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중립디자인구역 (2014) 2019년 웹툰



2014년에 최남새 작가가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를 시작해 전 70화로 완결된 로맨스 만화.

내용은 남자 같은 스타일의 옷과 머리를 했지만 실제론 여자인 호양이가 고등학교 졸업 후 디자인 회사에 취직하려고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다 퇴짜 맞고 유토피아 패션에 면접을 보고서 합격하여 입사했는데, 그곳이 보통 디자인 회사가 아니라 천사와 악마를 손님으로 맞이해 그들이 입을 옷을 특수한 디자인 회사로 치프 디자이너인 류비와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타이틀 중립디자인구역은 작중 유토피아 패션이 대천사가 쳐둔 결계 때문에 천사와 악마가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해서 천사와 악마 양쪽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는 걸 의미한다.

설정 자체는 꽤 흥미로운데 아쉽게도 그걸 제대로 살리지는 못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본편 스토리는 천사와 악마를 대상으로 디자인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아니라 특수한 디자인 회사에 입사한 호양이가 치프 디자이너 류비에게 반해서 남녀 주인공이 서로 사랑해 맺어지는 로맨스물이다.

중립디자인구역은 그냥 두 사람이 한 자리에 등장할 수 있는 배경에 지나지 않는다.

초반부에는 천사, 악마를 대상으로 옷을 만드는 이벤트가 나오지만, 그게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이야기가 되지 못한다.

작중 호양이는 옆머리를 밀어서 류비에게 반대머리란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남자 같은 외모와 펑크 복장을 하고 다니는데, 호양이의 그 개성이 사회의 편견을 받아 인정받지 못했으나 유토피아 패션에 입사한 뒤로는 자기 스타일의 디자인을 인정받아 승승장구한다는 내용이 나오지만, 문제는 그 부분에 대한 묘사의 밀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호양이가 악마들이 좋아하는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라서 그것 때문에 호양이가 디자인한 옷을 입게 됐으며 이후 릴리스가 호양이한테 눈독을 들이고 사타니엘이 릴리스의 일을 도와주면서 호양이가 디자인한 옷을 입어 악마들에게 유행시켰기 때문에, 호양이의 순수한 실력으로 흥행한 것은 아니다.

호양이 자체도 사실 자신의 개성과 스타일을 사회에 인정받지 못하고 있지만, 뭔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거나 주인공 보정 재능 같은 건 소유하고 있지 않아서 성장형 주인공이 아니다.

본편 내용은 자체가 디자이너로서의 이야기는 부차적인 것이고 호양이와 류비와의 로맨스가 메인 스토리다.

호양이가 류비에게 콩깍지가 씌여 류비와의 플레그가 진행될 때마다 요란한 리액션을 선보이는 건 깨알 같은 재미가 있는데, 류비는 호양이를 처음에는 싫어했다가 나중에 마음을 여는 전형적인 로맨스물의 남자 주인공으로 나와서 개성이 떨어진다.

그래도 로맨스의 밸런스를 잘 맞췄다면 왕도적인 재미를 선사했을 텐데.. 호양이가 류비를 일방적으로 좋아하고. 류비는 호양이한테 엄청 무심하다가, 작중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2년의 시간이 지난 뒤 순식간에 관계 진전을 이루고 고백에 키스에 연인으로 골인해서 서로 간의 좋아하는 감정을 쌓아가는 중간 과정을 많이 생략했다.

호양이와 류비의 연애 씬 자체만 따로 잘라 놓고 보면 볼만한데 하나로 붙여서 보면 전후 과정들의 디테일이 아쉽다.

류비에 대한 호양이의 마음은 일편단심으로 일관성이 있게 묘사되는데, 호양이에 대한 류비의 마음은 감춰도 너무 감춰 놓았다. 류비가 호양이를 좋아한다고 자각하는 연출도 무슨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주마등이 스쳐 지나가는 것처럼 나올 정도다.

2년 후의 시간이 지난 뒤에는 쌍둥이 누나인 류인을 찾는데 혈안이 되어 있고 그 가족사에 관한 이야기가 후반부를 가득 채워서 2년 전의 캐릭터들은 퇴장하거나 배경 인물 신세를 면치 못하고 중립디자인구역 배경 자체도 스토리의 중심에서 벗어나 공중 분해된다.

애초에 천사가 옷 맞추러 오는 이야기가 초반부 이후로 다시 나오지 않고, 악마가 옷 맞추러 오는 것만 뜨문뜨문 나오는 것과 중립디자인 구역 초기 설정이 분명 대천사의 결계로 천사와 악마가 힘을 쓰지 못해 중립구역이 된 것인데 호양이가 릴리스나 아몬에게 납치당하는 것 등을 보면 설정 적용이 좀 들쭉날쭉하다.

