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저링 2 (The Conjuring 2.2016) 2016년 개봉 영화




2016년에 제임스 완 감독이 만든 컨저링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내용은 1977년 영국 런던 외곽에 있는 작은 마을 엔필드에서 호지슨 가족이 사는 집에 폴터가이스트 현상과 함께 정체를 알 수 없는 노인의 유령이 나타나 막내딸 자넷의 몸에 빙의해 초자연적인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그게 세상에 알려지자, 교회의 요청을 받은 미국의 퇴마사 워렌 부부가 영국의 호치슨 가족 집에 방문하여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고 일찍이 아미티빌 하우스에서 조우했던 수녀 악령이 관여됐다는 사실을 밝혀내 퇴치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의 메인 소재는 실제로 영국에서 1977년에 발생한 ‘엔필드 폴터가이스트’ 사건을 베이스로 하고 있다.

엔필드 폴터가이스트 사건은 영국의 작은 마을 엔필드에서 60년된 주택에서 살던 호치슨 가족이 겪은 폴터가이스트 현상으로 11세 소녀에게서 70대 노인의 목소리가 나오고, 집안의 물체가 날아다니며 가구가 움직이는 현상이 발생해 영국 전역을 공포에 빠트려 워렌 부부가 나서서 해결한 사건이다.

하지만 실화 바탕 영화가 항상 그렇듯 줄거리만 실화지, 본편 스토리 자체는 완전 새로 각색했다.

워렌 부부가 아미티빌 하우스 사건을 해결하러 갔을 때 조우한 수녀 악령이 엔필드 폴터가이스트 사건에 개입한 것으로 나와 초자연적인 사건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러닝 타임이 2시간이 살짝 넘어가는데, 전반부는 집안의 가구가 움직이는 폴터가이스트 현상과 집안에 깃든 노인 유령 빌에 의한 심령의 공포에 포커스를 맞췄다.

전작은 호숫가에 있는 외딴 집이라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지만.. 본작은 영국 외곽의 작은 마을에 있는 2층짜리 집이라서 배경 셋트 자체는 특별할 게 없고, 등장 인물의 행동반경이 대단히 좁아서 하우스 호러물의 특성을 잘 살리지 못했다.

공포 포인트 배경이 기껏해야 물 찬 지하실과 2층 복도 끝 미니 텐트 정도 밖에 없다.

전작에서 워렌 부부가 유령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자외선 라이트, 자동 촬영되는 사진기 등등 시대 배경인 70년대 기준으로 첨단 장비를 동원해 과학적인 접근을 통해 조사를 진행했는데 본작엔 그런 게 잘 안 나온다.

본작에선 호치슨 가족이 겪은 일이 진실이냐, 거짓이냐 이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기 때문에 대화 심문, 목소리 녹음, 캠 카메라 촬영 정도만 나온다.

접근 방식이 전작과 다르지만, ‘기승전엑소시즘’인 것은 전작과 동일해서 극후반부의 내용은 사람에게 빙의한 악마와 싸우는 것이다.

하이라이트의 엑소시즘 자체는 좀 식상한 편이지만, 작중에 로레인이 남편의 죽음을 예지몽으로 꾼 것과 진짜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에드가 교차하면서 극 전개 자체는 나름대로 긴박감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장면은 에드가 자넷의 몸에 씌인 빌 유령을 심문할 때 뒤돌아서서 앉은 채로 질문을 던지는데. 이때 자넷이 빌의 목소리로 답하면서 자넷의 모습을 흐릿하게 처리해 빌의 실루엣을 비춘 씬이다.

그 이외에는 수녀 악령 등장씬 전부가 기억에 남는다.

캐릭터의 관점에서 보면 이번 작에도 역시 주인공은 에드/로레인 워렌 부부다.

워렌은 잠긴 창문을 깨거나 문을 박살내는 것 등등 몸 쓰는 일을 주로 하고, 로레인은 예지몽 및 유체이탈 사이코메트리 등등 심령 능력으로 사건의 단서를 얻어 문제 해결 방법을 찾아낸다.

