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공대전외성인 전신(关公大战外星人戰神.1976) 희귀/고전 호러 영화




1976년에 진홍민 감독이 만든 대만산 SF 영화. 대만판 원제는 ‘전신’. 중국판 제목은 ‘관공대전외성인’. 홍콩판 제목은 ‘홍콩대재앙’이다.

내용은 조 노인이 4년 전에 사별한 부인의 유언에 따라 관공을 조각하고 있는데 거대한 화성인 3인조가 지구를 침공해 연쇄적인 재난이 발생해 인류가 위기를 맞이하자 조각상의 관공이 현세에 강림하여 화성인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거대한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해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걸 보면 기본적으로 괴수 특촬물의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데, 보통 괴수 특촬물하면 일본의 ‘고질라’를 먼저 떠올리겠지만 실제로 본작의 느낌은 ‘울트라맨’에 더 가깝다.

외계인의 침공으로 인류가 위기를 맞이하자 관공의 조각상에서 빛이 번쩍이며 초거대한 관공이 나타나 외계인을 때려잡기 때문이다.

작품 전반부의 내용은 UFO가 나타난 이후로 날씨가 급격히 더워지거나, 사람이나 물체가 부유하는가 하면 모든 사물이 거꾸로 가기도 하고 세상이 뒤틀어지거나, 지진이 발생하고 외계인의 인간 납치까지 벌어지는 등등 재난이 연쇄적으로 발생해 외계인 침공 재난물로 진행된다.

실제로 이 작품은 개봉 당시 중국 최초의 재난 영화로 홍보했었다. 그래서 홍콩판 제목이 아예 ‘홍콩대재앙(香港大災難)’이 된 것이다.

사실 울트라맨의 영향을 받은 작품이라 대만판 울트라맨이라고 홍보를 할 수 없으니 재난을 강조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지금 보면 좀 유치할 수 있는 장면들이 잔뜩 나오지만 70년대 영화라는 걸 감안하고 보면 무난한 편이다. 재난을 겪는 엑스트라들이 꽤 많이 동원돼서 혼돈, 파괴, 망각의 거리를 만들어내 최소한 재난의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데는 충분했다.

본편의 핵심적인 내용은 사실 관공의 조각상을 깎으며 관우 신앙을 믿는 조 노인과 과학자인 아들 조초군의 이념적 충돌이다.

조초군은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조 노인은 신은 존재한다고 주장하며 대립하고 조초군의 연인인 순란이 중간에 껴서 중재 역할을 해준다. 그래서 서로 이념적 대립은 하되 과도한 충돌로 상황을 악화시키지는 않는다.

공부는 안 하고 놀기 좋아하다가 외계인에게 납치 당해 트라우마가 생긴 조 노인의 딸 조리옥은 외계인에 대한 공포를 조장하는 역할로 나온다.

조초군은 뛰어난 과학자로 레이저 건을 만들어 화성인과 맞서려고 하지만 생체기 하나 내지 못한 채 괴광선 반격을 받아 연구원들이 몰살되어 별 다른 저항 한 번 하지 못하는데, 그렇게 존재를 부정하던 관우 신이 나타나 외계인을 처치하니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서 신앙 VS 과학의 이념 대결에서 신앙의 승리로 귀결시킨다.

전반부의 재난물은 재난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는데 사람들은 아무런 대처를 하지 못해서 보다가 좀 피로감이 몰려오는데 후반부로 넘어가 관우 VS 화성인의 대결이 나오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볼만해진다.

작중에 나오는 관공은 관우의 신격화인 관제성군이 조각상의 모습에서 현신하여 초거대한 전신으로 나타나 화성인과 맞서 싸우는데, 그 모습이 조각상의 모습을 베이스로 해서 경극의 관우가 나와서 엄청난 존재감을 과시한다.

으오오오오-하는 괴성과 함께 시가지를 뚜벅뚜벅 걸어가고, 청룡언월도의 칼소리가 찰캉찰캉 울리는 가운데 철퇴 모양의 광선총을 든 화성인 3인조와 3:1의 대결을 펼친다.

