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에 프라이드 작가가 글, 맏누 작가가 그림을 맡아 코믹 GT에서 연재를 시작해 2016년 10월을 기준으로 19화까지 올라온 러브 코미디 만화. 한국 콘텐츠 진흥원의 2016 신인만화 매니지먼트 지원작이다.
내용은 어느날 갑자기 씻지 않고 더러운 몸을 유지하면 유지할수록 강해지는 초능력을 얻은 20대 히키코모리 청년 한주열이 스스로 가비지맨이라 이름 짓고 도시의 평화를 어지럽히는 괴수들과 맞서 싸웠는데, 그게 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마법 정령 팅클윙클과 마법소녀로서 계약을 한 것이라서 자신 이외에 4명의 마법 소녀 동료가 있어 엮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주인공이 슈퍼 히어로로 자각하고 활동하다가, 뜬금없이 마법정령이 튀어나와 남자지만 마법소녀로 계약해서 다른 마법소녀들과 엮이는 러브 코미디로 압축할 수 있다.
보통, 소년 주인공이 어쩌다 보니 계약을 해서 마법 소녀가 되어 활약하는 작품은 소년의 본모습 그대로 나오는 게 아니라 마법소녀 옷을 입은 여장소년(업계 용어로 오토노코)가 되어 활약하는 게 기본이고. 이에 해당하는 작품으로는 일본 TV 애니메이션 ‘이것이 좀비입니까?’, 일본 만화 브레이크 블러드, 일본 라이트 노벨 ‘마법소녀 금지법’, 일본 만화 ‘브로켄 블러드’, 한국 웹툰 ‘아메리카노 엑소더스’를 손에 꼽을 수 있다.
헌데 본작은 주인공 한주열은 20대 청년이고 마법소녀로 계약되어 있다고 해도 여장을 하지는 않는다. 그냥 본인 모습 그대로 슈퍼 파워를 발휘해 싸운다.
주열의 슈퍼 파워는 더러움에 의한 신체 강화다. 더러울수록 강해져서 히어로로서 출동할 때 쓰레기나 오물을 뒤집어 써 냄새를 풍기며 능력을 개화시켜 싸운다.
이건 생리적으로 더럽지만 특이한 설정이긴 하다.
후쿠치 츠바사의 우에키의 법칙에서 주인공 우에키는 쓰레기를 나무로 만드는 능력을 발휘해 싸운 바 있는데, 본작에선 쓰레기 변환 능력이 아니라 그걸 뒤집어써서 싸우기 때문에 화장실 유머스러운 소재를 슈퍼 파워로 재구성한 것이다. (피에르 타키의 변기맨 쥬이치랑 콜라보레이션하면 슈퍼 파워 떨어질 일이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본작은 주열과 괴수의 대결이 아니라 개그에 포커스를 맞췄기 때문에, 쓰레기 슈퍼 파워는 그냥 주인공이 상황 정리할 때 쓰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적인 요소로만 나온다.
장르는 러브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고 주인공 이외에 마법소녀 4인방이 설정되어 있어 대놓고 하렘물을 예고하고 있는 것에 비해서 정작 그 누구와도 썸을 타지 않는다.
주열과 팅클윙클이 항상 붙어 다니면서 만담 개그하는 게 기본이고, 팅클윙클이 스토리의 중심에 있어서 사실 진 히로인은 확정되어 있고 다른 히로인들은 잘해봐야 서브 히로인인데 초반부에 한 명씩 천천히 나오는 게 아니라 한참 뒤에 나온다. (10화 이내에 제대로 등장한 히로인은 슬라임 선지혜 밖에 없다)
팅클윙클이 뭔가 작가진에 편애 받는 캐릭터란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게, 마법소녀물의 마스코트 내지는 계약자의 포지션에 취한 것 치고 주열과 붙어 다녀서 다른 히로인과 러브 라인을 그릴 여지를 차단하고 있고. 처음에는 갑자기 툭 튀어나온 마법정령이었다가 나중에는 괴수들이 지구를 침공한 원인 제공자로 나오는 것 등등 설정이 거창하게 변해서 본래 맡은 포지션의 역할을 한참 초과했다.
