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당 형래와 여의주 작전(1992) 영구 무비




1992년에 오요섭 감독이 만든 아동 영화.

내용은 옛날 하늘나라에서 옥황상제의 소중한 보물인 삼색여의주가 있었는데 그것을 손에 넣은 자는 천하를 지배할 강력한 힘을 얻는다고 해서 지옥사자가 삼색여의주 중 하나를 탈취하고 남은 두 개를 마저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원숭이 얼굴, 고양이 얼굴 부하들을 데리고 여의주 탐색에 나선 가운데.. 형래 도령을 찾아서 힘을 합쳐 싸우라는 옥황상제의 명을 받고 천장군이 하계로 내려와 인간으로 변신해 돌쇠라 이름 짓고 형래의 하인이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오요섭 감독은 본래 여러 영화의 단역/조연 출현 및 아동 영화의 무술감독 경력이 많은 사람이다. 특히 다수의 영구 시리즈 무술감독을 맡았는데 본인이 감독이 되어 만든 작품들이 영구 헐크, 형래 대부(똘만이 형래와 헐크), 쌍둥이 영구 대부 같은 영구 영화들이다. (영구 이외에 다른 감독작은 번개 삼총사와 오서방 시리즈 정도가 있다)

무술 감독 출신이라서 작중에 무사들이 칼싸움을 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본편 내용이 실은 그게 전부다.

심형래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구 무비지만, 심형래의 비중 이전에 출현 분량 자체가 엄청 적다. 극 전개상 심형래를 주인공이되 주인공이 아닌 애매한 존재로 만들어 버렸다.

그게 정확히 뭐냐면, 천장군이 형래한테 도술을 걸어 삿갓을 쓰고 검은 옷을 입은 흑무사로 변신시켜 지옥사자와 맞서 싸우는 것이다.

흑무사는 자기 주관이 따로 없이 그저 천장군(돌쇠)의 명을 받고 지옥무사와 싸운다. 나오는 씬 족족 지옥사자 일당과 칼싸움 하는 것만 나오고 그 이외의 부분에서는 전혀 활약하지 못한다.

사실 이 작품의 진정한 주인공은 형래가 아니라 돌쇠인데 개그맨 최영준이 배역을 맡았다.

슈퍼 홍길동 시리즈의 덜렁이, 반달가면 시리즈의 나반장 등 주로 주인공 측근 내지는 주변 인물로 자주 나왔는데 본작도 기본적인 포지션은 그렇지만 실제 작중에서 보여준 활약과 행적은 영락없는 주인공이다.

옥황상제의 명을 받고 하계로 내려와 인간으로 변신. 형래를 찾아내 형래의 하인이 되면서 함께 다니다가 지옥사자가 나타나면 형래를 흑무사로 변신시켜서 싸우게 하고. 과거와 현실을 오가는 시간여행 때도 모든 것을 파악해 우연히 여의주를 주은 뒤 지옥사자 일당의 표적이 되는 현실 세계 아이들도 다 챙겨주는 것 등등 혼자서 전체 스토리를 다 이끌어 나간다.

형래의 역할은 요즘 만화로 치면 명탐정 코난의 모리 코코로(한국명: 유명한 탐정)다. 돌쇠의 최면술에 걸려 의식을 잃으면 흑무사로 변신해 악당들과 싸운 뒤, 깨어나면 본래 모습으로 돌아와 아무 기억도 없는 상황이다. 즉, 돌쇠의 배틀 셔틀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돌쇠는 끝까지 형래한테 자기 정체를 감추기 때문에, 형래는 그냥 배틀 셔틀만 하는데 흑무사 때의 기억이 전혀 없어 자고 일어나면 몸이 망신창이라 고생한다는 개그만 반복한다.

아동 영화에 자주 나오는 콤비인 이옥주, 이문수는 본작에서 또와 주막의 주인집 모자로 출현한다. 근데 쓸데없이 비중이 있어서 자기네 분량을 확보했다.

