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자유의 투사 (1992) 2019년 컴퓨터학원시절 AT 게임






1992년에 미리내 소프트에서 개발, 동서게임채널에서 MS-DOS용으로 발매한 종 스크롤 슈팅 게임.

내용은 서기 3190년에 지구가 오염되어 더 이상 사람이 살기 어려워진 상황에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거주 공간은 한정되어 있으며 범죄와 폭동으로 세상이 어지럽자 인류가 새로운 별을 찾아 떠난 결과. 거대한 인공행성 스트레반을 탄생시켜 전 인류를 태우고 워프 항법으로 대함대와 함께 우주여행을 떠나기에 이르렀는데.. 긴 여행 끝에 지구 인류가 로데리안과 클로서스 두 종족이 살고 있는 오세아누스계에 정착해 살던 중, 정착한 행성이 살기에 부적합한 곳이 되어 스트레반이 혼란에 빠지자 우주정복을 꿈꾸던 제이브람이 구데타를 일으켜 오세아누스계의 다른 별을 점령해 독재 정치를 펼치자.. 제 3 함대를 이끌던 한가람 장군과 그의 참모인 그레이브 장군이 이끄는 제 7함대가 자유의 투사란 이름하에 뭉쳐서 신 우주력 558년 5월에 제이브람의 함대와 운명의 결전을 벌이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줄거리가 엄청나게 거창하지만, 이 시절 게임이 대부분 그렇듯이 거창한 줄거리가 게임 속에 반영되는 일은 없다.

본작도 장대한 우주 서사시 같은 줄거리가 매뉴얼상으로만 언급되지, 정작 게임 속에서는 줄거리가 됐든, 시나리오가 됐든 텍스트 한 줄 나오지 않는다.

오프닝만 존나게 쓸데없이 길 뿐이다. 인공행성 스트레반의 모습을 보여주고 각국의 로봇, 함대가 싸우는 게 나오며 제이브람과 한가람을 교차해서 보여주다가 우주 함대전이 시작했을 때 플레이어 기체가 출동하는 내용인데 여기에 음성은 고사하고 대사, 스토리 텍스트 하나 없이 애니메이션만 나와서 가오만 존나 잡지 실속이 없다.

애니메이션 오프닝이란 것도 사실 스크롤 기법을 이용한 거지만 풀 애니메이션도 아니고, 거의 GIF 애니메이션 움짤 수준이라서 당시 한국 게임 개발 기술 수준을 감안하고 봐도 그다지 좋다고 할 수는 없다.

매뉴얼상의 등장인물 설명에서는 제이브람과 한가람을 무슨 이름/나이/계급/지휘력/전투력/카리스마/보유함대로 프로필을 세분화시키고 캐릭터 인물 열전까지 디테일하게 적어 놔서 그것만 보면 무슨 일본의 ‘보스텍’에서 MSX/PC9801용으로 만든 소설 원작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은하영웅전설’ 같은 느낌마저 들지만 앞서 말했듯 게임 내 스토리 텍스트가 전혀 없어서 그것도 반영되지 못했다.

실제로 미리내 소프트에서 이 게임을 만들 당시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이 작품의 후속작으로 은하영웅전설 형태의 우주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개발 준비 중에 있었다는 말이 나온다. (물론 당연하지만 실제로 개발되지는 않았다)

본래 이 게임의 제목은 자유의 투사가 아니라, ‘운명의 결전’이었다. MSX용 그날이 오면 2가 흥행 실패를 했지만 운명의 결전을 통해 재기를 노린 것으로 미리내 소프트 첫 PC 게임이다.

소프트 액션의 폭스 레인져가 최초의 국산 IBM-PC 게임 타이틀을 거머쥐면서 히트를 쳐서 그 뒤에 나온 양산형 게임으로 비칠 때가 있지만, 본작은 폭스 레인져와 같은 해에 나왔다. 개발 시기가 1991년으로 폭스 레인져보다 빠르면 빨랐지 늦지는 않았다.

지금 현재도 남아 있는 잡지 자료에 따르면 운명의 결전 스크린샷도 공개됐으나, 실제로 나온 결과물은 ‘자유의 투사’고 기본 줄거리와 종 스크롤 슈팅 게임이란 장르만 같지 결과물은 좀 달랐다.

운명의 결전 스크린샷에는 그날이 오면 2처럼 미션 브리핑 화면이 나온 반면 자유의 투사에서는 미션 시작 전에는 그런 게 전혀 안 나오고 미션 클리어 때만 메시지가 뜬다.

시기적으로 보면 사실 미리내 소프트표 슈팅 게임 연대기에서 MSX용 그날이 오면 2와 IBM-PC용 그날이 오면 3 사이에 있는 과도기적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 기본 장르는 종 스크롤 슈팅 게임. 강제 스크롤로 진행된다.

게임 조작 키는 화살표 방향키로 상하좌우 이둥. ALT키는 일반 샷/메뉴 선택. CTRL키는 특수무기/메뉴 취소. F3키를 누르면 일시정지. ESC키를 누르면 도스로 빠져나갈 수 있다.

