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패치] 엘 비엔토 (エル・ヴィエント.1991) 2019년 한글 패치 게임




1991년에 울프팀에서 개발, 일본 텔레넷에서 메가 드라이브용으로 발매한 액션 게임. 울프팀의 간판 액션 게임인 어네스트 에반스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다. 타이틀 엘 비엔토는 스페인어로 ‘바람’이란 뜻이 있다.

내용은 1926년에 페루 오지에서 이계의 사신 하스타를 숭배하는 부족의 무녀로 하스타에게 제물로 바쳐질 뻔 한 15살 소녀 아네트 메이어가 자칭 탐험가이자 고고학자인 어네스트 에반스에게 구출된 뒤 그의 양녀가 되어 미국에 건너가 살게 됐는데, 그로부터 2년 후인 1928년. 금주법이 시행되던 미국의 시카고 마피아 두목 알 카포네가 하스타 교단의 교조 헨리에게 막대한 돈을 받고 하스타 부활에 협력하여 뉴욕에 초고층 마술 건물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건설해 하스티 부활 의식을 거행하려고 하자 아네트가 그걸 저지하기 위해 나서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이 작품에 나오는 하스타는 H.P 러브 크래프트의 크툴후 신화에 나오는 이계의 사신으로, 본작의 배경 설정은 크툴후 신화를 베이스로 하고 있고 여주인공 아네트는 사신 하스터의 혈통을 이어 받은 존재로 나와서 바람의 마법을 사용한다.

게임 조작 방법은 좌우 이동/앉기, A버튼은 점프, B버튼은 부메랑, C버튼은 마법이다. (옵션 모드에서 버튼 배치를 바꿀 수 있다)

기본 이동 속도가 빠른 편이고 게임 진행 자체도 꽤 스피디하다.

점프는 버튼 누르는 강도에 따라 높이가 달라져서 꾹 누르고 있으면 하이 점프가 가능하고, 마법은 버튼 홀드 상태일 때 MP 게이지가 쭉 타오르는데 게이지 길이에 따라 발동하는 마법이 달라진다.

앉아서 이동하는 건 따로 지원하지 않지만 정면에 좁은 통로가 나왔을 때 전진하면 자동으로 앉아서 이동하기로 바뀐다. 넓은 곳으로 나올 때 자동으로 일어서서 꽤 편리하다.

EXP가 스코어를 대체하고 있는데 점수의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경험치의 역할까지 해서 100000 단위부터 HP 게이지가 한 칸씩 늘어난다.

기본 공격인 부메랑과 마법. 둘 다 이동하면서 사용할 수 있고, 마법은 버튼 홀드 상태에서도 자유 이동이 가능하다.

스테이지는 총 9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초반부는 3~4개의 아레나와 보스전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나중에 가면 1개 아레나만 클리어하면 바로 보스전으로 이어진다.

액션 게임이라고 해서 단순히 적을 공격해 물리치는 전개 위주로 진행되는 게 아니다.

오일/폭탄 등 공격하면 터지는 구조물에 돌이나 나무 큐빅을 파괴해 길을 만들거나 이동 기구에 올라타 가시 함정을 피해서 가고, 파이프로 막힌 길은 포인트를 파괴해 그곳과 연결된 파이프라인을 없애서 나아갈 수 있는가 하면, 좁은 통로를 앉은 자세로 이동하며. 점프로 뛰어넘을 수 없는 길을 바닥에서 튀어 오르는 생선 몬스터를 딛고 뛰어넘고, 아네트의 공격이 닿지 않은 머리 위의 벽돌 큐빅을 데미 휴먼 몬스터가 투척하는 돌도끼로 파괴되길 기다리는 것에 또 들어가면 강제로 수직 상승하는 상승 배출 구간 등등 다양한 액션이 요구된다.

보스전 이전의 아레나는 골인 지점에 해당하는 출구를 찾아가는 걸 기본으로 하고 있고, 이게 대부분 스테이지 맨 끝에 위치해 있지만.. 무조건 전진만 하는 건 또 아니다. 여기저기 부수고, 뛰어다니며 출구를 찾아야 한다.

