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데드: 좀비의 섬 (The Burning Dead.2015) 2016년 개봉 영화




2015년에 르네 페르즈 감독이 만든 좀비 영화. 한국에서는 2016년 3월에 개봉했다.

내용은 1846년 미국 서부 개척 시대 때 80여명의 개척민 집단이 캘리포니아로 향하던 중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계곡에서 눈보라 속에 고립되었다가 동료들을 잡아먹고 절반의 인원이 살아남은 도너 패스 사건이 발생했는데 그게 실은 식인 행위로 산의 저주를 받아 좀비가 된 것으로 화산에서 터져 나온 용암 속에 모두 녹아 사라졌는데.. 그로부터 긴 시간이 지난 뒤 현대에 이르러 도너패스의 화산을 관광 명소로 삼은 산간 마을에서 화산 운동이 다시 시작되어 용암이 분출하면서 그 안에 갇혀 있던 개척민 좀비들이 풀려나 화산폭발 재해와 좀비 재난이 동시에 발생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미국 개척 시대의 유명한 이야기 중 하나인 도너패스 사건을 좀비물로 풀어내면서 산의 저주란 키워드를 넣고 화산 폭발 재난물을 섞었다.

작중 주인공 일행인 로버츠 일가와 그 친구들은 화산 폭발과 좀비 양쪽의 위협을 받으며 서바이벌을 펼친다.

설정은 되게 거창한데 거의 대부분의 장면을 CG 처리했고, 좀비 분장과 고어 연출은 조잡하기 짝이 없어서 저예산 티가 많이 난다.

스토리 자체도 굉장히 엉성하다. 좀비와 화산 폭발이란 두 가지 재난을 한꺼번에 당하는데 그 어느 쪽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재난에 맞서 살아남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갈등 관계에 놓인 가족들이 운이 나쁘게 재난에 휘말렸다가 우여곡절 끝에 화해를 해서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라서 좀비 영화가 아니라 가족 영화에 가까운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작중에 나오는 좀비는 용암 좀비라서 입에서 용암 침을 질질 흘리고, 머리에 총을 맞아도 쓰러지지 않고 다시 덤벼들어 맷집도 강하다.

근데 이 좀비를 상대하는 인간의 무기가 크로켓용 망치와 나뭇가지, 소화기, 권총 정도고 또 좀비의 수 자체가 20여명 밖에 안 돼서 스케일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작다. (심지어 작중 좀비에게 물려 좀비가 된 사람은 달랑 2명 뿐이다)

좀비의 수가 워낙 부족하다 보니 화산 폭발로 어떻게든 스케일을 키워 보려고 한 것 같은데 그것도 죄다 CG처리를 한데다가, 좀비 출몰 원인이 화산 폭발이고. 화산 폭발이 멎자 좀비들이 전부 사라져서 상황이 완전 종료돼서 좀비물 특유의 아포칼립스적인 분위기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주인공 일행 자체가 생존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것도 아니고 생존에 대한 별다른 계획 없이 무작정 도망쳐 다니다가 어느 순간 자연적인 이유로 상황 종료된 것인데.. 아무리 그래도 두 가지 재난이 너무나 빨리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은 채 사라져 그 시간까지 버티지 못하고 죽은 사람들만 불쌍하게 된 노릇이라 뒷맛이 개운하지가 않다.

개인적으로 해피엔딩을 선호하긴 하지만 이건 진짜 좀 아니다.

재난을 막을 수 있는 건 산의 감시자라는데 영화 끝날 때까지 감시자는 나오지도 않고, 산에는 선한 령과 악한 령이 있는데 선령이 바다로 도망치고 악령이 산에 남았다고 하는데 선령은 코빼기도 비추지 않아서 작중에 던진 떡밥을 전혀 회수하지 않은 채 끝내 버렸다.

애초에 화산이 연쇄 폭발을 일으켜 엄청난 위기에 찾아올 것처럼 말하더니, 정작 연쇄 폭발이 일어나더니 산간 마을이 벌컥 뒤집어지기는커녕 사람들 잡아먹던 좀비들이 전부 사라지면서 오히려 위기가 끝나고.. 감시탑까지 올라간 이유가 마을 사람들보고 화산 폭발의 범위가 예측한 범위의 2배니 멀리 도망치라고 무전을 하기 위함인데 이 메시지가 제대로 닿지 않아 마을 사람들이 그냥 경찰서에 머무르고 있었는데도 아무런 피해를 받지 않은 것 자체가 완전히 설정 에러다.

생각해 보면 본작에서 가장 불합리한 내용이 그 부분이다.

마을 주민이 전부 모여 있는 임시 대피소인 경찰서는 화산 폭발이 됐든, 좀비가 됐든 재난에 아무 영향도 받지 않는데 정작 밖에 나가 있던 사람들만 떼죽음을 당하고 주인공 가족이랑 경찰 서장만 살아남으니 대체 이 어디가 좀비물이란 건지 모르겠다.

좀비의 약점도 완전 앞뒤가 안 맞는 게 좀비의 약점이 머리인 줄 알고 총으로 머리를 쐇는데 끄떡 없고 소화기를 사용하니 효과가 좋아서 그 시점에서 대 좀비 결전 무기는 소화기가 됐지만.. 정작 나중에 가서는 총 쏴서 좀비를 견제하고 소화기는 큰 도움이 안 돼서 파워 밸런스가 엉망진창이다.

