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를 찾아서 (Finding Dory, 2016) 2016년 개봉 영화




2016년에 픽사에서 앤드류 스탠튼 감독이 만든 가족 해양 모험 애니메이션. 2003년에 나온 ‘니모를 찾아서’의 스핀 오프작으로 전작우로부터 무려 13년만에 나왔으며, 픽사 타이틀 넘버링으론 17번째 작품이다.

내용은 니모가 무사히 구출된 전작으로부터 1년 후, 도리가 말린, 니모 부자와 함께 살다가 자신의 기억 깊숙한 곳에 있던 부모님의 존재를 떠올리고 말린, 니모와 함께 부모님을 찾으러 캘리포니아로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전작이 말린과 도리가 니모를 찾아서 전 바다를 누비는 로드 무비였다면, 본작은 바다에서 해양 박물관으로 배경을 축소했고 도리가 주인공으로 나와 부모님을 찾는 게 메인 스토리며 말린과 도리가 그 여정을 함께 한다.

배경이 축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도리 일행의 여정은 상당히 스펙타클하게 진행된다. 비록 바다는 아니지만 해양 박물관 전체를 누비면서 물 속 뿐만이 아니라 땅 위까지 행동 범위를 넓히고 부모님을 찾아 나서는데 총 천연색 물고기의 대향연으로 비주얼이 엄청 화려하고, 모험의 밀도 또한 대단히 높다.

도리가 단기 기억상실증을 겪고 있는데 이 설정을 충분히 활용해서 도리의 존재감을 높이면서 극의 몰입도를 극대화시켰다.

스토리 전개가 좀 빠른 편이라서 이걸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이 작품의 핵심은 도리의 ‘부모님 찾아 3만리’라서 딱 거기에만 집중하면 된다.

‘부모님을 찾아야해!’ ‘기억을 못하겠어!’ ‘기억해 내야 해!’ 이 3가지가 핵심적인 키워드다.

단기 기억상실증이란 장애와 싸우면서도 어떤 고난과 위험에 처해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며, 도리 자신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칭찬과 긍정의 힘. 선의, 호의. 우정. 가족사랑 등 모든 밝은 에너지가 응축되어 완전한 해피엔딩에 이르니 보는 사람이 마음을 치유하는, 치유물적인 성격마저 띄고 있다.

이 정도면 픽사 애니메이션 역대급 각본이라고 할 수 있다. 작년에 나온 픽사의 ‘인사이드 아웃’도 감동적인 작품이었지만, 본작이 더 감동적인 건 부모님을 찾아야 하는 도리의 절실함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모험의 과정에서 부모님의 기억을 계속 떠올리고, 모험의 끝에서 부모님과 재회하는 그 순간. 쌓아놨던 감정을 한 번에 폭발시키는데 그 연출도 좋지만 내용도 벅찬 감동을 안겨준다.

집 나간 탕아, 고향으로 돌아오다. 부모님 찾기. 이렇게 메인 소재를 늘어놓으면 흔한 이야기인 건 맞긴 한데 그게 기억 상실증이란 제약을 가진 도리를 주인공으로 삼아 스토리를 진행하니 극 전개가 완전 예측불허였다.

소재가 흔하다고 해도 그걸 풀어내는 방식과 스토리 전개가 보는 사람의 허를 찌르고 뒷내용을 예상하지 못하게 하면 그게 곧 참신한 것이다.

헤어진 가족을 찾는다는 목표는 전작과 동일해도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전작과 다르니 예전에 본 거 또 보는 게 아니라, 예전의 그 캐릭터로 새로운 이야기를 보는 느낌을 준다.

본작의 신 캐릭터인 문어 행크는 도리와 팀웍을 이루어 도리 최고의 파트너로서 본작을 하드캐리 했고, 고래 상어 데스티니와 돌고래 베일리도 도리의 친구로서 큰 도움을 주면서 대활약하며 자기 개성과 매력을 뽐냈으며, 그 이외의 신 캐릭터들도 정말 누구 한 명 버릴 게 없다.

