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령시(怨霊侍.2004) 2019년 일본 만화




2004년에 오기노 마코토가 슈에이샤의 비즈니스 점프에서 연재를 시작해 전 23화/단행본 3권으로 완결한 오컬트 액션 만화.

내용은 일본 헤이안 시대 때 나라에 속하거나 귀족을 모시던 음양사의 손발이 되어 악령과 싸우는 이들이 있었는데 원혼과 일체화하여 어둠의 힘을 발휘해 싸워서 사람들에게 ‘원령시’라고 불렸는데, 현대에 이르러 원령시의 후예들이 세운 원령시 전문 학교인 국립도쿄제국대학의 야간부 죽음학과에 재학 중인 쿠로바네 타이치가 쌍동안이란 특수한 능력을 가지고 악령 퇴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작중 원령시는 남녀 한쌍의 2인 1조로 팀을 이루어 음과 양의 검기를 사용해 악령을 소멸시키는 ‘태극검’을 사용하고, 음양사가 사용하는 식신과 같은 것으로 ‘사귀신’을 부리는데 악령이나 동물 영혼, 종이 인형, 인간의 영혼을 이용하며, 사귀신이 입은 데미지가 술사에게 전이되어 음양사의 식신과 차이가 있다.

주인공 쿠로바네 타이치는 쌍동안의 소유자로 일반 영매사의 영시가 볼 수 없는 걸 꿰뚫어 보고, 맨주먹으로 악령을 때려잡거나 망치로 뚜드려 패며 싸운다. (이게 또 그냥 망치가 아니라 자루가 긴 워햄머다)

오기노 마코노가 전작인 낚시 만화 ‘오보코’를 연재할 당시 병원에 입원했을 때 코나미의 호러 게임 ‘사일런트 힐’을 즐기면서 그 영향을 받아 주인공의 무기를 둔기인 망치로 설정한 것인데 사일런트 힐 1에서 주인공의 주요 무기인 쇠파이프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작중 타이치의 라이벌격인 캐릭터인 우라카미 리키야는 모닝스타를 쌍수로 들고 나왔다가 나중에 사슬 달린 모닝 스타를 사용하는데, 히로인인 시즈카는 단검 이도류. 준 히로인은 히메코는 양손 대검을 사용해서 원령시 남학생은 둔기/여학생은 날붙이로 무장했다.

영안의 능력을 카피한 안경이 원령시의 기본 장비인데 타인에게 양도해 안경을 착용한 상태에서 주위에 떠도는 귀신을 볼 수 있게 해준다. 이 안경 설정은 존 카펜터 감독의 1988년작으로 당시 WWF 슈퍼 스타인 로디 파이퍼가 주연을 맡은 영화 ‘화성인 지구 정복’에 나온 외계인 식별 안경을 바탕으로 했다고 한다.

본편 스토리는 타이치가 악령 퇴치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6개의 단편 구성으로 1권, 2권부터 3권까지는 원령시 대학을 무대로 삼아 학원 생활을 하는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타이치가 쌍동안의 힘으로 모든 걸 꿰뚫어 보고 악령을 문자 그대로 때려서 잡는 액션은 나름 호쾌하지만, 기본적으로 타이치가 나서기 이전의 에피소드 분위기 자체는 굉장히 음침하고 원령에 대한 묘사가 거의 심령 만화 수준이다.

사건을 해결해도 주위에 떠도는 유령은 사라지지 않는 것으로 처리할 정도라 공작왕과 비교하면 퇴마보다는 호러에 초점을 맞췄다.

이게 당시 오기노 마코노가 오보코 연재 중에 입원했을 때 병원의 오진으로 반년 밖에 못 산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고 죽음의 공포를 느껴 본작을 구성해서 그렇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그런지 첫화 배경이 아예 병원이다)

하지만 2권부터 주요 배경이 학원으로 바뀌면서 격투/학원 만화로 완전히 변모하면서 오기노 마코노 만화 최초의 오컬트 학원 격투 만화가 됐다.

타이치와 다른 원령시 학생들이 팀을 맺거나, 충돌을 하면서 치고 박고 싸우는 내용이 주로 나와서 모처럼 1권에서 잡아 놓은 호러 분위기를 날려 버렸다.

