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X] 그날이 오면 2(1990) 2019년 게임(카테고리 미정리)




1990년에 미리내 소프트에서 만든 횡 스크롤 슈팅 게임. 한국 최초의 MSX 3.5인치 디스켓 게임이다. (본문과는 상관없지만 한국 최초의 MSX용 롬 게임은 토피아의 1988년작 대마성이다)

내용은 서기 20XX년 인류의 문명이 고도로 발달된 미래 시대 때 로봇이 인간의 일을 대신했는데 사람과 같은 사고 능력을 가진 인공지능 컴퓨터 MRN이 인류에게 반란을 일으켜 세계 정복을 꾀하며 정박사의 부인과 딸을 납치했지만 인류가 개발한 슈퍼 컴퓨터 MRN II를 탑재한 최신예 전투기 태극호를 타고 출격한 주인공의 활약으로 MTR의 야망을 분쇄한다.

그로부터 10년 후. 전쟁으로 폐허가 된 지구가 재건되어 지구연합방위사령부, 통칭 U.D.C.B가 조직되고 천연자원의 고갈에 대비한 영구적인 에너지 자원을 개발하다가 국제 에너지 개발 연구소 고장 이박사가 메가 플로토늄 K를 개발하는데 성공했으나, MRN의 잔존 세력인 메타레이버가 그것을 탈취하여 P.T.P 빔을 달에 설치한 뒤 지구에 위협사격을 가하던 와중에, 이박사가 메가 플로토늄 K의 약점을 알아내자 테러를 가해 이박사의 집을 폭발시키기에 이르렀는데.. 테러 장면을 목격한 이박사의 딸 유진이 U.D.C.B 소속 대위인 친오빠한테 연락을 하고 메타레이버가 세계의 중심지 네오 서울 시티를 점령했다는 소식까지 알려져 이대위가 초신예 전투기를 타고 출격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본래 ‘그날이 오면 1’은 미리내 소프트사 대출범! 한국 MSX 전용 게임의 새로운 장을 여는 제 1탄 그날이 오면. 이라는 거창한 광고 문구와 함께 여주인공이 단독 출현한 커버 일러스트와 게임 스크린샷이 실린 광고가 떴지만 개발이 중단되어 발매가 무산되고. 그 이후 후속작인 그날이 오면 2가 발매한 것이다.

본작은 제목만 그날이 오면 2지 타이틀 넘버링으로 보면 첫 번째 작품이다. 그날이 오면 1의 줄거리를 게임 내에서 설명하는 것으로 때우고, 바로 그날이 오면 2 본편으로 넘어간다. 태극호 관련 부분이 그날이 오면 I의 내용이다.

당시 일본 MSX용 게임. 아마도 이스 2의 영향을 받은 듯 총 3장의 디스켓 중 한 장이 전부 데모 영상으로 구성되어 있고 짧은 애니메이션이 들어가 있다. (왜 이스 2를 언급했냐면 작중 이박사의 집이 테러를 당해 폭발할 때 이대위의 여동생인 이수진이 깜짝 놀라며 돌아보는 씬이 어쩐지 리리아를 연상시켜서 그렇다)

본작은 내수용이 아니라 처음부터 해외 수출용으로 만든 게임이라 그날이 오면 타이틀만 한글로 나오고, 기본 줄거리, 데모 영상의 텍스트, 게임 내 오퍼레이터와의 브리핑 메시지 등등 모든 글자가 다 영어로 나온다.

근데 정작 영어를 쓰는 북미권에는 수출되지 못하고 일본에만 수출됐는데 현지 반응이 안 좋아 소리소문없이 묻혔다고 전해진다.

게임 기본 조작 키는 화살표 방향키로 상하좌우 이동. 기본 샷은 스페이스바. 폭탄은 키보드 M키. 스코어/잔기/스테이지 확인 및 일시 정지는 ESC, 일시 정지 해제는 엔터(MSX 키보드로는 RETURN)키다.

게임에 나오는 플레이어 기체는 총 두 가지로 하나는 코드 넘버 LZA-27A98 시티 해리어. 다른 하나는 코드 네임 MX-986 별칭 골리앗이라 불리는 플레임 울프다.

사용하는 무기는 똑같지만 기체 디자인과 총탄 디자인이 다르다. 예를 들면 시티 해이러가 파란 레이저를 쏘는 반면, 플레임 울프는 노란 레이저를 쏜다. 매 스테이지마다 기체가 바뀐다. (즉, 홀수 스테이지는 시티 해리어, 짝수스테이지는 플레임 울프라고 보면 된다)

먼 미래 시대에 인공지능 컴퓨터가 반란을 일으켰다는 설정은 컴파일의 1988년작 알레스트 시리즈의 영향을 받은 것 같은데 정작 게임 자체는 알레스트와 같은 종 스크롤 슈팅이 아니라 사이드 뷰 시점의 횡 스크롤 슈팅 게임으로 게임 화면과 구성, 무기 아이템 디자인, 보스 캐릭터 디자인 등을 보면 코나미의 1985년작 ‘그라디우스)’ 모방한 것 같다.

