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카] 토니 (2016) 2019년 웹툰



2016년에 vibell99 작가가 코미카에서 연재를 시작해 2016년 9월을 기준으로 23화까지 올라온 판타지 액션 만화.

내용은 먼 옛날 인류가 과학과 마법의 시대를 맞이했다가 문명이 멸망한 지 200년의 시간이 지난 후, 살아남은 인간들이 모인 마을을 관리하는 치안청에서 마법 울타리를 쳐서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마을을 보호하는 한편. 통칭 전투원이 괴물을 사냥해 그 고기를 식량으로 공급, 교류원은 울타리 밖으로 나가고 치안관은 악마를 잡게 됐는데.. 지하를 다스리는 지하의 왕의 명령을 받고 지상에 파견됐다가 죽은 소녀의 몸에 빙의해 30년 넘게 살아온 글루토니가 치안관 루트 슈타인에게 조우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편 스토리는 인간과 괴물을 잡아먹는 악마의 실체와 그들로부터 마을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마법 울타리를 만든 치안청이 숨기고 있는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홀로 분투하던 루트 슈타인과 지하의 왕으로부터 루트와 닮은 인간을 찾아가란 명을 받은 글루토니가 조우하면서 지상의 인간과 지하의 괴물이 콤비를 이루는 이야기인데.. 이렇게 정리해서 보면 되게 심플한 것 같지만 실제 본편은 그렇지가 않다.

작중 글루토니(토니)와 루트는 각자 분명한 목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가진 정보가 지극히 적어서 지상의 왕을 비롯한 여러 인물이 말한 ‘그’라는 연결 고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한다.

주역 캐릭터의 행보에 따라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는 게 아니라,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자동으로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서 그렇다.

그 과정에서 주역 캐릭터들은 아무것도 모르는데 악역이나, 조연 캐릭터들은 뭔가를 알고서 혼자 중얼거리고 생각하면서 뭔가를 깨닫는데 독자의 입장에선 그게 뭔지 전혀 알 수가 없어서 좀 답답하다.

떡밥을 던지면 회수를 해야 되는데, 회수하기 전에 또 새로운 떡밥을 던져서 떡밥을 계속 쌓기만 해서 회수율 대비 떡밥 투척률이 너무 높다.

주인공 콤비 이외에 다른 캐릭터들의 이름을 한참 뒤에 해당 캐릭터의 진상과 함께 공개하고, 핵심적인 대사를 일부로 끊거나 지우는 걸 보면 의도적으로 정보를 꽁꽁 숨겨 놓은 것 같은데 그것 때문에 본편 내용에 집중하기 어려운 구석이 있다.

만화를 그리는 작가는 모든 걸 다 알고 있겠지만 독자는 모르는 게 당연하고, 독자가 모르던 걸 알 수 있게 해주는 게 전달력인데 본작은 그게 좀 부족하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용의 이해와 전달적인 부분에 있어서 독자한테 불친절하다는 말이다. 이것은 세계의 비밀이나, 거대한 음모를 핵심적인 내용으로 다루는 작품에서 흔히 빠질 수 있는 늪이다.

직구를 던지는 법이 없이 계속 변화구만 던지니 따라가기 힘든 것이다.

알 수 없는 이야기로 독자를 아웃시키는 게 아니라 내용을 잘 전달하고 이해하게끔 만들어 출루를 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루트가 진실을 찾는다는 목적을 가진 것 이외에 별 다른 능력은 아직까지 없지만, 루트의 아버지가 본편 내용에 있어 매우 중요한 캐릭터라서 루트가 그 중요성을 이어 받아 스토리의 중심에 있다는 것과 토니가 그런 루트를 지켜주면서 콤비를 이루니 향후 버디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주인공 콤비의 이야기에 집중해 밀도를 높이는 게 앞으로 이어질 스토리의 관건이다.

세계관은 과학과 문명이 발달했다가 멸망당한 이후 살아남은 인간의 세계인데.. 과학 쪽은 생체 실험 정도만 나왔고, 마법 쪽은 변신 마법, 구속 마법, 절단 마법, 순간이동 마법 등 기타/물리/보조 계열만 나온 상태라서 아직까지 두각을 나타내는 쪽이 없다.

치안관은 그렇다 치고 교류원에 대한 설정도 스토리 인트로에만 나왔고 전투원도 도입부만 보면 주역 캐릭터 중 한 명일 것 같은데 정작 본편에는 배경 인물로 밖에 안 보여서 좀 아쉽다.

세계관, 마법, 직업 같은 배경 설정을 단순히 작품 외적인 부분에서 텍스트로만 설명할 게 아니라 본편 스토리에 좀 더 반영하면 작품의 밀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작화는 수려하지는 않지만, 카툰풍의 그림체에 자기 색깔이 분명히 있어서 개성이 있다.

미장센에 신경을 써서 배경 연출적으로 감각적인 장면이 꽤 있다. 그에 비해 액션 연출 쪽은 좀 평범한데 작중 캐릭터가 가차 없이 썰려 나가는 씬이 자주 나와서 바이올런스하다.

컷과 컷 사이의 여백이 좀 넓은 게 흠이지만, 여백으로만 남겨둔 것만은 아니고 웹툰 특유의 스크롤 뷰를 활용한 대사, 그림, 연출이 들어갈 때가 있다.

17화에서 치안관들의 토끼 고기 만찬 때 포크를 든 손이 움직이는 걸 애니메이션 처리를 해서 넣고 대화의 진행에 따라 점점 빨라지는 게 인상적이었다.

결론은 평작. 떡밥 투척 대비 회수율이 좋지 않은데 작가만 알고 독자는 모르는 세계의 비밀/음모를 다룬 스토리 전개가 일방적이라 독자에게 불친절한 경향이 있지만, 주인공 콤비가 스토리의 중심에 있어 앞으로 활약할 여지가 남아 있어 향후 포텐이 터질 가능성이 있고, 카툰풍의 그림체에 작가의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 있으며 웹툰의 스크롤 뷰를 활용한 대사, 장면이 종종 나오고 배경 연출이 감각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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