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코] 라이프 하울링 (2015) 2020년 웹툰





2015년에 성상영 작가가 글, 강차 작가가 그림을 맡아 코미코에서 연재를 시작해 전 57화로 완결된 게임 판타지 만화.

내용은 천애고아에 학자금 대출 때문에 밤늦게까지 알바를 하는 대학생 정윤환이 하얀 방에서 메이스를 들고 늑대인간을 때려잡은 뒤 포인트를 얻어 스킬을 투자하는 꿈을 꾼 뒤 현실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가 꿈속에서 배운 스킬을 현실에서 사용해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가 꿈과 현실을 오가며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사실 위의 줄거리는 인트로에 해당하는 부분을 요약한 거지, 본작은 작품 자체의 줄거리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런 부연 설명 없이 대뜸 게임 판타지 특유의 몬스터 사냥과 포인트 획득, 포인트 분배로 인한 스킬 활성화가 나오더니. 현실에서도 게임 스킬을 사용해 주인공이 자신이 체험한 게 꿈이 아니라 현실인 걸 인지하는데 그 과정에서 너무나 쉽고 빠르게 상황에 익숙해져서 지나치게 작위적이고 스토리의 개연성도 크게 떨어진다.

보통의 게임 판타지라면 가상 게임 기계에 들어가 게임을 하는 걸 전제로 두고, 가상 게임을 하는 게 일상인 시대 배경을 구축해 놓는 반면. 본작은 그런 게 전혀 없이 게임 판타지적인 전개를 지향하고 있어 주인공 캐릭터 자체의 입체성도 매우 떨어진다.

아무 능력도, 경험도 없는 평범한 주인공이 어느날 이상한 일을 겪고 신비한 능력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놀라지도, 당황하지도 않고 자신의 모든 능력을 언제나 써왔던 것처럼 익숙하고 자유롭게 쓰는데도 불구하고 그 어떤 의문도 갖지 않는다.

가상 게임을 한 것도, 오프라인에서 게임을 많이 해 온 게이머란 설정도, 묘사도 없이 그저 야간에 술집에서 알바 하던 20대 청년이 순식간에 숙련된 게임 속 전사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건 캐릭터의 문제라기보다는, 스토리의 문제가 큰데 꼭 설명하고 넘어가야 할 것들을 스킵하고 넘어간 것으로 구성의 허술함을 반증한다.

오로지 주인공의 능력적인 성장과 활약에만 초점을 맞추고 정신적인 성장이나 작중의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생략하고 넘어가, 전체 스토리를 세밀하게 짜지 않고 그때그때 생각나는 대로 스토리를 짜고 진행한 티가 역력히 드러난다.

근데 주인공 캐릭터가 명확하지 않고 뚜렷한 목표가 없이 내용이 전행되는 관계로 스토리라고 할 것도 마땅히 없다. 제대로 된 주제도, 메시지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냥 게임 속 캐릭터로서 포인트 얻고 스킬 활성화시켜서 능력적으로 강해지는 게 전부고. 그거 이외에는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

그 때문에 주변 상황 설명을 소홀히 하고, 아주 기본적인 스토리의 기승전결도 없이 어떻게 하면 몬스터를 잘 잡아서 레벌업을 할지 거기에만 온 신경을 기울이고 있어 스토리의 밀도가 한없이 떨어진다.

현대 한국 장르소설의 인기 장르였던 게임소설이 가진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매번 포인트를 얻을 때마다 스킬 리스트창을 활성화시키는 것도 게임소설의 문제를 웹툰으로 그대로 옮긴 것 중 하나다.

어차피 게임 내에서 다 쓰지도 않고 보는 독자 입장에서는 언제 그런 거 봤는지 잊어먹을 기술들을 잊을 만하면 표로 작성해 올려 컷을 잡아먹으니 컷 낭비가 따로 없다.

이게 사실 소설로 읽으면 게임소설이 본래 이러니까 익숙한 일이지만, 웹툰으로 보면 되게 비효율적인 거다. (그런 리스트 넣을 시간에 인물이 됐든 배경이 됐든 그림 한 컷이 더 들어가야 볼륨이 높아질 텐데)

그밖에 윤환이 혼자 몬스터 사냥을 하면서 레벨업하는 부분에서 자기가 쓰는 스킬이나 주변 상황을 독백으로 설명하느라 바쁜 것 역시 게임소설 때의 버릇이다.

