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에 대만에서 천사의 제국 시리즈로 잘 알려진 SOFT STAR에서 MS-DOS용으로 만든 SRPG게임.
내용은 마제(대마왕)이 이끄는 마인 군단이 마법 결계를 깨고 인간의 성과 마을을 침공하자 황성의 창세황이 연합군을 결성해 성찬사막에서 마군단과 결전을 치뤘다가 대패해 전멸한 뒤, 대륙 서쪽 끝에 있는 월아곡까지 마인들이 쳐들어와 명뢰와 강권이 역왕, 흑월, 패왕, 수정, 열정, 전하, 응안, 무신, 철면, 광호, 쟈스민 등 여러 동료들을 모아 군단을 결성해 대륙 전체를 돌아다니며 마군단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이 게임의 기본 시스템은 일본의 게임 개발사 ‘시스템 소프트’의 대표작인 ‘대전략’에서 파생된 ‘마스터 오브 몬스터즈’를 그대로 가져다 썼다.
몬스터 소환만 하지 않을 뿐이지, 맵 디자인이나 게임 방식이 거의 똑같다. 차이점은 본작이 열화 버전이란 것인데 헥스 별로 전투가 발생했을 때 배경 화면이 바뀌지만 지형 효과와 공방 변화는 물론이고 회복 포인트 같은 것도 전혀 없다.
단순히 건물, 보물 상자 정도만 유니트를 이동시켜 돈이나 아이템을 입수하는 게 전부다.
게임 인터페이스가 대단히 불편하다.
유니트 상태 확인은 오로지 전투 때만 가능한데 유니트에 커서를 옮겨 놓고 ESC키or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눌러야 창이 뜬다.
아군 전체 턴 종료는 비어 있는 헥스에서 ESC키를 누르면 종료/기능이란 창이 뜨는데 여기서 종료를 누르면 된다.
기능은 저장하기(세이브)/불러오기(로드)/음악 온오프/음향 온오프/윈도우 온오프(헥스 단위 축소 맵 작은 창 표시)/DOS(DOS로 빠져나가기)를 지원한다.
세이브, 로드는 언제 어느 때든 가능하고 저장 슬롯도 무려 6개나 되지만 전투 때만 지원하고 월드 맵에서는 지원하지 않아서 불편하다.
일반적으로 월드 맵 세이브가 보통이어야 되는데 이 작품은 전투 내 중간 세이브가 메인이 된 거다.
그밖에 턴 종료 E키, 윈도우 온오프 M키 등 단축키를 지원하지만 별로 쓸모는 없다.
결국 월드맵에서 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이동 밖에 없다. SRPG 게임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기본적인 시스템조차 지원하지 않는 거다.
이동은 성과 성 사이에 연결된 길만 지나갈 수 있는데, 그 과정에서 전투가 발생하는 패턴이 계속 반복된다.
전투가 무슨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게 아니라 그냥 행군하다가 적군과 조우해 전투가 발생한 수준이라 전투 시작 전에 나오는 캐릭터들도 볼 게 없다.
전투는 랜덤 인카운터가 아니라 정해진 지점에서만 발생하며, 한 번 전투를 클리어한 길은 새로운 전투 없이 되돌아가는 게 가능하며 성에 깃발을 꽂은 걸로 포인트화된다. 헌데 전투 발생 패턴이 너무 단순하고, 전투 횟수가 너무 잦아서 플레이어를 힘들게 한다.
게임 시작했을 때 나온 첫 전투를 제외하면 나머지 모든 전투의 맵이 불필요하게 큰데다가, 게임 난이도 조절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밑도 끝도 없이 적 유니트만 잔뜩 출현시켜 전투 하나하나 클리어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소비된다.
아군 유니트는 전부 다 합쳐도 10명이 간신히 넘어가는 수준인데, 적군 유니트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전투에서도 평균 40마리씩 나오며 전체 전투의 약 99%가 적군을 전멸시켜야 끝나기 때문에 상당한 정신적 피로감을 안겨준다.
적 유니트가 배치된 거 보면 전략, 전술적인 플레이를 유도한 배치가 아니라 그냥 윗칸, 아랫칸 전부 적 유니트로 도배를 해놓은 수준인데 이 배치 스타일이 처음부터 끝까지 다 똑같아서 복사+붙여넣기 한 수준이다.
