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 GT] 러브로이드 (2015) 2019년 웹툰



2015년에 네안 작가가 코믹 GT에서 연재를 시작해 전 33화로 완결한 코믹 만화.

내용은 자칭 평범한 고등학생이라면서 다 큰 여자에 대한 여자 공포증과 작고 귀여운 여자 아이를 좋아하는 중증의 로리타 콤플렉스를 동시에 지난 한나름이, 어느날 갑자기 자기 앞에 나타난 소녀형 로봇 러브로이드의 프로트 타입에게 고백을 받고 반 강제로 커플이 되어 그녀에게 천사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러브 로이드 게임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타이틀이자 메인 설정인 러브 로이드는 사랑의 힘으로 싸우는 소녀형 로봇인데 누구나 진심으로 고백하면 애인이 되어주고, 애인의 마음이 클수록 파워가 강해지며 어린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던 게 성인으로 변신도 하기도 하고, 파워가 다 떨어지면 충전을 위해 아기로 변신도 한다.

러브 로이드 게임은 인간이 러브 로이드와 커플이 되어 상대 커플과 싸우는 것으로 1년 동안 최다승을 기록한 커플이 우승해 상금 100억을 타는 대회다.

장르가 개그물이라고 해도 주인공 한나름의 성적 취향 설정이 좀 거부감이 많이 든다. 다 큰 여자, 거유만 보면 학을 떼며 구토를 하고 작고 귀여운 아이들만 좋아라하는데 반응이 너무 극단적이다.

여자 공포증이라면 사실 러브 코미디 장르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클리셰적 설정으로 만화, 게임, 소설에서 다양하게 차용되어 왔다. 거유라면 학을 떼는 것만 해도 마계전기 디스가이아 1의 주인공 마왕 라하르를 손에 꼽을 수 있다.

헌데 여자 공포증과 함께 다른 병적인 취향을 가지고 있으니 캐릭터 자체가 좀 비정상으로 보인다. 마계전기 디스가이아의 라하르가 거유 공포증인데 동료들은 납작 가슴이라 너희들은 절벽 가슴이라 괜찮아. 라고 대사친 게 시리즈 명대사로 손꼽히는데.. 본작은 라하르에 대비하면 ‘왕가슴 우엑~, 절벽가슴 너무 좋아!’ 이러고 있으니 뭔가 막 나가는 경향이 있다.

주인공이 비정상으로 보이고 그게 곧 디스할 요소가 되어 남한테 까이는 게 주인공의 설정을 활용한 개그의 핵심이란 건 알겠지만 그 중증의 로리콘 묘사가 취향존중의 범위를 아득하게 벗어나서 좀처럼 따라갈 수가 없다.

근데 이게 스토리가 진행됨에 따라 제동을 건 게 아니라, 오히려 더한 설정을 만들어 투입해 맞불을 놓아서 변태 폭주 개그를 완성시켰다.

백합 취향의 러브 로이드 NO.7과 남자 공포증에 연상의 언니 및 가슴 터치 성애자인 로리 소녀 진정혜가 나름&천사 커플의 라이벌 겸 친구가 되는데, 두 커플의 첫 싸움을 그린 에피소드는 진짜 로리콘, 백합의 두 변태들이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이는 것이라 아예 작중에 러브 로이드의 싸움이 변태들이 유리하다는 심판의 언습이 나올 정도로 폭주해서 싸운다.

이 변태 폭주 개그는 주인공의 극단적인 여성 취향 호불호와 다르게 보는데 부담이 없다. 애초에 너나 우리 모두 변태란 걸 상정해서 막 나가는 개그라서 아무 생각 없이 보면 볼만하다.

인터넷 짤방이나 패러디에 전혀 의존하지 않고, 특유의 변태 폭주 개그에 올인한 건 본작 만의 특성이 살아 있어서 높이 살만하다.

비슷한 과를 찾아보자면 미나즈키 스우의 2007년작 ‘하늘의 유실물’이 있다. 변태 폭주 개그 이외에 엔젤로이드와 러브로이드의 연관 검색어도 그렇고 그쪽에 좀 영향을 받은 게 아닐까 싶다. (근데 하늘의 유실물의 주인공 사쿠라이 토모키는 극한의 변태성과 간지를 동시에 갖췄지만 본작의 주인공 한아름에게는 간지가 없이 변태성만 있다)

이 변태 폭주 개그에서 벗어나서 자기 분량을 챙기면서 존재감을 과시하는 게, 한나름의 친누나로 격투기 유단자이자 골초인 한소리다.