돌고래를 타고 이동하는 수상 스테이지에선 돌고래의 이동과 배경의 바닷물이 따로 움직이는 다중스크롤과 글라이더 부대가 투하하는 폭탄이 수면에 닿자 물폭발이 일어나는 것과 진로를 방해하는 거대 해파리의 스프라이트 확대 연출이 나온 것과 헨리 일당이 탑승한 수송기를 추격할 때는 하늘을 나는 수송기 위를 뛰어다니면서 기관포를 쏘는 적 병사를 공격해 해치를 파괴하면 적 병사가 하늘로 거꾸로 날아가는 것. 그리고 디트로이트 시티의 자동차 공장에서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이동하는데 잡동사니가 떨어져 데미지 존을 이루어 진로를 방해하는 게 인상적이다.

연출적으로 스프라이트 확대를 잘 활용해서 플레이 중 폭발이 일어날 때 주로 사용되는데 이게 스피디한 게임 플레이와 어우러져 호쾌하게 다가온다.

지금 보면 단순히 도트를 확대한 것에 지나지 않지만, 이 게임이 나온 1991년 당시에는 메가 드라이브라는 콘솔 기기의 성능을 초월해 한발 앞서 나간 기술이라서 호평 받았다.

벽돌/나무 등 큐빅은 단 한 번의 공격으로도 파괴되는데 큐빅이 밀집되어 있는 곳에 부메랑 공격을 한 번 날리면 거기에 닿는 큐빅 한 줄이 와르르 갈려 나가는 게 상쾌하다.

마법은 총 4종류로 파이어, 워터, 윈드, 봄버, 라이트 등 총 5종류로 파이어는 단발 공격. 워터는 지면을 타고 흐르는 공격으로 불꽃 함정을 꺼트릴 수 있고, 윈드는 정면으로 날아가는 웨이브탄으로 벽돌 큐빅 파괴 판정이 있으며 봄버는 닿으면 폭발하는 공격. 라이트닝은 유도 성질을 가진 송곳 광탄을 자동 연사하는 것이다.

마법은 처음에는 파이어 밖에 쓸 수 없지만 플레이 도중에 마법 아이템을 입수해 사용 종수를 늘릴 수 있다. (아이템 입수 이외의 방법은 치트키를 사용하는 수밖에 없다)

마법 아이템 이외에 회복 아이템은 스테이지에 드랍되어 있는 걸 찾는 게 드물고, 대부분 벽돌/나무 큐빅 등을 파괴할 때 나온다.

매 스테이지 클리어할 때마다 비주얼 데모씬이 나와서 스토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메인 스토리의 주된 배경 설정은 크툴후 신화지만, 사실 크툴후는 나오지 않고 하스터와 하스터 교단 정도만 나오며 크툴후 신화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는 코즈믹 호러가 구현되지는 않았다.

그냥 하스터 교단이 하스터를 부활시켜 세계를 멸망시키려고 하는 상황에, 하스터의 피를 이어 받은 무녀가 그 야망을 저지하는 게 스토리의 전부다.

어네스트 에반스나 지그프리드 뭔히하우젠 등 아네트의 주변 인물도 각각 한 컷씩만 나와서 비중이 단역에 가까워 캐릭터 운용의 폭이 좀 좁다.

하지만 모든 캐릭터를 아네트를 중심으로 한 인물 관계로 생각해 보면 별 문제가 없다.

아네트와 초기부터 대립하지만 나중에 제정신 차린 알 카포네, 동갑내기 라이벌로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 레스티아나, 아네트를 따라와서 나아갈 길을 알려준 어네스트 에반스, 하스터 부활 저지의 일치된 목적을 갖고 있어 진정한 적은 헨리라고 조언하는 지그프리드 뭔히하우젠, 본편 사건의 흑막으로서 나쁜 짓만 골라서 하며 끝까지 레스티아나를 이용해 먹은 헨리 등등. 각자 포지션이 분명하고 자기 역할을 다 했다.

