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코드네임 아폴로(时空异变.1993) 2020년 가정용 컴퓨터 386 게임




1993년에 대만의 걸극묘 공작실(傑克豆工作室)에서 MS-DOS용으로 만든 롤플레잉 게임. 원제는 ‘시공이변(时空异变)’ 국내명은 ‘코드네임 아폴로’로 게임박스에서 한글화 출시했다.

내용은 서기 2035년에 공산주의 붕괴 후 유엔이 최고 통치 기구가 되어 세계가 연방체제로 변하면서 지구 연방회의가 탄생해 고갈된 자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진 과학 기술 연구 회의가 결성되어 각양각색의 연구를 하던 중. 초광속 입자의 엔진을 발명해 광속 입자 가속기라 이름 붙이고 물리 학자 헌터, 물리 학자 겸 의사인 케인 박사, 안전 책임자 잭크 대령 등 3명을 각각 선임/수석 연구원/경비 대장으로 임명하여 코드네임 아폴로 작전을 실행에 옮겼다가.. 연구실에 괴한이 잠입해 컴퓨터를 파손 당해 가속기가 변화를 일으켜 연구실 건물 전체가 이세계로 차원이동하면서 헌터 박사와 연구원들이 떼죽음을 당한 가운데. 케인 박사와 잭크 대령이 간신히 살아남아 실험실에서 사라진 3개의 부품을 찾아 미래로 돌아가기 위해 3개의 세계를 넘나드는 이야기다.

미래 배경에 판타지가 뒤섞인 퓨전 세계에서 검, 총, 마법 등을 사용해 싸우는 것만 보면 세가의 판타지 스타 시리즈를 모방한 게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실제로는 좀 다르다.

판타지 스타 시리즈랑 비슷한 건 판타지 스타 4처럼 중요 인물이 대사를 할 때 얼굴 썸네일이 네모창 안에 작게 뜨는 것 정도고 게임 디자인이나 배틀 시스템을 보면 오히려 스퀘어의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를 베꼈다.

스페이스바를 누르면 커맨드 창이 열린다.

기법(마법), 상태(스테이터스), 장비, 물품(아이템), 기능(스킬),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다.

능력치는 HP/MP, 공격력/방어력/반응으로 나뉘어져 있다.

상태 화면 자체는 사람 모형에 부위별 장비 표기한 게 미국식 RPG 게임 장비창을 떠올리게 하지만, 장비 슬롯에 나오는 SD 캐릭터 표시는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와 똑같다. (장비 착용 가능/불가능을 SD 캐릭터로 구분시키는 기능까지 말이다)

장비 슬롯은 머리(모자), 몸통(갑옷), 무기, 방패, 신발 등 슬롯이 5개다. 악세서리 아이템은 아예 슬롯 자체가 없다.

무기는 근접 무기와 총화기로 나뉘어져 있다. 전자는 단검/도끼/봉/투격(격투)가 있고 후자는 권총/소총/대소총/광전무기가 있다.

한손 무기는 방패를 착용해 검방으로 할 수 있는 반면 양손 무기는 방패를 착용할 수 없다.

총화기는 장탄 제한이 있는데 총을 장비하면 아이템 슬롯에 있는 탄약이 자동 장비되어 전투 때 소비된다.

던짐은 공격 아이템을 던지는 것을 말한다.

기능(스킬)은 파이날 판타지 시리즈의 직업 숙련치를 생각하면 되는데 레벨업할 때마다 기능 포인트가 1씩 생겨서 원하는 기능을 올릴 수 있다.

사실 이 기능 수치가 올라간다고 특별히 공격 모션이 달라지는 것도, 공격 기술이 새로 추가되는 것도 아니라서 캐릭터 육성의 재미는 전혀 없다.

시스템에서는 데이터 불러오기 기능 밖에 지원하지 않는다.

게임 시작할 때부터 나오는 실험실은 여관/병원을 무료로 사용 가능하고, 전용 창고가 있어서 무기/장비/도구(아이템)/탄약 등을 창고에 집어넣거나 빼낼 수 있다.