전략 모드는 미션 시작 전에 나오는 모드로 특수무기와 전투기를 구입할 수 있다.

화면 좌측 상단에 표시된 건 총자산/소요자금/기술 레벨/전투기.

총자산은 문자 그대로 자금. 소요자금/기술 레벨은 자금을 투자해 기술 레벨을 올리는 것을 말하고, 전투기는 F1부터 F6까지 총 6종류의 전투기를 돈 주고 구입할 수 있다. 구입 횟수가 누적되는데 최대 9개까지 구입 가능하다. 이 횟수는 라이프 개념이라서 머릿수 9개라고 보면 된다.

화면 좌측 하단에 표시된 건 행성/기술 레벨/전투기/신무기/출격이다.

전투기와 신무기는 자금을 투자해 개발한 다음 사용 비용을 지불해 활성화시켜야 한다. 개발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또 따로 있어 개발을 지시한 뒤 행성 하나를 클리어한 다음에야 해당 품목이 언락된다.

미션 시작 직전에 언락시킨 특수무기/전투기를 고를 수 있다.

개발할 필요 없이 처음부터 구입 가능한 무기는 투 웨이, 파이브 웨이.

생산한 다음 구입 가능한 건 플레임 블리자드, 호밍, 사이드 샷, 네이플럼 미사일, 팬텀 파이어, 스프리드, 멀티 웨이, 샤워, 로테이트 샷, 파파이어 블래스터, 웨이브 블래스터, 라이플 레이저, 배리어, 호밍 블레이드, 호밍 레이져, 링 레이저, 드래곤 랜스, 화이트홀 빔 등이 있다.

종류가 엄청 많지만 생산비 및 사용 비용과 미션 클리어 때 들어오는 세금을 생각해 보면 실제로 쓸 수 있는 무기는 한정되어 있다.

자금 입수 경로가 스테이지 클리어 후 적기 격추/대장 격추/세금. 이렇게 3개 밖에 없는데.. 대장 격투/세금은 그나마 짭짤하게 들어오는 반면. 적기 격추가 적기 1개당 1씩 올라서 게임 플레이 내에 스코어로 자금이 환산되는 게 아니고 스코어 개념 자체가 없어서 필요한 돈을 버는데 좀 빡센 구석이 있다.

무기별로 공격력과 에너지 소비율이 다른데 여기서 에너지 소비율은 미션 모드의 상단에 표시된 파란색 소비 게이지를 말한다.

전투기 역시 신무기와 마찬가지로 기술 레벨을 올린 다음 자금을 들여 생산해야 하는데 전투기마다 내구력 최대치/특수무기 최대치가 다르다.

행성은 폴젠, 템펠루스, 가이아, 델타 블리온, 갤러드라이언 등이 있는데 행성 별로 방어 레벨과 세금이 표시되어 있다. 방어 레벨은 해당 행성의 공략 난이도. 세금은 해당 행성으로 출격해 미션 클리어시 지급되는 돈이다.

세금 이외에 적기 격추, 대장 격추(보스 격파)도 입수 자금에 추가된다.

행성을 골라 전투기를 출격시켜 미션을 클리어했을 때 입수한 자금으로 신무기와 전투기를 개발 및 구입해 플레이어의 기체를 강화시키는 걸 기본으로 하고 있다.

미션 모드에서는 드랍 아이템이 3종류 나오는데 D는 실드 에너지 회복. E는 특수 무기 게이지 회복. S는 기체 속도 증가다. 적기를 격추하면 드랍되서 드랍률 자체는 적당한 편인데.. 드랍된 직후 화면 상단 꼭대기에서 하단으로 내려오다가, 꼭 왼쪽 모서리나 오른쪽 모서리에 머무르기 때문에 입수하기 번거롭다.

쉽게 말하자면, 화면 아래쪽 모서리까지 내려가야 얻을 수 있다는 소리인데 강제 스크롤에 밀리고 구조물에 막혀서 못 먹는 경우가 허다하다.

게임 본편은 종 스크롤 슈팅 게임으로 게임 환경상 구동 속도를 낮춰야 제대로 플레이할 수 있다. 기본으로 책정된 게임 속도가 너무 빨라서 게임 시작하자마자 5초도 안 돼서 격추되어 게임 오버 당하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 자동 컨티뉴가 돼서 그동안 번 자금과 업그레이드한 기술 레벨, 생산한 무기는 초기화되지 않는다.

게임 난이도는 애매하게 어렵다.

왜 이런 표현을 썼냐면 기본적으로 적기의 내구력이 바닥을 기어서 격추시키는 게 쉽고, 특수무기 같은 경우는 적기의 탄막을 캔슬시키는 효과까지 있어서 화력으로 보자면 전투기 무쌍을 찍을 만한데.. 문제는 구조물이 걸려서 스크롤에 압사당하거나, 지상형 포탑에 닿으면 실드 에너지가 소비되고, 맵 디자인상 진로를 방해하는 요소가 많이 나와서 어려운 구석이 있다.

적기나 탄막의 위협보다 지상형 포탑에 닿기 무섭게 실드 에너지가 급감해 초살 당하듯 격투쵤 때 보면 멘탈이 붕괴된다.

