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오브 타잔 (The Legend of Tarzan.2016) 2016년 개봉 영화




2016년에 워너브라더스에서 데이빗 예이츠 감독이 만든 액션 어드벤처 영화.

내용은 8년 전 연인 제인 포터와 함께 아프리카 밀림을 떠나 영국 런던에 간 타잔이 존 그레이스톡이란 본명과 귀족 신분을 되찾아 문명사회에 완벽하게 적응해 살게 됐는데.. 아프리카 콩고를 식민지로 삼아 원주민을 탄압하던 벨기에 국왕 레오폴드 2세가 재정파산에 이르자 콩고의 다이아몬드 광산을 노리고 군 장교 레온 롬을 특사로 파견해 광산이 있는 지역을 지배하는 부족장 음봉가와 접촉을 시도하고. 음봉가로부터 자신의 원수인 타잔을 잡아오면 다이아몬드를 내어 주겠다는 약조를 받아서 영국 의회에 서한을 보내 국가 레벨의 초대를 명목으로 타잔을 하여금 아프리카 밀림으로 돌아오게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타잔 원작 소설은 타잔이 제인과 함께 밀림을 벗어나 영국에 가서 자신이 영국의 대귀족 그레이스톡 가문의 후계자라는 걸 알지만 현재 자신을 대신한 가문의 후계자가 제인의 약혼자이자 자기 친구라서 신분을 포기한 내용이 나오지만.. 본작은 타잔이 신분을 완전히 되찾아 그레이스톡 백작으로서 제인과 결혼해 영국 런던에서 사는 것으로 나온다.

보통 기존의 타잔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에서는 밀림에서 펼쳐지는 타잔의 모험담에 포커스를 맞춘 것에 비해서 본작은 타잔이 현대 문명사회에 완전 적응해 살다가 모종의 사건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타잔 이야기의 후일담에 가깝다.

과거에 나온 타잔 영화 중에 현대 문명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타잔이 결국 옷을 벗고 밀림으로 돌아가는 결말을 다룬 작품도 있었는데 본작은 그것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것이다.

타잔이 밀림으로 돌아간 이유가 문명사회에 적응하지 못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사건의 흑막이 꾸민 책략에 빠져서 그런 것이고 그 흑막과 관련된 설정이 본편 스토리의 핵심적인 내용이 됐다.

본작의 오리지날 캐릭터인 미국 특사 조지 윌리엄스와 벨기에 군 장교 레온 롬, 그리고 레온 롬을 아프리카 특사로 파견한 벨기에 국왕 레오폴드 2세는 타잔과 다르게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이었다.

레오폴드 2세는 아프리카 콩고를 식민지로 삼아 가혹한 수탈을 해서 집권 기간 동안 최소 300만명에서 최대 3000만명의 콩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했고, 그의 부하인 레온 롬은 용병대를 지휘해 콩고 원주민 학살을 자행했으며, 조지 윌리엄스는 그런 레오폴드 2세의 만행을 고발한 바 있다.

작중 레오폴드 2세는 언급만 되고 레온 롬이 타잔의 숙적, 조지 윌리엄스가 타잔의 절친이자 조력자로 등장한다.

러닝 타임은 109분이라서 1시간 50분 가까이 되는데 작중에 갈등이 너무 많이 나오고 그걸 해소하는 게 너무 빨라서 문제가 되고 있다.

문명 생활에 적응해 사는 타잔이 밀림으로 돌아가는 문제로 고뇌를 하고 제인도 함께 따라가겠다며 갈등을 빚는 것부터 시작해 서로에게 가족을 잃어 불구대천의 원수가 된 타잔과 음봉가의 대립, 다이아몬드를 얻기 위해 타잔을 잡으려는 레온 롬, 타잔을 따라가 벨기에의 아프리카 원주민 탄압을 밝혀내는 윌리엄, 타잔과 재회한 고릴라 무리의 갈등과 레온 롬이 타잔을 꾀어내기 위한 미끼로 제인을 인질로 삼았다가 그녀에게 반해 버리는 것 등등 떡밥을 던져도 너무 많이 던졌다.