특수한 눈으로 귀신의 존재를 파악해 퇴치한다. 라는 1권의 심플하고 핵심적인 내용이 학원물로 넘어가서는 그다지 부각되지 않는다.

타이치의 쌍동안이 영매사의 영안중에서도 특별히 강한 능력임에도 불구하고. 귀신을 발견해 물리치는 이야기가 실종되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작품의 개성으로 승부를 보기보다는, 편집부의 방침에 따라 대중성을 추구했다.

본작 연재 당시 워낙 인기가 떨어져 인기투표 결과도 바닥을 기어서 편집부가 내용 변경을 요구했는데, 당시 비니지스 점프는 폭력성과 선정성을 중점으로 한 작품 중심으로 편집 방향을 정해 놓고 있던 중이라 본래 기획을 유지할지. 아니면 편집부 방침을 따를지 선택을 강요해 후자를 고른 결과 2권부터 학원물이 된 거다.

2권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여자 캐릭터들의 판치라 액션이 두각을 나타내는 한편. 당시 일본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고스로리 요소도 넣어서 여자 캐릭터들 복장이 고스로리 스타일이 됐다.

시즈카/히메코가 고스 로리 복장을 하고 치마를 휘날리며 싸우는 시점에서 판치라를 기본으로 깐 상태에서, 치파오 스타일의 치마 입고 나비 무늬 망사 팬티를 노출하며 하이킥, 펀치를 날리거나, 판치라 정면샷에서 7연속 킥을 날리는 것에 슬링샷 수영복과 여성용 훈도시가 나오는 것 등등 직접적인 떡씬만 없다 뿐이지 노출 수위는 좀 있는 편이다.

오기노 마코노의 기존 작품이 성적인 코드가 들어 있어도 벗기면 다 벗겼지, 판치 자체는 별로 없었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판치라 요소를 집어넣었다.

하지만 끝내 떨어진 인기가 반등되지 못하고, 비인기 작품을 조기 종결시키는 속칭 ‘점프 방식’을 피하지 못해 연재가 중단됐다.

3권에서 원령시 학생들이 각자 사귀신을 소환해 싸우는 대전 수업을 하다가, 타이치가 리키야에게 고전을 면치 못하다 간신히 승리한 다음. 학교 선생인 오니마루에게 인정받으면서 완결된다.

열린 결말은커녕 소드마스터 야마토급 엔딩조차 못된다. (본격적인 학원 생활도 아니고 학교 체육 수업 한 번 받고 완결이라니!)

오기노 마코노는 공작왕 이후 그리는 작품마다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스스로 이 작품을 인생 최초의 중단 작품이라 부르고 작가 후기에 드디어 BJ(비지니스 점프)를 벗어나게 됐다는 말을 대놓고 할 정도로 흑역사로 삼고 있다.

결론은 미묘. 심령 호러 분위기를 강화시킨 1권은 그래도 기존의 공작왕과 다른 느낌의 오컬트 액션물이 되어서 공작왕과 별개의 독립적인 작품이란 느낌이 들어서 오기노 마코노 작품 기준에서 보면 나름 색다른 구석이 있었는데.. 학원물로 바뀐 2권부터 오히려 본작만의 개성이 사라져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이능력 배틀 학원물이 되어 판치라, 액션, 고스 로리 등 당시 유행하는 코드만 들어갔지 그게 온전히 재미로 이어지지는 못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 이후에 연재된 게 공작왕 시리즈의 3번째 작품인 ‘공작왕 곡신기’인데 거기에 등장하는 오니마루는 본작에 나온 오니마루와 동일인물이다. 이 오니마루는 초대 공작왕 시리즈의 오니마루가 아니라, 그 오니마루의 일가의 막내로 풀네임은 ‘오니마루 로쿠가쿠’다. 공작왕 곡신기에도 원령시에 등장한 캐릭터들과 함께 나오며 6권 인물열전에 정식으로 소개된다.

본래 초대 공작왕에서는 오니마루라는 이름 자체가 마을에서 전해져 내려오던 사람과 오니의 아이 전설에 유래한 특별한 이름이었는데 이게 나중에 성씨로 바뀐 것이다. (애초에 초대 공작왕 설정에선 오니마루의 고향 마을은 멸망당했었다)

그래서 초대 오니마루도 이름이 생겨 풀네임이 ‘오니마루 타로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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