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대작전 (2008) 2017년 한국 만화




2008년에 원현재 작가가 학산 문화사의 만화 잡지 찬스에서 연재를 시작해 단행본 전 4권으로 완결된 판타지 액션 만화. 네이버 웹툰 스페이스 차이나 드레스로 잘 알려진 원현재 작가의 데뷔작이다.

내용은 뇌전 산타 헥톨의 아들 토리가 산타가 되어 아버지의 복수를 하기 위해 만년선 시티에 가서 전투 산타 소대 노엘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산타, 루돌프, 크리스마스 트리 등 크리스마스와 산타클로스와 관련된 설정을 소년 만화로 완전 재해석했다.

작중 세상을 살다 간 모든 생명체의 생각, 경험. 지식이 에너지로 축적되어 ‘아카샤’라고 불리고 그것이 모인 거대한 정보의 덩어리를 ‘아카식 레코드’라 부르는데, 좋은 일이 생기면 백의 아캬사갸 쌓이고 반대로 나쁜 일이 생기면 흑의 아카샤가 쌓여 세상의 균형이 깨지는데 그것을 바로 잡고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싸우는 게 바로 산타들이고 1년에 한 번 세계수 ‘트리’를 통해 아카식 레코드가 갱신되는 날이 크리스마스로 나온다.

루돌프는 괴수 같은 존재들이고, 앙겔로스라고 하는 산타 적대조직이 존재해서 현 세계를 위협한다. 산타 VS 앙겔로스의 대립이 핵심적인 진영 갈등인 것이다.

자연의 이름을 뜬 도시들의 존재와 산타 자격시험, 루돌프 가면 등을 보면 키시모토 마사시의 나루토에 영향을 받은 것 같은데 작중에 산타가 아카식 세례를 받고 아카식 타투를 몸에 새겨 아캬샤 능력을 사용하는 것은 인술보다 이능력 배틀에 더 가깝다.

작중 아캬사는 자연계, 강화계, 부여계, 변성계, 이능계, 공간계 등 다섯 개로 분류되어 있다.

전격 방출, 얼음 방벽 같은 거야 흔한 능력이라고 해도 물을 조정하면서 독 기능까지 추가한 독 항아리라던가, 금색 빛을 뜬 화염인 금염(金焰), 목표 대상의 데미지를 나눠 받는 소울 링크, 괴성 음파 공격을 할 때 의성어의 첫 글자가 뿜어져 나가는 것 등등 설정, 연출이 신선한 능력도 꽤 많이 있다.

본작의 주 무대는 전투 산타 부대 노엘의 관리 구역인 만년설 시티지만 이곳 이외에 다른 여러 도시가 존재하고 도시마다 산타 부대가 존재하고 루돌프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으며, 그 모든 것의 중심에 아카식 레코드가 있어서 배경 스케일도 크다.

배경 스케일이 큰 만큼 세계관 및 이야기의 확장성도 갖췄다. 크리스마스, 산타를 태그로 해서 재구성한 오리지날 세계관 자체도 그 설정이 방대하고 그걸 기반으로 한 갖가지 묘사도 나름대로 특색이 있다. (예를 들어 산타 학교의 풍경과 산타 자격 시험 묘사 등등)

스토리는 일본 소년 점프식 만화 같은데 이게 일본 만화 관점에서 보면 흔한 작품 같지만, 한국 만화 관점에서 보면 흔하지 않다.

정확히는, 한국 만화 중에 소년 점프식 만화를 제대로 시도한 게 지금까지 별로 없었다. 소년 점프식 만화란 게 어떤 건지 알아도 막상 그렇게 그릴 수 없는 건 점프식 만화에 대한 이해와 애정, 그리고 센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그런 관점에서 필요한 모든 걸 다 갖췄고 정진정면 소년 점프식 만화로 전개해 나간다. 그래서 유니크한 점도 있다.

근데 이게 또 그냥 보통의 점프식 만화로 전개한 것만은 아니고 거기서 약간 내용을 뒤틀어 재구성했다.

보통 소년 점프식 만화하면 보잘 것 없는 주인공이 실은 대단한 혈통이나 뛰어난 잠재 능력 혹은 천재성을 띄고 있어서 처음에는 무지 약했지만 나날이 갈수록 강해지면서 고난과 시련을 극복하는 걸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본작의 주인공 토리는 혈통과 잠재 능력이 있지만 그게 온전히 이어져 발전되지는 못한다.

뇌전 산타 헥톨의 아들인데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아카식 세례를 받지 않고도 아캬사 능력을 사용할 수 있고, 그게 본편 스토리의 핵심적인 비밀 중 하나다.

즉, 잠재 능력은 있는데 이게 훈련, 실전을 거쳐 단계적으로 성장하는 게 아니라.. 잠재적인 위험을 동반하고 있고 그게 적대 세력의 관심을 끌며 커다란 비밀로 얽혀 있어서 다음 전개를 예측할 수 없다.