무기/방어구/아이템 별로 슬롯이 따로 정해져 있어 가지고 다닐 수 있는 물건의 양에 제한이 있어 창고 기능을 적극 활용하면 좋을 것 같지만.. 다른 마을에서는 그 비슷한 것도 없고 오로지 실험실에서만 쓸 수 있는 기능이라 그다지 효율적이라고 할 수 없다.

파티가 전멸해 게임 오버 당하면 보통, 기존의 게임에서는 마지막으로 저장한 세이브 포인트에서 다시 시작하기 마련인데 본작에서는 알짤 없이 실험실로 강제 귀환되기 때문에 맵 처음부터 다시 진행하는 거나 마찬가지라 게임 오버나 다를 바 없는 패널티다.

마을에서 이용할 수 있는 상점은 여관/병원/도구점/무기점/방어구점이다.

여관에서는 휴식/저장을 할 수 있는데 게임내 세이브는 오직 여관에서만 할 수 있다. 근데 왜 병원이 또 따로 있냐고 하면, 상태 이상을 치유하거나 사망자를 부활시킬 수 있는 게 병원이라서 그렇다. 즉, 기존 RPG의 교회 역할을 대신 한다고 보면 된다.

장비/아이템이 든 보물상자가 던젼 안에서만 나오고 마을이나 성에선 일절 나오지 않아서 사실 마을, 성을 자세히 돌아볼 필요가 없다.

그래도 마을/성에 들러야 되는 이유는 마을 주민 NPC와 대화를 해서 게임 진행 팁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 팁이 엄청 중요한 건 아니지만, 최소한 맨땅에 헤딩하는 일은 없을 정도의 도움은 된다. 쉽게 말하자면 어디에 가서 뭘 해야 할지 정도는 알려준다는 소리다.

아예 마을 주민 NPC 대사 자체가 기본 대사를 제외하고 질문 항목이 떠서 주요 화제에 대해 물어볼 수 있게 되어 있다.

물론 대부분의 마을 주민 NPC가 뭘 물어봐도 자세히 모른다고 답변하지만 개중에는 제대로 대답하는 NPC도 있어서 그걸 찾아야 된다. (느낌상으로는 무슨 네이버 지식인이 따로 없다)

전투는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ATB(액티브 타임 배틀)을 모방했다. 아예 게임 후면 광고에 대놓고 ATB 방식의 전투 시스템을 탑재했다고 홍보를 할 정도다.

전투시 선택 가능한 커맨드는 공격, 기법(마법), 방어, 물품(아이템), 돌파(퇴각)이다.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ATB처럼 타임 게이지가 보이지는 않고 그냥 임의로 싸우는 것으로 아군의 반응 수치가 높으면 적군의 차례가 돌아오지 않고 아군이 계속 공격할 수 있는 방식이라 그냥 말만 액티브 배틀이다.

전투 자체의 난이도는 둘째치고 엔카운터율이 지독하게 높아서 게임 플레이에 지장을 줄 정도다. 몇 걸음 가지 못해 엔카운터율이 발생하는 건 물론이고, 심지어 전투를 막 끝낸 직후 1초도 채 지나지 않아 즉석에서 전투가 또 발생해 2연전을 해야 될 때도 자주 있다.

이건 본작을 만든 걸극묘 공작식이 같은 해에 만든 이역기병: 제신적저살(국내명: 토비)와 같다. 그나마 토비는 전투 때 퇴각을 지원하지 않아 지랄 같았는데 본작은 퇴각을 지원해서 최소한의 자비를 베푼 것 같지만.. 문제는 반응 수치가 낮으면 퇴각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고, 엔카운터 확률 자체는 토비보다 더 높은데 상대적으로 레벨이 금방금방 오르는 게 아니라, 레벨 디자인이 안 좋다는 거다.

하지만 사실 지옥 같은 엔카운터 확률보다 더 큰 문제이자, 본작의 치명적인 단점은 바로 퍼즐 난이도가 불지옥 수준이란 점에 있다.