쉽게 말하자면 어떤 전투던 간에 동서남북 4방향에 전부 적이 배치되어 있다는 거다.
최종 전투에서 최종 보스인 대마왕은 마왕 폼과 마룡 폼이 따로 있어 2번 격파해야 되는데, 보스만 쳐 잡는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그 부하들까지 싹 전멸시켜야 엔딩이 나온다. 문제는 부하들 수가 100명을 넘어간다는 거다.
아군 유니트 수는 전혀 증강되지 않는데 적군 수가 100명이 넘어가고 맵도 평소의 3배 이상 크니 진짜 악몽이 따로 없다.
설상가상으로 최종 스테이지는 사막 중심에서 솟아오른 마왕성인데 출몰 조건이 월드맵 동쪽 끝자락에 자리 잡은 연옥성 전투를 클리어하면 이벤트 발생 후 마왕성이 나오는 건데.. 그 마왕성까지 회군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공략한 성이 리셋되서 또 다시 전투를 해야 된다.
제작진도 지네들이 만들면서 지쳤는지 그 전투에서는 이벤트 대사 한 마디 나오지 않는다.
전투 때 선택 가능한 커맨드는 이동/공격/휴식/조사/물품/철수가 있는데 이 중에 휴식은 유니트 개별 행동 종료에 가깝고 회복 기능은 없다.
조사는 집 건물 헥스와 보물 상자 헥스로 이동한 후 실행하면 돈, 아이템을 입수할 수 있는데, 이게 포인트가 고정된 게 아니라 입수 결과가 랜덤이라서 어떤 때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고 어떤 때는 초반부터 값비싼 아이템을 얻을 때도 있다.
아이템은 둘째치고 자금 획득이 건물 조사를 통해서 밖에 입수할 수 없어서 몬스터를 아무리 쳐 잡아도 경험치만 오르지, 돈도 안 주고 아이템 드랍도 안 된다.
공격은 공격/사격/마법 등 3가지로 분류되어 있고 공격은 근접 공격, 사격/마법은 원거리 공격이다.
게임 내 궁수 유니트/마법사 유니트는 각각 2명씩이고 버프 마법을 사용하는 성전사와 전용 MP 소비 기술인 마법검을 쓰는 마검사가 한 명씩 있다.
분명 유니트별로 클래스가 다른데 게임 내에서 클래스 표기는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다. 스테이터스 화면에서는 레벨과 주요 능력치, 유니트 이름만 나올 뿐이다.
근데 꼴에 클래스 체인지를 지원해서 오리지날->1차 전직(10레벨)->2차 전직(20레벨) 등 총 3번 바뀐다. 클래스가 바뀌면 능력치고 대폭 상승하기 보다는, 매직 유저는 사용 가능한 마법 종류가 늘어나고 일반 클래스는 전투 때 사용하는 무기와 공격 모션이 달라진다.
레벨 제한 수치는 따로 없지만, 최종 전직을 20레벨에 하는 만큼 처음 기획된 레벨 맥스치는 비교적 낮은 편이다.
사실 이게 왜 낮은가 하니 전투 횟수가 잦고 전투 때마다 쳐 잡아야 할 적의 슈가 엄청 많은 것에 비해 경험치가 왕창 들어오는 게 아닌 것에 비해 다음 레벨업에 필요한 경험치의 평균치가 생각보다 높아서 레벨 노가다가 힘든 환경이라 그렇다.
레벨 노가다만 힘든 게 아니라 그냥 유니트 강화 자체가 엄청나게 어렵다. 그게 ‘장비’의 개념이 전혀 없어서 그렇다.
맵 이동 때 성에 들어가면 무기점/마법옥/경기장/상점을 이용할 수 있는데.. 무기점에서 무기와 방어구를 판매하는 게 아니라 돈을 주고 공격력/방어력을 상승시켜주는 걸로 땡 처리한다.
상승폭이 높으면 말을 안 하겠는데 필요한 돈에 비해 능력치 상승폭이 1이라서 진짜 최악이다. 마법옥은 마법 공격력만 1 올려주는데 무기점과 비용이 같아서 효율이 극도로 떨어진다.
