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 GT] 섬소녀는 외지인을 싫어해 (2016) 2020년 웹툰



2016년에 탐린이 글, 아리송 작가가 그림을 맡아서 코믹 GT에서 연재를 시작해 2016년 10월을 기준으로 15화까지 올라온 개그 만화.

내용은 거문도 섬마을에 나라, 영미, 윤정, 남양 등 4명의 여고생들이 전교생이 자기네 4명밖에 없는 학교에 다니면서 조업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야기다.

줄거리는 미소녀 4인방의 일상계 어촌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섬소녀는 외지인을 싫어해’라는 제목 자체가 입증하듯 섬마을에 외지인이 찾아와서 사고를 치고 소녀 4인방이 거기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메인 스토리다.

본작의 배경은 거문도 섬마을 어촌으로 그건 신선했다. 그동안 시골이나 농업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몇몇 나왔고 장르와 관계없이 시골 배경/농업과 연관된 작품으로 ‘논논비요리’, ‘쓰르라미 울적에’, ‘농림’, ‘은수저’ 같은 작품을 꼽을 수 있는데 어촌을 배경으로 삼아 조업을 소재로 한 건 처음 봤다. (섬마을이 무대인 미소녀 게임도 있긴 했지만, 그런 게임들은 조업이 아니라 연애에 포커스를 맞춘 게임이 주를 이루었다. 휴넥스에서 2003년에 드림캐스트용으로 만든 미소녀 연애 게임 ‘오카에릿! 저녁노을빛 사랑이야기’를 예로 들 수 있다. 한국에서 윈도우용으로 한글화되어 정식 발매된 게임이다)

일상물+미소녀+모에라는 주요 태그를 보면 미소녀 동물원의 요건을 다 갖췄으나, 너무 개그에 중점을 둔 나머지 캐릭터만 미소녀지 모에를 어필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캐릭터가 망가지는 연출이 많이 들어가 있어서 작품 자체의 아이덴티티는 코미디다.

근데 이게 미소녀들이 학교, 조업을 하면서 벌어진 일상의 개그물이라기 보다는 상황을 극단적으로 몰아가는 패닉 개그물이라 줄거리, 캐릭터만 보고 상상한 것과 완전 다른 전개양상을 보여준다.

예를 들면 돌돔에 손가락 집어넣었다가 손가락을 잘린다거나, 말벌을 피해 달아나다가 절벽에서 뛰어 내려 머리가 깨지는 등 안전사고가 발생해 작중 캐릭터들이 패닉에 빠져 그에 따른 리액션을 하면서 스토리를 진행시킨다.

본편 스토리가 일상계라고 주장하기에는 좀 무리가 따라서 방향성을 잘못 잡았거나, 아니면 일상물에 대한 해석이 잘못된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주인공은 4명의 소녀 중 하루 빨리 돈을 벌어 섬을 나가고 싶어 하는 남양에 가깝고, 매 에피소드가 작중에 벌어진 사건 사고에만 초점을 맞춰서 캐릭터 묘사가 좀 부족한 구석이 있다.

캐릭터 개인의 설정, 스타일. 캐릭터 간의 관계, 케미컬 같은 게 온전히 나오기 전에 돌발상황이 벌어져 거기에 묻히는 느낌이다.

그 때문에 캐릭터 운용은 아리송 작가의 전작인 안티스킬메모리즈보다 좀 못하다. 거기선 주인공의 캐릭터성이 좀 애매해서 그렇지. 다른 캐릭터들은 각각의 고유한 능력과 변태성을 부각시키며 서비스씬으로 무장해 어필한 바 있다.

본작은 캐릭터 묘사가 부족한 관계로 캐릭터 디자인 자체도 논할 수가 없다.

돌발 패닉 개그를 계속 지향한다고 해도 캐릭터 묘사에 좀 더 신경 쓸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건만 있지 인물이 없으면 재미의 풍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이 작품은 논논비요리의 안티태제 같은 느낌도 살짝 준다.

산골 배경=어촌 배경
시골 마을로 이사 온 소녀=섬에서 나가고 싶은 소녀
소녀들의 일상 개그=돌발상황으로 인한 패닉 개그
등장인물 연령 초등학생=등장인물 연령 고등학생

같은 시골 만화라고 해도, 전교생 5명 이하의 분교 설정을 제외한 나머지 것들이 반정립을 이룬다. 그래서 최소한 다른 작품의 아류작에서는 벗어났고, 나름대로 오리지날리티가 있다.

작화는 인물, 컬러는 전작과 큰 차이는 없지만 배경이 전작보다 조금 더 나아졌다. 그게 전작은 4컷만화인데 본작은 스토리툰으로 바뀌어서 배경에 좀 더 신경을 쓴 것 같다.

연출적인 부분에서 작중 4명의 미소녀가 조업을 나가기 직전에 파워업한 모습을 북두신권의 하라 테츠오식 극화로 패러디했는데, 주인공 일행의 강인한 모습을 부각시켜 웃음을 주겠다는 의도는 알겠지만 센스는 좀 따라가기 힘들었다.

미소녀 캐릭터 머리에 극화체 남자 캐릭터 얼굴 집어넣는다고 웃음을 빵빵 터트릴 순 없다. 이게 어쩐지 한국 개그 만화의 클리셰적인 연출이 됐다.

다만, 이런류의 패러디가 보통 아라키 히로히코의 ‘죠죠의 기묘한 모험’ 그림체가 즐겨 쓰이는데 본작은 북두신권을 써서 그 점이 특이하긴 했다.

결론은 평작. 미소녀 일상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돌발상황에 의한 패닉 개그물로 진행되고 너무 사건 사고에만 초점을 맞춰 캐릭터 묘사의 밀도가 낮아서 미소녀물적인 부분을 효과적으로 어필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지만, 어촌을 배경으로 삼아 조업을 소재로 한 미소녀물이란 발상 자체는 꽤 신선하게 다가왔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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