2016) 2016년 개봉 영화




2016년에 디즈니에서 존 파브로 감독이 만든 어드벤처 영화. 동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디즈니 클래식 애니메이션을 실사 영화로 만든 것이다. 1994년에 스티븐 소머스 감독이 실사 영화로 만든 정글북에 이어서 22년 만에 다시 실사 영화로 나온 것이다.

내용은 갓난아기 때 아버지와 함께 시오니 숲에 왔다가 호랑이 쉬어 칸에게 습격당해 아버지를 잃은 뒤, 흑표범인 바기라에게 구출되어 아켈라가 이끄는 늑대 무리에 보내져 키워진 야생 소년 모글리가 쉬어 칸의 위협 때문에 늑대 무리 전체가 위험에 처하자, 스스로 무리에서 나와 정글을 떠나 인간 마을에 가려고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1994년에 나온 디즈니 정글북 실사판은 모글리가 청년으로 나오며 히로인 키티와의 로맨스가 부각되고, 키티가 속한 부대의 젊은 장교 윌리엄과 대립을 해서 VS 인간 구도를 이루었던 반면. 본작은 애니메이션 원작에 맞춰서 모글리가 소년으로 나오며 최대 숙적은 원작과 같은 호랑이 쉬어칸이다. (다만, 애니메이션 원작에서 모글리가 정글을 떠나 인간 마을로 가는 계기가 됐던 히로인 샨티는 등장하지 않는다)

바기라, 발루가 모글리의 절친이자 멘토 역할을 하고, 모글리는 늑대에 의해 키워졌으며 쉬어 칸의 위협 때문에 무리를 나와 인간 마을로 향한다. 이 기본 전개는 애니메이션 원작 정글북과 동일하지만, 분위기가 좀 다르고 캐릭터가 재해석됐다.

우선, 모글리는 늑대에 의해 키워졌는데 인간이기 때문에 늑대의 습성을 따라가지 못해 약간 쳐지는 경향이 있고. 바기라는 모글리에게 늑대처럼 행동하라고 원칙을 강조하는 반면. 발루는 모글리에게 규칙에 구애 받지 말고 자유롭게 살라고 종용한다.

모글리가 인간으로서 도구를 사용하는 것도 늑대 무리의 우두머리인 아켈라는 잔재주로 규정해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데 발루는 오히려 그런 특기를 잘 써보라고 격려하고 밀어주어 모글리 스스로 정체성을 찾아간다.

일종의 성장물적인 요소가 추가되었다고 볼 수 있다.

원작에서 출현 분량은 짧지만 비중은 컸던 샨티가 아예 나오지 않는데, 샨티 뿐만이 아니라 인간 캐릭터 자체가 모글리 말고는 아무도 안 나온다.

막판에 가서 모글리가 아켈라의 복수를 위해 쉬어 칸과 정면으로 맞설 때 마을에서 횃불을 훔쳐서 가지고 간 것도, 애니메이션 원작에선 그걸로 쉬어 칸을 쫓는데 사용하지만 본작에서는 쉬어 칸이 동물들을 선동하자 인간으로서의 모글리가 아니라 시오니 숲의 모글리로서 대오각성하여 쉬어 칸과 맞서 싸운다.

최후에 쉬어 칸을 불로 퇴치하는 것 까지는 같은데 방식은 전혀 다르고, 나무를 타고 도구를 사용하는 모글리 만의 방식에 맞춰서 쉬어 칸을 일종의 트랩사(死) 시키기 때문에 라스트 액션 씬도 긴장감이 넘쳐흐른다.

쉬어 칸을 엄청 살벌하게 만들어서 모글리에 대한 증오에 불타오르는 정글의 폭군 느낌을 제대로 살렸다.

