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경찰 휴먼 파워(1992) 아동 영화




1992년에 김청기 필림에서 김청기 감독이 감독, 각본, 제작 총 지휘를 맡아서 만든 아동용 특촬 영화.

내용은 먼 우주의 절대자가 사랑, 박애, 평화를 지구로 내려보내 악을 징벌하고 정의를 지키게 했는데 그들이 바로 휴먼 1호 태궁, 휴먼 2호 달궁, 휴먼 3호 별궁의 우주경찰 삼총사로 지구인의 신분으로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직장을 찾으며 적응기를 갖게 됐는데.. 같은 시기에 지구를 침략한 외계인 3형제 루딘, 루빌, 루옹이 유전공학자로 돌연변이 세포를 연구하던 유한길 박사를 납치해 세계 정복을 꿈꾸는 가운데. 휴먼 파워 일행이 직접 나서서 그들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줄거리가 되게 심플한데 본편 스토리에는 그것조차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지구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내려 온 휴먼 파워 일행이 지구 생활에 적응하는 부분이 정말 쓰잘데기 없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휴먼 파워 일행은 우주인이라서 지구 상식이 없어 완전 백치 수준인데, 평소 때는 바보지만 에스퍼맨으로 변신하면 엄격 근엄 진지하게 변해서 싸우는 컨셉이 외계에서 온 우레매의 형래/에스퍼맨과 같지만.. 우레매의 형래 캐릭터도 이렇게까지 잉여스럽게 묘사되지는 않았다.

작중 휴먼 파워 일행이 어거지로 병원 간호사, 다방 레지로 일하면서 말도 안 되는 개그를 치면서 필름을 낭비한다.

게다가 그 일상 파트는 달궁, 별궁만 일자리 잡아서 일하는 걸로 나오지 태궁은 아예 빠져 있다. 혼자만 일을 안 해서 일상 파트 내에 자기 스토리가 없다. 주인공이라서 망가지면 안 된다는 보정이라도 받은 모양이다.

휴먼 파워 일행이 그렇게 시간을 축내는 동안. 유박사와 그의 손녀 유리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쪽 파트의 핵심은 유박사의 아들 내외가 돌연변이 세포를 연구하다가 스스로 실험대에 올라 초능력을 손에 넣었지만 부작용이 심해 미쳐 죽었고, 죽기 직전 유리가 태어나 부모의 초능력을 이어 받았다는 거창한 설정이 나오는데.. 유박사가 유리에게 초능력을 함부로 사용하지 말라는 약속을 하고 이게 큰 제약이 되어 유리의 활약과 비중이 대폭 감소했다.

유리가 작중에 제대로 초능력을 사용하는 씬은 길거리에서 마주친 불한당의 엉덩이에 불붙이기와 외계 악당에게 납치 당한 유박사를 무작정 찾아 나섰다가 뜬금없이 숲을 헤매던 중 배고프다며 지나가던 꿩을 발화시켜 전기구이 통닭으로 만들어 먹는 씬 밖에 없다.

꿩을 통닭으로 잘만 만들어 먹더니, 외계 악당에게 납치당할 위기에 처하자 할아버지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끝까지 초능력을 사용하지 않아 결국 허무하게 붙잡혀 갔는데 그 뒤로는 휴먼 파워 일행 시점으로 쭉 진행돼서 유리 시점으로 다시 넘어와도 활약이 기껏해야 실험용 쥐를 초능력으로 조종해 손을 묶은 밧줄을 끊어낸 셀프 탈출 밖에 없다.

루빈, 루빌, 루오 3형제는 생긴 거나 분위기가 김청기 감독이 1986년에 만든 외계에서 온 우레매 2의 외계 3인 같은데 뭔가 작중에서의 행적을 보면 일관성이 없다.

지구를 정복하기 위해 유박사를 납치해서 협력을 구하려 했지만 유박사가 그에 응하지 않자, 갑자기 로봇 공학 박사 납치 계획을 세우더니 그걸 실행에 옮기기 전에 휴먼 파워 일행과 본격적으로 대립한다.

휴먼 파워 일행과 외계인 3형제의 대결은 일 대 일로 진행되다가, 별안간 이 대 일로 바뀌더니. 갑자기 삼 대 삼 팀배틀이 되었다가 휴먼 파워 팀 필살기가 나온 이후로는 루빌, 루옹이 즉사하고. 홀로 탈출해 본거지로 돌아온 루딘은 나중에 휴먼 파워 일행이 쫓아오기 무섭게 공격 한 방에 폭사해서 혼돈, 파괴, 망각이 따로 없다.

외계인 3형제 불쌍한 게 뭐냐면, 지구 정복 꿈꾸는 애들이 중절모에 바바리코트, 선글라스를 낀 모습으로 나왔다가 불현 듯 엉덩이에 로켓 분사기 돌출시켜서 하늘을 날아오르는 로봇 부하 하나 있는 거 초반부에 휴먼 파워 일당한테 박살났고, 동굴 속 본거지에는 달랑 16비트 XT 컴퓨터 한 대랑 생쥐가 들어있는 실험관 밖에 없다는 거다.

