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 GT] 죽이는 도시 (2016) 2020년 웹툰



2016년에 천짱 작가가 코믹 GT에서 연재를 시작해 2016년 10월을 기준으로 13화까지 올라온 스릴러 만화.

내용은 잘생기고 공부도 잘하지만 집안이 너무 가난해서 주위로부터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어린 시절 어머니가 가출까지 해서 아버지와 단 둘이 사는 윤이, 같은 반 친구이자 잦은 결석 끝에 오랜만에 학교에 등교한 윤서연이 살인게임 참가자란 걸 알고 우여곡절 끝에 그녀의 일을 도와줬다가 사례금을 입금 받은 뒤, 돈을 위해 서연에게 계속 협력하기로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의 메인 설정인 자신을 제외한 29명의 참가자 전원을 죽이고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사람이 100억원의 상금을 탈 수 있다는 룰로 돌아가는 살인게임이다.

휴대폰 메시지로 상대의 정보를 파악해 길거리에서 마주치면 냅다 공격해 죽이는 걸 기본으로 하고 있다.

에스노 사카에의 2006년작 ‘미래일기’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미래일기는 대부분 휴대 전화로 나오는 일기장의 소유자를 죽여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자가 무엇이든 한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보상이 주어지는 룰로 돌아가는 살인 게임이다.

살인 게임이라는 베이직 룰은 같지만 세부적인 룰은 차이점이 있다.

본작에서는 소원이 아닌 돈을 받는 게 보상이고. 다른 참가자를 죽일 때마다 보너스 상금을 받으며, 일반인을 죽이거나 지정된 게임 장소에서 벗어나면 탈락. 본인의 위치는 힌트와 함께 다른 참가자에게 상시 노출되며 휴대폰 메시지로 전달이 되고 90일 동안 승자를 결정해야하며 그 기간을 넘기면 모두 탈락되는 것으로 나온다.

결정적인 차이점은 미래일기의 주인공 아마노 유키테루는 엄연히 살인 게임의 참가자지만 본작의 주인공 윤은 살인 게임의 정식 참가자가 아니다.

실제 살인 게임의 참가자로 쾌락 살인마인 윤서연의 서포트 역할을 맡고 돈을 위해 움직이는 캐릭터다. 서연은 살인을 즐기고 윤은 돈을 챙기는 것으로 악어와 악어새의 공생 관계를 보이 미츠 걸에 대입시켰다.

하지만 말이 좋아 보이 미츠 걸이지, 남녀 주인공 캐릭터로서의 케미를 전혀 이루지 못하고 있다.

서연은 굳이 윤의 협력을 받지 않아도 상관없는데 윤이 돈 때문에 어거지로 서연한테 들이대고 있어서 서로가 최소한의 호감이나 관심을 갖고 시작된 관계가 아니라서 그렇다.

주인공 윤은 설정상 잘생기고 공부를 잘하는데 집안이 가난해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는데.. 그런 것 치고 머리가 잘 돌아가지는 않는다. 오히려 조심성 없고 부주의해서 셀프 지뢰를 밟은 게 한 두번이 아닌 데다가 싸움도 못하고 신체적 능력이 높은 것도 아니니 도움이 될 만한 요소가 전무하다.

심지어 살인 게임 정식 참가자도 아니라서 스토리의 중심에서 한참 멀어져 있고 스토리를 적극적으로 이끌어 나갈 만한 능력도 없다.

윤이 본편에서 처음 한 활약이 데코이 역할 뿐이란 걸 생각해 보면 뭔가 주인공이라고 부르기 민망한 수준이다. 아무런 능력도 없는 잉여 캐릭터가 어떻게든 도움이 되게 하려고 극 전개를 작위적으로 만든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보통, 작품 내에 쓸데없는 캐릭터가 등장하면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본작은 그게 다른 누구도 아닌 주인공이라서 치명적인 문제가 됐다.

굳이 주인공이 나오지 않았어도 상관없는 이야기란 점이 문제의 핵심인데 메인 설정이 살인 게임인데 주인공을 정식 참가자가 아닌 부외자 서포트 캐릭터로 설정한 시점에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다.

이미 본편 스토리가 살인 게임에 포커스를 맞춘 게 아니라, 윤이 서연에게 내기를 걸어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게 하는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어서 줄거리 대비 스토리 전개의 핀트가 어긋나 있다.

살인게임의 룰도 좀 문제가 있다.