중간에 천장군과 흑무사가 지옥사자 일당과 싸우다가 현실의 체육관 건물로 시간이동을 했을 때,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싸움 구경하러 왔다가 따라와서는.. 싸움도 끝까지 다 본 것도 아니고, 그냥 ‘재들 아직도 싸우네?’란 식으로 말하며 흥미가 짜게 식은 채로 무작정 체육관 밖으로 나가 현실의 도시를 거닐다 칵테일 바에 가서 칵테일을 마시고 만드는 방법을 배운 뒤 본래 세계로 돌아가 주막에서 칵테일을 만들어 팔아 대박 낸다.

뭔가 웃기라고 집어넣은 것 같은데 본편 내용하고 전혀 접점이 없는 상태에서 돌쇠 일행과 따로 노니 너무 부자연스럽다.

한쪽에서는 지옥사자와 흑무사가 치열하게 칼싸움을 하는데 다른 쪽에서는 칵테일 바 가서 술 마시고 춤추며 노는 장면이 나오는 상황이라 괴리감마저 느껴진다.

사실 작중에서 갑자기 여의주가 현실 세계에 드랍되어 과거 사람들이 현대로 시간이동하는 것도 되게 부자연스러운 전개였다.

아마도 슈퍼 홍길동 시리즈의 시간이동 요소를 생각하고 넣은 것 같지만 아무런 암시도, 복선도 없이 갑자기 툭 튀어나온 것이라 스토리 전개가 너무 난잡하다.

여의주를 주웠다가 사건에 휘말리는 현대 아이들인 콩숙이와 철이도 완전 급조된 캐릭터라서 과거의 인물은 형래, 돌쇠와 어떻게 잘 엮이기 보다는 단순히 붙잡힌 인질 역으로만 나와서 별 것 하는 일도 없이 머릿수만 차지한다.

본편 스토리가 결국 흑무사가 지옥사자를 물리치면서 끝나긴 하는데 삼색여의주가 3개라면서 2개만 회수하고 남은 1개는 회수는커녕 어떤 구슬인지 언급되지도 않았다.

근데 사실 삼색여의주가 3개짜리란 것도 스토리가 한창 진행된 다음에야 뒤늦게 떡밥으로 투척된 것이고, 여의주를 하나라도 가지고 있으면 강한 힘을 얻는 게 오프닝 때 나온 설정인데도 본편에 전혀 반영이 되어 있지 않아 흑무사가 지옥사자를 처치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개연성도 없다.

결론은 미묘. 줄거리만 제대로 있지 본편 스토리는 너무 개연성이 없고 주먹구구식으로 극 전개를 하며, 타이틀을 장식하는 별당 형래가 흑무사 변신 설정 때문에 화면에서 수시로 사라져 페이크 주인공화되고 생뚱맞게도 주변 인물인 돌쇠가 진짜 주인공이라 등장인물 배분 조절 및 캐릭터 운용에도 실패해서 작품 자체의 완성도가 극히 떨어지지만.. 슈퍼 홍길동 시리즈의 조연인 덜렁이가 진 주인공이 되어 본편 스토리를 주도해 나가며 형래를 조정해 배틀 셔틀로 부려 먹는다는 설정은 본의 아니게 신선해서 영구 무비 기준에서 보면 아주 약간 컬트적인 맛이 있는 작품이다.



덧글

  • 무지개빛 미카 2016/05/17 12:58 # 답글

    왠지 그냥 칼싸움이나 치고박고 쌈박질 하는데 집중했더라면 나았을 작품 같군요.
  • 잠뿌리 2016/05/18 20:08 #

    영화를 딱 보면 감독이 칼싸움하는 것만 공들여서 만들고 나머지는 죄다 발로 만든 흔적이 보입니다.
  • 오행흠타 2016/05/17 13:01 # 답글

    글로 정리해도 뭔소리인가 할 정도로 난잡한 스토리 전개네요;;;;
    아동영화들 대부분이 이것저것 보여주려는 욕심이 앞선건지 스토리 전개가 진짜 난잡.....;;
  • 잠뿌리 2016/05/18 20:08 #

    애들이 보는 영화라고 대충 만들어서 이런 문제가 많이 생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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