경기장은 좁은 맵에서 적 유니트 1마리와 플레이어가 고른 아군 유니트 1개의 1:1 대결을 벌이는데 레벨 노가다가 이론만으로 가능하지, 실제로는 불가능하다. (일반 전투에서 적 40마리 잡아도 경험치가 엄청 들어오지 않는데 한 마리씩 쳐 잡는다고 얼마나 들어오겠는가)
상점에서는 소비형 아이템인 ‘양정초/보혈화/생명과/박쥐피/달빛주/백조눈물’을 판매하는데 모든 성의 상점에서 판매하는 상품이 동일하다. 다른 성에 가도 판매 리스트가 바뀌지 않는다.
아이템 소지 제한은 255개지만 실제 플레이에서 100개는커녕 50개도 얻기 힘들다. 전투 때 조사로 입수하는 아이템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적고 돈은 또 돈대로 액수가 적어서 기대를 접는 게 좋다.
결과적으로 장비 아이템도 지원하지 않고, 소비형 아이템도 가진 돈과 얻을 수 있는 돈이 부족해 잔뜩 살 수 없어서 상점 이용이 무의미해진다.
게임 내 버그도 엄청나게 많다.
아군 유니트의 평균 레벨, 능력치가 높으면 적군 유니트가 전혀 움직이지 않는 버그부터 시작해, 특정한 전투에서 특정한 유니트를 클릭하면 갑자기 전투 화면이 뚝 끊기고 오프닝 영상이 재생되다가 게임이 멈추는가 하면 후반부의 정예 몬스터가 아군 유니트의 평균 능력치의 –1.5배/+1.5배로 책정되어 있어서 레벨 노가다의 의미를 없애는데다가, 아군 유니트의 레벨 표기는 두 자리 수인데 적 유니트의 레벨 표기는 능력치와 상관없이 세 자리 수를 거뜬히 넘어가는데 막상 전투를 해보면 경험치는 아군과 동레벨 수준으로 줘서 사방팔방에 버그 투성이다.
한글 번역도 완전 엉망진창이다.
일단, 대만식 한자 표현으로 도배된 건 둘째치고 대사창이 달랑 2칸을 지원하는데 넓이가 좁고 글자 폰트가 커서 대사 출력이 뚝뚝 끊기는데다가, 캐릭터 이름도 쟈스민과 왕족을 제외하면 대부분 2글자로 평준화됐는데.. 그것조차 대사창에 전부 넣을 공간이 없어 맨 앞에 한글자만 남기고 지워서 보기 불편하다. (예를 들어 역왕, 패왕, 무신, 쟈스민을 역, 패, 무, 쟈. 이렇게 한 글자로 줄여서 표시했다)
90년대 대만 게임이다 보니 안 좋은 선례를 그대로 따라 디자인 표절도 곳곳에서 보인다.
시스템 표절을 마스터 오브 몬스터즈에서 했다면, 캐릭터 썸네일은 웨스트 우드의 ‘주시자의 눈’. 전투 때 아군 유니트와 적 유니트(수인, 해골 병사 계열)의 디자인은 캡콤의 ‘킹 오브 드래곤’. 공격 모션은 킹 오브 드래곤과 파이어 엠블렘을 두루두루 베꼈다. (파이어 엠블렘의 크리티컬 터질 때 전방으로 점프해 내려치는 모션이라든가)
성에 들어갔을 때 처음 나오는 NPC의 정면 샷은 주시자의 눈 같은 미국식 던젼 RPG 게임을 연상시키는데 정작 전투는 일본식 헥스 필드의 턴제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되니 온도 차이가 좀 크다. (아마도 북미 유저라면 대전략/마스터 오브 몬스터즈보다 SSI의 팬저 제너럴, 판타지 제너럴을 먼저 떠올렸을 것 같다)
스토리도 스토리라고 할 것도 없다. 그냥 특정 전투에서 아군 유니트 추가될 때, 그 유니트 원샷 받으면서 대사 몇 마디 하는 게 전투 때의 이벤트의 전부다.