휴대폰 메시지로 전송되는 상대의 위치와 힌트라는 게, 위치는 둘째치고 힌트가 ‘지적인 뿔테안경’, ‘성연고 학생복’ 이 정도 수준인데 참가자가 아닌 일반인을 죽이면 탈락이란 패널티가 가해지는데.. 참가자들이 패널티에 대한 고민을 전혀 하지 않은 채 냅다 수상한 사람을 공격하는 게 기본이라서 지나치게 단순해 스릴러의 ‘스’자도 찾아볼 수 없다.

참가자들이 사용하는 무기만 다르지, 개개인이 특별한 능력의 소유자인 것도. 고유한 전투 스타일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라서 막상 살인 게임에 들어가도 싸우는 게 정말 별 게 없어서 액션의 볼륨과 밀도가 떨어진다.

작화는 안 좋다. 보통, 작화가 안 좋은 작품은 어지간하면 작화 밀도가 떨어진다고 우회적인 표현을 주로 쓰긴 하는데 이 작품은 정식 연재 작품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작화가 좋지 않다.

인물, 배경, 컬러는 물론이고 소품까지 작화 전반의 퀼리티가 너무 낮다.

캐릭터 외모 묘사가 딱 고정되어 있지 않고 매 컷과 구도에 따라 외모가 달라져 작화의 일관성이 없는데 이건 그림에 서툰 작가가 겪는 고질적인 문제다.

최소한의 입체적인 묘사도 되어있지 않아서 캐릭터 옆모습이 평면적으로 그려져 이집트 벽화의 인물화를 연상시킨다.

메인 설정이 살인 게임이라 작중 인물들이 실제로 죽어 나가지만 고어 수위가 낮은데, 일부러 수위를 낮춘 것이라기보다는 작화가 고어한 장면을 묘사할 정도의 수준에 이르지 못해서 피격씬이 죄다 스킵되고 피가 튀는 이펙트만 나온다.

피격씬 묘사는 고사하고, 무기를 사용해 공격하는 그림 자체가 너무 엉성해 실소를 자아내게 만든다. 2화의 붉은 빛의 궤적을 그리는 나이프 참격이나, 3화의 몽둥이 휘두르기 같은 건 진짜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준다.

결론은 비추천. 미래일기의 영향을 받은 배경 설정은 독창성을 전혀 찾아볼 수 없고 게임의 룰도 엉성하기 짝이 없으며, 주인공이 살인게임의 정식 참가자가 아니라 부외자 서포트 캐릭터로 설정되어 있어 태생적인 한계 때문에 스토리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고 또 히로인과의 관계가 남녀 주인공의 케미를 이루지 못한데다가, 전반적인 작화 퀼리티가 너무 낮아서 완성도가 떨어지는 걸 넘어서 컬쳐 쇼크까지 안겨주는 작품이다.


덧글

  • 지나가던과객 2016/10/08 11:36 # 삭제 답글

    태클을 걸자면 공부잘한다고 꼭 머리가 좋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죽음의 도시가 초반이라면 윤이라는 캐릭터가 처음하는 일이라 어리버리해서 그렇다고 이해할 수 있지만, 이야기의 중반까지 그렇다면 작가가 문제인 것이죠.
  • 잠뿌리 2016/10/08 14:54 #

    보통, 공부 잘한다는 설정은 머리가 좋은 설정이 기본으로 따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류의 설정은 클리셰라고 할 만큼 많고, 대표적으로 한 명 꼽자면 금색의 갓슈벨의 또 다른 주인공인 타카미네 키요마루를 예로 들 수 있다.

    헌데 이 작품은 초중반부 내내 주인공이 머리를 쓰지 못합니다.

    아무런 능력도 없는데 대뜸 서연에게 찾아가 그녀가 하는 일을 돕는 대신 돈을 달라고 제안하고. 서연이 거절하자 관심을 끌기 위해 서연의 과거를 캐서 아픈데를 찌르죠.

    서연이 끝내 파트너쉽을 거절하니 내기를 걸어서 살인 게임의 다른 참가자를 찾아주겠다고 한 뒤 보이는 행적이 참가자로 의심되는 사람들이 있는 음식점에 들어가서 부주의하게 전화 통화하다가 참가자로 오인 받아 표적이 되는 것 등등.. 머리를 쓰지 못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신중하지 못하고 눈치도 없고 분위기 파악도 못하는 잉여 캐릭터죠.

    작중 첫 활약인 미끼 역할도 그저 서연이 윤 보고 너 가만히 있으면 참가자로 오인 받아 저 남자한테 죽을 테니 미끼 역할을 하면 내가 그 남자를 죽이겠다. 이런 제안을 받고 그대로 따라서 행동한 것 뿐이라 편의에 따라 이용당한 거죠.

    작중에 윤이 돈을 벌기 위해 서연과 살인 게임 둘 다 이용해주겠다고 호언하고 있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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