겉으로 보면 남동생을 험하게 굴리는 것 같지만, 실은 남동생을 끔찍하게 아끼는 츤데레로 전투력이 엄청 높은 누나란 설정이 스즈키 다이스케의 2007년작 ‘니노미야 군에게 애도를’에 나오는 ‘니노미야 료코’를 연상시키는데 매번 나올 때마다 주연급 분량을 확보하며, 비중도 커서 어떻게 보면 본작의 진 주인공이라고 할 만 하다.

실제로 작중 최강의 캐릭터란 설정을 가지고 있어서 막판에 단 혼자서 최종보스를 가뿐히 발라서 본작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되어 버렸다.

명색이 주인공은 나름인데 첫 번째 패배 후 간신히 살아남아 사건의 진상만 알게 됐지, 스스로 패배를 설욕하지는 못한 채 최종전투 때 옆에서 구경만 하는 관전자로만 나와서 불완전 연소된 느낌이 든다.

배틀 요소가 있는 소년 만화의 관점에서 보면 이건 완전 꽝이다.

애초에 본편 스토리가 모든 이야기를 다 하지 못하고 급하게 끝낸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실 이 작품이 가진 가장 큰 문제는 작품 조기종결로 인해 짜 놓은 설정의 절반도 채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에 있다.

러브 로이드 게임이 1년이란 기간 동안 최다승을 거둔 커플에게 100억을 준다는 대형 스케일의 대회인 것에 비해 실제 본편 스토리에서는 정식 러브 로이드 게임이 달랑 2번만 나온다. 그 2번의 싸움에 등장한 러브 로이드도 달랑 4명뿐이다.

드래곤볼로 비유하면 천하제일 무술대회 시작됐는데 예선전만 보여주고 끝. 결승전은 스킵한 것 같다고 할까나.

첫 번째 러브 로이드 게임에서 승리. 두 번째 러브 로이드 게임에서 무승부. 그리고 세 번째 러브 로이드 게임이 벌어지기도 전에 흑막의 수하들이 나타나 깽판을 치면서 러브 로이드와 러브 로이드 게임 설정이 공중에 붕 떠 버렸다.

흑막의 첫 출현과 라스트 배틀 돌입이 소드 마스터 야마토 수준으로 본격적인 등장 후 단 2회 만에 상황이 종료됐고, 나름과 천사의 정체도 시간을 들여 차근차근 풀어나가야 할 걸 급하게 밝혀 버리니 캐릭터 묘사의 밀도가 떨어지는 문제를 야기했으며, 그 진상 자체도 과거의 사건만 밝혀졌지 현재에 남겨진 숙제는 제대로 풀지 않은 채 3년 후의 에필로그로 어영부영 넘어가 재회의 해피엔딩으로 적당히 때워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다.

작화는 무난한 편이다. 인물, 컬러, 배경, 연출 전반적으로 무난하게 좋다.

주인공이 미칠 듯한 로리콘이라서 로리 캐릭터가 스포라이트를 받긴 하지만, 그 반대의 성인 캐릭터도 디자인 자체는 잘 나왔다. (특히 한나름의 누나인 한소리)

결론은 평작. 남자 주인공의 여자 취향 호불호가 좀 극단적이고 중증의 로리콘 묘사가 비 로리콘 취향의 독자 입장에선 좀처럼 따라가기 힘들지만, 패러디에 의존하지 않은 채 변태 폭주 개그에 올인해서 거침없이 막 나가는 개그가 나름 볼만하며, 러브 로이드의 설정이 참신하진 않아도 꽤 디테일하게 만들어서 구성은 탄탄했는데.. 조기종결에 의한 급전개로 인해 메인 설정인 러브 로이드가 붕 떠버렸고, 떡밥 회수도 어영부영 한 상태로 급하게 대충 완결을 지어서 본래 가진 스토리 볼륨과 배경 스케일을 다 보여주지 못한 채 끝난 느낌이 강해 아쉬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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