플레이 루트도 딱 정해진 게 아니라서 다른 자잘한 성에 들르지 않고 동료 추가 이벤트 죄다 무시하고 무조건 일직선으로 전진해도 진행이 가능할 정도라서 스토리의 구성 자체를 완전 무시한 수준이다.
아예 플레이어들이 이 게임 엔딩을 볼 걸 생각을 안 한 듯 엔딩 자체도 무성의하기 짝이 없다.
대마왕<대마룡 격파 및 마군단 전멸시킨 직후, 주인공 일행이 전체 탈출술을 써서 맵을 빠져나간 뒤 월드맵에서 캐릭터들이 대화 나누는 거 대사 몇 줄 나오더니.. 게임 플레이 도중에 동료 합류 이벤트 때 나오는 컷씬을 순서대로 보여주고 한문으로 된 스텝롤 몇 개보여주고선 아무것도 없는 텅 빈 화면에 THE END라는 글자만 달랑 넣은 씬 하나로 끝낸다.
결론은 비추천. 게임 시스템은 유명 게임을 모방, 게임 디자인도 여러 게임을 베끼고 짜깁기했는데 월드 맵 옵션 기능을 전혀 지원하지 않고 오로지 전투 도중에만 기능 지원을 해서 게임 인터페이스가 불편하기 짝이 없는데다가, 잦은 전투와 지나치게 많이 책정된 적군의 수에 비해서 장비 강화 개념이 없고 레벨 노가다도 하기 힘든 환경이라 게임 밸런스가 엉망진창에 번역도 개판이고 설상가상으로 버그까지 많아서 게임의 전반적인 완성도가 매우 떨어지는 졸작이다.
이게 과연 90년 초중반 대만의 대표 SRPG 게임인 천사의 제국 시리즈를 만든 SOFT STAR에서 나온 게임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여담이지만 대만 현지에서는 인기를 끌었던 건지 무려 후속작이 나왔다. 후속작 제목은 ‘마법세기2’다.
내용은 마제(대마왕)이 이끄는 마인 군단이 마법 결계를 깨고 인간의 성과 마을을 침공하자 황성의 창세황이 연합군을 결성해 성찬사막에서 마군단과 결전을 치뤘다가 대패해 전멸한 뒤, 대륙 서쪽 끝에 있는 월아곡까지 마인들이 쳐들어와 명뢰와 강권이 역왕, 흑월, 패왕, 수정, 열정, 전하, 응안, 무신, 철면, 광호, 쟈스민 등 여러 동료들을 모아 군단을 결성해 대륙 전체를 돌아다니며 마군단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이 게임의 기본 시스템은 일본의 게임 개발사 ‘시스템 소프트’의 대표작인 ‘대전략’에서 파생된 ‘마스터 오브 몬스터즈’를 그대로 가져다 썼다.
몬스터 소환만 하지 않을 뿐이지, 맵 디자인이나 게임 방식이 거의 똑같다. 차이점은 본작이 열화 버전이란 것인데 헥스 별로 전투가 발생했을 때 배경 화면이 바뀌지만 지형 효과와 공방 변화는 물론이고 회복 포인트 같은 것도 전혀 없다.
단순히 건물, 보물 상자 정도만 유니트를 이동시켜 돈이나 아이템을 입수하는 게 전부다.
게임 인터페이스가 대단히 불편하다.
유니트 상태 확인은 오로지 전투 때만 가능한데 유니트에 커서를 옮겨 놓고 ESC키or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눌러야 창이 뜬다.
아군 전체 턴 종료는 비어 있는 헥스에서 ESC키를 누르면 종료/기능이란 창이 뜨는데 여기서 종료를 누르면 된다.
기능은 저장하기(세이브)/불러오기(로드)/음악 온오프/음향 온오프/윈도우 온오프(헥스 단위 축소 맵 작은 창 표시)/DOS(DOS로 빠져나가기)를 지원한다.
세이브, 로드는 언제 어느 때든 가능하고 저장 슬롯도 무려 6개나 되지만 전투 때만 지원하고 월드 맵에서는 지원하지 않아서 불편하다.
일반적으로 월드 맵 세이브가 보통이어야 되는데 이 작품은 전투 내 중간 세이브가 메인이 된 거다.
