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맨: 아포칼립스 (X-Men: Apocalypse, 2016) 2016년 개봉 영화




2016년에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만든 엑스맨 프리퀼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와 함께 뉴 트릴로지 3부작에 속한다.

내용은 기원전 3,600년의 고대 이집트 카이로에서 최초의 뮤턴트이자 사람들에게 신으로 숭배받는 앤 시바 누르(아포칼립스)가 영생을 얻기 위해 타인이 소지한 힐링 팩터를 자기 몸으로 전이하던 의식을 진행하던 중. 반역자 무리들에게 공격을 받고 네 기사 덕분에 목숨은 건졌지만 피라미드가 무너져 네 기사가 전멸하고 아포칼립스 본인은 태양빛을 받지 못해 생매장되어 봉인당했는데 그로부터 수천 년의 시간이 지난 뒤. 현세까지 남아 있던 추종자들이 비밀 의식을 열던 걸 CIA 요원 모이라 맥태거트가 뒤쫓다가 몰래 들어오면서 열어둔 구멍으로 태양빛이 새어 들어와 아포칼립스의 봉인이 풀려 현세에 부활하면서 스톰, 사이록, 엔젤, 매그니토를 새로운 네 기사로 삼아 현대 인류를 멸망시키려고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전작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서 1983년 워싱턴 사건의 역사가 바뀌어 매그니토는 숨어 살게 되고, 대통령을 구한 미스틱은 뮤턴트의 영웅이 되어 프로패서X와는 또 다르게 뮤턴트를 도와서 미스틱&프로패서X의 협력 체제가 이루어진 세계를 밑바탕에 깔아 놓고 시작한다.

시간 연대는 전작으로부터 10년 후인데 스톰, 사이클롭스, 진 그레이, 나이트 크롤러 등등 엑스맨 주요 멤버들의 하이틴 버전이 나온다.

나이트 크롤러는 불법 투기장에서 엔젤과 싸우던 걸 미스틱이 구출해서 데리고 나오고, 사이클롭스는 옵틱 블래스트 능력이 갓 발휘되어 형인 하복에 의해 자비에 영재학교에 입학해 진 그레이와 함께 하이틴 뮤턴트 팀을 이루어 활약하는 부분은 볼만했다.

근데 사실 본작에서 가장 볼만한 건 전작에 첫 등장해 짧은 분량이지만 엄청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인 퀵실버의 자비에 영재 학교 학생들 구출 작전이다.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학교가 폭발한 순간, 퀵실버가 초스피드 능력을 발휘해 교내에 있는 학생과 관계자 전원을 구해서 탈출하는 씬으로 진짜 그거 하나가 본작의 비주얼적인 재미를 캐리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볼만한 부분과 장점은 그 정도가 전부다. 나머지는 단점 투성이다. 정확히는,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단점이 극대화됐다.

우선 서사가 쓸데없이 길고, 전개가 밑도 끝도 없이 늘어진다.

엑스맨 시리즈 영화 시리즈가 지금 이 작품을 포함해 얼마나 많이 나왔는데, 이미 다 아는 캐릭터 또 새로 소개하는데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그리고 아포칼립스가 새로운 네 기사를 임명하는데 많은 분량을 할애한 것에 비해 엔젤과 사이록은 완전 쩌리짱 수준으로 비중이 낮고 스톰은 단역 수준. 매그니토 혼자 조연에 가까워서 캐릭터 낭비가 심하다.

원작 코믹스의 초대 멤버인 엔젤(아크 엔젤)은 변변한 대사 한 마디 없이 적으로서 주인공 일행과 적대하다가 허무하게 리타이어하고, 사이록도 예고편에서만 그럴싸하게 나오지 본작에서의 비중은 엔젤과 대동소이해서 왜 나왔는지 이유를 모를 수준이다.

이번 작품 캐릭터 공개된 거 보고 ‘우왕 사이록 나온다!’하고 기대한 사람은 뒤통수가 얼얼할 거다.

캐릭터 소개, 합류하는데 시간 존나 쓰더니 막판에 가서 캐릭터 설득해서 아군으로 만들어 모두 함께 힘을 합쳐 싸우는 전개로 나가는데 이건 엄청 짧은 시간 만에 이루어져 분량 배분에 완전 실패했다.

스톰도 스톰이지만, 문제는 매그니토로 가족을 잃고 인간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올라 아포칼립스의 네 기사가 되어 그에게 자력의 힘을 받아 재난급 테러를 가했는데.. 때가 되니까 눈 깜짝할 사이에 화해하고 용서해서 슈퍼 짱짱 착한 놈이 되니 급전개도 이런 급전개가 또 없다.

본작의 메인 악당 아포칼립스도 무슨 최초의 뮤턴트이자 신으로 추앙받던 존재라고 설정은 존나 거창한 것에 비해 그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민간인 몇 명 죽이고 네 기사를 찾아내 힘을 주어 심복으로 삼고, 카이로 시내에 피라미드를 새운 뒤 부하들 옷 만들어주고 프로페서X의 몸을 빼앗으려다가 실패한다.

작중 아포칼립스가 유일하게 일 다운 일을 한 건 프로패서X의 정신을 제압하고 세레브레의 제어권을 강탈해 전세계 강대국의 핵 미사일 담당자를 지배해 모든 핵무기를 우주로 발사해 없애버린 것뿐이다.

존나 짱짱 센 뮤턴트라며 가오만 잡지 실제로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것 없이 프로패서X 대머리 만든 것 말고는 뮤턴트 대상으로 킬 마크 하나 찍지 못한 채로 결국 스톰, 매그니토, 사이클롭스의 트리플 광선을 삼면에서 받다가 각성한 진 그레이에게 끔살 당해 진짜 슈퍼 히어로 영화 역대급 호구 보스로 나온다.

