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왕 전국전생 (孔雀王 戦国転生.2012) 2019년 일본 만화




2012년에 오기노 마코토가 리이도사의 격월간 잡지 ‘코믹 난 트윈스 전국무장열전’에서 연재를 시작해 현재 단행본 3권까지 나온 시대극 만화. (연재되던 잡지가 2016년 8월호로 휴간되어 같은 회사의 만화 잡지 ‘코믹스 난’으로 이적됐다)

코믹 난 트윈스 전국무장열전은 전국시대를 바탕으로 한 시대극 만화를 전문으로 싣는 만화잡지로 2008년에 코믹 난 트윈스의 증간으로 창간되어 2008년에 독립 창간해 2016년 8월호를 내고 휴간됐다.

내용은 전작 공작왕 곡신기에서 저주를 받은 공작이 저주에 의해 왜곡된 전국시대로 타임슬립해 자신과 시대의 저주를 풀고 아수라족의 비원을 이루어 미래를 바꾸기 위하여 젊은 시절의 오다 노부나가, 키노시타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등과 파티를 맺어 행동에 들어가는 이야기다.

본래 공작왕 본편에서 오다 노부나가의 망령이 악역으로 등장한 적이 있었지만, 본작은 공작이 받은 저주에 의해 전국시대의 역사가 왜곡되었다는 설정이 나와서 그 시대 캐릭터가 전부 바뀌었다.

오다 노부나가는 금발벽안(게다가 포니테일!)의 중성적인 미소년이 됐고, 키노시타 히데요시(도요토미 히데요시)는 거구의 근육질 원숭이 인간(갑옷 중앙에 박힌 가문의 인장이 무려 바나나),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등에 박쥐 날개가 달린 흡혈귀로 나와 흡혈을 하고 하늘을 날아다닌다.

주인공 공작도 본래 공작왕 1때는 20대 초반, 공작왕 2 퇴마성전에서는 20대 중반, 공작왕 3 곡신기에선 20대 후반의 나이로 나옴에도 불구하고 작화의 변쳔사를 겪어 외모가 점점 어려져 젊어지다가 급기야 공작왕의 과거를 다룬 공작왕 라이징에선 소년 버전까지 등장했는데..

곡신기의 후속작이자 공작왕 4인 이번 전국전생에서는 이전 시리즈에 비해 한참 나이 든 모습으로 나온다. 정확히는, 턱수염이 듬성듬성 난 30대 아저씨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단순히 외모만 나이가 든 게 아니라 성격이나 행동도 이제 좀 아재스러워졌는데, 기존 공작왕에서 먹는 씬 나올 때마다 파르페 먹고 도시락 까먹던 청년 공작이 이제는 술병을 나발 부는 아재가 다 됐다.

과거 공작왕에도 성적인 코드가 나오긴 했지만, 본작에선 그게 좀 더 노골적이 됐다.

오다 노부나가가 남색을 즐겨 첫 등장 때부터 방아찍기를 하거나. 키노시타 히데요시의 신부인 가짜 네네의 난교 유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암살하러 온 알몸의 여자 암살자들이 음부에서 시라사야를 뽑아들어 칼침을 놓는 것 등등 주요 캐릭터들의 첫 등장 때 그런 성적인 코드가 들어가 있다.

다행히 그게 단발적인 이벤트로만 나와서 본편 스토리를 망치지는 않는다.

근데 본편 스토리는 사실 오다 노부나가가 주인공이고 공작은 부주인공조차 되지 못한 조역으로 나온다.

오다 노부나가 일행의 여정에서 요괴들이 나타나 위험에 처하면 공작이 나서서 구해주는 걸 기본으로 하고 있어서 반지의 제왕으로 치면 빌보나 프로도가 아니라 겐달프에 가까운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말이 좋아 공작왕 전국전생이지, 실제로는 노부나가 대모험인 것이다.

공작의 비중이 하락해 조연이 되고 작품 자체가 시대극을 표방하고 있어서 배경 스케일이 엄청 작아졌다.

