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제왕 흡혈귀 드라큘라 (闇の帝王 吸血鬼ドラキュラ.1980) 2019년 애니메이션




1980년에 토에이에서 오카자키 미노루 감독이 만든 TV 스페셜 애니메이션. 1972년에 미국 마블 코믹스에서 연재된 드라큘라의 무덤(Tomb of Dracula)을 원작으로 삼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것이다.

내용은 현대를 배경으로 사타니스트들이 폐교회에 모여 살아있는 여성을 사탄의 신부로 바쳐 사탄대왕 루시퍼를 소환하는 흑미사를 거행하던 도중, 드라큘라가 강림하여 사탄의 신부로 바쳐질 여성 도미니에게 첫눈에 반해 그녀를 납치하여 자기 성에 데리고 가 연인 관계가 되어 슬하에 아들 야누스를 두게 되었는데.. 사타니스트 제사장인 안톤 루페스키에게 야누스가 죽임을 당하고 드라큘라 본인 또한 사탄대왕 루시퍼에 의해 모든 힘을 잃은 채 도망치자 퀸시 하커, 레이첼 반 헬싱, 프랭크 드레이크로 구성된 뱀파이어 헌터 팀이 그 뒤를 쫓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마블 코믹스 원작으로 당시 토에이 부사장 와타나베 요시노리와 마블 코믹스의 스탠 리 사이에서 토에이/마블 작품의 상호 이용 계약이 체결되어 1978년부터 1981년까지 토에이에서 마블 제휴 작품이 나온 바 있다.

1978년에 나온 스파이더맨 일본 드라마판을 시작으로 배틀 피버J, 전자전대 덴지맨, 어둠의 제왕 흡혈귀 드라큘라, 태양전대 선발칸이 거기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다른 작품이 전대 계열의 특촬물인데 비해 본작은 토에이/마블 제휴 작품 중 유일한 애니메이션이다.

원작 드라큘라의 무덤은 마블 코믹스에서 1972년에 연재를 시작해 1979년에 전 70화로 완결된 작품으로 7년이나 연재된 만큼 마블 코믹스의 뱀파이어 관련 캐릭터가 총 출동한다.

한국에선 웨슬리 스나입스 주연의 영화로 잘 알려진 블레이드, 한니발 킹, 디컨 프로스트, 프랭크 드레이크 등 나올 캐릭터는 다 나왔지만.. 이 TV 스페셜 애니메이션판은 단 한 편으로 끝냈기 때문에 줄거리를 압축하고 캐릭터를 대량으로 감축했으며, 그렇게 해서 남긴 캐릭터의 역할도 축소해서 작품의 밀도가 한없이 떨어진다.

어둠의 제왕이란 타이틀이 무색하게 본작의 드라큘라는, 드라큘라 이름 달고 나온 2차 창작물 중에 역대급으로 안습하게 묘사된다.

안톤 루페스키의 흉탄에 맞아서 죽은 아들 야누스는 신적인 존재에 의해 무덤에서 부활해 어린 아기인데도 불구하고 다 큰 성인의 모습으로 변해 눈에서 빔을 쓰고 하늘을 날며 황금 독수리로 변신하는 슈퍼 히어로가 되어 아버지인 드라큘라를 소멸시키는 사명을 띄게 되고, 드라큘라는 드라큘라대로 모든 힘을 잃고 인간이 되어 LA로 도망쳐 지나가는 행인 패고 지갑 훔쳐 햄버거나 간신히 사먹다가 과거 자신이 피를 빨아 먹어 흡혈귀로 만든 라이레스, 마리사를 찾아가 자기 피 좀 빨아서 흡혈귀로 만들어 달라고 애걸하지만 냉소와 함께 공격당해 갖은 고생을 다하다가 트란실바니아로 돌아가 사탄마왕 루시퍼가 새로운 흡혈귀의 왕으로 임명한 토고를 간신히 쓰러트리고 고성에 돌아간 순간 본래 힘을 되찾는 것도 잠시. 성에서 대기하고 있던 퀸시 하커의 특공에 의해 초전박살나 죽어 버리니 진짜 비참하다. (힘 되찾고 폭사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단 2분밖에 안 된다)

말이 좋아 어둠의 제왕이지, 제왕적 행보는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고생만 직싸게 해서 대체 왜 스토리를 이렇게 만든 건지 알 수가 없다.

드라큘라의 NTR로 분노한 사탄대왕 루시퍼의 명에 의해 사타니스트 제사장 안톤 루페스키가, 드라큘라를 없앨 덫을 치는 게.. 흑미사를 벌인 교회 안 사방에 십자가 문양이 새겨진 셔텨를 내리고, 은탄환이 든 권총으로 드라큘라를 쏘는 내용은 완전 자기모순의 극치였다. (사탄 신봉자가 십자가의 힘으로 드라큘라를 물리치는 전개라니 이게 대체 말이나 되나)

야누스 같은 경우도, 죽음에서 부활한 것까지야 신의 기적으로 묘사되는데.. 어린 아기가 아니라 다 큰 성인. 그것도 스판까지 다 갖춰 입은 슈퍼 히어로로 부활한 게 엄청난 위화감을 안겨 줬다.