보통, 구조물의 방해 요소가 있는 슈팅 게임은 스크롤 진행 속도가 좀 느긋해야 제대로 된 플레이가 가능하고 이 예로 들만한 게임이 코나미의 그라디우스 시리즈. 아이렘의 알타입인데.. 본작은 스크롤 진행 속도는 일반 슈팅 게임처럼 빠른데 구조물 방해 요소를 그대로 넣으니 게임의 구조적으로 잘못된 거다.

개발진 측에서는 나름대로 새로운 요소라고 생각해서 넣은 걸로 추정되는 게 숨겨진 길인데 이게 사실 엄청 짜증나는 요소다.

매 스테이지마다 중간보스와 대보스가 나오는데 중간보스까지는 그냥 격파할 수 있지만, 대보스는 숨겨진 길로 들어가야 만날 수 있다. 만약 그 숨겨진 길을 찾지 못하고 일반 길로 들어가면 무한 루프로 게임이 진행된다.

숨겨진 길의 개념을 아예 모르고 플레이하면 영원히 같은 스테이지를 반복하는 것인데 심지어 길이 2개인 게 아니라 입구가 여러 개인 스테이지도 있어 어디가 출구인지 일일이 다 들어가 봐야 알 수 있기까지 하다.

게임 진행에 아무런 힌트도 주지 않고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알아내야하니 이게 진짜 유저 피말리게 한다.

스테이지 클리어 후 전략 모드로 돌아가면 현재 상황에 대한 텍스트 메시지가 뜬다. 이게 단순히 클리어의 개념이 아니라 행성 점령의 개념이라 새로 점령한 행성의 신무기/전투기 생산 및 사용이 달라지고. 그 시점에 다른 행성 역시 신무기를 개발해 난이도가 상승하는 걸 시사하는 메시지가 나와 전략 느낌을 내려고 노력한 것 같다.

본래 미리내 소프트의 프로젝트 계획이 인터뷰에 따르면 이 작품 다음에 은하영웅전설 같은 우주 배경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만든다고 했었는데 그 전신이 본작에 들어간 전략 느낌 나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1스테이지 이후에는 2개의 행성 중 하나를 골라 다음 스테이지로 진행할 수 있고, 스테이지가 넘어갈수록 난이도가 상승하며 맵 디자인이 달라진다. 캡콤의 록맨과 같은 스테이지 셀렉트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결론은 평작. 플레이어 기체의 기본 화력이 좋아서 적기를 추풍낙엽처럼 쓸어버리고 탄막마저 특수무기로 캔슬시키는 건 좋았지만.. 구조물에 닿으면 데미지를 입는 게 좀 과한 수준이고 맵 디자인도 슈팅 게임으로서의 쾌적함에 지장을 주는 수준이며, 숨겨진 루트를 찾아야 보스를 잡을 수 있고 못 찾으면 무한 루프를 해야 되는 분기 구조를 갖췄는데 아무런 힌트도 주지 않는데다가 잔기 개념이 없어서 한 번 죽으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하기 때문에 게임 난이도가 어렵고, 전략 모드에서 게임 플레이 중에 모은 자산으로 무기/전투기 개발에 투자하고 구입하는 요소 자체는 괜찮았으나, 거기에 필요한 생산비/사용 비용에 비해 행성 점령 후 들어오는 돈의 양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전반적인 게임 밸런스가 나쁘고 게임 인터페이스가 불편해 유저들의 접근성을 떨어트리는 게임이다.

전략 느낌 나는 인터미션이나, 스테이지 대보스로 향하는 숨겨진 길 찾기 등 그 당시에 나온 슈팅 게임으로선 나름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노력한 것 같은데, 그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게 패착의 원인 같다.

여담이지만 이 게임에서도 불법 복제 경고나 패스워드 입력 화면에서 미리내 소프트 초기 마스코트 캐릭터인 슈퍼 쌤통이 등장한다.



덧글

  • 블랙하트 2016/06/23 22:16 # 답글

    '운명의 결전'이라는 타이틀은 이후 미리내의 또 다른 슈팅 게임 제목으로 사용이 되었죠.
  • 잠뿌리 2016/06/24 10:50 #

    네. 1995년에 미리내의 새 슈팅 게임 제목으로 나왔지요. 근데 그게 현재 데모 버전만 나와서 정식 발매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 ㅇㅇ 2016/08/18 08:37 # 삭제 답글

    와 이거 286 AT 시절에 한가람문고의 소프트웨어 판매점(현 고속버스 터미널 지하 1층 미스터 피자 위치에 있었음.)에서 구매해서 했었는데... 반갑네요. 당시 초딩이라서 그냥 어버버하다 끝났는데 짓ㄴ행 속도가 CPU 속도에 연동이라 무지 빨랐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엔 원인을 몰랐지만 ㅋ
  • 잠뿌리 2016/08/20 00:28 #

    이 게임은 속도 조절을 하지 않으면 도저히 못해먹을 게임이죠. CPU 연동으로 하면 시작한 지 몇초만에 격추 당해서 뭔가 밸런스에 문제가 많습니다.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577726
5192
9448409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