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적인 그녀 2 (2016) 2016년 개봉 영화




2016년에 조근식 감독이 만든 로맨스 영화. 2001년에 곽재용 감독이 만든 ‘엽기적인 그녀 1’의 정식 후속작이다. 남자 주인공 견우 역은 전작과 같은 차태현이 맡았는데 히로인인 그녀 역은 걸그룹 에프엑스의 리더 빅토리아가 맡았다.

내용은 전작에서 견우와 맺어진 줄 알았던 긴 생머리의 그녀가 갑자기 비구니가 되어 견우를 차버리고, 백수라 돈도 없고 실연까지 당해 완전 망가진 견우 앞에 어린 시절 첫사랑의 중국인 그녀가 나타나 눈 깜짝할 사이에 결혼에 골인한 뒤, 견우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전작 엽기적인 그녀 1은 199년에 PC 통신 나우누리 유저 견우 74 원작 인터넷 소설을 영화로 만든 것인데, 두 사람이 헤어지는 것으로 끝나는 원작의 엔딩과 달리 영화판은 연장전이란 새로운 시나리오를 추가해 오리지날 해피 엔딩을로 마무리 했었다.

근데 본작은 시작부터 전작의 엔딩을 계승한 것이 아니라, 산산이 깨부수면서 시작한다.

긴 생머리의 그녀를 비구니로 만들어 견우와 찢어 놓은 것도 모자라, 그녀와의 만남을 통해 정신적으로 성장했던 견우 자체를 완전 리셋시켜서 찌질이로 전락시켜서 전작 파괴 수준을 넘어선 전작 능욕 수준의 사악한 후속작이 됐다.

그렇게 전작에서 이룬 걸 깨부수고 뭘 하나 했더니, 중국 출신의 새로운 그녀를 등장시켜 견우와 맺어줬다.

근데 새로운 그녀와 견우를 맺어주는 과정을 로맨스물로서 재미있고 달달하게 풀어낸 게 아니라, 첫 사랑 키워드 하나로 사랑을 하고, 관계를 진전시키는 모든 과정을 스킵해 버리고는 무슨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이 결혼에 골인한다.

결혼에 골인한 다음, 그녀가 시어머니에게 견우를 사람 만들어준다면서 단언하고선 밤마다 다른 나라 언어로 프로포즈를 해야 합방을 해주겠다고 하거나, 남편 출근할 때 갑자기 치어리더 옷 입고 신나게 춤을 추며 응원하는가 하면, 술 취해서 들어온 견우가 기를 잡으려고 작전을 세우자 젖은 셔츠로 물매질을 해서 역으로 기를 잡는 것 등등 문자 그대로 엽기적인 행각을 벌인다.

미녀가 엽기적인 행동을 해서 갭 모에를 일으키는 건 이미 전작에서 다 써먹은 거고, 그걸 15년 뒤에 재탕해서 본다고 해도 재미있을 리가 없다.

엽기 매력의 신선함도 15년 전에나 먹혔지,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데 15년이 지난 지금은 오히려 엄청 식상하고 낡은 것이 되어 버렸다.

연출 자체도 유치한 게 많아서 보는 내내 손발을 오글거리게 하는데 특히 다른 나라 언어로 프로포즈하기 이벤트랑 치어리더복 응원 이벤트, 그리고 중국인 그녀가 시어머니와 대면하고 권각술을 펼칠 때 들어간 CG 효과가 유치함의 끝을 보여줬다.

빅토리아가 중국에서 높은 인기를 얻어서 그녀 역을 맡았지만 전지현을 대체할 수는 없었다.

내용적으로 전작을 능욕한 후속작이지만 그 전에 전지현이 나오지 않은 시점에서 이미 실패가 예정됐다. 엽기적인 그녀는 전지현과 차태현의 영화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라 둘 중 한 명만 빠져도 그 존재 자체가 성립될 수 없게 됐다.

엽기적인 그녀를 보고 자란 세대로서 견우와 그녀를 알고 있는 관객에게는 추억파괴가 될 것이다.

전지현과 엽기적인 그녀 전작의 이야기를 배재하고, 후속편을 가장한 리부트판이라고 생각해도 영화 자체의 완성도가 정말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떨어진다.

우선, 로맨스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는데 작중 견우와 그녀의 신혼생활보다 견우의 회사 생활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 중반부 이후의 스토리 전개가 되게 암울하다.

어렵게 취직을 했는데 실력을 인정받고 취업이 된 게 아니라 사장이 키우던 개가 뽑은 사원이라고 해서 잉여 직원 취급을 받고 자신한테 함부로 대하는 상사한테 찍소리도 하지 못한 채 시키는 거 다 하다가 그로 인해 그녀와의 사이가 멀어지는 게 중후반부 내용이다.