그밖에 턴 종료 E키, 윈도우 온오프 M키 등 단축키를 지원하지만 별로 쓸모는 없다.
결국 월드맵에서 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이동 밖에 없다. SRPG 게임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기본적인 시스템조차 지원하지 않는 거다.
이동은 성과 성 사이에 연결된 길만 지나갈 수 있는데, 그 과정에서 전투가 발생하는 패턴이 계속 반복된다.
전투가 무슨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게 아니라 그냥 행군하다가 적군과 조우해 전투가 발생한 수준이라 전투 시작 전에 나오는 캐릭터들도 볼 게 없다.
전투는 랜덤 인카운터가 아니라 정해진 지점에서만 발생하며, 한 번 전투를 클리어한 길은 새로운 전투 없이 되돌아가는 게 가능하며 성에 깃발을 꽂은 걸로 포인트화된다. 헌데 전투 발생 패턴이 너무 단순하고, 전투 횟수가 너무 잦아서 플레이어를 힘들게 한다.
게임 시작했을 때 나온 첫 전투를 제외하면 나머지 모든 전투의 맵이 불필요하게 큰데다가, 게임 난이도 조절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밑도 끝도 없이 적 유니트만 잔뜩 출현시켜 전투 하나하나 클리어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소비된다.
아군 유니트는 전부 다 합쳐도 10명이 간신히 넘어가는 수준인데, 적군 유니트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전투에서도 평균 40마리씩 나오며 전체 전투의 약 99%가 적군을 전멸시켜야 끝나기 때문에 상당한 정신적 피로감을 안겨준다.
적 유니트가 배치된 거 보면 전략, 전술적인 플레이를 유도한 배치가 아니라 그냥 윗칸, 아랫칸 전부 적 유니트로 도배를 해놓은 수준인데 이 배치 스타일이 처음부터 끝까지 다 똑같아서 복사+붙여넣기 한 수준이다.
쉽게 말하자면 어떤 전투던 간에 동서남북 4방향에 전부 적이 배치되어 있다는 거다.
최종 전투에서 최종 보스인 대마왕은 마왕 폼과 마룡 폼이 따로 있어 2번 격파해야 되는데, 보스만 쳐 잡는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그 부하들까지 싹 전멸시켜야 엔딩이 나온다. 문제는 부하들 수가 100명을 넘어간다는 거다.
아군 유니트 수는 전혀 증강되지 않는데 적군 수가 100명이 넘어가고 맵도 평소의 3배 이상 크니 진짜 악몽이 따로 없다.
설상가상으로 최종 스테이지는 사막 중심에서 솟아오른 마왕성인데 출몰 조건이 월드맵 동쪽 끝자락에 자리 잡은 연옥성 전투를 클리어하면 이벤트 발생 후 마왕성이 나오는 건데.. 그 마왕성까지 회군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공략한 성이 리셋되서 또 다시 전투를 해야 된다.
제작진도 지네들이 만들면서 지쳤는지 그 전투에서는 이벤트 대사 한 마디 나오지 않는다.
전투 때 선택 가능한 커맨드는 이동/공격/휴식/조사/물품/철수가 있는데 이 중에 휴식은 유니트 개별 행동 종료에 가깝고 회복 기능은 없다.
조사는 집 건물 헥스와 보물 상자 헥스로 이동한 후 실행하면 돈, 아이템을 입수할 수 있는데, 이게 포인트가 고정된 게 아니라 입수 결과가 랜덤이라서 어떤 때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고 어떤 때는 초반부터 값비싼 아이템을 얻을 때도 있다.
아이템은 둘째치고 자금 획득이 건물 조사를 통해서 밖에 입수할 수 없어서 몬스터를 아무리 쳐 잡아도 경험치만 오르지, 돈도 안 주고 아이템 드랍도 안 된다.
공격은 공격/사격/마법 등 3가지로 분류되어 있고 공격은 근접 공격, 사격/마법은 원거리 공격이다.
게임 내 궁수 유니트/마법사 유니트는 각각 2명씩이고 버프 마법을 사용하는 성전사와 전용 MP 소비 기술인 마법검을 쓰는 마검사가 한 명씩 있다.
