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귀발광(艳鬼发狂.1984) 2019년 중국 공포 영화




1984년에 여대위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1년 전에 여대위 감독이 만든 맹귀출롱(猛鬼出籠)의 후속작을 표방하고 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소옥룡이 남자 주인공으로 나오는데 전편의 스토리가 이어지진 않는 별개의 독립적인 스토리다.

내용은 인터폴 소속 시우 형사가 만삭인 아내와 딸 아이 링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셀과 분륜 관계에 빠졌는데 낡고 오래된 아파트에 새로 이사를 갔다가 집안에 깃든 자살령 루시에 의해 아내가 유산을 하고 귀신에 씌여 외간 남자들을 유혹해 죽이는 가운데 딸 링링까지 수지의 아들령에 씌여 위기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에서 이름 있는 배우는 왕소봉인데 작중 맡은 배역이 소옥룡의 불륜 상대인 미셀이라서 비중이 단역에 불과한데도 불구하고, 배우 이름값이 있어서 그런지. 커버 사진에는 주역처럼 큼직하게 나와 오른쪽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커버 사진만 보면 시우 형사를 둘러 싼 본처와 불륜 상대의 삼각관계 스토리일 것 같지만 실제 본편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다.

본편 내용은 시우 형사 가족이 새로 이사 온 집에서 자살령이 시우 부인과 외동딸 링링에게 씌여 모녀가 나란히 악령에게 빙의된 상태로 사람들을 해치는 것이다.

작중에 나오는 귀신인 루시는 술집 작부로 한국 전쟁에 참전했다가 홍콩으로 휴가를 온 영국 해군 병사 팀 버튼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낳아 길렀는데, 팀이 루시의 절친이자 직장 동료인 수잔과 바람이 나서 버려지고 아이까지 죽자 살던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했는데.. 떨어진 곳이 개사육장 바로 위쪽이라 추락사가 아닌 개에게 물려 죽어 악귀가 되는 것으로 나온다.

작중 루시가 시우 부인에게 빙의해서 얼굴을 제외한 알몸의 전신에 털이 돋아난 늑대 인간 여자로 변하는데 거기에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던 거다.

전반부의 내용은 루시에게 씌인 시우 부인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사람을 해치는 이야기가 나온다.

평소 때는 전혀 꾸미지 않고 피곤에 절은 주부의 모습을 하고 있다가 루시가 씌여서 각성하면 요부가 되어 남자를 유혹해 성관계를 맺다가 죽인다. 호러 영화의 악녀 클리셰를 따르고 있지만 죽은 피해자나 관계 장소가 좀 황당하다.

도살장에 가서 정육점 주인을 유혹해 고기 트럭 뒷칸으로 유인해 천장에 거꾸로 매달린 도축된 고기를 양손으로 잡고 기승위로 떡 방아를 찧고, 술집에서 치근대는 아프로 머리 흑인을 동물원으로 유인했는데 이 흑인이 바람총을 꺼내 철장 안 동물들을 잠재우고는 본인이 아프리카의 위대한 전사 출신이라며 자화자찬하는 걸 작업 멘트로 삼아 맨발을 라이터로 지지거나 자기 품에 안겨 든 시우 부인의 엉덩이를 무슨 태고의 달인인 것 마냥 북치듯 두드리는 것 등등 뭔가 기행적인 설정과 연출들이 나온다.

반면 링링에게 씌인 루시 아들령의 경우는 얼굴이 시퍼렇게 변하고 핏줄이 돋는 게 샘 레이미 감독의 1981년작 이블데드 느낌이 나서 엄마는 늑대인간인데 아들은 빙의 악령이라서 이질감이 느껴진다.

루시의 원수는 팀이고, 팀은 이미 루시가 생전에 죽은 아들의 시체를 벽에 파묻으며 완성시킨 저주에 걸려 비참한 죽음을 당했고 팀을 NTR해간 수잔도 사고를 당해 죽은 뒤 시체에 염산을 부어버려 복수를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자들을 유혹해 죽이는 이유가 제대로 나오지 않고, 또 본편의 핵심적인 내용이 되었어야 할 삼각관계도 대충 마무리 짓고 넘어가서 스토리가 좀 엉성한 구석이 있다.

루시와 수잔, 시우 부인과 미셀 등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벌어진 불륜 행각으로 접점이 생겨 주요 캐릭터의 갈등 관계를 심화시킬 수 있을 텐데 그 부분을 간과했다.

그런 캐릭터 갈등 관계에 포커스를 맞추기 보다는, 그냥 시우 형사가 바람피우면서 미셀하고 떡치고. 시우 부인은 악령에게 빙의 당해 외간 남자들과 떡치고. 시우 부부의 떡에 집중하고 있다.

