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타귀 2 (鬼打鬼之黃金道士.1992) 강시 영화




1992년에 진회의 감독이 만든 호러 코미디. 원제는 ‘귀타귀지황금도사(鬼打鬼之黃金道士). 국내 출시명은 ’귀타귀 2‘다. 귀타귀란 제목만 보면 홍금보의 귀타귀 시리즈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전혀 관련이 없는 작품이고, 강시선생으로 유명한 임정영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내용은 현대를 배경으로 도사 영숙은 다섯 제자를 가르치며 살고 있는데 귀신 잡는 일만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어 아파트 경비일로 생계를 유지하다가, 경찰 서장 친구의 부탁으로 귀신이 나온다는 집에서 잠시 동안 살며 집을 지키게 됐는데.. 그 집에는 청나라 시대의 부부 유령인 구축과 아연이 살고 있었고, 남편 구축은 아내 아연을 아연을 걸핏하면 때리고 마구 부려 먹으면서 영숙을 골탕먹이려고 하다가 역으로 혼쭐이 나서 쫓겨나고. 아연이 영숙과 다섯 제자와 함께 살면서 현대 문명에 적응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인간과 귀신이 함께 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주된 내용으로 여자 귀신 아연이 남존여비 사상에 찌든 가부장적 폭력 남편한테 학대를 당하다가, 영숙과 다섯 제자와 살며 현대 문명에 적응해 변화하는 과정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작중에 아연이 남편한테 얻어맞는 게 과하다 싶을 정도인데 그걸 통해 완전한 악역을 만들고, 천연 보케 미녀 컨셉인 아연이 현대 문명에 적응하면서 엉뚱 미녀가 되어 본인 새 이름을 마돈나로 짓고 쫓겨난 남편이 나타나 앵겨 붙을 때마다 뻥뻥 차버리고는 마음껏 즐기며 살아가니 극 전개에 있어 확실한 결과가 나와서 유쾌 상쾌 통쾌하다.

나혜연이 아연 역을 맡았는데 작중 이미지도 좋고 캐릭터 자체도 매력적이었다.

영숙의 다섯 제자들은 캐릭터 개별적으로 보면 아무런 개성도, 매력도 없고 항상 다섯이 우르르 몰려 다녀서 도매급 취급을 받지만, 제자들이란 포지션은 충실히 지켜서 다섯이 1인분 밥값은 한다. 최소한 왜 나왔는지 모를 수준까지는 아니란 소리다.

제자들만 나오는 씬은 퇴마를 빙자한 사기를 쳐서 돈 삥땅 치거나 한밤중에 이불 뒤집어 쓰고 포커 치는 것 등 잉여스러운 일들인데 아연과 어울려 놀며 그녀가 현대 문명에 적응하게 도와주고, 라스트 배틀 때는 영숙의 지시를 따라 악당들을 상대하니 맡은 바 역할을 다 했다.

작품의 전반부는 구축과의 대립, 후반부는 외국인 악당 2인조와의 대립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영숙한테 혼쭐이 나 쫓겨난 구축이 친구들을 데리고 돌아와 싸우는 씬이 꽤 인상적이다.

귀신들이 무슨 달심이나 루피마냥 팔을 길게 뻗어 공격해오고. 영숙에게 제압 당할 때 그 긴 팔과 다리를 만화 캐릭터마냥 꽁꽁 묶어 버리는 연출 등이 기억에 남는다.

사실 영숙과 다섯 제자의 퇴마술/무술보다 각성한 아연의 전투력이 작중 최강 수준이라 술 취해서 취권으로 외국인 악당들 때려잡고, 그들이 권총으로 쏜 총알도 맨손으로 잡아내서 슈퍼 히로인이 따로 없다.

후반부의 외국인 악당 2인조는 영숙 일행이 사는 집 마당에 보물이 파묻혀 있어 그걸 노리고 영숙 일행을 없애려고 한다.

솔직히 이건 어떤 암시나 복선도 없이 갑자기 툭 튀어나온 거라 좀 주먹구구식으로 만든 것 같은데, 그래도 갈등 관계를 확실히 구축해 놨다.