‘엽기적은 그녀’라는 제목만 들었을 때 바로 떠오르고, 또 기대한 로맨스의 모든 것으로부터 배반의 뒤통수를 장렬하게 후리는 것이다. 중후반부의 내용만 놓고 보면 제목이 ‘엽기적인 그녀 2’가 아니라 ‘말단사원 견우’라고 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근데 그 회사 생활도 견우가 받은 부당한 대우에만 포커스를 맞췄다.

회사 내에서 일본 여직원 유코와 썸을 타는 것도 플레그만 살짝 열어 놓고는 흐지부지되고. 견우의 회사 생활도 결국 아무런 발전도, 갈등 해결도 없이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끝나 버리기 때문에 시나리오의 디테일이 너무 떨어진다.

차라리 그녀가 내조를 잘해서 견우에게 큰힘을 실어주거나, 아니면 견우와 힘을 합쳐 문제를 했거나, 하다못해 데우스 엑스 마키나적 존재가 되어 견우 대신 사건을 해결했다면 그나마 엽기적인 그녀라는 제목에 어울렸겠지만.. 현실은 견우가 힘든 회사 생활을 쉬쉬하며 감추기 급급해 본편 내용에서 견우와 그녀가 완전 따로 놀아서 남녀 주인공의 케미가 맞지 않아 로맨스물로서 심각한 결함마저 생겼다.

전작에서는 긴 생머리 그녀가 모종의 이유로 견우를 찼지만, 본작에서는 반대로 견우가 중국인 그녀를 차 버린 것처럼 헤어졌는데 그 이유가 전혀 공감이 안 가고 극적이지도 않았다.

그 갈등이 균열의 조짐을 보여주다가 결정적인 순간 쾅-터트린 게 아니라, 갑자기 치고 들어와 퍽-치니 억-하고 비명을 지르며 쾅-터진 거라서 당최 몰입이 안 된다.

애초에 긴 생머리의 그녀랑 헤어진 후 백수라 돈도 없고 술에 쩔어 반폐인이 된 견우가 우연히 첫사랑 중국인 그녀와 어른이 되어 재회해 순식간에 사랑에 빠지고, 초속으로 결혼을 해놓고선 어린 아이였을 때부터 이어져 온 로맨스의 결과라고 과거 회상 왕창 넣으며 관객들을 설득하려고 한 시점에서 근본적인 몰입도의 에러가 나 버린 거다.

결론은 비추천. 전작을 파괴하다 못해 능욕하면서 시작된 내용은 둘째치고, 스토리와 캐릭터 둘 다 아무런 발전도, 진전도 없이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데 여기에 유치한 연출, 캐릭터 운용 실패, 디테일 떨어지는 스토리가 더해지니 영화 전반적인 부분의 완성도가 엄청 떨어지는데, 유행이 지나도 한참 지나다 못해 구시대의 유물이 된 엽기 미녀의 매력 어필만 실컷 하다가 나중에는 제풀에 지쳐 어거지로 진행하다가 대충 끝낸 망작이다.

전작의 후광을 받으려면 좀 빨리 나왔어야지, 전작으로부터 15년 뒤에 나왔으면서 전작 팔이도 못하다니. 이건 전작만한 속편이 없다는 소포모어 징크스로 실드치기도 민망하다.

절대 나오지 말았어야 할 속편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한국과 중국 합작이지만 중국에서도 흥행 폭망. 한국에서는 더 크게 망했다.

중국에 먼저 개봉하고 한국에선 스크린 확보를 이유로 개봉일 변경까지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참하게 망해 전국 관객수 약 71000명으로 10만은커녕 8만도 넘기지 못한 채 상영관이 다 내려가 VOD 서비스로 넘어갔다.



덧글

  • Let It Be 2016/05/25 02:18 # 답글

    이걸 돈주고봤단말입니까?
  • 잠뿌리 2016/05/26 16:06 #

    십 수년 전 시대를 풍미했던 작품이 후속작이 나와 얼마나 망가질지 궁금했는데 영화표값이 그 궁금증을 푸는 정도는 했습니다.
  • 타마 2016/05/25 09:49 # 답글

    결국 건들이지 말았어야할 엔딩인듯...
  • 잠뿌리 2016/05/26 16:07 #

    이렇게 만들어 놓고 엔딩은 또 후속작의 여지를 남겨두고 끝내서 또 한 10년 후에 엽기적인 그녀3가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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