기존의 캐릭터는 말린과 니모가 도리의 모험을 함께 했는데 극 전개상 서로 헤어져 각자의 시점으로 극을 전개하다가 나중에 합류하는데, 이런 전개가 또 뒷내용을 쉽게 예상하지 못하게 해서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했다. (언젠가 합류할 거란 건 알지만 ‘어떻게 합류할까?’는 전혀 몰랐다)

때 아닌 지상 추격전이 벌어지는 하이라이트씬에서 초반부의 시고니 위버 떡밥을 깔끔하게 회수하면서 자연친화적인 결말로 이어지는 마무리가 깊은 여운을 안겨준다.

결론은 추천작. 인사이드 아웃으로 왕의 귀환을 했다가 굿 다이노의 흥행 참패로 삐끗 했던 픽사가 다시 한 번 저력을 발휘해 북미 애니메이션의 패왕색 패기를 선보인 작품으로 전작의 캐릭터를 등장시켜 가족을 찾는 같은 목표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전작과 전혀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헤어진 부모님을 찾는 흔한 소재를 개성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펼쳐 나가는 예측불허의 전개로 몰입도를 극대화시키는 한편. 스펙터클한 모험과 가족 드라마의 감동이 공존하여 명실상부한 가족용 애니메이션의 끝판왕이 된 우주 명작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전작의 떡밥이 회수되는 씬이 몇 개 있다. 도리의 불루탱 동족과 부모님의 존재부터 시작해 도리가 지어낸 노래 ‘계속 헤엄쳐’의 유래와 도리가 고래 말을 할 줄 안다는 떡밥이 13년 만에 회수됐다.

덧붙여 이 작품 엔딩롤 때는 바다 밑바닥에서 수면 위까지 스크롤이 올라가면서 온갖 물고기들이 다 나오며, 스텝롤이 다 올라가 수면 위로 시점이 바뀌었을 때 쿠키 영상이 나오니 끝까지 보고 나오길 권한다.

추가로 이 작품은 북미에선 메타크리틱 스코어 77/유저 점수 8.2, 로튼 토마토 신선도 94%/관객 점수 91%의 고득점을 얻었고, 네이버 관객 평점도 9점에 가까워 높은데 비해 네이버 전문가 평범은 6점대라서 이상할 정도로 점수가 박하다.

네이버 평론가 중 한 명이 각본이 픽사 역대 최악이라고 디스하면서 별 2개를 줘서 그런 것인데.. 실제로는 북미 애니메이션 오프닝 성적 역대 최고점을 찍어 대히트쳤다.

전야 개봉 성적이 920만 달러, 첫날 개봉 성적이 5000만 달러를 넘었으며 첫주 오프닝 수익이 1억 3506만 달러로 기존의 애니메이션 흥행 기록을 모조리 갈아 치웠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 시작 전에 픽사의 단편 Piper가 상영하는데 실사 느낌을 강화시킨 3D 애니메이션으로 해안가의 아기 새가 나오는데 엄청 귀엽다.


덧글

  • 따뜻한 허스키 2016/07/08 05:23 # 답글

    봐야지 했는데 리뷰보니 더 보고싶어졌어요!! 근데 저두 네이버 전문가 평점이 너무 박해서 잉ㅠㅠ 하기는 했는데... 직접 확인해봐야겠음당!!ㅎㅎ
  • 잠뿌리 2016/07/08 11:17 #

    네이버 전문가 평점은 유독 한 사람만 그렇게 박하게 준 것 같습니다. 감상에 도움이 안 되는 사적인 평점이었죠.
  • 바이아란 2016/07/08 06:30 # 답글

    작년에 인사이드 아웃도 재밌게 봤는데 도리를 찾아서도 보러 가야겠네요 기대됩니다 ㅎㅎ
  • 잠뿌리 2016/07/08 11:17 #

    작년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인사이드 아웃. 올해는 도리를 찾아서의 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재미있었습니다 ㅎㅎ
  • 살구씨 2016/07/10 14:37 # 삭제 답글

    데스티니는 망치상어가 아니라 고래상어입니다:)저도 도리를 찾아서 보면서 전작의 떡밥회수 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ㅋㅋ
  • 잠뿌리 2016/07/10 14:40 #

    아. 고래 상어 맞죠. 전작 떡밥 회수가 쿠키 영상까지 나와서 찾아보는 재미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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