게임소설 중에서도 1인칭 시점으로 쓴 작품에서 흔히 주인공이 설명충이 되기 마련인데 이걸 웹툰에서 똑같이 보니 가독성을 엄청 떨어트린다.

헌데, 오크족과의 전쟁이 시작되는 49화를 기점으로는 게임 관련창이 전혀 나오지 않아 게임 소설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완벽히 상실한다.

여기서부터는 그냥 아무런 특색이 없는, 인간 VS 오크의 전쟁 이야기고 앞서 나온 수십화 내내 그렇게 떠들어대던 능력치와 각종 스킬 같은 건 전혀 적용되지 않은 채 그동안 익힌 스킬과 무관하게 싸워 이기니 허무함의 끝을 보여준다.

엔딩도 본편 스토리를 깔끔하게 마무리 지은 게 아니라 그냥 전쟁 이벤트 하나 끝내놓은 수준에서 ‘우리들의 모험은 이제부터 시작이야!’이란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끝냈다.

세계의 비밀과 게임에 참가하게 된 사연, 현실 세계의 뺑소니범 같은 주요 떡밥들이 전혀 회수되지 않아서 본편 스토리가 뭐하나 제대로 진전된 것 하나 없이 끝나 버려 유종의 미조차 거두지 못했다. (심지어 현실에서 주인공을 차로 친 주범조차 나오지 않았다!)

작가 후기에 따르면 타이틀 라이프 하울링의 뜻은 삶에 대한 외침으로, 주인공의 생존기를 그리고자 했다는데.. 애초에 본작은 처음부터 스토리에 치열함도 절박함도 없었다.

윤환이 현실에서 교통사고 당한 걸 제외하면 판타지 세계에서 무슨 시련과 고난을 겪는 것도 아니고, 별 다른 고생을 하지 않고 모든 게 다 짜여진 각본대로 움직이면서 쉽게 쉽게 사냥하고 포인트 쌓고 스킬을 얻으니 삶에 대한 외침은커녕 그냥 존나 짱쎈 먼치킨이 울부짖었다 수준이다.

게임 속에서 죽으면 현실에서도 죽는다는 룰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작중 윤환은 단 한번도 죽음의 위기에 처하지 않으니 이 어디에 생존의 진실성이 있겠나.

애초에 윤환은 작중 신성전사 클래스라서 자신이 조금만 다쳐도 셀프로 회복 마법을 사용하면서 자가 회복을 해 죽음의 위기에 처하려야 처할 수 없는, 안전 구역에 있으니 근본적인 부분에서부터 자기모순에 빠졌다.

작화는 전반적인 퀼리티가 좀 낮은 편이다. 여러 구도로 그리려고 노력한 흔적은 보이는데 배경의 디테일이 떨어지고, 인물, 연출, 컬러의 밀도가 균일하게 떨어진다.

복불(복사+붙여넣기) 컷에 대사만 바꿔 넣은 것도 많이 보인다. (특히 라쿤다의 스탠다드 포즈 복불이 많이 나와 엄청 지겹다)

오크족과의 전쟁씬도 전쟁 시작 직전 이후로는 전장의 배경이 거의 없다시피 하고 군단에 대한 묘사도 너무 허술해서 전쟁이 전쟁 같지가 않다.

결론은 비추천. 게임 소설 스타일의 스토리텔링을 웹툰 규격에 맞춰 재구성한 게 아니라.. 그 스타일 그대로 웹툰에 무작정 적용해 게임소설이 가진 모든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나 본편 스토리에서 게임적 능력의 성장과 몬스터 사냥에만 초점에만 맞춰서 핵심적인 이야기와 인물이 실종된 채로 개연성 떨어지고 작위적인 극 전개가 이어져 스토리의 밀도가 매우 떨어지는데, 작화도 전반적인 퀄리티가 낮아서 작품 전체의 완성도가 한없이 떨어지는 작품이다.

웹툰 스토리에 대한 고민과 연구 없이, 소설 기반의 스토리를 적용한 작품이 어떻게 망가지는지 알려줘서 본의 아니게 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작품이라 존재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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