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나이트 (Zombie Night.2013) 2016년 개봉 영화




2013년에 존 걸레거 감독이 만든 TV용 좀비 영화. 저예산 호러 영화를 전문으로 만드는 어사일럼에서 제작됐다. 한국에서는 2016년 4월에 개봉했다.

내용은 갑자기 좀비들이 들끓는 어느날 밤에 트레이시네 가족과 페리네 가족이 아침까지 버텨서 살아남는 이야기다.

영화 줄거리가 ‘두 가족이 좀비로부터 살아남는다.’ 이 한 문장만 적혀 있을 정도로 별거 없는 내용이다.

어사일럼에서 나온 영화지만, 어사일럼표 모큐버스터에는 속하지 않은 듯 특정 영화를 패러디한 것 같지는 않다. 좀비, 나이트란 단어만 보면 조지 로메로 감독의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이 떠오르지만 시대 배경도, 사건 발생 장소도, 내용도 전혀 다르다.

좀비 영화지만 좀비 발생 원인이 되어서는 전혀 묘사가 되어 있지 않고 그냥 어느날 밤에 갑자기 좀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런 내용으로 시작하며, 좀비가 아침이 되면 행동을 정지한다고 해서 아침까지 버티는 게 주요 미션이고 좀비한테 물리지 않고 사람이 그냥 죽어도 바로 좀비가 되는 근본도 없는 설정이 나와서 많이 황당하다.

좀비가 아침에 약하다는 거야 뭐, 일종의 서바이벌 미션을 위해 넣은 설정이라고 해도.. 좀비한테 안 물려도 사람이 죽으면 좀비가 되는 설정은 엄청나게 무리수다.

실제 이게 작중에 적용된 사례가 총기오발 사고로 죽은 아이가 좀비가 되거나, 지하실에 있던 할머니가 호들갑을 떨다가 쓰러져 뇌진탕으로 사망했는데 좀비로 부활하는 것 등등 극 전개가 완전 억지스럽다.

이 작품은 전반적으로 어거지로 만든 흔적이 너무 많이 보인다. 앞에 언급한 극 전개 이외에도 억지스러운 게 작중에 나오는 캐릭터들의 인간관계 설정이다.

트레이시가 아버지인 패트릭과 차를 타고 이동할 때 동석한 레이첼이 트레이시 친구인데 그런 관계를 알려주지 않은 채 이야기를 진행하고, 치매 걸린 시어머니 나나와 집에 있던 버디가 2층에서 소리가 나서 가보니 누군가 침입해 들어와 도움을 호소하는데 알고 보니 지인인 제니스라고 하는가 하면, 나나가 경찰서에 전화를 했는데 그때 전화 받은 경찰이 뜬금없이 나나가 교직 시절에 그녀의 수업을 받았던 학생 로페즈라고 말하며, 페리 가족을 사단낸 게 가족 구성원이 아니라 베이비시터인 이리나인데도 불구하고 그런 설명도 전혀 해주지 않는다.

감독 머릿속에는 각 캐릭터의 관계 설정이 다 들어있을지 몰라도, 영화를 보는 관객 입장에서는 말을 해주지 않으니 알 수가 없는 상황에서 누가 친구네 지인이네 이러니까 황당한 것이다.

근데 사실 이 작품의 근본적인 문제는 황당한 전개와 설정보다 어그로 캐릭터들의 트롤링 페스티발이다.

호들갑 떨다가 쓰러져 죽고 좀비가 되어 며느리를 습격한 버디의 시어머니 나나를 시작으로, 밖이 위험한데 나가겠다고 생떼 쓰고 눈치없이 좀비 드립치다가 갇히니 갇힌 방에서 창문 열고 나가려다 좀비한테 물려 좀비가 되어 고용주 가족을 습격한 베이비시터 이리나, 안전한 곳에 쳐 있으라니까 가족들이 말다툼을 하는 틈을 타 홀연이 빠져 나와 열쇠로 잠긴 문을 열어 좀비 이리나를 풀어 놓아 자기 가족을 파멸로 이끌어 놓고선 마지막까지 상처 하나 입지 않고 잘만 살아남은 최악의 꼬맹이 네이든, 가족의 안전을 이유로 도움을 요청하러 온 18년 이웃 트레이시 가족을 문전박대한 죠셉, 트레이시 가족과 함께 행동하다가 수틀리니까 통수 때리고 자기들끼리 탈출을 시도하다 끔살 당한 카린, 구호 현장에 뒤늦게 도착한 것도 모자라 좀비들이 들끓는데 여전히 상황 파악 못한 채 트레이시 가족 발목만 잡다가 끔살 당하는 경찰 로페즈 등등.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돌아가며 트롤링을 구사하고, 그 트롤링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요소가 되어 밑도 끝도 없이 상황을 꼬아놓기만 하니 보는 내내 사람 답답하게 만든다.

이 작품이 기존의 좀비 영화와 다른 게 있다면 바로 그 점이다. 등장인물 전체의 미친 듯한 트롤링 러쉬란 말이다.

비주얼적으로는 저예산 영화라서 가짜피도 다량으로 쓰지 못한 듯, 유혈씬에서 카메라에 피가 튀는 CG로 대처했다. 좀비가 사람 뜯어먹는 것도 무슨 입에 살짝 물고 오물거리는 수준인데 그마저도 스킵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인간이 좀비에게 대항해 공격하는 장면도 총성만 들리거나 공격 모션을 취하는 것만 보여주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다수다.

유일하게 직접적인 장면을 보여주는 건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공동묘지의 납골당에서 농성전을 벌일 때 버디가 뜬금없이 근대 유럽의 기병용 도검 세이버를 들고 나와 좀비를 베어버리는 것 정도 밖에 없다.

대체 납골당에 왜 세이버가 있는지 알 수가 없고, 말이 좋아 농성전이지 그냥 문 안쪽에서 버디랑 패트릭 단 둘이 세이버로 베고, 손전등으로 내리 찍으며 문을 막고 싸우는 게 전부라서 그렇게 치열하지도 않다.

패트릭, 버디, 트레이시는 주인공 가족이니 생존이 납득이 가지만, 작중 최강 최악의 트롤러인 네이든까지 살아남는 엔딩은 존나게 찝찝하다.

결론은 비추천. 저예선 영화라 비주얼적으로 볼거리도 없고, 좀비물로서 기존 작품과 차별화된 고유한 설정도 없으며 개연성 떨어지는 극 전개와 인물 관계에 트롤러 캐릭터가 넘쳐나서 재미와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뿐만이 아니라 보는 사람을 답답하게 만드는 졸작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얼굴이 알려진 배우는 미국 드라마 ‘데드존’의 주인공 ‘존 스미스’로 나왔던 ‘안소니 마이클 홀’과 ‘킬빌’ 시리즈의 악역 ‘엘 드라이버’로 나왔던 ‘대릴 한나’ 정도 밖에 없다.

작중에서 안소니 마이클 홀은 트레이시의 아빠 패트릭. 대릴 한나는 트레이시의 엄마 버디 역을 맡아서 하이라이트씬 때 부부가 손전등 타격/세이버 참격으로 좀비를 쓸어버리며 부부무쌍을 찍었다.

새삼스럽지만 데드존, 킬빌이 나왔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 두 배우 평균 나이가 내일 모래 50~60인 수준이라 배우 시절 말년에 이런 Z급 쌈마이 영화에 나오다니 진짜 씁쓸하다. (안소니 마이클 홀은 1968년생으로 올해 나이 48, 대릴 한나는 1960년생으로 올해 나이 56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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