컴퓨터로 장난감 탱크, 비행기를 조종해 휴먼 파워 일행과 맞섰지만 아무런 피해도 입히지 못한 채 다 박살난 데다가, 지구로 올 때 타고 내려 온 우주선은 대기권 돌파할 때 고장나서 추락해 박살났다는 대사까지 나와서 안습의 극치다. (외계인이 장난감 완구를 전투 병기로 사용한 것도 외계에서 온 우레매 2에 나온 요소다)

액션은 외계에서 온 우레매처럼 초능력 광선을 쏘며 싸우는 것 위주로 나오는데 비행 능력은 따로 없어 와이어 액션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격투 액션 쪽도 그저 그런 편이다. 그게 맨주먹으로 싸우다가 피아를 막론하고 수틀리면 광선을 쏘거나 연기를 발사해서 그렇다.

배우 캐스팅을 쭉 보면 휴먼 1호 태궁, 휴먼 3호 별궁, 유박사의 손녀 유리를 제외한 나머지 배우들은 꽤 낯이 익다.

주인공 삼총사 중에 달궁 휴먼 2호 배역을 맡은 배우는 메기란 별명으로 잘 알려진 개그맨 이상운이다. 작중에서도 메기 닮았다며 놀리는 메기 드립을 좀 치다가, 다방에 가서 여장을 하고 일을 하며 여장 개그를 한다.

유기한 박사 배역을 맡은 배우는 개그맨 정명재로 캐릭터 비중은 높지만 악당에게 붙잡혀 감옥에 갇힌 박사 역할이 전부라 이렇다 할 활약이 없다.

초반부에 손녀 유리를 만나서 유리의 탄생 비화를 아무도 묻지 않았는데 혼잣말로 다른 사람에게 스토리 설명해주는 듯이 대사를 치며 과거 회상하는 근본 없는 독백 회상 씬만 기억에 남는다.

정태우는 작중 유리의 친구인 강호 역을 맡았는데 사나이 강호 드립을 치는 것 치고 전반부에는 기절하기 바쁘고 심지어 악당의 컨퓨전 초능력에 걸려 미치광이 연기를 하다가, 후반부에는 괜히 혼자 설치다 위험하니 뒤로 물러나 있으란 말만 수차례 듣고 진짜 물러나는 씬이 많아서 비중이 되게 애매하다.

그밖에 눈에 띄는 배우들은 무술 감독으로 유명한 정두홍, 개그맨 이문수, 연예계 싸움 순위 1위로 잘 알려진 탤런트 박남현이다.

문제는 셋 다 단역이고 작중 취급이 매우 나쁘다는 거다. 정두홍은 갑자기 툭 튀어 나온 외계인한테 얻어맞는 공사장 인부, 이문수는 가방을 훔쳐 달아나다가 별궁의 초능력에 당한 날치기 도둑, 박남현은 아동 영화의 단골 악역 배우인 장팔과 콤비가 되어 다방에서 행패를 부리다가 대뜸 쌍절곤 휘두르다 달궁한테 탈탈 털리는 시정잡배로 나온다.

휴먼 파워 일행의 코스츔은 본작의 타이틀인 휴먼 파워와 코스츔 헬멧의 고글을 보면 1991년에 MBC에서 방영했던 미국 드라마 ‘미래의 용사 캡틴 파워’의 영향을 받은 것 같지만.. 캡틴 파워의 코스츔은 기계색이 짙은 파워드 슈츠인 것에 비해 휴먼 파워의 코스츔은 그냥 비닐 옷이다.

특히 주인공 포지션인 휴먼 1호 태궁의 옷이 엄청 허접한데 가슴 부위에 달린 꼭지점이 단추구멍 눈을 연상시켜서 꼭 무슨 우파루파나 살생님 얼굴 같다.

표절 요소가 딱히 없긴 한데 외계인 3형제는 외계 3인. 휴먼 파워 일행의 바보/변신 컨셉은 형래/에스퍼맨이라서 김청기 감독 본인 작품의 재탕이라서 오리지날리티가 부족하다.

결론은 비추천. 저예산이라 소품이나 연출이 너무 싼티가 많이 나고, 주인공 일행의 인간 사회 적응기가 정말 쓸데없는 내용이라서 필름 낭비가 따로 없으며, 소품, 연출, 각본의 수준이 너무 떨어지는데다가 작품의 주요 컨셉 자체도 김청기 감독의 이전 영화를 자가복제한 것이라서 정말 안이하게 만들어진 졸작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무려 시리즈화됐는데 후속작이 ‘우주경찰 휴먼파워2 미지의 인간편’으로 정식 출시명은 ‘3인의 초능력자 썬더빅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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