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사마귀 (The Deadly Mantis.1957) 괴수/야수/맹수 영화




1957년에 유니버셜 인터네이셔널(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나단 H. 주런 감독이 만든 SF 괴수 영화.

내용은 남해에서 화산폭발이 발생해 북극의 빙산이 녹아 내렸는데 빙하 속에 수백만 년 동안 갇혀 있던 200피트 크기의 초대형 사마귀가 깨어나 북극의 에스키모 마을을 파괴하고 날개 비행으로 바다를 가로 질러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로 향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1920년대에서 1950년대까지 드라큘라, 프랑켄슈타인, 미라, 늑대 인간, 투명인간, 길맨(검은 산호초의 괴물) 등의 클래식 호러 영화를 만든 곳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유니버셜 초기 호러물을 통칭 유니버셜 몬스터라고 부르는데 1950년대 중반에 잠깐 거대 괴수 영화를 만들며 외도를 한 적이 있다.

잭 아놀드 감독의 1955년작 ‘타란튤라’에서 거대한 거미 괴수가 나왔고, 그로부터 2년 후에 나온 본작에서는 거대한 사마귀 괴수가 나왔다.

하지만 본작은 그리 잘 만든 영화가 아니다. SF 괴수물을 표방하고 있지만 괴수에 의한 재난의 묘사가 굉장히 시시하다.

사마귀 괴수가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설정이 나오지만, 실제로 사람을 덮치는 장면은 암시만 하고 직접 묘사는 하지 않은 채 그냥 넘어간다.

에스키모 마을을 습격할 때는 그래도 에스키모들이 일제히 카누를 타고 도망치는 씬을 찍어서 위기감을 조성하는 반면, 그보다 더 큰 미국 워싱턴 DC에 나타났을 때는 사람들이 혼란에 빠진 게 안 나오고 그냥 탑승자 없는 빈 자동차로 교통 정체가 발생한 묘사만 넣고. 나중에 사람들이 나와도 겁을 먹거나 도망치기는커녕 무슨 구경거리라도 생긴 것 마냥 미군들이 사마귀 퇴치하러 가는 거 구경하느라 바쁜 걸로 나온다.

실제로 사마귀 괴수가 미국 워싱턴 DC에 나타났을 때 입힌 피해는 버스 한 대 전복. 맨하탄 터널 안에서 자동차 여러 대 파손 정도 밖에 없다.

조지 워싱턴 기념비에 올라가서 난리친 건 단순히 요란한 퍼포먼스에 지나지 않는다.

어니스트 B. 쇼다사크/머리안 C.쿠퍼 감독의 1933년작 ‘킹콩’에서 나온 킹콩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올라가기를 의식하고 넣은 씬 같다.

근데 킹콩이야 해골섬에서 미국으로 잡혀 왔으니 난동의 무대가 미국이 되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올라간 거지, 본작의 사마귀 괴수는 북극 출신인데 왜 굳이 미국까지 날아와서 그것도 워싱턴 DC를 습격한 건지 당최 알 수가 없다.

몸 크기 200피트, 초속 200마일 날개 비행으로 대륙간 횡단이 가능하고 자동소총의 총격, 화염방사기의 불꽃, 전투기의 미사일을 맞아도 끄떡없는 맷집까지 가졌는데.. 맨하탄 터널 안에서 특수복 입은 미군들이 투척한 가스 형태의 화학 폭탄 3방 맞고 앞다리 한 번 뻗어보지 못한 채 죽는 거 보면 그렇게 허무할 수가 또 없다.

애초에 SF 괴수물인데 사마귀 괴수가 도시를 파괴하는데 포커스를 맞춘 게 아니라, 세계 최강 미군이 최첨단 레이다 기술을 동원해 사마귀 괴수의 위치를 파악해 공군을 투입하고, 지상에서의 대응 전략을 짜는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서 괴수물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상실했다.

이건 완전 괴수물이 아니라 세계 최강 미군의 몬스터 헌팅물이다.

조 파크만 대령, 네드 잭슨 박사, 박불관 잡지 편집자 마지 블레인 등 주요 인물을 비롯해 주변 사람들도 괴수 출현이란 재난에 앞서 너무나 느긋하게 반응하고 위기감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어서 긴장감 제로다.

결론은 비추천. 초대형 곤충 괴수를 소재로 한 미국 SF 영화로 사마귀 괴수의 습격이란 이미지만 놓고 보면 그럴 듯 해보이지만, 속 내용물은 포인트를 완전 잘못 잡아 괴수물의 기본을 지키지 못했고, 재난물로 봐도 거창한 설정에 비해 상황 묘사가 너무 허접하며 세계 최초의 거대 곤충 괴수 영화란 타이틀도 2년 전에 나온 ‘타란튤라’가 선점하는 바람에 건질 게 전혀 없는 졸작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 이후로 유니버셜 스튜디오표 호러 영화는 거대 괴수물에서 다시 인간형 괴수물로 선회한다. (이 작품과 같은 해인 1957년에 나온 SF 호러 영화 모놀리스 몬스터는 문자 그대로 모놀리스 형태의 괴물이라 괴수물이라기 보기는 좀 애매하다)

덧붙여 본작의 감독 나단 H. 주란은 이 작품 이후에도 ‘지구에서 2천만 마일’, ‘신밧드의 7번째 항해’, ‘50피트 여자의 공격’, ‘잭 더 자이언트 킬러’, ‘달의 첫 인간’, ‘색슨 족의 포위 공격’ 등등 SF/판타지 영화를 꾸준히 만들었다.



덧글

  • rumic71 2016/04/22 15:27 # 답글

    저 당시의 거대괴수는 공산주의의 메타포였다는 주장이 있죠. 그렇다면 미군이 압승을 거두어야 할 의무가 있는 셈입니다.
  • 잠뿌리 2016/04/27 18:58 #

    방위군이 무력한 일본 괴수물과 정반대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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