중간 보스가 레스티아나고, 최종보스가 레스티아나를 제물로 삼아 부활한 하스터인데 하스터를 해치우는 게 엔딩으로 나와서 헨리 자체는 쳐 잡지 못한 게 좀 뒷맛이 개운하지 못하다.

헨리의 생존과 지그프리드 뭔히하우젠디 흑막 이상의 흑막으로 의심장한 대사를 날리는 걸 보면 대놓고 후속작을 암시하고 있고. 실제로 연대상 이 작품 뒤에 나온 ‘아네트여, 다시 한 번’이 시리즈 최종작으로 나온 걸 생각해 보면 본작의 엔딩이 납득은 간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게임 난이도가 꽤 높다는 거다.

옵션 모드에서 난이도 조절을 지원하지 않고 컨티뉴 횟수도 조절할 수 없다. (컨티뉴 횟수는 단 3회다)

잔기 개념이 없이 라이프만 있어서 라이프가 점멸하면 게임 오버 당하며, 게임 오버 후 타이틀 화면으로 돌아가서 컨티뉴를 할 수 있는데 컨티뉴하면 무조건 해당 스테이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즉, 보스전에서 죽으면 이어서 해도 처음부터 다시 하는 거라 좀 빡세다.

점프는 버튼 홀드로 하이 점프를 지원해서 좋긴 한데, 특정 구간에서 발 디딤대가 너무 작거나 좁아서 건너가기 힘든 곳이 좀 있고, 기본 공격인 부메랑이 갔다가 돌아오는 리바운드 효과가 있다고 해도 공격 판정이 정면에 한정되어 있어 좌우 이외의 6방향에서 적이 다가오는 걸 대처하기 힘든 구석이 있다. 그런 상황에선 오로지 마법에만 의존해야 된다.

무엇보다 고난이도의 주범이라고 할 수 있는 건 무적 판정이 없다는 점이다. 보통, 액션 게임에서는 데미지를 입으면 몸이 투명해지며 일정 시간 동안 무적 시간이 주어지는데 본작엔 그런 게 일절 없다.

데미지를 입으면 넉백 효과를 받아 살짝 뒤로 밀려날 뿐이다. 그 때문에 관통 혹은 밀어내기 효과가 있는 공격에 당하면 넉백과 함께 다단 히트 당해 데미지를 추가로 입을 수 있고, 가시 함정 같은 곳에 빠지면 이동하는 내내 데미지를 입어 순식간에 라이프가 바닥을 드러낸다.

HP라도 높았으면 좋았을 텐데 경험치(스코어)가 좀 짜게 들어오는 편이라 HP 게이지 늘리기 어려운 것도 문제다.

HP 회복 아이템도 자주 나오지 않고 큐빅이 없는 곳에선 거의 노 아이템 플레이를 요구하며, 아레나를 클리어해 다음 아레나로 넘어갈 때 HP가 회복되지 않고 오로지 스테이지 전체 클리어로만 HP가 회복되기 때문에 어렵다.

한글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팀 자일리톨에서 100% 한글화를 했다. 모든 비주얼 씬에 텍스트가 들어가 있는데 기본 텍스트 분량이 적긴 하지만, 캐릭터 간의 대화를 통해 스토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할 수 있을 정도는 되기 때문에 내용 이해에 있어 한글화가 큰 도움이 된다.