쉽게 말하자면 알레스트+그라디우스 짬뽕이다.

그라디우스와 차이점이 있다면 편대형 적기를 모두 격추시키거나, 포대형 적을 파괴하면 아이템이 나오는 반면. 본작에서는 아이템이 화면 곳곳에 흩어져 있다.

어떤 때는 아이템이 엄청 많이 나오는데 어떤 때는 거의 안 나오고, 잔기를 올려주는 1UP 같은 입수하기 어려운 장소에 있을 때가 많다.

무기 종류는 M16 자동 소총(직선형 연속탄), 레이저, 쌍발 레이저(전방향 이중탄), 스크루포(직선형 회전탄), 산탄(직선형 명중시 위 아래로 반동), 삼발탄(3-WAY)다.

같은 무기를 연속으로 먹으면 무기의 속도/위력이 상승한다.

특수 아이템으로는 잔기를 올려주는 1UP, 적의 추적 탄막을 상쇄시키는 아이템, 적기의 움직임을 일정 시간 동안 정지시키는 아이템, 특수 무기인 무적 왕복 미사일의 파워업 아이템 등이 있다.

무적 왕복 미사일의 파워업 아이템은 슈퍼 샘통의 모습을 하고 있다. 슈퍼 샘통은 본편에서 디스크를 교체할 때도 마스코트처럼 나오는데 흔히 새론 소프트의 게임 주인공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미리내 소프트 출신 직원들이 새론 소프트를 설립한 것이라 깊은 연관이 있다.

무적 왕복 미사일은 매뉴얼에 적힌 표기는 그렇지만 실제로는 기체에 따라 빔/미사일의 형태로 나뉜다. 물론 성능은 동일하다.

한 번 사용하면 약 5발의 빔이 위 아래로 정렬해 앞으로 갔다가 뒤로 갔다 왕복하는데 5발, 4발, 3발, 2발 이렇게 점점 줄어든다. 슈퍼 샘통 아이템을 입수한 만큼 위력도 상승한다.

속도업, 보조 공격을 해주는 옵션, 기체 방어막인 포스 필드 같이 그라디우스에서 기체의 성능을 상승시켜주는 아이템은 전혀 차용하지 않아서 무기는 바꿀 수 있어도 기체를 강화시킬 수는 없다.

그나마 다행인 건 격추 당했다가 다시 부활했을 때, 격추되기 전까지 사용하던 무기를 그대로 쭉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게임 밸런스는 상당히 안 좋은 편이다.

기본적으로 그라디우스처럼 횡 스크롤 시점으로 진행되며, 강제 스크롤 속도가 느릿한 편이고 무작정 우주의 바다를 가르고 지나가는 게 아니라 위 아래로 움직이며 장애물을 피해 통로를 찾아 들어가는 방식인데..

이게 적기를 격추하며 나아가는 슈팅 게임이라기보다, 퍼즐 게임에 가까울 정도로 진로 방해 요소가 많이 나와서 슈팅 게임으로서의 맛이 떨어진다.

방해 요소가 어느 정도냐면 깜빡이는 조명/레이저/불기동 트랩, 나타났다 사라지는 블록과 장애물, 파괴 가능한 블록도 전부 다 부술 수 있는 게 아니라 일부만 부술 수 있는 곳이 있고 심지어 어떤 곳은 플레이어 기체보다 아래쪽에 있어 기본 샷으로는 부술 수가 없는 곳도 있다.

피아를 막론하고 총탄은 벽에 가로 막혀야 되는데 본작은 모든 총탄이 벽을 뚫고 나가기 때문에 포대형 적이 쏘는 추적 기능이 있는 탄막이 진짜 골치아프다.

앞에서는 적기가 편대 비행을 하며 날아오지, 뒤에서는 총탄이 쫓아오지, 조금만 더 가면 온갖 트랩이 진로를 방해하지. 난이도는 갈수록 어려운데 플레이어 기체가 이동 속도라도 좀 빨랐다면 플레이 테크닉으로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을 텐데 앞서 말했듯 기체 강화 요소가 전무한 관계로 그럴 수도 없게 됐다.

스크롤 진행 속도가 느리긴 한데 플레이어 기체 속도도 느려서 경사가 깊은 곳에 놓여 있는 아이템을 먹으러 갔다가 빠져 나가는 시간을 계산하지 못해서 벽에 부딪쳐 죽는 경우도 허다하다.

한 번 죽으면 스테이지 처음부터 시작하는 게 아니라 죽은 자리에서 다시 부활하긴 하는데 부활한 직후의 무적 시간이 그리 긴 편이 아니라서 까딱 잘못하면 부활하자마자 바로 죽는 수도 있다.

매 스테이지 끝에 도착하면 보스가 나오는데 보스전에서는 일시 정지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이 게임은 보스전마저 밸런스가 엉망이다.

보스전의 화면은 고정되어 있는데 일부 보스의 공격 범위가 지나치게 길어서 화면 끝까지 닿는 관계로 전방에 보스와 마주하고 있으면 바로 격추 당하는데 이걸 피해서 보스 뒤쪽으로 건너가면 기본 샷을 맞출 수 없다.

