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잡는 닌자 꼴뚜기 2 땅콩도사와 맹구(1992) 아동 영화




1992년에 임종호 감독이 만든 아동 영화.

내용은 닌자 꼴뚜기 맹구와 땅콩 도사가 여행을 하다가, 맹구가 낚시를 하던 중 보물 상자를 낚아 올렸는데 실은 그게 원한에 사무친 귀신이 담긴 보물 상자라 그것과 접촉된 사람들이 죽거나 환영에 시달리게 되고, 맹구와 땅콩도사가 위기에 처했다가 맹구가 불러낸 맹구네 아빠인 강일봉이 귀신을 제압한 뒤 귀신의 사연을 듣고서는 두 사람에게 도와주라고 해서, 맹구와 땅콩도사가 귀신의 살아있는 딸인 현주를 찾아가고 귀신 생전의 원수인 최회장과 대립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봉숭아 학당의 맹구 이창훈이 주연을 맡았고, 김청기 감독이 제작, 각본을 맡았으며 김청기 필림에서 제작된 작품이다. 그래서 본작이 시작되기 전에 짤막한 애니메이션이 나오는데 로보트 태권 브이의 깡통 로봇 철이가 등장해 김청기 감독을 소개하는 씬이 나온다.

이 작품은 같은 해에 나온 ‘심술도사와 닌자 꼴뚜기’의 후속작이다. 전작의 심술도사가 땅콩도사로 별칭만 바뀌었고 극중 캐릭터는 동일하다.

심술도사는 맹구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아저씨와 조카의 관계로 맹구가 아저씨고 심술도사가 조카다.

본작은 러닝 타임이 무려 148분 짜리라 상편/하편으로 나뉘어져 있다.

상편은 맹구와 심술도사가 보물상자를 입수한 뒤 귀신 사건에 휘말리는 것. 하편은 맹구와 심술도사가 귀신을 도와서 귀신이 이승에 남긴 딸 현주를 찾고 현주가 부모의 원수를 갚게 도와주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귀신잡는 닌자 꼴뚜기’라는 타이틀이 의미하듯 귀신이 메인 소재로 나와서 아예 포스터에 한국판 고스트바스터(고스트 버스터즈) 맹구! 라는 멘트까지 나오지만 실제로 본편을 보면 엄청 괴상하게 만들었다.

우선, 본작에 나오는 상자 귀신은 보물상자 안에 담긴 귀신으로 해골 요괴의 모습을 하고 있어서 화면에 노출될 때마다 요사스러운 웃음소리를 내는데 그 모습이 딱 놀이공원 귀신의 집에 나오는 해골과 똑같다.

보물상자에서 완전히 밖으로 나오면 하얀 소복을 입은 처녀 귀신의 모습으로 묘사되는데 벌건 대낮에 옷자락을 휘날리고 경공술을 펼치며, 손에서 장력을 뿜어내 폭발을 일으키는 것 등등 무협 캐릭터로 변모해서 전혀 귀신같지가 않다.

비디오 출시를 노리고 2편으로 나누어 만든 만큼, 한편 당 약 1시간 넘는 분량을 어떻게든 채워 넣으려고 쓸데 없는 장면을 굉장히 많이 넣어서 영화 내용과 구성이 난잡하기 짝이 없다.

귀신이 담긴 보물상자만 해도, 맹구가 낚시를 하다가 낚아 올렸는데.. 어느 순간부터 맹구 일행 뒤를 쫓던 좀도둑이 보물 상자를 훔쳐서 달아났다가 상자 귀신한테 주살 당해 불에 타 죽고. 다시 맹구 일행이 보물 상자를 되찾아 여행을 하다가 상자 귀신의 장난에 놀아나 상자를 버리고 도망치자, 이번에는 지나가던 농부가 보물 상자를 가지고 집에 가서 열어 보려고 하다가 귀신한테 홀려 사단을 내고. 전날 밤 귀신 상자 소동에 놀라서 맹구와 함께 도망친 땅콩도사가 갑자기 툭 튀어나와 보물 상자를 회수해 돌아다가가 맹구와 만났는데. 분명 전날 밤 귀신 상자 소동에 도망친 맹구가 뜬금없이 땅콩도사가 보물을 독차지할거라고 오해해서 보물 상자를 열어보네 마네 옥신각신 다투다가 상자가 저절로 열려 귀신이 튀어나와 싸우는 전개가 이어져 완전 엉망진창이다.

좀도둑하고 지나가던 농부는 대체 왜 나온 건지 알 수가 없다.

하편에서 중요 인물이 되는 최회장이 상편에서도 나오긴 하는데 상편에서는 보물상자 귀신에 초점을 맞춰서, 상자 귀신의 살아있는 딸 현주나 상자 귀신이 죽은 사연은 전혀 나오지 않아서 그것과 연관된 최회장이 나올 타이밍이 아닌데 어거지로 쑤셔 넣듯이 등장 시켜 놓고선 맹구와 땅콩도사 쪽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는 사건을 진행시켜 메인 스토리를 겉돈다.