분명 유니트별로 클래스가 다른데 게임 내에서 클래스 표기는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다. 스테이터스 화면에서는 레벨과 주요 능력치, 유니트 이름만 나올 뿐이다.
근데 꼴에 클래스 체인지를 지원해서 오리지날->1차 전직(10레벨)->2차 전직(20레벨) 등 총 3번 바뀐다. 클래스가 바뀌면 능력치고 대폭 상승하기 보다는, 매직 유저는 사용 가능한 마법 종류가 늘어나고 일반 클래스는 전투 때 사용하는 무기와 공격 모션이 달라진다.
레벨 제한 수치는 따로 없지만, 최종 전직을 20레벨에 하는 만큼 처음 기획된 레벨 맥스치는 비교적 낮은 편이다.
사실 이게 왜 낮은가 하니 전투 횟수가 잦고 전투 때마다 쳐 잡아야 할 적의 슈가 엄청 많은 것에 비해 경험치가 왕창 들어오는 게 아닌 것에 비해 다음 레벨업에 필요한 경험치의 평균치가 생각보다 높아서 레벨 노가다가 힘든 환경이라 그렇다.
레벨 노가다만 힘든 게 아니라 그냥 유니트 강화 자체가 엄청나게 어렵다. 그게 ‘장비’의 개념이 전혀 없어서 그렇다.
맵 이동 때 성에 들어가면 무기점/마법옥/경기장/상점을 이용할 수 있는데.. 무기점에서 무기와 방어구를 판매하는 게 아니라 돈을 주고 공격력/방어력을 상승시켜주는 걸로 땡 처리한다.
상승폭이 높으면 말을 안 하겠는데 필요한 돈에 비해 능력치 상승폭이 1이라서 진짜 최악이다. 마법옥은 마법 공격력만 1 올려주는데 무기점과 비용이 같아서 효율이 극도로 떨어진다.
경기장은 좁은 맵에서 적 유니트 1마리와 플레이어가 고른 아군 유니트 1개의 1:1 대결을 벌이는데 레벨 노가다가 이론만으로 가능하지, 실제로는 불가능하다. (일반 전투에서 적 40마리 잡아도 경험치가 엄청 들어오지 않는데 한 마리씩 쳐 잡는다고 얼마나 들어오겠는가)
상점에서는 소비형 아이템인 ‘양정초/보혈화/생명과/박쥐피/달빛주/백조눈물’을 판매하는데 모든 성의 상점에서 판매하는 상품이 동일하다. 다른 성에 가도 판매 리스트가 바뀌지 않는다.
아이템 소지 제한은 255개지만 실제 플레이에서 100개는커녕 50개도 얻기 힘들다. 전투 때 조사로 입수하는 아이템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적고 돈은 또 돈대로 액수가 적어서 기대를 접는 게 좋다.
결과적으로 장비 아이템도 지원하지 않고, 소비형 아이템도 가진 돈과 얻을 수 있는 돈이 부족해 잔뜩 살 수 없어서 상점 이용이 무의미해진다.
게임 내 버그도 엄청나게 많다.
아군 유니트의 평균 레벨, 능력치가 높으면 적군 유니트가 전혀 움직이지 않는 버그부터 시작해, 특정한 전투에서 특정한 유니트를 클릭하면 갑자기 전투 화면이 뚝 끊기고 오프닝 영상이 재생되다가 게임이 멈추는가 하면 후반부의 정예 몬스터가 아군 유니트의 평균 능력치의 –1.5배/+1.5배로 책정되어 있어서 레벨 노가다의 의미를 없애는데다가, 아군 유니트의 레벨 표기는 두 자리 수인데 적 유니트의 레벨 표기는 능력치와 상관없이 세 자리 수를 거뜬히 넘어가는데 막상 전투를 해보면 경험치는 아군과 동레벨 수준으로 줘서 사방팔방에 버그 투성이다.
한글 번역도 완전 엉망진창이다.