모든 기본 샷은 앞으로만 나가지 뒤로 나가지는 않아서 그렇다. 그렇다고 캡콤의 1986년작 ‘사이드 암즈’처럼 돌아서서 공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보통은, 보스가 적극적으로 움직여 플레이어 기체가 움직일 틈이 생겨야 하는데 그런 게 없이 계속 같은 자리에 짱 박혀 있으니 무적 왕복 미사일 다 떨어지면 플레이어가 공격할 수단이 없어진다.

무적 왕복 미사일은 판정이 굉장히 좋아서 타이밍만 잘맞추면 2~3회 공격을 명중시킬 수 있는 반면. 기본 샷의 판정은 좋지 않아서 한 발 맞추는 것도 힘들다.

대부분의 보스가 코어만 공격해야 데미지를 입기 때문이다. 코어 이외의 부분은 아무리 공격해도 전혀 데미지를 받지 않는다.

모아이를 연상시키는 벽 형태의 포대, 고렘을 연상시키는 2스테이지 보스, 빅 코어를 연상시키는 6스테이지 보스 등등 일부 디자인은 그라이디우스의 그것을 대놓고 따라했다.

옵션 기능은 따로 지원하지 않아서 수동으로 게임 난이도를 조정할 수는 없지만, 디스켓 교환 순서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진다.

디스크 A->B-C 순서로 시작, 교환하면 노멀 난이도, C->B->C 순서로 시작, 교환하면 이지 난이도로 시작할 수 있다.

디스크 교체로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는 건 컴파일의 1989년작 ‘알레스트 2’의 그것과 똑같다. 알레스트 2 역시 2번 디스크로 부팅하면 최저 난이도가 되는데 1번 디스크를 넣고 오프닝을 보면 최고 난이도가 된다. 단, 알레스트 2에서는 난이도 변경뿐만이 아니라 사운드 테스트도 할 수 있다.

결론은 평작. 컴파일의 알레스트, 코나미의 그라디우스를 모방해서 만든 짝퉁 게임으로 겉모습만 보면 그래도 최소한 슈팅 게임이라고 부를 만한 것 같은데.. 실제로 플레이해보면 게임 밸런스가 개판이고 슈팅보다 퍼즐에 더 가까운 레벨 디자인 때문에 지나치게 게임 난이도가 높아서 플레이 접근성을 떨어트려 전반적인 게임의 완성도가 좀 떨어지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완전 쿠소 게임으로 분류할 정도로 못 만든 것은 또 아니고, 한국 최초의 MSX용 3.5인치 디스켓 게임이라는 역사적 의의가 있어서 최초 타이틀까지 고려하면 간신히 평타는 치는 게임이다.




덧글

  • 아돌군 2016/04/14 00:12 # 답글

    그날이오면 3를 한 기억이 나네요.
  • 잠뿌리 2016/04/17 19:33 #

    저도 그날이 오면 시리즈 중에 가장 처음 접한 게 그날이 오면 3였지요. 게임 잡지에 실린 걸로 처음 봤던 기억이 납니다.
  • 블랙하트 2016/04/14 08:11 # 답글

    1편이 개발 중단된건 당시 나온 MSX용 일본 슈팅 게임들의 완성도에 기술적 차이와 한계를 느껴서라더군요. 원래 아케이드용 슈팅 게임 기획이었고 MSX판은 그 이식작(?)이었기에 일본 수출용 아케이드판은 만든게 있다던데 사실인지는 모르겠습니다.

    2편에서 가장 어이없는게 첫스테이지 시작 지점 바로 앞에 장애물이 있어서 시작한뒤 가만히 움직이지 않고 있으면 충돌해서 죽어 버립니다. (이건 뭐 콘보이의 수수께끼도 아니고...)
  • 잠뿌리 2016/04/17 19:34 #

    1편 스크린샷 보면 기체 위 아래로 옵션 붙어서 레이저 쏘는 거 보면 완전 그라디우스 짝퉁 느낌 나더군요. 그나마 이 작품이 전작보다는 나은 것 같습니다. 2편 첫 스테이지 장애물이 사실 건물이 아니라 조명 형태의 고정 포대라서 조명에서 빛이 번쩍거릴 때 닿으면 죽더군요. 빛이 사라졌을 때 지나가야 됐습니다.
  • SKY樂 2016/04/14 13:51 # 답글

    용돈 탈탈 털어 정품구매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
  • 잠뿌리 2016/04/17 19:35 #

    그 시절 구입한 정품이 아직 남아 있었으면 지금 프리미엄 붙은 레어템이 되었을 것 같네요.
  • 아돌군 2016/04/17 20:21 # 답글

    그날이오면 3 다음에 폭스 레인저 시리즈였던가요
  • 잠뿌리 2016/04/17 21:29 #

    IBM-PC용으로는 폭스 레인저가 먼저 나왔습니다. 폭스 레인저가 히트를 친 덕분에 그날이 오면 3가 나올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지요.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265761
5243
9468640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