실제 언월도 도법을 구사해 청룡언월도를 붕붕 휘두르며 외계인과 맞서 싸우는 걸 슬로우 모션으로 느릿하게 보여주는데 그게 오히려 묵직하고 힘 있게 보인다.

외계인이 곤충 눈알을 갖고 가분수 체형의 소인 같이 나와서 디자인은 조잡하지만, 철퇴 형태의 광선총을 휘둘러 건물을 후려칠 때마다 쾅쾅 폭발이 일어나고 근거리 순간이동을 하거나 염력을 사용해 부서진 빌딩을 던지는가 하면 UFO를 호출해 천라지망 그물을 펼치는 등 갖가지 초능력을 사용해서 강력하게 묘사된다. (물론 관우가 그보다 더 강해서 화성인이 3명이나 되는데 상대가 안 된다는 게 함정)

외계인이 무기를 떨어트리고는 관공한테 너만 무기 쓰니 비겁하다 어쩐다 하니까. 관공이 청룡언월도 내려 놓고 권법을 써서 외계인과 권각술을 펼치다가 모탈 컴뱃 페이탈리티마냥 청룡언월도를 휘둘러 목을 따 버리는 씬이 강렬하게 다가온다. 울트라 관우가 외계인 목 베는 라스트라니 진짜 보통 사람은 상상도 못한 초전개의 마침표를 찍는다.

지나가던 스님이 염주로 드라큘라 목을 조르며 퇴치하는 ‘관 속의 드라큘라’도 나온 우리나라에서 왜 초 거대 이순신 장군이 외계인의 침략을 물리치는 SF 영화는 나오지 못했을까 하는 컬트적인 아쉬움마저 느껴질 정도다.

결론은 추천작. 일본의 특촬물 ‘울트라맨’의 영향을 받았지만 괴수 특촬물보다는 외계인 침공 재난물에 가까운 작품으로 데우스 엑스 마키나 요소로 관우를 등장시켜서 SF와 도교 신앙을 접목시킨 전대미문의 발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관우 신앙이 번성한 대만이니까 나올 수 있었던 영화라서 매우 유니크하다.



덧글

  • 고드재현스 2016/04/20 12:48 # 답글

    1GET

    확인해서 관운장님 액션씬만 집중적으로 보니 주화입마에서 벗어난 기분이었습니다 ㅋㅋㅋㅋㅋ

    아아 진짜 컨셉하나는 잘만들었는데 이후로 이런 유치하면서도 재미있는 컨셉의 물건이 더 안나와서 아쉽더라고요 ㅠㅠ
  • 잠뿌리 2016/04/20 12:53 #

    지금봐도 참 독특하고 재미있는 소재라서 최신 영화로 리부트해도 좋을 것 같은데 2011년경에 짧은 동영상으로 리붓된 거 이후로는 비슷한 것도 안 나오네요.
  • 남두비겁성 2016/04/20 13:01 # 답글

    관공이 저렇게 싸웠더라면...

    아아! 고대 중국은 이 얼마나 무서운 곳인가! (...)
  • 존다리안 2016/04/20 18:23 #

    오죽하면 삼국전투기에서 관우 죽인놈이 마인 부우겠습니까?(...........)
    무서운 세상이었어요.... 사마의는 눈깔로 사람을 조종했고 아들 둘은 악마의 피를 이어받았으며(...........)
    조인의 정체는 샤아전용 자쿠였다지 말입니다.
  • 잠뿌리 2016/04/27 18:57 #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관우는 엄청나게 강하게 묘사되죠.
  • 참지네 2016/04/23 20:45 # 답글

    정말인지 대단한 관공입니다!
    세상에 이런 대단한 작품이 있다니!!
  • 잠뿌리 2016/04/27 18:57 #

    70년대 대만 특촬 영화는 엄청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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