일단, 대만식 한자 표현으로 도배된 건 둘째치고 대사창이 달랑 2칸을 지원하는데 넓이가 좁고 글자 폰트가 커서 대사 출력이 뚝뚝 끊기는데다가, 캐릭터 이름도 쟈스민과 왕족을 제외하면 대부분 2글자로 평준화됐는데.. 그것조차 대사창에 전부 넣을 공간이 없어 맨 앞에 한글자만 남기고 지워서 보기 불편하다. (예를 들어 역왕, 패왕, 무신, 쟈스민을 역, 패, 무, 쟈. 이렇게 한 글자로 줄여서 표시했다)
90년대 대만 게임이다 보니 안 좋은 선례를 그대로 따라 디자인 표절도 곳곳에서 보인다.
시스템 표절을 마스터 오브 몬스터즈에서 했다면, 캐릭터 썸네일은 웨스트 우드의 ‘주시자의 눈’. 전투 때 아군 유니트와 적 유니트(수인, 해골 병사 계열)의 디자인은 캡콤의 ‘킹 오브 드래곤’. 공격 모션은 킹 오브 드래곤과 파이어 엠블렘을 두루두루 베꼈다. (파이어 엠블렘의 크리티컬 터질 때 전방으로 점프해 내려치는 모션이라든가)
성에 들어갔을 때 처음 나오는 NPC의 정면 샷은 주시자의 눈 같은 미국식 던젼 RPG 게임을 연상시키는데 정작 전투는 일본식 헥스 필드의 턴제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되니 온도 차이가 좀 크다. (아마도 북미 유저라면 대전략/마스터 오브 몬스터즈보다 SSI의 팬저 제너럴, 판타지 제너럴을 먼저 떠올렸을 것 같다)
스토리도 스토리라고 할 것도 없다. 그냥 특정 전투에서 아군 유니트 추가될 때, 그 유니트 원샷 받으면서 대사 몇 마디 하는 게 전투 때의 이벤트의 전부다.
플레이 루트도 딱 정해진 게 아니라서 다른 자잘한 성에 들르지 않고 동료 추가 이벤트 죄다 무시하고 무조건 일직선으로 전진해도 진행이 가능할 정도라서 스토리의 구성 자체를 완전 무시한 수준이다.
아예 플레이어들이 이 게임 엔딩을 볼 걸 생각을 안 한 듯 엔딩 자체도 무성의하기 짝이 없다.
대마왕<대마룡 격파 및 마군단 전멸시킨 직후, 주인공 일행이 전체 탈출술을 써서 맵을 빠져나간 뒤 월드맵에서 캐릭터들이 대화 나누는 거 대사 몇 줄 나오더니.. 게임 플레이 도중에 동료 합류 이벤트 때 나오는 컷씬을 순서대로 보여주고 한문으로 된 스텝롤 몇 개보여주고선 아무것도 없는 텅 빈 화면에 THE END라는 글자만 달랑 넣은 씬 하나로 끝낸다.
결론은 비추천. 게임 시스템은 유명 게임을 모방, 게임 디자인도 여러 게임을 베끼고 짜깁기했는데 월드 맵 옵션 기능을 전혀 지원하지 않고 오로지 전투 도중에만 기능 지원을 해서 게임 인터페이스가 불편하기 짝이 없는데다가, 잦은 전투와 지나치게 많이 책정된 적군의 수에 비해서 장비 강화 개념이 없고 레벨 노가다도 하기 힘든 환경이라 게임 밸런스가 엉망진창에 번역도 개판이고 설상가상으로 버그까지 많아서 게임의 전반적인 완성도가 매우 떨어지는 졸작이다.
이게 과연 90년 초중반 대만의 대표 SRPG 게임인 천사의 제국 시리즈를 만든 SOFT STAR에서 나온 게임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여담이지만 대만 현지에서는 인기를 끌었던 건지 무려 후속작이 나왔다. 후속작 제목은 ‘마법세기2’다.
덧글
세인트 세이야도 인기 있던 시절이라 유닛들이 레벨업하면서 동 > 은 > 금으로 외형이 변경되는게 너무 좋았던 게임... 게임 내 치트같은게 있어서 적 유닛 전멸시키는 방법이 있었던것 같은데 역시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F11인가 F12랑 뭐 누른다음 누르면 되는것 같았는데 아무튼 다른 분 추억에도 이 게임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오늘 참 기분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