토리는 쾌활하고 행동력 넘치며 의지로 가득 찬 소년 점프식 주인공 타입이지만, 혈통은 좋은데 잠재적 위험을 동반한 능력과 비밀 때문에 요주의 인물로 찍혀 보기 딱한 구석도 있다.

토리가 속한 노엘 부대는 일찍히 토리의 아버지 헥톨이 노엘 부대에 속해서 활동했다는 인연이 있고, 냉정 침착 괴력 무쌍의 흑형 노엘을 필두로 삼아, 전투의 공격을 맡은 긴카스, 전투의 방어를 맡은 비앙카, 수송 및 서비스씬 담당인 마르스, 탐색/감지 등 서포트를 맡은 키프로스, 팀의 정비 및 츤데레를 맡고 있는 바르에코 등등 각자 확실한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토리는 신입 멤버고 여건상 부대 활동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지만, 토리를 중심으로 인물 관계를 형성하면서 각자의 성격을 묘사하고 개성을 드러내기 때문에 누구 한 명 병풍 신세 지는 법 없이 캐릭터 운용을 잘했다.

4권부터 시작되는 산타 학교의 산타 자격시험에서는 토리 또래의 산타 지망생들이 등장하면서 신 캐릭터가 속출하는데, 토리의 라이벌. 토리와 적대하면서 어그로 끄는 트롤충. 토리를 이용해 먹으려는 속물, 토리의 아버지 배경만 보고 냅다 달려든 팬 등등 토리를 중심으로 한 갈등 관계가 쭉 이어져 여전히 토리가 스토리의 중심에 있고 혈통과 잠재 능력이 오히려 독이 되어 사고가 발생해 극적인 전개가 이어져 몰입도가 높다.

아쉬운 건 이 작품은 4권으로 조기 종결됐는데 하필이면 토리가 산타 자격시험을 치르는 산타 학교 편에서 이야기가 끝나는 바람에 아직 본편 스토리가 제대로 시작되지도 못했다.

토리의 일대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도입부가 끝나고 본편이 시작한 순간 끝이 나버린 것이다. 단행본 4권 끝에 1부 완결이란 문구가 나오지만 사실상 완결된 것으로 이야기 자체가 온전히 마무리되지 못했다.

토리가 앙겔로스에 의해 강제로 아카식 세례를 받게 되고, 앙겔로스의 리더 샤키엘한테 납치된 걸로 끝났다.

완결편이 27화인데, 27화 표지 그림이 토리가 뒤를 돌아보고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손을 흔들고 정면에 보이는 거대한 달을 배경으로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나는 걸 암시하고 있어서 지금 보면 참 먹먹하다.

작화는 본작이 작가의 데뷔작에 8년 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퀼리티가 높다. 잡지 연재 작품이라서 그런 것이다.

판타지 액션물이다 보니 액션 씬의 밀도가 특히 높고, 배경도 디테일하다. 기본 배경은 물론이고 군중 하나 허투루 그리는 법 없고 사소한 행동, 장면 하나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잘 그렸다.

캐릭터 디자인도 준수하게 잘 뽑혔고, 단순히 미소년, 미소녀, 미남, 미녀 등등의 미형 캐릭터만 나오는 게 아니라 흑인인 노엘, 풍체 좋은 빅마마 로쟈, 무천도사와 핫포사이를 합친 듯한 땅딸막한 에로 산타 할아범 산타클로스 등등 다양현 연령대, 체형의 캐릭터가 나와서 인물 묘사의 소화 범위가 넓다.

괴수인 루돌프도 이미지 컨셉이 겹치는 일 없이 다양하게 그려진다. 이 루돌프도 인간에게 무해한 루돌프와 산타가 아카식 혼(뿔)이 이식되어 인간에서 루돌프로 변신하는 하프 루돌프 형태도 따로 있어서 디자인의 바리에이션이 풍부하다.

결론은 추천작! 산타, 크리스마스, 트리, 루돌프 등의 크리스마스 소재를 오리지날 판타지로 재구성한 게 신선하게 다가오고 방대한 세계관과 디테일한 설정, 묘사를 높은 작화 퀼리티와 소년 점프식 캐릭터가 뒷받침을 해주는 한편. 극 전개가 소년 점프 만화의 왕도를 따라가면서도 잠재적 위험을 동반한 능력과 출신에 포커스를 맞춰 거기서 불거진 갈등을 극대화시켜 예측불허의 전개를 넣어 이야기 자체가 흥미진진해서 완성도 있고 재미도 있는데 조기종결된 게 너무 아까운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현재 절판되어 네이버 엔스토어에서 유료 서비스로 권당 대여 가격 5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덧붙여 단행본 같은 경우 책 커버를 벗기면 책 안쪽 앞뒤에 특전 그림이 있다. 보통, 앞쪽은 책 표지에 나오는 캐릭터의 프로필이 깨알 같은 글씨로 자세히 적혀 있고, 뒤쪽은 등장인물 SD 캐릭터가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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