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집 (The Bell Witch Haunting, 2013) 2016년 개봉 영화




2013년에 글랜 밀러 감독이 만든 파운드 풋티지 호러 영화. 한국에서는 2016년 4월에 개봉했다.

내용은 미국 테네시 주 아담스에서 처참하게 살해당한 소여 가족의 시체와 휴대폰, 비디오카메라가 발견되어 로버트슨 카운티 보관서에서 기록물 조사에 착수했는데, 시카고에서 이주해 온 소여 가족이 이사 첫날부터 약 일주일 동안 집안에 깃든 마녀의 령이 일으키는 초자연적인 현상에 시달리다가 떼몰살 당하는 이야기다.

본작에서 발생한 참사의 원인은 소여 가족이 이사 온 집이 200년 전 벨 마녀 소유의 땅이라서 그런 것으로 나오는데 이것은 실제로 미국 테네시 주의 벨 위치 이야기를 베이스로 하고 있다.

벨 위치는 1886년에 미국 테네시 주 애덤스 근처에 정착해 살았던 농부 존 벨과 그의 가족이 케이트 베츠라는 이름의 마녀 유령에게 시달렸다고 하는 전설이다.

전설에 따르면 반은 개, 반은 토끼의 형상을 한 괴기스러운 합성 동물이 집밖에서 문을 긁거나, 침대에 누워서 잠을 자는데 이불이 스스로 움직여 사람을 덮어버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뭔가가 꼬집어 상처를 입히는 것 등 불가사의한 현상이 발생했으며 끝내 존 벨이 마녀에게 독살 당해서 산 사람이 유령에게 죽임을 당한 유일한 사례로 기록되었다는 말도 전해진다.

이 벨 위치 이야기는 미국에서는 꽤 유명한 전설로 페이크 다큐멘터리/파운드 풋티지 장르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다니엘 미릭/에두아르도 산체스 감독의 1999년작 ‘블레어 윗치’가 이 전설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그 이외에 아예 타이틀 자체에 벨 위치 이름을 내건 작품들이 여러 편 나왔다. (벨 위치 헌팅(2004), 앤 아메리칸 헌팅(2005), 벨 위치 더 무비(2007) 등등)

본작은 페이크 다큐멘터리/파운드 풋티지 장르로 작중 피해자들이 남긴 영상 기록물을 재생하면서 사건의 진상에 접근한다.

주인공 브랜든은 비디오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촬영을 하지만, 본작의 컨셉이 영상 기록물을 재생한 것이라 집안에 설치된 카메라, 집밖의 상황을 찍은 CCTV, 사건 현장에 출동한 경찰차의 블랙박스, 심지어 노트북으로 실행한 스카이프 캠카메라 등 카메라 시점이 다양하고, 심지어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는 장소까지 집, 숲속, 동굴 등 범위가 워낙 넓어서 파운드 풋티지물로선 지나치게 산만하다.

실내나 야외. 양쪽 다 커버를 하려고 한 것 같은데 실제로 나온 결과물은 양쪽 중 그 어디에도 집중하지 못한 느낌이다.

쉽게 말하자면 주인공은 촬영 카메라 들고 다니고 집안 곳곳에 카메라를 설치해 집안에서 발생한 초자연적인 현상을 찍으며 ‘파라노말 액티비티’ 찍고 있는데, 집 밖에서도 흉사가 이어져 사람들이 죽거나 혹은 죽은 시체가 발견되는 게 촬영되어 ‘블레어 윗치’를 찍고 있으니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거다.

실내와 야외에서 벌어진 사건의 교집함은 결국 마녀의 존재로 사람을 해치는 동기가 ‘내 집에서 나가!’로 지박령의 성격을 띄고 있는데 실내, 야외 가리지 않고 돌아다니며 불특정 다수의 사람을 죽여 없애니 당최 이해가 안 가는 캐릭터가 되어 버렸다.

소여 가족이 떼몰살 당하는 건 마녀가 살던 땅에 지어진 집에 이사와서 그런 것이라고 쳐도, 왜 소여 일가 주변 사람들이 마녀한테 끔살 당해야 되는 건지 이유를 모르겠다.

집안에서 죽으면 집안에 깃든 악령의 힘이 강력해서 그런가 보다. 라고 할 수 있는데 죄다 집밖에서 죽으니 대체 어쩌자는 걸까?

한 밤 중에 사건이 벌어지는 것도 아니고, 벌건 대낮에 사람들 죽어나가는데 마녀의 형상을 하얀 영체가 슝-하고 날아와 사람을 채가는 묘사를 해서 완전 조나단 리브스만 감독의 2003년작 '어둠의 저주'에서 나온 마녀 요괴 마틸다 느낌 난다.

그걸 영화 다 끝날 때 보여준 게 아니라 영화 중반부에 대놓고 보여준 시점에서 페이크 다큐멘터리가 지향해야 할 논픽션의 아이덴티티를 상실했다.

애초에 마녀 출현의 전조를 마녀 웃음소리를 깔아놔서 무슨 액션 게임의 처형 BGM마냥 사용하고, 작중 소여 일가가 밤마다 폴터가이스트 현상에 시달릴 때의 촬영 장면에 일부러 노이즈를 집어넣는 것 등등 작위적인 연출이 잦아서 무늬만 파운드 풋티지다.

사실 명색이 파운드 풋티지라면 그래도 기록물 속의 주인공이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최소한의 노력을 하는 장면이라도 나왔어야 됐는데 본작에는 그런 것조차 없다.

주인공이 하이틴이라서 행동의 제약이 크고, 벨 위치에 대해 조사한 게 친구네 집에서 위키 사전으로 본 게 전부인 데다가, 집안에 괴변이 일어나고 집에 왔다 간 사람들이 끔살 당하는 참사가 벌어지는데도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전혀 모르고 영화 끝날 때까지 아무런 자각도 못해서 무능력한 쪽으로만 현실 반영을 해서 답이 안 나온다.

후반부에 하우스 호러물의 클리셰라고 할 수 있는 지역 교구 신부에게 도움을 요청해 집안에 깃든 유령을 쫓는 구마 의식을 시도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거기서 마녀에 빙의 당한 데이나가 한차례 토악질을 하고선 공중부유에 영적 폭풍을 일으켜 집안을 뒤집어엎으며 사람들을 해치니 완전 ‘엑소시스트’로 변모한다.

그 상황에서 또 배경이 야외로 바꿔 숲/동굴을 거쳐 학살극을 벌여 블레어 윗치 느낌으로 마무리를 지으니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난장판이 따로 없다.

결론은 비추천. 미국의 유명한 전설은 벨 위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파운드 풋티지물이지만 페이크 다큐멘터리가 지향해야 할 논픽션은 진작 갖다 버리고 지나치게 픽션적인 연출에 집착을 해서 이 장르의 아이덴티티를 상실했고, 집안에서는 파라노말 액티비티. 집밖에서는 블레어 윗치. 마녀 묘사는 다크니스 폴스. 하이라이트는 엑소시스트 등등 온갖 영화의 특성을 무작정 가져와 쑤셔 넣기만 했지 정리를 전혀 하지 않아서 난잡하기 짝이 없는 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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