심지어 제목은 귀신잡는 닌자 꼴뚜기인데, 정작 작중에 맹구가 변신한 닌자 꼴뚜기는 귀신을 못 잡는다. 정확히는, 귀신과 싸우다가 발린다. 땅콩 도사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맹구가 자기 힘으로 상대가 안 되니까 부적을 꺼내서 아버지 강일봉을 소환해 강일봉이 귀신과 일 대 일로 싸우다가 제압한다.

귀신을 잡아도 잡은 걸로 끝난 게 아니라, 대뜸 귀신의 사연을 듣더니 맹구와 땅콩 도사에게 귀신의 사연 풀이를 도와주라고 해서 그게 하편으로 이어지게 해서 귀신잡는 닌자 꼴뚜기란 타이틀의 의미를 완전 없어진다.

상편 한정으로 제목이 귀신잡는 닌자 꼴뚜기가 아니라, 귀신잡는 닌자 꼴뚜기네 아빠라고 지어야 마땅한 수준이다.

하편에서는 상편에서 본편 스토리랑 완전히 겉돌아서 밤 12시에 벌떡 일어나 개인 운전사를 다그치는 미친놈으로만 묘사되던 최회장이 실은 조폭 두목이란 사실이 밝혀지고. 초반부에 갑자기 적대 조직과 대립을 하면서 조폭 액션물 찍는데.. 처음에 주먹 싸움을 하다가, 갑자기 칼을 꺼내 들어 칼싸움을 하고. 그러다 총을 꺼내 총질을 하는 등등 말도 안 되는 액션이 이어져서 어이를 상실하게 만든다.

애초에 최회장이 조폭이건 말건, 그건 전혀 중요하지 않은 스토리라서 필름 낭비가 심하다.

최회장이 현주 부모의 원수긴 한데, 관련 스토리를 풀어가는 과정도 되게 어색한 게. 상자 귀신은 현주의 어머니인데 뜬금없이 현주의 아버지가 묻힌 야산을 찾아가 아버지의 시신을 찾았더니 시신 입에서 노란 구슬이 튀어나와 현주의 필승 아이템이 되고. 맹구와 땅콩 도사가 최회장 측근인 무당을 속이고 가짜 귀신으로 분장해 최회장 일당과 싸우면서 클라이막스로 향해 가는데.. 최회장을 제압한 건 맹구지만 정작 막타를 친 건 현주의 노란 구슬 어택이라서 보는 사람 맥 빠지게 만든다.

이 작품에서 기억에 남는 건 두 가지 정도 있는데.. 맹구가 자기 유행어인 짬뽕 드립을 한 번도 치지 않는다는 것과 아동 영화 시리즈의 단골 조연인 최영준이 처음으로 악역으로 등장했다는 점이다.

최영준은 개그맨 출신으로 아동 영화에서는 슈퍼 홍길동 시리즈의 덜렁이/칠복이, 반달 가면 시리즈의 나반장, 별당 형래와 여의주 작전의 돌쇠로 출현했다. (개그맨 이전에 연극으로 데뷔한 극단 배우 출신이다)

캐릭터 자체적으로 좀 맛이 가서 그렇지, 배우의 연기 관점에서 보면 히스테릭한 사이코 연기를 잘해서 악당 보스로서의 포스가 있었다.

결론은 비추천. 개그맨 최영준의 악당 연기는 볼만하지만, 영화 각본의 퀼리티가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떨어져 이야기 자체가 온전히 성립되기 어렵고, 긴 러닝 타임에 맞추기 위해 쓸데없는 내용을 추가해 개연성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어 스토리가 늘어지는 것 정도로 끝나는 게 아니라 완성도 자체를 심연의 어비스 밑바닥으로 추락하게 만든 졸작이다.

김청기 감독의 흑역사 중 하나로 손에 꼽을 만하다.

여담이지만 본작에 나온 닌자 꼴뚜기는 말이 좋아 '닌자'지 실제로는 그냥 검은색 사이보그 가면을 쓴 복면남이 장검 휘두르는 게 전부다. 수리검을 쓰는 것도, 인술을 쓰는 것도 아니며, 전작 심술도사와 닌자 꼴뚜기에서 나온 탄생 비화도 도술과 태권도를 배운 복면 무술가 컨셉이라서 닌자라고 하기 민망하다.


덧글

  • 명탐정 호성 2016/09/29 17:19 # 답글

    당시 어린이 영화에 닌자가!
  • 잠뿌리 2016/09/29 17:33 #

    말이 좋아 닌자지 사이보그 가면 쓴 복면남으로 나와서 장검 휘두르는 게 전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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