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락 문(Warlock Moon.1973) 사타니즘/데모니즘 영화




1973년에 빌 허버트 감독이 만든 호러 스릴러 영화.

내용은 젊은 여대생 제니 맥켈리스터가 길을 가다가 콧수염 안경을 쓴 존 디버스에게 헌팅을 당해 둘이 사귀어 연인 관계가 됐는데, 드라이브를 하다가 숲속에 버려진 집을 발견해 호기심이 생겨 들어갔다가 어떤 노인 부부가 살고 있는 걸 보고 친해져 저녁 식사에 초대를 받게 됐는데.. 실은 그곳이 찾아오는 사람들을 참살해 식인을 하고 사탄 숭배를 하는 식인 사타니스트들 소굴이라서 위험에 처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언뜻 보면 슬래셔 무비 같지만 실제로는 호러 스릴러에 가깝다.

이웃사촌 같은 사람들이 실은 사탄 숭배자란 설정은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1968년작 ‘로즈마리의 아기’에 영향을 받았다.

식인 설정을 보면 토브 후퍼 감독의 1974년작 ‘텍사스 전기톱 학살’이 떠오르지만 이 작품이 텍사스 전기톱 학살보다 1년 먼저 나왔고, 사실 식인은 본작의 핵심적인 설정이 아니며 사타니스트들의 오컬트 살인이 메인 설정이다.

70년대 영화라서 그런지 몰라도, 고어 효과는 상당히 제한되어 있다. 작중에 이름도 없이 그냥 ‘엑스맨’이라고 해서 도끼를 휘두르는 핸치맨(악당 부하)들이 나오는데 문자 그대로 나올 때마다 괴성을 지르며 도끼를 휘둘러 사람들을 쳐 죽이는데 그에 비해 실제로 잘리고 죽이는 고어한 장면은 전혀 안 나온다.

갑자기 툭 튀어나와 도끼를 휘두르는 씬에서 딱 컷을 하고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는 방식을 주로 써서 그렇다.

작중에 잔인한 장면은 사실 집안에 숨겨진 장소에서 희생자의 머리, 시체가 발견된 장면이 전부다.

근데 그렇다고 사타니스트들이 나오니 데모닉한 묘사가 나오냐고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사람을 죽여 제물로 삼고 의식용 검으로 찌르고, 그 피를 바르거나 마시는 등의 설정이 있긴 한데 문자 그대로 설정인 거지. 거기에 묘사의 포커스를 맞춘 게 아니라 그저 소품에 지나지 않는다.

작품 전반에 걸쳐 여주인공 제인이 정체불명의 약과 마법진, 노파의 수상한 행동, 엑스맨의 습격, 자신과 똑같이 닮은 유령 신부의 존재 등등 이런 저런 일을 보고 겪으면서도 스토리가 진전되는 일 없이 계속 분위기만 잡으니 극 전개가 좀 지루한 편이다.

러닝 타임 1시간 내내 ‘애가 실은 악당이에요’라고 대놓고 광고를 하고 딱 1시간이 넘어갈 때는 악당의 정체를 다 밝혀 놓고는 그들의 수작질을 모르는 게 여주인공 한 명 뿐인 전개가 이어져 로즈마리의 아기처럼 반전의 충격을 전해주지는 못한다.

영화 끝나기 약 10분 전에 제단에서 스스로 결박을 풀고 사타니스트의 의식용 검을 빼앗아 대반격하는 것도 그동안 시간을 끌어온 것에 비해 너무 쉽고, 빠르고, 허무하게 마무리를 지어서 맥이 탁 풀린다.

본편에서 볼만한 건 사실 두 장면 정도인데, 제인이 저녁 식사 자리에서 노파가 권해주는 차에 약 탄 걸 목격하고는 잔을 바꿔들 때 노파의 반응을 빤히 보는 눈빛 연기와 극 후반부에 비밀의 방에서 희생자들 시체를 발견한 직후의 깜짝 놀란 채 말문을 잃고 뒷걸음질치는 연기를 할 때 정도다.

표지를 장식하는 엑스맨은 생각보다 존재감이 없고 허무하게 퇴장해서 차라리 신부 유령이 더 인상적이다. 환영처럼 나타나 ‘애네들 사타니스트임. 너님 이제 X됐어요 ㅋㅋㅋ’ 이러는데 웃음소리가 진짜 요사스러웠다.

사실 이 작품은 본편보다 엔딩이 제일 볼만하며, 그 엔딩 연출이 작품을 간신히 살렸다.

사타니스트의 집에서 무사히 생존한 제인이 경찰에 신고했다가 역으로 오인을 받아서 구치소에 수감됐다가 결국 끔살 당하는 씬이다.

‘해피엔딩인 줄 알았는데 유감, 배드엔딩이었어.’ 이 패턴은 공포 영화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클리셰고 이 작품도 그걸 따르고 있지만 연출이 생각보다 괜찮았다.

경찰 출동 이후에 여주인공이 패닉에 빠져 횡설수설하는데 엔딩 스텝롤이 실시간으로 올라온 다음, 쿠키 영상처럼 마지막 장면을 추가해 배드 엔딩으로 끝낸 것인데 이게 또 사타니스트가 여주인공을 표적으로 삼아 제물로 바치는 시간이 밤 12시란 설정으로 밑밥을 깔아 놓고 최후의 일격을 가할 인물도 미리 빼 놔서 자연스러웠다.

결론은 평작. 오컬트 스릴러인 로즈 마리의 아기를 슬래셔틱하게 풀어냈는데.. 스토리 진행하는 내내 분위기만 잡고 크게 한 방 터트리는 것이 없어 극 전개가 좀 지루하고 고어 수위가 생각보다 낮은데다가 묘사 자체가 너무 제한적이라 슬래셔물로 보면 싱거운데, 그렇다고 오컬트물로 보기엔 데모닉한 설정을 분위기 조성용 소품으로만 써서 결과적으로 슬래셔와 오컬트. 두 마리의 토끼를 다 놓쳤지만 영화 본편의 쿠키 영상처럼 집어넣은 엔딩 연출 하나만큼은 건질 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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