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x네이버 웹툰] 무한도전 릴레이툰 5화: 초심을 버려라 – 광희/윤태호 (2016) 2019년 웹툰



무한도전 릴레이툰 5화

5화는 광희와 미생으로 유명한 윤태호 작가가 맡아서 그렸다.

내용은 4화에서 유재석이 광희에게 날아 온 화살을 대신 맞고 유언을 남긴 순간 타임머신이 발동해 무한도전 멤버들이 현실로 다시 돌아오고 그 과정에 유재석이 입은 상처도 회복됐는데 화살의 살기가 욺겨간 붉은 빛이 유재석의 모든 것을 점령해 방송인으로서의 재능을 잃어버려 초심을 잃고 슬럼프에 빠져 무한도전의 위기가 찾아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5화의 광희, 윤태호 작가 팀은 사실 가장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팀이었다. 광희 보다는 윤태호 작가 때문에 그런 것이다.

이번 릴레이툰에서 윤태호 작가의 참가는 약간 이질적인 느낌을 줬다.

윤태호 작가 자체는 개인의 명성과 인지도, 실력은 두말할 것 없이 한국 웹툰계에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네임드 작가인데 다른 작가들은 전부 네이버 웹툰 소속이고 연령대도 엇비슷한 30대 중반인데 비해 윤태호 작가는 다음 웹툰 소속에 1969년생으로 40대 후반의 나이로, 작가로서의 경력, 연배도 월등히 높아서 그렇다.

거기다 가스파드 작가를 제외한 이말년 작가, 기안84 작가, 무적핑크 작가, 주호민 작가 등은 경력에 비해 작화 밀도가 떨어져 웹툰 작가의 태생적인 한계를 보여준 반면. 윤태호 작가는 허영만 선생의 화실 어시로 시작해 90년대 출판 만화 시장에 데뷔해 웹툰으로 넘어온 베테랑 중에 베테랑이라서 달라도 너무 달랐다.

이게 삼국지로 비유하면 어떤 느낌이냐면, 위촉오 삼국지 말기에 유선 VS 조예 VS 손호가 대립하는 형국에 나이 칠십 넘은 노장 조자룡이 투혼을 발휘해 전선에 참가하는, 그런 느낌이다.

무력 80대 후반만 되도 현 시대 최강의 용장으로 손꼽힐 정도로 파워 다운 된 삼국지 말기에 무력 96짜리 조자룡이 현역에 있는 걸 생각해 봐라.

드림웍스의 슈렉에서 녹색 괴물 드립치니 마블 코믹스의 헐크가 튀어나온 것과 같다.

아무튼 그래서 과연 어떻게 작업하고 어떤 결과물이 나올까? 이게 이 에피소드가 나오기 전의 의문이었다.

무한도전 본편 방송에서 나온 걸 먼저 보고 웹툰으로 올라온 걸 다시 보니 상상한 것 이상의 과정과 결과물이 나왔다.

릴레이툰 기존의 에피소드는 사실 무한도전 멤버가 스토리 작가 포지션에 가까워서 실제로 원고 내에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을 넣은 비율이 적은 편이었다.

그림 기여도가 양세형<정준하<유재석 순서다.

그런데 광희/윤태호 작가 팀은 기존의 팀과 전혀 다르게 윤태호 작가가 광희를 트레이닝시켜 원고에 실린 그림 대부분을 광희가 직접 그리게 했다. (윤태호 작가의 그림은 거의 맨 마지막에 박명수가 ‘재석이는... 초심으로 돌아가서’ 라는 대사를 치는 그림을 비롯해 서너 컷 정도로 추정된다)

기안 84 작가한테 그림을 전부 그리게 시킨 하하와 정반대인 것이다.

광희는 릴레이툰 첫화 때 그림 실력이 그리 좋지 못했지만 윤태호 작가의 지도하에 끊임없이 그림을 그리면서 제한된 시간 내에 실력을 쌓아 올렸다.

물론, 현직 만화가의 그림에 비하면 당연히 부족한 게 많지만 만화와 전혀 관련이 없는 일반인의 관점에서 보면 노력한 만큼 분명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작화적인 부분에서 원고에 들어간 그림 대부분이 실존 인물의 캐리커쳐 스타일이고 주로 얼굴만 큼직하게 나오는, 소위 말하는 대갈치기 방식이라서 되게 단순하지만.. 만화가가 아닌 광희가 이만한 분량을 혼자서 직접 그렸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방송에서 내용적인 부분보다 그림 실력을 보여주겠다는 윤태호 작가의 말이 그대로 실현됐는데, 광희가 윤태호 작가의 지도를 잘 따라가면서 본인 스스로 계속 그림을 그리며 노력해 빛을 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본래 무한도전의 취지가 대한민국 평균 이하 멤버들의 무한한 도전이며, 그동안 프로 레슬링, 체조, 살사 댄스, 가요제 등등 장기 프로젝트에서 무한도전 멤버들이 끊임없이 노력을 해서 도전한 걸 생각해 보면.. 이번 릴레이툰에서 그 무한도전의 정신을 가장 잘 보여준 건 다름 아닌 신입 멤버인 광희였다.

다른 무엇보다 자신이 직접 그림을 그려서 원고를 완성했다는 것 자체에 큰 의의가 있고, 이것만큼은 다른 멤버도 따라올 수 없는 부분이다.

