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용 신짱: 부리부리 왕국의 비보 (映画クレヨンしんちゃんブリブリ王国の秘宝.1994) 2019년 애니메이션




1994년에 토호에서 혼고 미츠루 감독이 만든 크레용 신짱 극장판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내용은 비밀 결사조직 화이트 스네이크단이 부리부리 왕국에 전해져 내려오는 예언의 보물을 찾기 위해 슨노케시 왕자를 납치하고, 그와 짝을 이룰 예언의 소년인 노하라 신노스케(신짱구)를 부리부리 왕국으로 불러들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원작자 우스이 요시토가 극장판 2탄은 인디아나 존스 스타일의 액션 영화로 만들어달라는 요청으로 제작이 결정됐고, 크레용 신짱 만화 8권에 수록된 부리부리 왕국의 보물편을 원작으로 삼아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것이다.

일단, 원작에서는 화이트 스네이크단이 개그 집단 성격이 더 강했던 반면. 본작에서는 비밀 결사 느낌이 더욱 강해졌다.

악당 보스인 아나콘다는 원작에서 부하가 다리 덮개 안 하고 왔다고 감기 걱정하며 뚜까 패고, 세계 정복 계획이 성공하면 부하들 데리고 온천여행 1박 2일 가겠다고 선포하는 등 완전 개그 캐릭터였지만.. 본작에서는 부하들을 아무렇지 않게 희생시키고 신짱과 처음 조우했을 때 자신은 어린 아이를 싫어한다며 겁을 주는 등등 냉혹하고 포악한 성격이 강조됐다.

아나콘다의 심복 미스터 허브도 원작에선 단순히 아나콘다의 명을 수행하는 심복으로만 나오지만 본작에서는 무력과 지능이 높아 문무겸비의 악당으로 신노스케 일행을 위기로 몰아가고 냉정한 얼굴 속에 커다란 야심을 품고 있어 아나콘다를 배신하기까지 한다.

작중 미스터 허브가 펼치는 액션이 루루와 합을 이루어서 두 사람의 대결이 전체 액션의 2/3 지분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게 나온다.

미스터 허브가 신노스케를 납치해서 비행기구 타고 도주할 때 부리부리 왕국 경비대의 아파치 헬기가 뒤쫓아 오는 걸 산탄 산개형 미사일을 쏴서 격추시키는 것과 루루와의 대결 때 선보인 회오리 권법, 그리고 극후반부에 루루와의 2라운드 승부 때 한손에 칼날손 암기를 장착 사용하는 게 인상적이다. 전부 다 극장판에 새로 추가된 장면들이다. (칼날손 암기는 브루스 리(이소룡)의 용쟁호투에 나온 악당 미스터 한을 연상시키는데 실제 이 캐릭터가 미스터 한의 영향을 받았다)

아나콘다 역시 악당 보스로서 비중이 큰데 원작에서는 슨노스케 왕자를 납치해 헬기를 타고 도망치다가 체포됐는데 본작에서는 극장판 오리지날 캐릭터인 검은 마인에게 소원을 빌어 마인의 힘을 흡수. 거대한 검은 마인이 되어 부리부리 마인과 괴수대결전을 펼쳐 배경 스케일을 크게 키운다. 극장판만이 가능한 비주얼 쇼크였다.

미스터 허브의 부하로 2인조 오카마 콤비인 니나와 샐리는 원작과 비슷한 포지션을 취하고 있어 적으로 나왔다가 아군이 된다.

원작에서는 인형 분장을 하지 않고 생얼로 경품 행사를 하고, 노하라 일가의 정글 탐험을 함께 하다가 신짱이 위기에 처하자 살인과 부녀자 폭행은 하지 않는다며 화이트 스네이크단을 탈퇴해 아군으로 합류하는데, 본작에서는 미스터 허브에게 꽂혔다가 히로시한테 반하고(히로시의 오카마 페로몬이 첫 등장한 작품이 됐다) 미스터 허브의 냉대와 아나콘다가 보수를 지불하지 않고 자기 욕심만 챙기려는 것에 학을 떼다가 신짱와 슨노스케 왕자를 해치라는 명령을 거부하고 오카마는 변덕쟁이라면서 배신해 아군이 된다.

원작에서 히로시의 양말이 어시스트해서 루루의 독신 미녀킥이 미스터 허브를 쓰러트리는데 본작에서는 리사&샐 리가 루루를 도와서 결정적인 찬스를 마련해주어 싸움을 승리로 이끈다.

극장판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건 사실 슨노스케 왕자의 보디가드인 루루다. 작중 행적은 원작과 동일해 열차 격투씬, 유적지 격투씬에서 활약하는데 극장판이 액션 연출의 밀도가 급상승해서 작중 루루가 펼치는 액션이 상당히 멋있고 박력이 넘친다.

복장도 디폴트 사복과 군대 제복, 유적지 전투 때의 전투복이라는 차이나 드레스에 유적지 붕괴 때 탈출에 사용한 오리 보트 코스츔까지 다양하게 나온다.

차이나 드레스 입고 쌍수에 부채 2개 들고 싸우는 복색은 극장판 오리지날이며 오리 보트 코스츔 역시 극장판에 새로 추가된 거다.

차이나 드레스 폼이 매우 잘 어울리고 오리 보트 코스츔이 엄청 귀여운데, 붕괴하는 유적지에서 아군 모두 태워서 대탈출시켜 전원 무사생환이란 업적을 달성해 문자 그대로 본작을 하드캐리한다.

평소 때는 전신에 모래 주머니를 차고 다니며 실력을 전부 발휘하지 않고, 스승은 호주의 복싱 챔피언인 캥거루이며, 평소 괴짜 소리를 듣고 다니는 설정이 추가되어 캐릭터 묘사가 디테일해졌다.

