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노말 액티비티: 더 고스트 디멘션 (Paranormal Activity: The Ghost Dimension.2015) 2016년 개봉 영화




2015년에 그레고리 플로킨 감독이 만든 파라노말 액티비티 시리즈의 여섯 번째 작품. 한국에서는 2016년 4월에 개봉했다.

내용은 2008년에 라이언 가족이 캘리포니아로 이사를 온 뒤 남동생인 마이크가 찾아와 며칠 묵게 됐는데, 짐정리를 하던 도중 마이크가 우연히 낡은 촬영 카메라와 비디오테이프가 든 상자를 발견하고 라이언이 그걸 작동시켰다가 1988년에 이 집에 살았던 케이티&크리스티 자매가 겪은 일들을 보게 되고, 그날 이후 집에서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어린 딸인 레일라가 비디오 속 크리스티처럼 남들 눈에 보이지 않는 친구 토비를 언급하면서 이상한 행동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시리즈 여섯 번째 작품이지만 앞서 나온 4탄, 5탄과 다르게 3탄에서 바로 이어진다. 3탄의 시대 배경인 1988년으로부터 정확히 20년 후인 2008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전 시리즈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 CCTV, 노트북 웹캠, 아이폰 카메라, 키넥트 등 다양한 촬영 기구가 등장했지만 본작은 최신작임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추가된 게 없다.

그냥 집안에 CCTV를 설치하고 오래된 비디오테이프를 재생해서 보는 게 끝이다.

비디오 테이프에 담긴 건 과거의 이야기로 파라노말 액티비티 3를 봐야 이해가 되는 부분이라서 전작을 보지 않았다면 무슨 내용인지 알 수가 없다.

20년 묵은 테이프를 재생해 봤는데 영상 속 인물들이 20년 후의 미래를 아날로그 모니터 너머로 넘보는 듯한 묘사는 괜찮았는데 아쉽게도 그걸 제대로 활용하지는 못했다.

20년을 경계로 해서 과거와 현재가 레일라 방의 벽에 뚫린 차원의 터널을 통해 하나로 이어진다는 게 본작의 핵심적인 설정이다. 그게 전작에 나온 마녀들의 차원문인 ‘데스티노스 프로파노스’다.

그래서 타이틀이 ‘고스트 디멘션’이지만, 거기에 포커스를 맞추지 않아서 데스티노스 프로파노스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설정이 되지 못했다.

레일라가 보이는 변화와 이상 행동, 마녀들의 차원문에 온 신경을 기울여도 모자랄 판에 집안에 깃든 악령을 촬영하는 것에만 포커스를 맞춰서 주객전도됐다.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마녀들의 차원문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악령 토비 이야기가 더 비중이 크게 나와서 주제가 흐릿해져 스토리가 난잡하다.

이 시리즈 마지막 작품이라면서 스토리 정리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느낌이다.

애초에 이 작품은 스토리보다 비주얼로 승부를 보려고 했다.

집안에 설치한 카메라로 한 밤 중에 실시간 촬영한 것들에 악령의 잔상이나 검은 그림자가 대놓고 나오고 신부의 엑소시즘 실패 후 바로 이어지는 후폭풍으로 작중 인물들이 떼몰살 당하는 하이라이트씬에서는 악령의 실체가 나오는 건 물론이고 촉수와 같은 손이 뻗어 나와 사람을 끔살시키는 등 판타지 초전개로 진행된다.

시리즈 이전 작과 비교하면 확실히 비주얼의 스케일이 커졌지만 문제는 이 시리즈가 본래 비주얼로 승부를 보는 영화가 아니란 것에 있다.

최대한 그럴 듯하게 상황을 꾸미고 분위기를 잡아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넘나드는 게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특성인데 비주얼로 승부수를 띄운다는 건 논픽션을 완전 배재하는 것이라 장르적 아이덴티티를 완전히 상실했다.

스토리 전개는 역대 최악이라고 할 만큼 답답한 진행을 자랑한다.

주인공 라이언이 20년 전의 비디오테이프를 재생해 본 다음 크리스티&케이티 자매가 겪은 일을 알고 있고 그에 관한 조사를 하며, 아내와 동생을 비롯한 주변인들도 처음에는 안 믿다가 나중에 이상한 체험을 하고 믿어주는는데.. 아는 신부를 부르는 것 이외에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하다가 몰살 루트에 돌입한다.

위험한 걸 모르고 집에 남아 있다가 참사를 겪는 건 이해가 가는데, 위험한 걸 알면서도 계속 집에 남아 촬영을 강행하다가 떼몰살을 당하는 건 너무 바보 같다.

극후반부에 가서야 겨우 집을 떠나 피신을 했는데 집에 물건 가지러 왔다가 악마의 실체 떡밥 회수하는 건 엄청 작위적이었다.

악마의 실체도 이미 다 조사했지만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거 나중에 다른 사람들이 가서 ‘어, 조사 많이 해 놨네?’하고는 조사 자료 뒤지면서 ‘아, 일이 이렇게 된 거였구나.’ 이런 결론에 도달하니 긴장감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다.

악마의 실체 설정은 또 엄청 거창해서 무슨 요한 묵시록의 두 짐승이 언급되면서 6월 6일 6시 출생이란 666 설정까지 나오니 오멘이 되어 버렸다.

유령의 집으로 시작해 로즈 마리의 아기를 거쳐 위치크래프트로 이어지고 오멘으로 귀결되다니 완전 혼돈, 파괴, 망각이다.

초기 기획과 완전 어긋난 게 눈에 보여서 시리즈물의 폐단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건 시리즈물로서 확실히 끝을 맺기 위해 후속작이 나온 게 아니라 한 때의 인기에 편승해 꿀을 빨아 먹으려고 어거지로 후속작을 낼 때 필연적으로 생기는 치명적인 문제점이다.

파라노말 액티비티 시리즈가 벌써 6개나 나왔으니까 그런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사실 파라노말 액티비티 3까지가 마지노선이었고 4부터 이미 글러먹었다)

결론은 비추천. 마녀들의 차원문이란 핵심적인 설정을 활용하지 않고 집안에 깃든 유령 촬영에만 초점을 맞춰서 주제가 명확하지 않아 스토리가 난잡하고, 카메라 시점은 실시간 촬영으로 논픽션 지향이지만 그 내용은 아주 대놓고 픽션이라서 본 시리즈가 가진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아이덴티티를 완전 상실한 채 되지도 않는 비주얼로 승부를 보려다가 폭망한 졸작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제작비는 천만달러다. 전작 파라노말 액티비티 5의 제작비 오백만 달러의 2배로, 파라노말 액티비티 시리즈 사상 가장 많은 제작비를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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