초대 공작왕 1이 세계의 종교, 신화, 전설을 응집해 배경 스케일을 엄청 키운 반면 공작왕 2 퇴마성전은 극후반부부터 일본의 국진신/천진신을 등장시키면서 공작왕 3 곡신기에 이르러서는 일본 고대 신화만 다루게 됐는데.. 본작은 전국시대에 포커스를 맞춰 곡신기 때보다도 배경 스케일이 더 작아졌다.

공작왕 특유의 법력이 난무하며 요괴를 퇴치하는 퇴마보다 시대극으로서 무사들이 칼부람하고 화승총 쏘는 액션이 더 많이 나와서 더 이상 퇴마물이라고 보기도 좀 그렇다. 퇴마 요소가 약간 들어간 판타지 시대극이라고나 할까.

인외의 존재들이 나오긴 하지만, 뭔가 엄청 요괴스럽게 묘사되는 것도 아니고 요괴보다 인간. 또는 요괴에게 홀린 인간들을 썰어 버리는 씬이 더 많아서 밀법승 법의를 입고 선장을 든 공작의 모습만 싹 지우면 이 작품이 공작왕 시리즈인지 사람들이 전혀 모를 것 같다.

이게 이 작품이 연재된 시대극 전문 잡지의 특성에 맞긴 하지만, 공작왕 시리즈로 보자면 정식 넘버링 작품이란 걸 팬으로서 부정하고 싶을 정도로 이질감이 느껴진다.

‘나의 공작왕은 이렇지 않아!’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공작왕 시리즈의 진 히로인인 아수라도 본작에 등장하는데 본모습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 작중 교토를 지배하는 악당 악덕태자가 전국시대에 환생시킨 ‘우시토라노 킨가미’로 나온다.

이제는 공작왕 시리즈의 전통이 되어 버린, 등장 작품마다 외형이 달라지는 아수라의 특성에 맞게 본작에서도 새로운 모습으로 나온다.

환생한 것이라 성격과 설정이 기존 아수라랑 다르고, 공작과 엮이기는커녕 오히려 노부나가의 생모 설정을 갖고 있어서 노부나가와 엮이는데다가, 시대 배경이 전국시대인데 혼자서 다른 시대를 사는 것마냥 망사 번디지랑 망토 차림으로 나와서 아수라의 환생이란 설정을 모르고 보면 완전 별개의 캐릭터로 보인다.

결론은 미묘. 시대극으로서 보자면 노부나가/히데요시/이에야스 등 전국시대 3영웅을 오리지날 캐릭터에 가깝게 재해석했고 전국시대에 요괴들이 판을 치는 설정 자체는 나름대로 흥미를 끌기는 하는데.. 너무 시대극에 포커스를 맞춰 퇴마물로서의 색체가 너무 옅어졌고 공작 자체가 조연이 되는 바람에 제목만 공작왕이지, 내용이 공작왕 같지가 않은 작품이다.

공작왕 스킨을 씌운 시대극으로 보면 평타는 치는데, 공작왕 정식 넘버링 작품으로 보자면 흑역사로 올드팬들의 기대를 완전히 저버렸다.

여담이지만 2014년에 아틀라스의 여신전생 온라인 게임판인 여신전생 이매진이 서비스를 하고 있을 때 쿠스노키 케이의 귀절환(국내명: 귀절도)와 함께 ‘여신전생 이매진x공작왕 전국전생x귀절환’의 콜라보레이션 이벤트를 연 적이 있었다.

이벤트 기간 동안 신주쿠 바벨에 나타난 구식 단말기로 공작과 귀절환의 소년과 대화를 나누고 공작의 깃털, 오니의 뼈 등 전용 아이템을 입수할 수 있었으며, 포춘 카드의 보상 아이템으로 공작의 밀법승 법의를 제공했다.

덧붙여 같은 해인 2014년에 단행본 2권을 발간하면서 약 30초 가량 되는 프로모션 애니메이션이 공개된 바 있다.

추가로 이 작품을 발표한 2012년에 월간 스피릿에서 ‘공작왕 라이징’이 동시 연재되기 시작했는데, 공작왕 라이징은 지금 단행본 7권까지 나온 반면. 본작은 3권까지 밖에 안 나왔고 연재하던 잡지도 휴간 예정이라 같은 브랜드의 다른 잡지로 옮길 예정이라고 한다.