원작에도 나오는 캐릭터이긴 한데 애니메이션의 축약된 내용으로 너무 갑자기 튀어 나왔고, 거창한 설정과 등장씬에 비해 본편에서 이렇다 할 활약도 하지 못하고. 아버지 드라큘라와 숙명의 대결을 벌인 것도 아니며, 드라큘라의 인간 습격을 1회 저지하고 한참 후에 힘을 잃은 드라큘라를 찾아가 고향인 트란실바니아로 돌아가란 말만 하는 게 작중 행적의 전부다.

야누스는 본래 드라큘라의 무덤뿐만이 아니라 ‘드라큘라’, ‘피어 잇 셀프: 헐크 VS 드라큘라’, ‘더 인크레디블 헐크스’ 등 다른 작품에 참가해 총 44개 이슈에 등장했는데 본작에서는 출현 분량도 적고 드라큘라의 죽음과 함께 신의 사명을 다 했다며 아기로 돌아가기 때문에 캐릭터 자체가 미완성됐다. (드라큘라의 죽음에 기여한 것도 아닌데 사명을 다 했다는 설정부터가 완전 에러다)

드라큘라에게 최후의 일격을 가한 건 퀸시 하커의 휠체어 폭탄 특공인 건 원작과 동일하지만.. 작중 뱀파이어 헌터팀 구성원부터가 퀸시 하커, 레이첼 반 헬싱, 프랭크 드레이크 등 달랑 3명밖에 안 된다.

퀸시 하커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지만 검술의 달인. 레이첼은 석궁을 잘 쓰는 석궁술의 달인. 프랭크는 태극권의 달인이란 설정만 각자 갖고 있을 뿐. 드라큘라와 치열하게 대치하거나 호각의 승부를 벌인 게 아니라 정면으로 맞붙으면 털리기 바쁘고 뒤를 쫓기는 하는데 멀리서 지켜보기만 하면서 스토킹질만 한다.

작중 행적을 보면 애네는 뱀파이어 사냥꾼인지, 아니면 드라큘라 사생팬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스토킹 짓에 여념이 없는데 막판에 퀸시 하커가 총대 메고 드라큘라와 동귀어진해 스토리를 급종결시켜버린 거라 캐릭터는 도매급 취급이요 팀 자체의 비중은 단역으로 전락했다.

특히 뱀파이어 헌터팀의 핵심이 되었어야 할 프랭크 드레이크는 설정은 태극권 고수라며 싸우는 폼은 가라데인데 드라큘라 헌팅에 아무런 활약도 하지 못하고 심지어 사냥개에게조차 팀내 기여도가 밀린 잉여 전력으로 묘사돼서 원작 파괴 수준이다.

원작에서는 드라큘라의 후손으로서 트란실바니아의 성을 소유하고 있었고 주요 동료가 블레이드, 한니발 킹에 닥터 스트레인지를 돕기도 했으며 나중에 가서는 아예 오컬트 관련 히어로가 모인 팀 미드나잇 선즈, 나이트 스토커즈를 결성하기까지 했는데 본작에서는 완전 엑스트라 취급을 받으니 안습한 걸 넘어서 처참한 지경이다.

결론은 비추천. 7년 동안 연재된 장편 만화인 원작을 90분짜리 애니메이션 한편으로 만든 결과, 스토리 압축/캐릭터 감축/남은 캐릭터 비중 감소라는 문제가 연속으로 발생해 작품의 밀도를 한없이 떨어트리고, 그 과정에서 드라큘라, 야누스, 뱀파이어 헌터팀 등 주요 인물이 원작 파괴 수준으로 망가지고 조명을 받지 못해서 작품 자체의 완성도 역시 낮아서 마블과 토에이. 양쪽에 흑역사로 기록될 만한 졸작이다.

이 작품 전후로 마블과 제휴한 토에이 작품은 죄다 전대 특촬물인데 왜 이것만 대뜸 애니메이션으로 나와서 흑역사를 만들었는지 알 수가 없다.



덧글

  • 먹통XKim 2016/06/04 17:12 # 답글

    80년대 중후반에 국내에 더빙되어 비디오로도 나온 바 있죠.위에 소개하신 프랑켄슈타인이랑 같은 업체에서
  • 잠뿌리 2016/06/10 19:34 #

    이 작품은 별로였지만 일본 현지에선 히트를 쳐서 토에이표 프랑켄슈타인이 나올 수 있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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