섹스씬에 집중하는 것 치고는 수위가 별로 높은 편은 아니라서 뒷태의 세미 누드만 조금 보일 뿐이고 배드씬 자체가 짧은 편이며, 시우 부인쪽 파트는 애무만 하지 본방 시작하기 전에 늑대 인간으로 변해 손톱으로 할퀴어 죽이기 때문에 순수 에로보다는 약간의 에로 요소를 첨가한 공포를 지향하고 있다.

후반부는 시우 형사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내용이 나온다.

경찰 동료들의 힘을 빌리지만 이게 영환도사 같은 모산술의 도사가 아니라 그냥 현직 경찰/형사가 야매로 퇴마술을 익힌 거라서 악령의 정체는 밝혀냈지만 퇴치는 못해서 고생만 실컷 한다.

악령을 감지하고 그 정체를 간파하는데 집안의 가구 배치를 바꿔 풍수를 조정하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고양이의 형상이라며 올빼미를 데려다가 퇴마에 쓰려고 한 게 인상적이다.

사실 제대로 된 퇴마행은 극후반부에 나온 힌두교의 승녀 하레 크리슈나가 시우 형사 앞에 나타나 그를 도와주면서 시작된다.

이 부분의 설정이나 전개 양상이 기존에 나온 홍콩 호러 영화와는 전혀 달라서 신선하게 다가온다.

우선, 하레 크리슈나는 미국인 배우 제임스 케이시가 배역을 맡은 서양인 힌두교 승려로 나오며, 본당에 코끼리 머리신인 가네샤를 모시고 있다. (근데 왜 인도인이 아니고 서양인으로 캐스팅한 걸까? 인도 음식점에서 흘러나올 법한 전용 테마도 있어서 작중 힌두교 사원 첫 등장 때랑 엔딩 스텝롤 때도 흘러나오는데)

미니 사이즈의 펜싱검 에페처럼 생긴 법력기가 악령에게 직접 타격을 줄 수 있는 결전 병기로 나오지만 거기에 의존하지 않고 악령 퇴치에 최첨단 방식을 도입했다.

컨테이너 박스가 달린 트럭을 끌고 와서 집안 곳곳에 설치한 CCTV를 트럭 안에서 전부 체크하고, 벽에 묻힌 시체도 지오시커(지질 탐사기)로 찾아내는가 하면, 확성기를 묻어 넣고 아이 목소리를 녹음해 어미 악령을 유인하는 함정을 만들어 쓰며, 집 창문까지 끌어 올린 컨테이너 박스 안에 악령을 가두고 벽면에 단 포신에서 냉기를 뿜어 얼리고 불을 뿜어 태우는 것 등등 완전 과학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악령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서는 악령의 근본이 되는 유골을 찾아내 악령에 씌인 사람의 피를 뿌려야 된다는 오컬트 설정도 중요하게 나와서 장르가 SF로 바뀐 건 또 아니다.

라스트 퇴마행 때 시우 형사 가족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 전원 끔살 당하고, 루시 악령이 굉장히 끈질기게 묘사돼서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다. (팔 한 짝이 쑥 뽑혀 나가고, 뽑혀나간 팔의 손에 쥔 총을 빵야빵야 쏘다니 이게 무슨 이블 데드도 아니고..)

한 번 죽인 걸로 완전 죽지 않고 다른 모습으로 금방 부활해서 덤벼드는데 진짜 독하게 나온다.

바디 카운트가 높긴 한데 잔인한 장면은 이게 고어인지 아닌지 좀 애매한 구석이 있다.

루시 악령이 하레 크리슈나의 변발 머리를 모근 째로 머리에서 뜯어내거나, 더블 펀치 연타로 크리슈나의 여자제 맨가슴을 두드려 패 가슴이 부어올라 죽게 하는 것 장면 등으로 작중 내용이 진지한 것 치고는 결과가 좀 엽기개그적인 부분이 있다. (진지한 얼굴로 개그를 하는 걸까?)

결론은 추천작. 유령의 집, 자살령, 빙의, 늑대인간, 힌두교, 최첨단 과학 퇴마 등등 주요 태그들이 하나도 어울리는데도 불구하고 묘한 맛이 나는 작품으로, 스토리에 좀 엉성한 구석이 있어도 악령 퇴치가 기존의 홍콩 영화에 나온 모산술이 아니라 과학 기술에 의한 것이고 도교가 아닌 힌두교가 퇴마의 중심에 있어 신선하게 다가오고, 극후반부의 퇴마행이 상당히 치열하고 박진감이 넘쳐서 생각보다 볼 만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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