게임의 기본 전개가 어떤 세계에 가던, 그 세계에 있는 동굴(던젼)에 들어가 특정 아이템을 모아야 되는데 그 과정에 풀어야 할 퍼즐 난이도가 욕 나오게 어렵다.

아니, 사실 퍼즐 난이도 자체가 엄청 높다기보다 퍼즐 디자인이 개떡 같다.

이를 테면 벽에 걸린 레버 5개를 특정한 순서에 따라 맞춰서 내려야 되는데.. 본래 기존의 게임 같으면 순서가 틀려도 레버가 내려간 상태에서 고정되어 있어야 하는 반면. 본작에서는 그 레버가 내려가서 고정된 게 아니라 엄청 ᄈᆞᆯ리 내려갔다 다시 올라가서 달칵-거리는 수준이라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운데 레버 움직이는 소리까지 안 들리는 상태에서 십여 가지 패턴을 한 번도 틀리지 않고 입력해야 된다던가, 퍼즐 해결 팁이 ‘좌상, 우하’로만 뜨는데 그 근방에 팁을 주는 석상을 중심으로 8방향에 레버가 5개가 있어 어디 기준의 좌상, 우하인지 알 수 없게 해 놔서 풀이를 어렵게 만들었다.

애초에 퍼즐 부분에서 포인트를 체크할 때 보통, 키/버튼을 눌러서 실행해야 되는데 본작은 그런 거 없이 그냥 접촉하면 바로 포인트가 작동하고 NPC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동 방식이라서 오히려 수동 방식보다 더 불편하다.

퍼즐 해결 힌트 자체도 되게 애매한 게 많다.

벽에 5개의 레버가 한 줄로 쭉 이어져 있는 퍼즐의 해결 방법이 보물 상자에서 얻은 쪽지로, 그 안에 적힌 내용이 ‘시작을 하면 끝을 봐야 하는 법! 그래야만 모든 일을 성공한다.’ 이건데.. 이 퍼즐 풀이가 왼쪽 끝의 레버와 오른쪽 끝의 레버를 올리는 거다.

동굴 공략의 목표인 특정 아이템을 얻는 순간에도 수수께끼가 나와 4가지 답안이 나오는데 잘못 선택하면 출구가 없는 막다른 공간으로 전송되어 싸우다 죽어야 한다.

그밖에 바닥에서 창살이 솟구쳐 나오는 창날 트랩존, 다른 지역으로 순간이동하는 워프존/워프 신상, 그리고 한 방에 즉사하는 용암 트랩존 등등 함정과 변칙적인 이동 요소가 많은데 이게 지독한 엔카운터 확률과 안 좋은 효과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엄청 피곤하게 만든다.

던젼 공통으로 신상 이벤트가 나오는데 신상과 접촉했을 때, ‘숭배함/때린다/무시함’의 세 가지 선택지를 골라 각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숭배함을 고르면 100원을 내고 랜덤으로 아이템을 입수, 때린다를 고르면 적이 출현해 전투 발생, 무시함을 고르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채 그냥 지나갈 수 있다.

번역에 대해서 말하자면 오탈자가 엄청나게 심해서 완전 개판이다. 번역을 1차 완료한 다음 탈고도 안 하고 그대로 넣은 듯 엉망진창이다.

캐릭터 대사가 한 번에 출력될 때 존댓말과 반말이 뒤섞여 있는 것부터 시작해 ‘있소’를 ‘있오’로 쓰지 않나, ‘마시겠나요?’라는 ‘해괴한 문법에 요점만 간단히 말해 더 혼나기전에 알았어!’라는 왈도체에 죽음의 사신을 죽은 사신으로 오역하는 것 등등. 번역의 질이 땅에 떨어진다.