결론은 추천작. 공격 명중률이 낮고 점프의 정확성 판정이 엄격히 요구되는데, 데미지 입었을 때 무적 판정이 없어서 넉백과 다단 히트 판정을 당하는데다가 EXP(스코어) 점수를 쭉쭉 올릴 수가 없어 HP 게이지 늘리기가 어려운 데다가 회복 아이템 드랍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 컨티뉴 횟수가 3회 뿐인데 이어서 하면 스테이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난이도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지만.. 스피디한 게임 진행과 당시 게임 중 기기 성능을 초월한 스프라이트 확대 연출이 어우러져 호쾌한 맛이 있고 다양한 액션을 요구하는 플레이 구성과 다채로운 스테이지 구성, 각자 쓰임새가 다른 마법의 존재. 그리고 미려한 디자인의 캐릭터와 비주얼씬을 통한 캐릭터 어필 등 캐릭터성을 부각시킨 것도 유효해서 고난이도의 단점을 상쇄시킬 만큼 장점도 많은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의 후속작인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은 어네스트 에반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어네스트 에반스’,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이자 최종작은 ‘아네트여, 다시 한 번’이다.

발매 순서와 달리 시리즈 연대는 ‘어네스트 에반스<엘 비엔토<아네트여, 다시 한 번’ 이 순서다.

덧붙여 이 작품은 발매 당시 메가 드라이브용 게임을 다룬 게임 잡지 ‘BEEP 메가 드라이브’에서 만화가 연재됐었다. 코미컬라이징을 맡은 작가는 소년 점프에서 초대형 전사 저스티스를 그린 야마네 카즈토시다.

엘 비엔토 코믹스판이 야마네 카즈토시의 상업지 데뷔작으로 연재 당시 ‘우에노 테츠야’라는 필명을 사용했으며 그 이름은 울프팀 개발 스텝의 이름이라고 한다.

야마네 카즈토시는 울프팀에서 아르바이트로 근무해서 아쿠스 오디세이, 어네스트 에반스, 엘 비엔토 등등 울프팀 게임의 캐릭터 디자인과 일러스트, 비주얼 씬, 게임 원화 등을 맡은 바 있다.

추가로 이 작품에는 치트키가 있다. 게임 플레이 도중 스타트 버튼을 눌러 일시 정지 상태를 만들어 특정한 패턴을 입력해야 한다.

‘일시정지 - 상+좌+우+하+A 버튼’을 누르면 슬로우 모션이 발동되어 게임 속도가 느려진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게임 속도가 원래대로 돌아간다.

‘일시정지 - 상+좌+우+하+B 버튼’을 누르면 현재 진행 중인 아레나/보스전 클리어.

‘일시정지 - 상+좌+우+하+C 버튼’을 누르면 아이템을 입수하지 않아도 다음 칸의 마법 사용이 가능해진다. 이 비기를 4번 입력하면 5가지 마법을 전부 사용할 수 있다.


덧글

  • 루트 2016/09/25 03:30 # 답글

    별로 중요하게 보지 않은 게임이었는데 의외로 깊군요
  • 잠뿌리 2016/09/25 09:29 #

    크툴후 신화를 소재로 한 것도 보기 드물고 스프라이트 확대 연출도 시대를 앞서가서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작품이지요.
  • 시몬 2016/09/28 01:14 # 삭제 답글

    정직원도 아닌 알바가 울프팀의 간판게임 일러스트를 맡았었다니 대단하네요. 저 분이 그린 코믹스판은 한번 꼭 보고 싶습니다.
  • 잠뿌리 2016/09/28 22:53 #

    인터넷에 검색하면 몇 컷 정도 짤막하게 나오는데. 당시 그분이 만화 연재하다가 오토바이 사고로 다쳐서 장기 입원하는 바람에 연재 중단됐다고 하더군요.
  • Griffin 2019/05/07 01:29 # 답글

    야마네 카즈토시가 원래는 하기와라 카즈시(바스타드) 어시스턴트도 했었다고 하니 화풍에 대한 설명도 어느정도 지나가는 느낌입니다. 트렌드에 맞췄다고는 하지만 최근의 화풍은 영 별로더군요
  • 잠뿌리 2019/05/08 11:38 #

    트랜드에 따라 화풍이 바뀐 작가 중에 만족스러웠던 사람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공작왕의 오기노 마코토도 그런 케이스였죠. 공작왕 1부 때 그림체가 좋았는데 2부까지는 그렇다 쳐도 3부 넘어가면서 완전 별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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