크레용 신짱 극장판 시리즈는 007의 본드걸처럼 간판 미녀 캐릭터가 나오는데 본작의 루루가 그런 전통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전작 액션 가면 VS 하이그레 마왕에서는 엄밀히 말하자면 리리코가 그런 포지션이라고 할 수 있지만 걔는 본래 액션 가면쪽 캐릭터니 논외로 친다)

히로시, 미사에 부부의 비중과 행적도 원작과 비슷하지만 트러블에 휘말려 멘탈 붕괴를 일으켜 서로를 탓하고, 화해하고 무드를 잡아 키스하려는 러브 이벤트를 반복하면서 부부 시트콤을 보여준다.

본작의 삽입곡인 ‘아, 끝없는 정글에서’는 정글에 표류한 뒤, 히로시와 미사에게 디즈니 뮤지컬풍의 노래를 듀엣으로 부르는 것이다.

신짱의 역할이 후대의 작품에 비해 크지는 않지만 전작과 마찬가지로 사건 해결의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부리부리 왕국의 슨노케시 왕자와 도플갱어급 판박이로 예언의 인물이란 설정에 충실해 캐릭터 비중이 커서 전작보다는 개연성이 더 있는 편이다.

조금 아쉬운 게 있다면 신짱과 슨노케시 왕자가 케미가 생각보다 좀 미비했다는 거다. 사실 두 사람이 만나는 건 후반부의 일이고, 만난 이후 서로 케미를 맞춰 보기도 전에 바로 유적지에 돌입해 라스트 스테이지를 향해 나아가고 슨노스케 왕자의 역할이 스피드 웨건으로 왕국에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을 설명하느라 바빠서 생긴 것만 짱구스럽지. 짱구스러운 활약은 못 한다.

그밖에 원작에서는 신짱네 애완견인 시로가 여행에 따라와 모험을 함께 하지만 본작에서는 나오지 않는다.

대신 원작의 해당 에피소드에선 출현하지 않지만 본작에서 출현하는 인물로 신짱네 옆집 아줌마가 있다. TV판 캐릭터로 크레용 신짱 극장판 시리즈에서는 본작이 첫 출연작이다.

당연한 일이지만 스토리적으로 보면 원작보다 밀도가 훨씬 높다.

전반부의 정글 대탐험 때 원숭이 떼와의 인연은 극장판 오리지날 전개이며, 후반부의 고대 유적 잡입씬도 원작에서는 그냥 웃음으로 인관한 반면. 본작에서는 위험천만한 트랩이 난무하고 배경 묘사도 디테일해서 모험물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작화도 꽤 좋은 편이다. 전작 액션 가면 VS 하이그레 마왕은 작품 전반부가 당시 방영했던 TV판을 재탕해서 사실 전반부의 작화가 좋지 않았고 후반부의 연출만 괜찮았지만, 본작의 작화는 TV판보다 퀼리티가 높아서 확실히 차별화되어 있어 극장판만의 메리트가 있다.

오프닝곡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TV판의 오프닝곡인 ‘나는 인기인’을 가져다 썼지만, TV판의 오프닝 영상 그대로 복사 붙여넣기한 전작과 달리 본작에서는 일본의 클레이 애니메이션 작가 이시다 타쿠야가 만든 극장판 전용 클레이 애니메이션 오프닝 영상이 들어가 있다.

결론은 추천작. 첫 작품이라 전반부를 TV판을 재탕해 좀 밀도가 낮은 구석이 있었던 전작과 달리 극장판이란 확실한 자각을 하고 만든 후속작으로서 원작보다 스토리, 캐릭터, 액션의 밀도가 높고 극장판 만의 오리지날 요소도 많으며 배경 스케일이 한층 커지면서 비주얼적인 볼거리가 풍부해서 재미있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흥행 수익은 20억엔을 약간 초과했는데 이게 2015년에 크레용 신짱: 나의 이사 이야기 선인장대습격이 나오기 전까지 크레용 신짱 극장판 시리즈 역대 흥행 수입 2위로 기록됐었다. (즉, 지금 현재는 역대 흥행 수위 3위)

덧붙여 한국에서는 이 작품이 크레용 신짱 극장판 1탄으로 출시되고 전작인 액션 가면 VS 하이그레 마왕이 2탄으로 출시되어 순서가 뒤바뀌었다.

추가로 작증 미스터 허브의 이름이 한국 정발 만화판에선 미스터 보아로 표기됐다. 허브가 일본산 뱀 이름 중 하나라서 보통 사람은 모르니 보아뱀의 보아로 수정한 게 아닐까 싶다.

덧붙여 본작에 키 아이템 역할을 하는 인기 뉴스 리포터 코미야 에츠코가 한국 정발 만화판에서는 데미 무어라고 나온다. 주요 인물 이름 다 일본 이름으로 나오는데 왜 굳이 이것만 데미 무어라고 말도 안 되는 현지화 해석을 한 건지 모르겠다.

원작에서는 부리부리 마인의 사인 요청을 받는 장면까지만 나오지만 본작에서는 사인을 해주는 대신 인터뷰를 요청하는 대담함을 선보인다.



덧글

  • 더카니지 2016/06/11 19:38 # 답글

    본작의 코미야 에츠코처럼 핸더랜드의 대모험에서도 실제 인물이 카메오 출연하는데 나중에 그 사람이 그라비아 아이돌인걸 알고 깜놀했습니다;;;
  • 잠뿌리 2016/06/14 17:08 #

    코미야 에츠코가 핸더랜드의 대모험 이후에도 쭉 짱구 극장판 전통의 카메오 출현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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