같은 식육목 고양이과 포유류 악역으로 라이온 킹의 ‘스카’가 떠오르는데 스카가 나이 든 사자라 무력보다 암흑책략과 하이에나 용인술로 승부수를 띄운 다면, 쉬어칸은 외눈 호랑이지만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상대를 위압하면서 호랑이 무쌍을 찍는다. (스카가 사마의라면 쉬어 칸은 여포다)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지만 유쾌발랄한 구석이 있었던 원숭이 왕인 오랑우탄 루이도 본작에선 기간토피테쿠스로 나와서 몸 크기가 킹콩급이고 정글의 지배자가 되고 싶어 하는 야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서 꼭 무슨 대마왕처럼 묘사됐다. 덩치만 보면 곰인 발루가 아담해 보일 정도고 코끼리와 버금가서 존재감이 엄청 나다.

개그 악역으로서 모글리를 집어 삼키려고 시도하다가 망가지는 카아는 본작에서 짧게 등장해 모글리의 과거를 알려주면서 최면술을 걸어 한 입에 집어삼키려다가 실패하지만, 일체의 웃음기 하나 없이 깊고 어둡게 묘사해서 호러블하게 다가온다.

쉬어 칸, 루이, 카아 셋 다 애니메이션 원작과 비교하면 예능감과 웃음기를 전부 빼고 엄격 근엄 진지하게 만들었고, 그것을 통해 작중 모글리가 겪는 위협을 구체화시켜서 그의 여정을 박진감 넘치게 만들었다.

코끼리 같은 경우, 애니메이션 원작에서는 코끼리 대장 부부인 하티&위니프레드와 부부의 아기 코끼리 등이 분명한 자기 캐릭터를 가지고 있었는데, 본작에서는 그런 캐릭터성을 지우는 대신 코끼리 자체가 상아로 땅을 파서 하천을 만든 정글의 창조자로서 같은 동물들 사이에서 신성시되어 경의의 대상이 되어 모글리와 관련되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서 존재감 크게 나온다.

비주얼적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동물/배경 CG 퀼리티가 엄청나게 높아서 진짜 역대급이라고 할 만 하다. 2D보다 3D로 봐야 진가를 알 수 있는 작품이 됐다.

작중의 동물들은 모글리와 대화가 통하는 말하는 동물들인데 실제 말을 할 때 입이 움직이는 것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더빙한 목소리와 싱크로율을 잘 맞췄다. 거기에 밀도 높은 캐릭터 설정과 한없이 실사에 가까운 CG가 조화를 이루니 흠잡을 곳 없는 완벽한 결과를 이루어 실로 훌륭하다!

결론은 추천작. 디즈니의 클래식 애니메이션 정글북 원작을 따라가면서도 분위기를 완전 바꾸고, 캐릭터를 재해석해서 이미 한 번 본 내용을 재탕한 게 아니라 새롭게 각색한 것이라 스토리가 충분히 볼 만한 가치가 있고. 비주얼적으로 동물/자연 배경 CG가 엄청난 고퀼리티라서 실사를 방불케 하기 때문에 야생 비주얼의 끝판왕이라고 할만 해서 시각적인 재미까지 더해진 명작이다.

만화/애니메이션 원작 실사 영화 중에 제대로 된 작품이 나오는 경우는 굉장히 드문데, 그 징크스를 완벽하게 깨트린 작품으로 해당 장르의 역사를 새로 썼다고 할 만 하다.

2018년에 워너브라더스에서 만든 정글북이 개봉 예정 중에 있는데 이 디즈니의 정글북이 워낙 잘 나왔고 또 크게 흥행했기 때문에 앞으로 어쩌려나 싶을 정도다.

여담이지만 엔딩 크레딧에서 정글북 책이 좌우로 펼쳐지면서 삽화 배경이 입체 그림 동화처럼 튀어 나와, 본편에서 사원이 무너지면서 벽돌에 깔렸던 루이가 거기서 빠져 나와 애니메이션 원작에서 부른 노래인 ‘I Wan'na Be Like You’를 열창하면서 작중에 나온 다른 동물들이 차례대로 출현한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610807
5215
9476209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