떡밥 회수에 총력을 기울여도 모자랄 판에, 타잔과 제인의 로맨스와 과거 회상을 너무 많이 넣어서 분량을 갉아 먹고 있다. 그게 사실 타잔과 제인 단 둘 만의 이야기였다면 캐릭터 묘사의 밀도를 높이기 위해 필요한 내용이었지만.. 문제는 본작이 온전히 타잔의 이야기만 하는 게 아니라 벨기에가 콩고에서 저지른 만행을 고발하는 역사극의 성격이 강하다는데 있다.

실존했던 역사의 이야기를 타잔을 주인공으로 삼아 풀어낸 것이라서 사실 제목이 레전드 오브 타잔이 아니라. ‘타잔의 콩고 원주민 해방 대작전!’에 가깝다. 한국 장르 소설로 치자면 대체역사극이다.

본편 스토리가 표면적으로는 레온 롬에게 납치된 제인을 타잔 일행이 구하러 가는 내용인데 그 이면에 콩고 원주민 해방과 식민지 계획 저지가 담겨 있다 보니, 타잔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밀림 배경의 모험담이 제대로 구현되지 못했다.

중간중간에 타잔이 밀림의 동물들과 교감을 나누는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그 분량은 상당히 짧고, 밀림의 나무와 수풀을 맨발로 헤쳐 나가기와 나무 타기, 밧줄 타기도 살짝만 나온다. 그게 제인을 납치해 간 레온 롬보다 앞서 나가기 위해 밀림 루트로 진행하는 것이라서 그렇다.

밀림은 그저 배경으로만 나올 뿐, 밀림에서의 모험이 메인 스토리가 아닌 것이다.

타잔이 동물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고, 들소떼나 사자, 고릴라, 악어떼 등을 동원해서 인간과 싸우는 장면이 하이라이트씬을 장식하는데 그때가 돼서야 비로소 타잔스러운 영화가 된다. 문제는 그게 너무 나중에 나온다는 건데 사실상 영화 거의 끝날 때쯤이다.

후반부에 가서 앞서 풀어 놓은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을 엄청 단축시켜서 밀도가 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으로 타잔에게 아들을 잃은 음봉가와 음봉가의 아들에 의해 어머니라고 할 수 있는 고릴라 칼라를 잃은 타잔의 대립이 이야기의 발단이 된 것 치고 결말이 거의 스킵에 가까운 수준으로 빠르게 지나간 것을 손에 꼽을 수 있다.

‘느그 엄마도 마사가?’로 갈등이 초스피드로 해결된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수준이다.

타잔 영화의 관점에서 보면 흔히 알고 있는, 익숙한 타잔의 그것과 다른 느낌이 많이 들어서 실망스러운 점도 있지만 대체 역사물의 관점에서 보면 나름 볼만한 구석이 있다.

타잔이 대체 역사물의 주인공으로 나온 것이 흥미롭고, 역사 속의 인물인 조지 윌리엄의 존재와 활약이 사실 본작의 재미를 하드 캐리한다.

조지 윌리엄스는 ‘사무엘 L 잭슨’이 배역을 맡았는데 미국 특사로 남북전쟁 군인 출신이며, 벨기에의 콩고 수탈과 아프리카 원주민 노예 계획을 밝혀내기 위해 타잔과 동행한 캐릭터다.

적당히 유머러스하면서 내면의 진지함을 갖추고 있어 무드 메이커 역할을 하는 동시에 타잔의 멘탈케어까지 해주고, 총기를 잘 다뤄 타잔의 생명을 구해주고 마지막까지 큰 도움을 줘 대활약한다. 슈퍼 히어로물에 비유하면 거의 사이드킥 수준이다.

