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재선(恐怖在線.2014) 2019년 중국 공포 영화




2014년에 홍콩의 두옥정 감독이 만든 호러 서스펜스 영화. 원제는 ‘공포재선’. 영제는 ‘트와일라잇 온라인’이다. 트와일라잇 온라인의 온라인이 온라인 게임을 연상시키는데, 실은 온라인으로 방송되는 공포 쇼 프로그램이다.

내용은 홍콩의 툰먼 교각에서 버스 전복 사고가 발생해 탑승자 21명 전원이 사망한 후, 사고 현장인 우애 지역의 팅카우 마을에 투신 자살자가 속출해 저주 받은 동네란 악명이 생겼는데 그로부터 10년 후, 음력 7월의 귀신절날 10년 전 사고로 연인 지니를 잃은 퐁 선생이 트와일라잇 온라인에서 우애 지역에 출몰한 귀신이 자신을 부르는 내용이 방송을 탄 뒤 부추기는 제자들과 트와일라잇 온라인 진행자와 함께 팅카우 마을에 들어가는 한편.. 툰먼 경찰서 소속 구 형사와 신입 형사 비첸 콤비가 연쇄 자살 사건을 조사하던 중, 퐁 선생 일행이 겪는 귀신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스토리 진행 순서가 좀 산만하다.

10시간을 경계로 해서 현재<과거<현재의 순서대로 스토리가 진행되고, 여기에 연인의 귀신을 찾으러 온 퐁 선생과 퐁 선생에게 연심을 품은 제자들, 사이비 무당과 트와일라잇 온라인 방송 진행자, 구 형사와 비첸 형사 콤비, 우애 지역 마을 사람들 등등 짧은 시간 동안 너무 많은 인물이 나오면서 퐁 일행, 형사 콤비, 마을 사람들 시점을 번갈아가며 진행하니 너무 난잡하다.

작중에 벌어진 사건이 귀신의 소행인지, 사람의 소행인지 의문을 갖게 하는데 그런 것 치고 스토리가 치밀하지는 않다.

뭔가 떡밥을 던지면 묵혀 놨다가 나중에 회수하는 게 아니라.. 금방 회수해서 보는 사람을 맥 빠지게 하는 구석이 있다.

현재로 시작해서 과거로 역주행했다가 다시 현재로 돌아와 이야기를 전개하기 때문에 떡밥 회수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는 거다.

장르적으로 호러 서스펜스물을 표방하고 있는데 사실 호러물의 관점에서 보면 밀도가 상당히 떨어진다.

원귀나 악령이 출몰해 사람을 해치는 게 아니라서 그렇다. 실제 작중에 바디 카운트는 단 2개 밖에 안 되고 그것도 귀신에 의한 죽음은 아니고 사고사에 가깝게 나온다.

과거 회상 씬의 사망자를 포함하면 2명이 추가돼서 총 4명이 죽은 건데 전부 다 퐁 선생과 관련이 있는 여성들로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치정극이 사건의 발단이 된 것이라 좀 스토리가 늘어지는 경향이 있다.

작중 귀신이 사람을 놀래키는 씬은 있어도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는 씬은 없으며, 극후반부에 진짜 원귀가 위해를 가하려다가 미수에 그쳐서 저주의 연쇄 따위는 일어나지 않아 귀신/저주 소재의 J호러와 완전 차별화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주온의 가야코 모자랑 링의 사다코 등등 J호러의 원귀를 생각해 보면 본작의 귀신들은 비교적 얌전하고 슬픈 존재들이다.

공포물로서 귀신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서 호러 색체가 옅은 대신 서스펜스의 색체가 짙은 편인데 그걸 이끌어 나가는 게 바로 구 형사다.

본편 스토리의 관점은 크게 둘로 나누어 사건 관계자인 퐁 선생의 관점과 사건을 조사하는 구 형사의 관점으로 나뉘는데, 여기서 구 형사 관점의 스토리가 흥미진진하다.

구 형사는 피해자의 상황을 자신한테 적용시켜 범죄를 재구성해 범인을 밝혀내는 베테랑 형사로, 어느날부터 영안에 눈을 떠 귀신을 보게 되지만 정작 본인은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고. 신입 형사 비첸과 콤비를 이루어 사건 조사에 착수한다.

사건의 진실은 누군가에 의해 밝혀지는 게 아니라, 그냥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자연히 밝혀지는 수준이라서 수사물로 보면 좀 허망하지만.. 수사하는 과정에서 구 형사가 겪은 일이 반전 요소가 있는 떡밥이고, 그게 나중에 회수되면서 스토리가 흥미진진하게 변한다.

퐁 선생이 진짜 귀신 때문에 위험에 처하고, 구 형사와 비첸 콤비의 반전이 드러나는 후반부 전개가 꽤 재미있다.

구 형사와 비첸 형사의 반전은 사실 힌트를 너무 대놓고 줘서 반전의 충격은 없지만,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1999년작 ‘식스센스’의 그것을 형사물로 재구성한 것이라서 좋았다. (앞서 말한 떡밥 회수 빠른 것 덕분에 그 반전이 영화 끝날 때 드러난 식스센스와 달리 본작은 후반부에 돌입할 때 드러났다)

스토리가 좀 늘어지고 정리를 하지 못했어도 작중에 던진 떡밥은 모두 회수됐고, 엔딩이 깔끔하면서 퐁 선생과 구 형사의 후일담도 짧게 다루어 여운을 안겨준다.

주요 설정 중 기억에 남는 게 두 가지가 있다.

사람이 제 명에 못 살고 일찍 죽으면 연옥에 떨어져 자신이 죽을 때의 상황을 반복하면서 구천을 맴도는 것과 사람이 귀신을 보는 영안을 갖게 되는 건 선천적으로 타고나거나, 시체에서 떨어진 피로 눈이 오염됐을 때 후천적인으로 개화된다는 것이다.

그 이외에 인상적인 장면은 스마트폰의 카메라 모드로 전방을 비추니 화면 속에 귀신이 보이는데 카메라를 치우면 안 보이는 씬이다. 뭔가 증강현실 귀신 버전 같은 느낌이었다.

결론은 추천작. 스토리가 하고 싶은 게 많은데 깔끔하게 정리를 잘 하지 못해서 좀 내용이 두서가 없고 난잡한 구석이 있으며 캐릭터 수가 쓸데없이 많아서 인력 낭비가 심한데다가, 퐁 선생 파트가 너무 치정극에 중점을 둬서 스토리가 늘어지고 귀신들이 비주얼에 비해 얌전하고 바디 카운트 자체도 사실 귀신과 무관해 공포물로서의 밀도가 많이 떨어지지만.. 본작의 서스펜스 요소를 담당한 구 형사 파트의 스토리가 흥미진진하고 형사 콤비의 반전이 예상하기는 쉬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인물 관계가 꽤 매력적이라서 캐릭터 보는 재미가 있고, 귀신에 대한 재해석이 J호러와 전혀 다른 게 이색적으로 다가와 고유한 매력이 있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2003년부터 매년 시카고에서 개최되는 세계적인 독립영화제인 ‘인디페스트’에서 필름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남우주연상은 구 형사 역을 맡은 ‘장조휘’, 여우주연상은 귀신 지니 역을 맡은 ‘이재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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