결론은 비추천. 게임 배경을 보면 세가의 판타지 스타 짝퉁 같지만 실제로 게임 디자인/배틀 시스템은 스퀘어의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모방작으로, 마을 주민 NPC의 네이버 지식인화나 던젼 내 석상한테 셀프로 삥 뜯기는 게 신선하긴 했지만.. 퍼즐 풀이 인터페이스가 너무 안 좋아 퍼즐 난이도가 불지옥 수준이고 엔카운터 확률이 지독하게 높아서 그 두 개의 단점이 최악 최흉의 조합이 되어 게임 플레이 의욕을 120% 떨어트리는 졸닥이다.

여담이지만 1970년에 조지 로위 감독이 만든 동명의 영화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조지 로위 감독의 영화 제목도 ‘코드 네임: 아폴로’다.

덧붙여 이 게임의 한국판 패키지 일러스트 그림은 ‘파이어 엠블렘’의 캐릭터를 베꼈다. 정확히는, 파이어 엠블렘에 나오는 금발 용병 ‘오그마’를 올빽 머리를 스포츠 머리로 바꾸고 콧수염만 추가해서 작중에 나오는 잭크 대령이라고 구라를 쳤는데.. 게임 본편 일러스트를 보면 알겠지만 전혀 다르다.

추가로 이 작품의 원제인 ‘시공이변’은 제목의 한자 표기가 정확히 겹치는 게임이 있는데 1991년에 텔레넷 저팬이 메가드라이브용으로 만든 액션 RPG 게임 엑자일(Exille)의 대만판 번안 제목이다.



덧글

  • 파란 콜라 2016/04/10 01:11 # 답글

    재미있어보여요
  • 잠뿌리 2016/04/11 08:38 #

    던젼 퍼즐 난이도가 너무 높아서 재미가 없는 게임입니다 ㅎㅎ;
  • 범골의 염황 2016/04/10 03:04 # 답글

    마지막 짤의 저 거대한 아가씨들은 대체... 적인 것 같긴 한데.
  • 잠뿌리 2016/04/11 08:38 #

    저 조형을 어디선가 본 거 같은데 기억이 안 나네요. 골든 엑스류의 바바리안 액션 게임에 나온 것 같은데..
  • 호떡 2016/08/02 02:58 # 삭제 답글

    혹시 공략 자료는 없으신지요..??
    1세계 국경 통과한 후에 막혀서ㅠㅠ
  • 잠뿌리 2016/08/02 09:03 #

    저도 막혀서 엔딩을 보지 못했습니다. 바이두에 검색하면 중국어 공략집이 나오긴 하는데 게임 진행을 위한 수수께끼가 너무 괴악해서 도저히 끝까지 진행을 할 수 없었습니다.
  • 눈킹 2016/10/03 13:08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코드네임 아폴로 검색하다 이 블로그를 발견하고 무척 반가웠습니다.^^
    거의 20년 가까이 됐네요. 2세계인 홍황세기? 그 공룡 튀어나오고 스샷에 있는 여마법사를 동료로 얻는 세계에서 수정 2갠가 얻고 막혀서(피아노 악보 퍼즐을 못풀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대로 봉인했었어요. 나름 어린 마음에 죽자고 달려들어서 1세계 공략집도 만들고 친구 하나랑 같이 어떻게든 엔딩 보겠다고 고생하던 추억의 게임이네요.
    아직도 언젠가는 다시 엔딩에 도전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잠뿌리 2016/10/03 13:39 #

    별말씀을요 ㅎㅎ; 이 게임은 지금해도 공략본 없이는 도저히 엔딩을 볼 수가 없는데 공략본이란 것도 중문판만 있어서 클리어하기 정말 힘든 게임인 것 같습니다.
  • 아노아노 2016/12/07 01:01 # 삭제 답글

    1 세계 에서 던전 퍼즐을 도저히 못 깨갰네요. 혹시 기억 나시는 퍼즐 풀이 있으시면 알려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 잠뿌리 2016/12/08 21:46 #

    자도 모르겠습니다. 퍼즐이 너무 어려워서 거의 깨지 못했습니다. 어지간한 게임은 플레이 타임이 길어도 끝까지 진행헤서 엔딩을 보는데 이 게임은 퍼즐 난이도가 지나치게 높아서 1세계만 돌다가 끝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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