콤비로서 역할 분담을 하고 각자 확실한 포지션을 잡고 있고 부부로서의 로맨스 요소까지 갖췄다.

도입부에선 처음부터 나온 반면, 본편 스토리에서는 중반부부터 등장하지만 앞서 등장한 호치슨 가족을 다 합친 것보다 더 존재감이 있고 이번 작에서도 확실하게 주인공 커플로 자리매김했다.

근데 사실 본작의 얼굴 마담은 워렌 부부가 아니라 수녀 악령이다. 전작에 손뼉 귀신이 있다면, 본작에선 수녀 악령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작중 포지션에 좀 애매한 구석이 있다.

오리지날 캐릭터로서 도입부의 아미티빌 하우스에서 첫번째로 나온 이후로, 중반부에 로레인의 꿈속에서 두 번째로 나오고. 극후반부에 빙의 당한 자넷이 폭주할 때 세 번째로 나오는데 작중 위치는 최종보스이자 사건의 흑막인데 악마로서의 이름 이외에 아무것도 밝혀진 게 없이 리타이어하기 때문이다.

수녀 악령은 특수분장도 제법 오싹하게 잘 만들었고, 벽에 드리운 그림자로 움직이다가 자신을 그린 초상화를 손에 쥐고 달려드는 것 등이 꽤 호러블했는데 출현 분량이 너무 적어서 아쉽다.

수녀 악령에 좀 더 포커스를 맞췄다면 꽤 무서운 작품이 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를 않았다.

애초에 이 작품 자체가 호러 영화로서 무서움의 강도가 전작보다 못하다.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서운 영화’ ‘혼자 보지 마세요’라고 되게 거창한 홍보 문구를 달았던 전작과 달리 이번 작은 그런 문구로 블러핑 홍보를 하는 것 조차 좀 민망할 정도다.

화목한 의뢰인 가정, 로맨틱한 퇴마사 부부, 그리고 추억의 올드팝 등이 작품 분위기를 훈훈하게 하는데 그게 오히려 호러 영화로서는 마이너스로 작용했다. (난 호러 영화를 보러 온 거지, 응답하라 영국 런던 1977을 보러 온 게 아니라고!)

그 마이너스 효과가 공포의 부담감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기도 해서, 일반 관객의 접근성을 높여서 부담 없이 볼 수 있게 한 건 또 사실이라서 일장일단이 있는 것 같다.

결말도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일반 관객의 입맛에 잘 맞췄다.

실제 워렌 부부가 별 다른 사고 없이 계속 퇴마행을 펼쳤고, 영화로 각색된 본작도 매 라스트 씬마다 워렌 부부의 컬렉션에 퇴마행에서 얻은 특별한 물건을 추가하는 게 나오는 거 보면 시리즈가 계속 이어져 나오도 워렌 부부는 주인공 무적 보정을 받을 것 같다.

브루스 캠벨의 애쉬, 제프리 콤즈의 허버트 웨스트, 환타즘의 레기, 할로윈의 샘 루미스 박사/로리 스트로드처럼 호러 영화 시리즈 주인공 아이콘의 반열에 올려도 손색이 없다.

결론은 평작. 작중 최종보스격인 수녀 악령의 떡밥이 제대로 회수되지 않아 포지션이 애매하고, 배경 셋트 스케일이 작아져 작중 인물의 행동반경이 제한적이며, 본편 스토리 내에 훈훈함을 더해 호러물로서의 밀도가 떨어져 전작보다 무섭지는 않지만.. 그만큼 무서운 영화에 내성이 약한 일반 관객도 부담 없이 볼 수 있어 대중적인 접근성은 더 나아진 부분도 있는 작품이다. 호러 영화 입문자용 같은 작품이랄까.

여담이지만 개봉 순서와 달리 시리즈로서의 시간적 순서는 애나벨<컨저링 1<컨저링 2의 순서다. 본작 도입부에 아미티빌 호러 하우스 사건이 나오지만 그건 아직 독립적인 작품으로 나오지 않았다.

추가로 본작의 메인 소재인 앤필드 폴터가이스트 사건은 본작이 나오기 한참 전부터 국내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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