스토리는 밑도 끝도 없이 개그만하는 건 또 아니고, 마법소녀의 고충도 적당히 다루면서 진지한 이야기가 가끔 나온다. 개그 색체가 진해서 진지함이 부각되지는 않지만, 최소한 개그 욕심 때문에 모든 걸 말아먹지는 않는다.
사실 본편 스토리의 문제는 정리가 잘 되어 있지 않고 장르적 정체성이 애매한 점에 있다.
슈퍼 히어로물로 시작했다가 마법소녀물로 이어지는 과정이 전혀 매끄럽지 못하고, 주인공이 설정만 마법소녀지 행적이나 묘사는 슈퍼 히어로라서 마법소녀 설정은 좀 억지로 끼워 맞춘 느낌이 강하다.
장르는 러브 코미디인데 러브보다 코미디에 집중하는 것도 그렇고, 캐릭터 구성은 하렘물인데 정작 마법정령하고만 붙어 다니는 걸 보면 뭔가 방향성을 잘못 잡은 것처럼 보인다.
작화는 평범하다. 작풍이 수수한 편으로 순애물이나 순정물에 어울리는데 슈퍼 히어로물 요소가 들어간 게 뭔가 좀 핀트가 어긋난 느낌이다.
실제로 본작은 액션 연출의 밀도가 상당히 떨어진다. 그러면서 지향하는 게 ONE/무라타 유스케의 ‘원펀맨’이라서 작중에 원펀맨, 원펀치 언급이 나오고 실제 스토리 진행상 대부분의 액션씬이 주인공 주먹 한 방에 다 끝난다.
사실 장르적으로 러브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는 것 치고 그냥 개그물의 성격이 강해 액션의 비중이 적은 게 그나마 다행이다.
캐릭터 디자인은 여자 캐릭터들은 평타는 치는데 주인공이 좀 부실하다. 정확히는, 주인공 코스츔 디자인을 너무 무성의하게 만들었다. 그냥 녹색 후드티 입고 일회용 위생 마스크 착용한 게 전부라서 그렇다.
가비지맨이 쓰레기를 뒤집어쓰면 강해지는데 미관상의 문제인지 쓰레기를 뒤집어 쓴 흔적이 남지 않아서 더러운 히어로란 설정의 개성을 살리지 못했다.
개그씬은 패러디 의존도가 커서 인터넷 짤방을 주로 쓰기 때문에 좀 식상한 편이다. 게다가 이 패러디씬에서 작중 캐릭터의 얼굴에 패러디 원작 캐릭터의 얼굴을 모사해서 박아 넣는 경우가 많아 캐릭터 자체가 과하게 망가져 분위기가 깨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죠죠의 기묘한 모험의 디오랑 그래플러 바키의 한마 유지로 패러디)
결론은 평작. 순애, 순정물에 어울리는 작화로 마법소녀의 탈을 쓴 슈퍼 히어로물을 그리니 액션 밀도가 낮은 게 눈에 걸리고, 스토리 정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스토리 연결에 부자연스러운 구석이 있고, 본편 내용이 슈퍼 히어로물인지. 마법소녀물인지 모호해서 장르적 정체성이 모호하며 러브 코미디를 표방하면서 러브보다 코미디에 집중해서 애매한 구석이 있는데다가, 스토리 정리가 되어 있지 않아 산만한 구석이 있고 개그씬의 인터넷 짤방 패러디 의존도가 너무 커서 오리지날리티가 없어 식상하지만.. 쓰레기를 뒤집어써서 더러워지면 더 강해진다는 슈퍼 파워 설정은 확실히 특이했고, 본편 스토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개그만 하는 건 아니고 마법소녀에 대한 고찰을 통해 진지한 이야기도 하기 때문에 나름대로 스토리 밀도를 높이려고 노력한 게 보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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