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버 (Zombeavers, 2014) 2015년 개봉 영화




2014년에 조던 루빈 감독이 만든 좀비 호러 영화. 타이틀 좀비버는 좀비와 비버의 합성 신조어다. 한국에서는 제 19회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상영됐고 네이버 N 스토어에서 판매하고 있다.

내용은 트럭 운전수의 실수로 독성 화학 물질이 유출되어 호수에 있던 비버들이 좀비화됐는데, 남자 친구 샘이 바람을 피워 상심한 젠을 위로하기 위해 메리와 조이가 주말을 맞이해 젠을 데리고 메리네 호수 별장에 놀러갔다가, 각자의 남자 친구인 토미, 벅, 샘이 난입해 결국 여섯 명의 청춘남녀가 호수 별장에서 놀고 먹게 됐는데 벌건 대낮부터 좀비 비버떼의 습격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타지에 놀러갔다가 외부로부터 완전히 고립된 상태에서 오두막집 안에서 식인 좀비의 습격을 받는다. 이것만 보면 여느 좀비 영화와 다를 바 없는 식상한 이야기지만 본작의 좀비는 그냥 좀비가 아니라 동물 좀비. 그것도 ‘비버’ 좀비라서 신선하게 다가온다.

코너 맥마흔 감독의 2004년작 ‘데드 미트’에서 소 좀비가 나온 것을 시작으로 조나단 킹 감독의 2006년작 ‘블랙 쉽’에서는 양 좀비가 나와서 동물 좀비 소재의 영화가 기존에도 나온 바 있는데, 본작은 블랙 쉽 쪽에 약간 영향을 받았다.

블랙 쉽에서 좀비 양이 사람을 물면 그 사람이 양 인간으로 변해 산 사람을 공격하는데 본작에서는 좀비 비버가 사람을 물면 그 사람이 비버 인간으로 변해서 산 사람을 공격한다.

비버 인간은 앞 이빨이 뽑히면서 비버 이빨이 돋아나고 엉덩이에 꼬리가 생기며 손톱, 발톱이 길어지고 몸에 털이 나는데 좀비처럼 사람을 잡아먹는 것뿐만이 아니라 총 같은 도구를 사용하기도 한다.

근데 사실 이 작품의 핵심적인 설정은 비버 인간이 아니라 비버 좀비고, 비버의 특성을 살린 설정과 액션이 많이 나온다.

야행성이라 밤에 더 활발히 움직이는 것부터 시작해 앞니로 나무를 깎아서 사람을 깔려 죽게 하거나, 땅속에 구멍을 파고들어가 집안 바닥을 뚫고 나오는가 하면 좀비의 습격을 막기 위해 집 창문이고 문에 나무판자로 못질 해놓은 걸 비버 이빨로 갉으며 주둥이를 디미는 것 등등 본격 비버 액션을 선보인다.

이게 엄청 병맛나면서 또 한편으로 등장인물이 떼몰살 당해 좀비로서의 위험성을 충분히 어필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좀비물의 밀도가 있다.

근데 아쉬운 게 몇 가지 있다면 작중 좀비 비버에 맞선 인간이 너무 무력해서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한다는 거다. 생존을 위한 투쟁이나 탈출을 위한 노력이 너무 맥이 빠져서 심심하게 전개된다.

현대의 좀비물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인간 생존자의 좀비 역관광과 탈출인데 본작은 그런 요소가 거의 없다.

보통, 좀비물하면 뇌가 약점이라서 머리를 공격하면 돼서 생존자들이 저항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 놓는데 본작에선 그게 없어서 무작정 때리고 자르고 찌르기만 하니 좀비 비버의 숫자가 거의 줄지를 않는다.

그렇다고 어떻게 하면 좀비 비버로부터 도망칠 수 있는지 연구하고 실행하는 것도 안 나오고. 너무 주먹구구식으로 대응을 해서 이야기 진전이 더딘 편이다.

저항과 탈출을 통한 생존. 즉, 서바이벌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친구가 통수치는 NTR 요소가 들어간 치정극에 몰두해서 뭔가 좀 스토리가 좀비물답지 않은 구석이 있다.

사실 가장 빨리 죽을 것 같았던 애가 가장 오래 살아남고, 바람피운 애인의 거시기가 뜯겨 나가 장기자랑을 하는 비참한 최후와 친구를 위하는 척 하지만 속으로는 NTR을 했고 마지막에 가서도 다른 친구를 믿지 않아 통수에 통수를 거듭해 치다가 끔살 당하는 애 등등 캐릭터 설정과 극 전개 자체가 블랙 코미디의 성격이 강하다.

몰살 엔딩의 마침표를 찍는 라스트씬은 블랙 유머가 너무 강해서 입맛이 쓴데, 그게 사실 본작의 오프닝에서 떡밥을 던진 거라 내용 연결은 비교적 자연스럽다.

엔딩 스텝롤이 다 올라간 다음 쿠키 영상이 하나 나오는데 아마도 이 작품 후속작이 나온다면 그때는 제목이 비버 좀비가 아니라 말벌 좀비가 될 것 같다.

곤충 좀비하니 문득 캐시 워커 감독의 2012년작 ‘리틀 비트 좀비’가 생각난다. 캐나다산 좀비 영화로 좀비의 피를 빨아 먹은 모기가 좀비화되어 주인공의 피를 빨아먹어 좀비 바이러스를 전염시키면서 벌어지는 내용이다. (그러고 보니 데드 미트는 아일랜드 영화. 블랙 쉽은 뉴질랜드 영화. 리틀 비트 좀비 영화는 캐나다 영화로 어쩐지 북미권 밖의 좀비 영화들은 동물/곤충 좀비 소재도 즐겨 쓰는 것 같다)

결론은 평작. 장르는 좀비물인데 서바이벌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치정극에 초점을 맞췄고 블랙 코미디의 성격이 강해서 좀비물로서의 스토리가 좀 약한 편이지만.. 비버 좀비라는 신선한 설정과 비버 좀비 특유의 액션과 위협이 좀비물의 소재적인 밀도를 끌어 올려 한 편의 좀비코미디물로선 평타는 치는 작품이다.



덧글

  • 사카키코지로 2016/04/07 15:14 # 답글

    좀비 저스틴 비버가 안 나온다는게 아쉽네요(!?)
  • 2016/04/08 01:5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범골의 염황 2016/04/08 10:30 #

    뜨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잠뿌리 2016/04/09 09:20 #

    어쩌면 차기작에 나올지도 모릅니다. 본작에선 좀비 비버가 퇴치되지 않은 채 끝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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