타잔 배역을 맡은 배우인 스웨덴 출신의 ‘알렉산데르 스카르스고르드’도 상당히 연기를 잘했다. 촬영 시작 전에 4개월 동안 타잔이 하는 행동들을 훈련했다고 하는데 실제 작품상에서 그가 선보인 타잔 연기의 밀도는 상당히 높다.

이게 단순히 네 발로 기면서 나무를 타고 ‘아아아아아~’ 포효하는 야생의 타잔을 연기한 것이 아니라, 야생 출신의 타잔이 문명사회에 적응해 사는 것. 그리고 다시 아프리카 밀림으로 돌아가 야성을 되찾는 걸 연기한 것이라 연기 난이도가 높았을 텐데 그걸 매우 잘 소화했다.

그밖에 음봉가 배역의 디몬 하운수, 레온 롬 배역의 크리스토프 왈츠 등등 악역 배우들의 연기력도 출중했다.

디몬 하운수는 악역이지만 중간 보스에 가까워 이야기의 시작과 마지막 직전에 걸쳐 딱 두 번만 나와서 출현 분량이 적지만 캐릭터 인상과 부족장 분장에서 강렬한 인상을 줬고 막판에 타잔에게 제압당한 후 그에 대한 증오와 아들을 잃은 슬픔을 표출할 때 연기가 특히 좋았다.

크리스토프 왈츠는 악역 최종 보스로 뭔가 인상만 보면 심약한 것 같은데 의외로 강단 있고 야심이 넘치며 어느 정도 전투력도 갖춘 인물로 타잔과 대립하면서 그를 궁지에 몰아 놓고 제인에게 호의를 품는 게 기억에 남는다.

디몬 하운스의 맹수 발톱 장갑 무기와 레온 롬의 묵주 십자가가 미니 체인 형태의 무기로 돌변하는 게 인상적이다.

결론은 평작. 타잔 캐릭터의 묘사 밀도는 높지만 타잔하면 떠오르는 밀림 모험담이 전혀 구현되지 못했고, 본편 스토리 자체가 타잔 원작의 후일담에 가까운 구성에 실제로 존재했던 역사상의 이야기인 벨기에의 콩고 수탈을 다룬 것이라 타잔을 주인공으로 삼은 대체 역사물인데 주연 배우들의 호연이 뒷받침을 해줘서 밀림 모험물로선 기대에 어긋나지만 역사 활극물로선 그럭저럭 볼만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홍보 웹툰은 ‘신과 함께’의 주호민 작가가 그렸다. 신과 함께의 강림도령과 덕춘이 등장해 타잔과 제인 부부에게 10가지 질문을 하는 가상의 인터뷰 내용이 나온다. (근데 이 10가지 질문 중에 겨울 왕국 나온 건 되게 뜬금없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타잔과 겨울왕국의 연관성은 없어 보이는데. 일찍이 디즈니에서 타잔 애니메이션이 나오긴 했지만 이 레전드 오브 타잔은 워너브라더스에서 나왔다고!)


덧글

  • 2016/11/03 14:3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6/11/03 15:4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미르사인 2016/11/03 19:00 # 답글

    워너 놈들은 어째 다크 나이트 라이즈 이래로 잘 하는 게 없네...
  • 잠뿌리 2016/11/06 01:28 #

    이제는 워너 영화를 믿고 볼 수 없게 됐지요.
  • 블랙하트 2016/11/05 10:46 # 답글

    1. 타잔의 어머니 고랄라 칼라가 음봉가의 아들에게 죽어서 타잔이 그 복수를 하는건 원작 소설에도 나왔었던 이야기였죠.

    2. 평소에는 양복차림으로 도시에서 살다가 무슨 일이 생기면 가죽 팬티 입고 정글에서 활약하는 타잔이 나오는 영화도 있었습니다. (마이크 헨리 주연의 60년대 타잔 영화 시리즈)

    3. 겨울왕국 이야기가 나온건 이것 때문인듯 합니다.

    http://fericia.egloos.com/2973534
  • 잠뿌리 2016/11/06 01:28 #

    겨울왕국에 그런 연관성이 있었군요.; 처음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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