고어 씬 같은 경우는 작중 좀비들이 이상하게 창자에 집착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순대 먹방만 하기 때문에 너무 단조롭다.

출현 배우 중 유일하게 친숙한 얼굴의 배우는 대니 트레조인데.. 작중에서 맡은 배역이 나이트 울프라고 체로키 인디언 할아버지로 부족 아이들에게 한 밤 중에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꾼으로 나와서 본편 스토리 바깥에 있는 화자로서 본작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기 때문에 비중이 조연은커녕 단역조차 안 되는 카메오 출현 수준이다.

나이트 울프가 부족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게 바로 본편에서 벌어진 좀비 사건이라서 절대 주연이 될 수 없는데 한국 포스터에는 대니 트레조 주연이라고 떡 하니 써 놓은 건 완전 관객을 기만하는 낚시 행위다.

그래도 어쨌든 대니 트레조는 카메오 출현이라고 해도 연기 자체는 멀쩡한데 다른 배우들의 연기력은 괴멸적인 수준이라서 영화를 한층 더 싸보이게 한다. 연기도 문제지만 각본도 문제라서 작중 인물들의 바보 같고 굼뜬 행동을 보고 있으면 답답하기 짝이 없다.

예를 들어 경찰차 타고 잘 가다가 갑자기 무기를 꺼내야 된다며 차를 세우고 자동차 뒷트렁크를 열고서 무기 좀 꺼내려다가 좀비들의 기습을 받아 무기도 못 챙긴 채 맨몸으로 도망쳤다가, 다른 일행이 차 타고 오는 거 차 세우라고 해서 합류하는데.. 그 차를 같이 타고 이동하는 게 아니라 차에 타고 있던 일행들도 그냥 다 내려서 달리는 씬으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혔다.

이 작품에서 인상적인 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좀비에게 쫓기다 오두막집에 고립된 주인공 일행이 지원을 요청할 때 전화는 안 터지는데 와이파이가 연결이 돼서 트위터를 통해 경찰서에 구조 메시지를 보내는 것과 자칭 포토그래퍼이자 인기 블로거인 중국계 글래머 미녀가 지질학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화산을 배경으로 삼아 웃통 벗고 인증샷 찍다가 좀비들한테 잡아먹히는 씬이다. (캐스팅 네임이 그냥 포토그래퍼라고 표시되는데 해당 배역을 맡은 배우 이름은 제니 린이다)

모바일, 와이파이, 트위터, 블로그 등을 좀비물에서 보게 되니 새삼스럽지만 시대의 변화가 느껴졌다.

결론은 비추천. 좀비와 화산폭발을 뒤섞어 용암좀비를 만들어낸 건 나름대로 독특했지만.. 좀비물과 재난물이 핵심적인 내용인데도 불구하고 둘 중 그 어느 쪽에도 집중하지 못한 채, 작중에 던진 떡밥도 회수하지 못하고 내용 전개도 앞뒤가 전혀 맞지 않은 데다가 본편 내용을 가족 영화로 귀결시켜 니맘대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해서 스토리가 허접하기 짝이 없고 거기에 배우들의 발연기까지 더해져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인데, 조잡한 특수분장과 유치한 연출에 어설픈 CG로 떡칠까지 해서 비주얼도 엄청 싸구려라서 전체적인 영화의 완성도가 처참한 수준으로 떨어지는 망작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엔딩 스텝롤 때 좀비 영화로선 드물게 작중에 나온 모든 좀비의 캐스팅 네임과 배우 이름이 전부 올라갔다.

배경 설정상 개척민 좀비는 40마리가 넘어야 되는데 작중에 나온 좀비의 수는 그 절반인 20여 마리 밖에 안 되는 관계로 스텝롤에 이름이 다 올라가도 몇 줄 안 된다.

덧붙여 이 작품의 IMDB 평점은 무려 2.1이다. 아마도 2015년에 나온 영화중에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게 아닐까 싶다.

추가로 이 작품의 국내 번안 제목의 부제는 ‘좀비의 섬’인데 정작 영화 속 배경은 섬이 아니라 산이다. 바다는커녕 호수나 연못 하나 나오지 않는 산속으로 작중에서 계속 산이 언급되는데 국내 수입사는 대체 뭔 생각으로 좀비의 섬이란 부제를 붙인 건지 모르겠다.



덧글

  • 소시민 제이 2016/04/23 22:01 # 답글

    그냥 우리 마체테 성님이 마체테로 좀비들을 숭덩숭덩 썰어주는 편이 재밌었을지도.

    제목은 마체테 좀비킬러 로 하고 말이죠.
  • 잠뿌리 2016/04/27 18:59 #

    영감님 나이를 생각하면 액션씬은 힘들 것 같습니다 ㅠㅠ
  • 파란 콜라 2016/04/25 08:37 # 답글

    대니트레조가 까메오군요..영화포스터만보면 주연인데요;;;(
  • 잠뿌리 2016/04/27 18:59 #

    낚시성 포스터죠. 카메오 출현인데 주연이라고 광고를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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