타이틀 부제가 아포칼립스인 만큼 존나 비중이 높고, 전작 쿠키 영상부터 그렇게 떡밥을 던져 놓더니 회수한 결과가 고작 이거 밖에 안 되다니 이게 말이 되겠나.

메인 악당의 워낙 허접하게 묘사되서 주제가 ‘종말’이라는 게 민망하게 느껴질 정도다.

신 캐릭터, 메인 캐릭터도 제대로 운용하지 못하는 주제에 스토리 중반부에 스트라이커 장군에게 붙잡혀 실험체가 된 울버린이 카메오 출현해 크로우 무쌍 한 번 찍은 뒤 퇴장해서 완전 주객전도됐다.

울버린 액션씬 자체는 그냥저냥 볼만하지만, VS 아포칼립스인 메인 스토리랑 전혀 접점이 없어서 필름 낭비에 불과하다.

울버린이 인기 캐릭터라서 무리하게 넣은 것 같은데 그게 작품의 완성도를 하락시키는 원인 중 하나가 됐다. (울버린 넣을 시간에 아포칼립스의 네 기사 디테일이나 좀 신경을 썼어야지! 아크 엔젤, 사이록 어쩔거야?)

애초에 전작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엔딩에서 울버린은 물 속에 가라앉아 있는 걸 스트라이커로 변신한 미스틱이 구해주어 뒤바뀐 미래의 자비에 영재 학교에 선생으로 근무하는데.. 그걸 완전 무시하고 아무 설명없이 진짜 스트라이커 장군에게 붙잡혀 실험체가 되었다는 설정은 너무 무리수가 컸다.

그밖에 쥬빌리가 사이클롭스 일행의 동년배 뮤턴트 학생으로 등장하지만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어 배경 인물 신세에 지나지 않은 것과 기존 엑스맨 영화에서 사이콜릅스의 안습 행보를 형인 하복이 대신 걸어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 것 등이 좀 아쉽다.

결론은 비추천. 사이클롭스, 나이트 크롤러, 진 그레이의 하이틴 버전 3인조 활약은 볼만했고 퀵실버의 초스피드 액션은 최고였지만.. 본편 스토리가 쓸데 없이 서사가 길고 캐릭터 소개, 합류, 일상 이벤트에 지나치게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어 스토리가 밑도 끝도 없이 늘어지며, 본작의 신 캐릭터인 엔젤(아크 엔젤)과 사이록이 병풍으로 나와 캐릭터 낭비가 심한 데다가 메인 빌런인 아포칼립스가 거창한 배경과 설정, 능력을 가지고 가오 잡는 것에 비해서 너무 허접하게 나오고 뜬금없이 나온 울버린 파트는 개연성이 너무 떨어져 스토리의 완성도를 갉아먹으니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단점이 극대화된 졸작이다.

어쩌면 부제인 아포칼립스(종말)이 의미하는 것은 엑스맨 영화 시리즈 프렌차이즈의 종말인지도 모른다.

브라이언 싱어의 감독 역량의 한계가 드러나서 최소한 엑스맨 영화 시리즈에선 감독에서 물러나 제작만 맡고 매튜 본 감독을 등판시켜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시절로 회귀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서도 스탠 리 옹이 카메오 출현한다.

덧붙여 쿠키 영상이 하나 있는데 웨폰 X와 미스터 시니스터 관련 떡밥이다. 앞으로 나올 울버린 3탄에서 미스터 시니스터가 나온다고 해서 울버린 3탄용 떡밥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덧글

  • 잠본이 2016/07/19 00:39 # 답글

    진짜 왜 로건이 저기있고 진짜 스트라이커는 언제 제자리를 찾았고 미스틱은 왜 그리됐나 설명이 전혀 없어서 짜증 나더군요.=_=
  • 잠뿌리 2016/07/22 18:10 #

    로건, 스트라이커 나오는 부분은 아포칼립스와 아무런 관련이 없어서 진짜 어거지로 쑤셔 넣은 거라 필름 낭비가 심했죠. 미스틱 관련 설정도 중요한 설명을 다 빼먹고 노래방 간주 점프하듯 넘어가서 문제가 많았고요.
  • 역관절 2016/07/19 07:16 # 답글

    아무리 생각해도 진짜 악당은 매그니토 왜 살려두는건지
  • 잠뿌리 2016/07/22 18:10 #

    매그니토가 저지른 악행에 비해 너무 봐주고 넘어가는 경향이 큰 것 같습니다. 각본의 편애가 심하죠.
  • 2016/07/19 07:3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6/07/22 18:1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미르사인 2016/07/20 02:23 # 답글

    매튜...각본에 더러운 킨버그가 빠지고 대신 매튜 본 선생님만 참여했더라면 역대급 갓작이 나올 수도 있었는데....

    이번 영화 각본이 구리기 그지없는데도 어느 정도까지는 (어디까지나 어느 정도)연출력으로 커버한 거 보면 진짜 각본만 좀 제대로 나왔으면 명작이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보다 브싱 이 양반은 그정도 능력 있는 감독이 왜 각본 보는 눈은 그리 거지발싸개야....

    물론 거지발싸개같은 코스튬은 생략...
  • 잠뿌리 2016/07/22 18:15 #

    킨버그가 엑스맨/판타스틱 포 시리즈의 암적인 존재가 됐지요.
  • 잠본이 2016/07/23 11:13 #

    킨버그 본인은 자신을 제2의 케빈 파이기로 생각할지 모르나 현실은 우베 볼에 근접중인(극언)
  • 잠뿌리 2016/07/23 12:11 #

    사이먼 킨버그가 제작만 참여한 작품은 무난한데 각본에 참여하면 폭망해서 각본계의 우웨볼이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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