작중 외국인 악당들은 중국과 중국인을 굉장히 무시하고, 기관총으로 무장한 채 영숙 일행을 위협한다.

거기에 맞선 영숙 일행이 부적 글귀를 써 넣은 커다란 벽지를 모아서 팔진도를 만들어 그 안에 들어온 외국인 악당들과 미로 액션을 펼치며 싸우는 게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다.

귀신, 도사, 도술의 태그만 보면 화끈한 도술이 나오는 퇴마물 같은데 실제로 최종 보스는 강시도, 유령도 아닌 인간이고 기관총 들고 덤비는 걸 팔진도로 상대하니 정말 이색적이었다.

클라이막스 때 외국인 악당들한테 잡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고 모욕적인 말을 들으며 얻어맞다가, 갑자기 무슨 중국 애국가 같은 거 부르면서 중국인의 기상을 뽐내고 아연이 완전 부활해 군복 입고 나타나 외국인 악당들의 팔다리를 접어서 공으로 뭉쳐 발로 뻥뻥 차고. 다섯 제자와 영숙이 패스를 받아서 집 밖으로 슛을 날려 버리는 장면은 존나 황당무계하지만 홍콩 영화 특유의 B급 테이스트가 넘쳐나서 아주 좋았다. (진짜 홍콩 영화 말고 어디서 이런 걸 보겠어)

결론은 추천작. 귀타귀 시리즈가 아닌데 귀타귀 2로 출시되서 짝퉁 느낌 나지만, 실제로는 제목에 귀타귀만 들어갔지 독립적인 작품으로 강시선생 임정영이 나오는데 화려한 도술로 요괴/강시를 때려잡는 게 아니라, 여자 귀신과 함께 살며 그녀를 현대 문명에 적응시키고 폭력 남편 유령과 외국인 악당과 맞서 싸우는 내용이라 신선하게 다가오고. 여주인공의 성장과 변화를 분명히 그리면서 악당들을 혼내주는 통쾌한 전개가 재미를 주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서 강시선생 시리즈의 단골 배우인 누남광이 단역으로 출현한다. 작중 영숙 일행이 살게 되는 집의 집주인 이유광 역을 맡았다. 얼굴만 살짝 비춘 수준이라 카메오 출현에 가깝다.

덧붙여 귀타귀, 인혁귀 등 임정영 주연의 호러 코믹물에 단역, 조연으로 나온 첸룽이 본작에서 사악한 도사로 나온다. 이름은 따로 없고 영문 캐스팅명도 그냥 이빌 프리스트로 되어 있는데 작중에서 외국인 악당들의 의뢰를 받아 주살을 시도해 아연을 불에 태워 위기에 빠트린다.

이소룡(브루스 리) 주연의 1971년작 당산대형에서 문지기/파란 셔츠 악당으로 데뷔해서 지금은 거의 원로 배우급인데 량아방의 진룡과 동명이인이라 네이버 영화에서는 첸룽 출현작을 진룡 출연작으로 몰아서 잘못 표기했다. (진룡은 1976년생인데 1970년대 영화에 출현한 걸로 되어 있다. 아니 무슨 시간을 달리는 배우여? 본인이 태어나기 전 영화에 출현했다고 써 놓다니)



덧글

  • 더카니지 2016/05/28 20:15 # 답글

    홍콩 반환 후 홍콩 영화 몰락한거 생각하면 참 슬퍼요. 케이블에서 종총 틀어주는 홍콩 영화도 무간도 정도 빼면 영국령 홍콩 시절 영화들뿐.
    특히 강시, 귀신, 피튀기는 느와르 영화가 싹 사라졌는데 역시 중국 정부의 문화검열 때문인걸까...제목은 기억안나지만 예전에 주윤발이 로켓런처로 에일리언 닮은 요괴 죽이는 홍콩영화 본적 있는데 이제 그런 영화 홍콩에선 다시는 안나오겠죠.
  • 잠뿌리 2016/05/28 21:37 #

    http://jampuri.egloos.com/3856360 <- 그건 아마 이 작품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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