기안 84 작가한테 그림을 전부 떠넘겨 본인의 그림 기여도 0%를 자랑하는 1화의 하하가 보고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단순히 그림 못 그리는 사람이 잘 그린다고 칭찬해 사기를 높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무엇을 어떻게 그려야 하고 어떤 걸 계속 그려야 실력이 늘어나는지. 그것을 정확히 짚어서 지도한 시점에서 윤태호 작가의 공도 크고 두 사람의 관계는 협업 작가보다 스승과 제자에 가까우며, 어떻게 보면 이게 출판 만화 시절에 도제 시스템을 거쳐 데뷔한 윤태호 작가이기에 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실제로 무한도전 릴레이툰 방송에서 웹툰 제작 과정이 쭉 나온 거 보면, 다른 팀에서는 웹툰 작가가 무도 멤버들의 그림을 원고에 그냥 집어넣기만 했지. 뭘 어떻게 그려야 된다고 알려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아무런 편집, 보정 효과 없이 어색한 손그림이 그대로 들어간 경우가 많다.

그나마 정준하/가스파드 작가 팀은 정준하의 그림에 맞춰 가스파드 작가가 작화 스타일을 조정해 최상의 결과를 만든 것이다.

스토리는 4화에서 유재석이 광희를 주인공으로 삼아 본편 스토리를 진행한 것과 반대로 5화에서는 유재석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릴레이툰 4화 동아나 유재석이 주인공으로 나온 에피소드는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그런데 이게 단순히 유재석을 주인공으로 만들어 찬양한 게 아니라, 무한도전 내에 유재석의 캐릭터적인 핵심을 잘 짚어냈다.

유재석의 위기가 곧 무한도전의 위기란 슬로건부터 시작해서 예능인의 재능을 잃은 유재석을 위해 멤버들이 합심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무한도전 내에 다뤄졌던 무도 소재의 네타 개그가 나와서 볼만 했다.

무도 소재의 네타 개그가 넘치는 만큼 무한도전 시청자들만 알아들을 수 있는 부분이 많아서, 무한도전을 보지 않은 사람이 보면 뭔 소리인지 알 수 없는 말과 장면이 많지만.. 어차피 이 무한도전 릴레이툰의 주요 독자층은 무한도전 시청자이기 때문에 별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유재석이 재능을 잃어 힘이 없다<멤버들이 유재석 회복 방법을 모색한다<유재석이 회복될 뻔하다가 갑자기 위기가 찾아온다.

스토리 구성이 이렇게 엄청 단순해서 극적인 재미는 좀 떨어지는 편이지만, 막판 반전조차 유재석의 예능 캐릭터 설정에 맞춰 만들었기에 마무리가 괜찮았다.

‘초심을 버려라!’라는 타이틀이 오타가 아니라 막판 반전을 위해 계산된 것이었다는 게 놀랍다.

다음에 이어질 릴레이툰 마지막 6화가 무리 없이 바톤을 이어 받을 수 있게 적절한 떡밥을 던지면서 끝낸 것 역시 높이 살 만하다.

릴레이툰은 다음에 이어서 그릴 작가 엿 먹이는 거라고 생각해서 마구잡이로 그리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에 일침을 놓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릴레이툰의 결론은 5화는 추천작! 작화는 캐리커쳐와 대갈치기 난무라서 언뜻 보면 모자란 것 같지만 거의 대부분의 그림을 광희가 직접 그렸다는 걸 감안하면 윤태호 작가의 지도하에 성실하게 그림을 그려 짧은 시간 내에 큰 발전을 이룬 것으로 원고 기여도가 전 멤버들 중 가장 높아서 대한민국 평균 이하 잉여들의 무한한 도전이라는 무한도전 정신을 가장 잘 살렸고, 스토리의 극적인 재미는 떨어지지만 유재석을 주인공으로 삼아 무한도전 내에 유재석의 캐릭터를 기반으로 내용을 전개하고 무한도전 소재의 네타 개그가 넘쳐나서 무한도전이란 태그 자체로 보면 밀도가 높으며, 다음 화를 배려한 깔끔한 마무리로 릴레이툰의 매너를 보여 준 작품이다.

사실 ‘광희의 새로운 재능을 발견했다!’가 아니라, ‘광희의 성실함과 노력하는 모습’을 발견했다는 것에도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한도전 다른 멤버들이 무한도전의 인기에 취해서 어느새 잊고 있던 그게 광희한테 있었다.


덧글

  • 뇌빠는사람 2016/07/25 13:24 # 답글

    이말년까지는 봐줄만하다가 3, 4회가 드럽게 재미없어서 끝장이다 싶었는데 이번 편은 쓸데없이 스토레에 힘 주지 않아서 오히려 좋았습니다. 이제 박명수가 모조리 죽여버리는 엔딩 기대됩니다.
  • 잠뿌리 2016/07/27 09:50 #

    전 오히려 3화가 괜찮았지만, 이번 5화의 이야기를 하자면 확실히 스토리에 힘을 주지 않아서 괜찮았지요. 온전히 그림에 집중한 게 느껴졌습니다. 6화의 마무리가 어떻게 될지도 기대되네요.
  • 타마 2016/07/25 14:08 # 답글

    재미있다고는 못하겠지만... 뭐랄까.. 가장 무한도전이라는 이름의 취지에 맞는 작품이였다고 생각됩니다.
  • 잠뿌리 2016/07/27 09:51 #

    지금까지 나온 에피소드 중에 가장 무한도전에 걸맞는 에피소드였지요.
  • 질풍의랩소디 2016/07/25 15:18 # 답글

    문득 뇌리를 스치우고 지나가는 무도의 저주...
  • 잠뿌리 2016/07/27 09:51 #

    지금 웹툰계에 불어닥친 태풍은 확실히 무도의 저주라고 할 만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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