동시 연재를 한 걸 보면 본작의 작가 오기노 마코토가 이제 예순을 앞둔 나이에 비해 아직 정정한 것 같지만.. 2015년에 급성 탈장, 간경변, 폐경색, 다발성 장기 부전 등이 동시 발병해 병원에 입원한 후 다이어트로 체중 감령을 해서 1월에 퇴원해 2월부터 정상 연재를 했다고 하니 현재 연재 작품을 제대로 완결하는 건 둘째치고 작가의 건강이 걱정될 정도다.

2010년에 공작왕 곡신기를 그리고 있을 때, 만화가로서의 수입이 데뷔 당시 벌던 수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했는데 어쩌면 그래서 동시 연재를 한 건지도 모른다. (근데 데뷔작이 공작왕 1이라서 공작왕 1 이후의 어떤 작품도 공작왕의 흥행을 따라갈 수 없으니 비교가 불가능할 것 같다)


덧글

  • 아르니엘 2016/07/01 10:06 # 답글

    그리고 여신전생 이매진은올해봄에 서비스종료했지요. 네이놈ㅠㅠ
  • 잠뿌리 2016/07/01 19:39 #

    오래 서비스됐으면 했던 게임인데 서비스 종료되서 아쉽네요.
  • 풍신 2016/07/03 16:45 # 답글

    솔직히 말해서 스토리는 이제 고칠 가능성이 전혀 없으니 이미 포기했고, 그림체와 작화 퀄리티만 옛날 레벨로 그렸다면 사줄 사람이 조금은 더 생기지 않을까 싶은게...
  • 잠뿌리 2016/07/03 19:49 #

    작화 퀄리티 자체는 사실 초대 공작왕 때보다 이 후대 작품이 더 나은데 문제는 작풍의 변화인데 극화체였던 게 망가체가 되면서 이질감이 굉장히 커졌죠. 공작왕 퇴마성전 이후에 여러 작품들 발표하면서 그 화풍이 굳어진 건데 자세히 보면 연출, 배경은 예전보다 나아진 구석이 있지만, 배경 스케일의 축소로 인해 초대 공작왕 같은 화려한 전개로 나가지 못하고 새로 바뀌어 정착된 인물 작화가 비호감이라 옛날 공작왕 독자들을 멘붕시키기에 충분합니다.
  • 풍신 2016/07/03 23:19 #

    전 작화가 좋아졌다고 느끼질 못 하겠어요. 배경도 어두운 톤이었던 옛날 배경이 호러 요괴물에 더 어울렸다고 봅니다. 캐릭터 디자인 면에서는 완전히 무너져버렸고요.

    심지어 인체 댓생 면에서도 옛날엔 각 캐릭터 등신대는 맞췄던 것 같은데, 이젠 등신대도 못 맞추는 느낌이라서 말이죠. 옛날엔 여자 나체가 여자 나체 다웠는데 이젠 애들 장난이랄까 동인지의 못 그린 여체 그림체 같은 컷도 있을 정도니 말이죠. 같은 사람이 그렸다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상해졌죠.
  • 잠뿌리 2016/07/04 00:38 #

    배경 톤이 밝아져서 내용을 알아보기 쉽게 변한 건 좋았다고 봅니다. 어두운 게 분위기는 더 잘 어울리겠지만 지금 보면 좀 투박해서 알아보기 어려운 구석이 좀 있거든요. 그리고 몇몇 캐릭터 얼굴이 좀 별로였죠. 공작하고 토모코가 아무리 남매라지만 성별이 다른데 얼굴이 완전 똑같아서 충공깽..

    캐릭터 디자인 무너진 건 치명적인 문제죠. 같은 사람이 그렸다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바뀐 게 당연한 게 너무 오래되서 그런 것 같습니다.

    공작왕 1이 1985년에 나왔고, 공작왕 퇴마성전이 1990년. 그리고 공작왕 곡신기가 2006년에 나왔으니 무려 전작으로부터는 16년이나 지나서 역변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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