캐릭터는 개별적으로 보면 나름대로 개성이 있고 매력을 어필하고 있지만.. 사실 이 작품 본편 스토리는 류비의 가족사에 대한 이야기에 류비와 호양이의 로맨스를 살짝 더한 거라 그 이외에 나머지 캐릭터는 첫 등장씬 이외에는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고 심지어 무대에서 퇴장을 해서 캐릭터 낭비가 좀 심한 편이다.

호양이의 지키기 위해 등장한 신지건, 안젤라, 김요한, 이스라펠 같은 퇴마부서 멤버들부터 시작해 호양이에게 첫눈에 반해 신부 드립을 치는 투비엘과 천사 일행, 류비에게 반해서 들이대던 봄의 천사장 스푸글리구엘, 호양이 입사 후 첫 손님인 악마 아르마로스, 천사와 악마 사이에 이중 첩자 노릇을 했던 인큐버스 인규, 호양이를 납치해서 훈육을 시도한 악마계의 패션 디자이너 아몬, 호양이의 7자매 누나들 등등 1회성 캐릭터가 너무 많다.

퇴마부서의 영대와 유토피아 직장 동료인 마효리는 호양이에게 호감을 갖고 있어서 후반부에도 조연으로 등장하지만, 류비에 대한 호양이의 마음이 워낙 지고지순해서 각자 자기들 마음을 고백하기도 전에 플레그를 죄다 분쇄시켜서 역하렘 설정이 활용되지도 못했다. (둘 다 각각 1화 분량 만에 호양이를 포기한다)

은근히 자기 분량 챙기면서 조연으로서 밥값 제대로 한 건 한대만 밖에 없다.

아군들은 거의 밥값 못하고 남녀 주인공만 부각시킨 반면 악역들은 반대로 밥값을 제대로 했다.

호양이의 영혼을 노리고 수작을 부린 릴리스가 본작의 전반부 악역을 담당하고, 류비의 아버지인 류비엘이 후반부의 악역을 담당한다.

본작은 악역이 기구한 사연을 가진, ‘이 녀석도 실은 좋은 녀석이야.’ 같은 클리셰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완전 천하의 악당이자 무개념한 나쁜 놈으로 묘사하기 때문에 오히려 1회성 캐릭터들로 어정쩡하게 나오는 주인공 진영 캐릭터들보다 더 존재감이 있게 나온다.

후반부를 가득 채운 류비의 가족사는 인물 갈등 관계로 보면 류비의 쌍둥이 누나 류인이 타락천사가 된 게 납득이 갈 정도로 막장 집안 내력이 밝혀져서 숨겨져 있던 이야기가 밝혀지는 과정은 몰입이 잘 되는데 그걸 풀어내는 방식에 유쾌 상쾌 통쾌함이 없어서 아쉽다.

류비의 가족사가 밝혀질 때 호양이가 참다못해 일침을 날리긴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한 연출이 대사를 날리기, 숟가락 던지기 정도로 끝나서 너무 아쉽다.

본작의 후반부 내용에서 류비와의 로맨스 말고 메인 스토리의 하이라이트씬이 되었어야 할 부분이라서, 순정 만화 여주인공 무쌍난무를 찍었어야 됐다고 본다.

부조리한 상황에서 판을 뒤집어엎으며 작품 속 세상의 중심에서 포효해 독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겨주는 게 소녀 만화 여주인공의 미덕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꽃보다 남자의 ‘마키노 츠쿠시’, 그남자 그여자의 ‘미야자와 유키노’, 엽기인걸 스나코의 ‘나카하라 스나코’)

작품상 남자 주인공 가족사가 막장 드라마라서 완전한 악역을 구축해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악역을 엿 먹이는 결정적인 한 방이 부족한 것이다.

막장 드라마의 관점에서 보면 작중 온갖 어그로를 다 끌던 악역을 단죄하지 못하고 그냥저냥 넘어간 것과 같다.

사실 가족사와 가족 간의 갈등 관계를 만드는 것에는 공들인 반면 그걸 잘 풀어내지는 못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류인과 가족 간의 갈등은 제 3자인 호양이의 위로를 받아 풀렸으나, 가족끼리의 문제 자체는 끝내 해결되지 않고 서로 남남이 되어 끝났기 때문에 결자해지가 안 됐다.

막장 아버지 류비엘은 둘째치고, 딸을 눈앞에 두고도 제대로 대화 한 번 못해보고 떠나보낸 류비의 어머니를 다루는 방식이 악역을 전제로 두고 있어서 해명이나 화해의 기회를 주지 않고, 그렇게 누나를 찾아 헤맸던 류비도 막상 누나를 찾고 나니 사건 당사자가 아니라 제 3자처럼 변해서 가족 간의 갈등해결에 전혀 힘을 못쓰는데 가족이 아닌 호양이의 일침과 위로로 마무리를 지어 버린 건 여운이 남기 보다는 답답했다.

호양이가 독립적이고 자기 주장이 강한 캐릭터란 걸 어필하려고 한 것은 알겠는데 너무 한쪽의 감정에만 몰입해서 입체성이 떨어지고 단편적이다. 생각해보면 주요 캐릭터의 갈등 관계가 다 그런 식이다. 피아를 막론하고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감정 표현의 연속이다.

엔딩에서 류비의 선택도 사실 캐릭터 설정으로 보면 이해는 가는데.. 본편 스토리가 패션 디자인에 집중한 게 아니라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에 포커스를 맞췄고 2년 후의 스토리에선 류인 찾고 가족사가 밝혀지는데 모든 분량을 할애했기 때문에 류비가 디자이너로서 성장한 걸 보여준 게 아니라 호양이에 대한 감정의 발전만 부각시켰기에 공감이 안 갔다.

엔딩 장면만 따로 놓고 보면 분명 멋지고 여운이 있지만, 작품 전체로 보자면 이미 중립디자인구역 설정 자체가 실종된 지 오래라서 연결이 매끄럽지 못했다.

작화는 무난한 편이다. 배경은 없거나 나와도 간결하게 묘사되는데, 소재가 패션 디자인 회사이다 보니 등장인물의 복장은 다양하고 디테일하게 묘사했다.

매 화 마지막에 작중 인물이 입고 나온 옷을 마네킹에 씌여서 그린 것도 인상적이다.

캐릭터가 전반적으로 장신에 쭉쭉 뻗은 팔 다리의 소유자인데 은근히 거유 캐릭터도 많이 나온다. 캐릭터의 체형, 연령대가 다양하지 않지만 미남미녀 캐릭터가 잔뜩 나와 남녀 불문하고 캐릭터의 미모로 어필할 만하다.

단, 연재 초반부의 류비는 키가 190cm이 넘어가는데 덩치가 크고 어깨가 넓은 것에 비해 머리가 너무 작아서 인체 비례가 안 맞아 보이는 컷이 몇 개 있어 약간 위화감이 들었는데 2년 후의 세계관에서 캐릭터 설정상 키가 점점 줄어들면서 균형을 찾아서 그 문제가 개선됐고, 작중 2년 전 류비와 2년 후 류비의 비교삿 나올 때 보면 또 2년 전 류비가 멀쩡하게 그려져서 인물 작화 자체가 1년 넘는 연재 기간 동안 더 나아진 것 같다.

결론은 평작.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나 엔딩 씬 같은 게 그 장면들만 따로 놓고 보면 괜찮은데 전체로 이어서 보면 극 전개가 매끄럽지 못하고, 캐릭터 개별적으로 보면 디자인이 준수하고 나름대로 개성, 매력도 있는데 1회성 캐릭터가 지나치게 많아 캐릭터 낭비가 심하며, 스토리 전체를 관통했어야 할 중립디자인구역 설정이 어느새 사라지고 남자 주인공의 막장 가족사에만 스토리의 포커스를 맞춰서 모처럼 만들어 놓은 천사와 악마 대상의 디자인 회사라는 흥미로운 배경 설정을 활용하지 못해 아쉬운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의 초반부에 최남새 작가의 전작인 '옆집화랑'의 주인공 오태름의 누나 오태구가 카메오 출현한다.



핑백

  • 뿌리의 이글루스 : 릴리스 - 출연작: 중립디자인구역(2014) 2016-08-02 10:37:26 #

    ... 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643302&weekday=sun <- 중립디자인구역 연재 링크 http://jampuri.egloos.com/7249253 <- 중립디자인구역 리뷰 링크 릴리스. 네이버에서 2014년에 연재됐던 ‘중립디자인구역’에서 나오는 악역. 작중에서 유토피아 패션에 ... more

덧글

  • 미르사인 2016/08/02 11:11 # 답글

    이거...얼마전에 작가가 프로의식 없는 인성 쓰레기 인증을 한 그...
  • 먹통XKim 2016/08/08 19:59 # 답글

    이중개소리 참 돋보였죠..후배 열심히 하라는 척 하다가 다른 계정으로 족같다고 욕하고 홀로 짖고

    그래놓고 옛날 철없던 시절에 한 것이다 변명
  • ????? 2017/06/16 00:13 # 삭제 답글

    http://exgagagame.pe.kr/221029786744

    어떤 강아지들이 최남새 신작 하도메를 대놓고 불법 저질렀더군요.

    이땅에 정의는 없는겁니까?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353807
5215
9475952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