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몬스 6(Demons 6: De Profundis.1989) 오컬트 영화




1989년에 루이지 코지 감독이 만든 데몬스 시리즈의 여섯 번째 작품.

내용은 이탈리아의 유명한 호러 영화 감독 마크가 메가폰을 잡고 그의 작가 친구인 댄이 각본을 담당, 마크의 아내인 앤과 댄의 아내인 노라가 출현을 결정해 4명이 신작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 신작이 19세기의 영국 작가 토마스 드 퀸시가 집필한 ‘심연으로부터의 한숨’이라고 13세기에 실존했다는 공포의 마녀 레바나을 다룬 스토리로 본래 마녀 관련 부분은 각본에서 빼기로 했지만.. 노라가 레바나를 연기하고 싶어해 댄을 구슬려 각본을 새로 추가했다가, 마녀 레바나가 현세에 부활해 앤 앞에 나타나 자신을 연기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며 위협을 가해오는 이야기다.

이 작품의 원래 제목은 ‘검은 고양이 네로’로 이탈리아판 오리지날 제목인 Il gatto nero과 북미판 제목 The Black Cat이 동일하다. 하지만 소설가 에드가 앨런 포의 단편 소설 ‘검은 고양이’랑은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작중에서 나온 영매사가 검은 고양이를 키우긴 하는데 고양이가 나오는 씬은 1분도 채 안 된다. 에드가 엘런 포우의 이름과 작품명 검은 고양이가 타이틀롤 때 표시된 것에 비해 검은 고양이의 내용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본작에서 핵심적인 설정으로 나온 건 오히려 19세기 영국의 소설가 ‘토마스 드 퀸시’가 ‘블랙우즈 매거진’에 기고한 소설 ‘심연으로부터의 한숨(Suspiria De Profundis)’이다.

북미판 제목이 데몬스 6(Demons 6: De Profundis)인데 실제로 데몬스 시리즈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전작인 데몬스 5는 마리오 바바 감독이 만든 사탄의 가면을 그 아들 감독인 람베르토 바바 감독이 리메이크한 것으로 데몬스 1탄을 만든 감독이란 최소한의 접점이 있는 반면 본작은 그런 게 전무하다.

마녀를 소재로 다룬 것을 보면 오히려 데몬스보다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의 마녀 3부작에 더 가깝다.

실제로 본작의 감독인 루이지 코지는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의 조수 출신이며, 본작의 각본을 맡은 달리아 니콜로디는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의 전 부인이자 서스페리아의 공동 각본가다.

본작에 나오는 소설인 심연으로부터의 한숨 영제도 앞에 ‘서스페리아’가 붙으며, 원색을 진하게 쓴 촬영 기법도 서스페리아라 스타일이다. (예를 들면 한 밤 중에 앤이 집안에서 혼자 돌아다니는 씬에서 녹색/빨강 조명을 집중적으로 쓰는 부분)

마녀가 거울을 깨고 현실로 나와 습격해 오는 건 마녀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인 ‘인페르노’의 하이라이트씬을 연상시킨다.

심지어 작중에 마녀 레바나의 이야기를 할 때마다 배경 음악으로 나오는 건 서스페리아의 인트로 장면에 나오는 음악이고, 작중 인물들이 직접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의 이름과 마녀 3부작을 거론하기도 한다.

본래 이 작품은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의 마녀 3부작 완결편으로 만들자고 논의를 했다가 취소되었던 것을 기어이 만든 것이라고 한다.

마녀 3부작 중 1탄인 서스페리아가 잠의 마녀, 2탄인 인페르노가 어둠의 마녀. 본작의 마녀는 공포의 마녀다. 작중에 나온 호칭이 테러블 위치다. (마녀 3부작 중 최종작인 눈물의 마녀는 이 작품으로부터 18년 후인 2007년에 나왔다)

딱 보면 왜 취소됐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전반적인 완성도가 떨어진다.

스토리의 전반부는 앤이 레바나의 위협에 시달리는 내용, 후반부는 레바나에 빙의된 사람들이 마크 일행을 하나 둘씩 죽이고 그 과정에서 앤이 레바나에게 납치 당한 아기를 구하기 위해 행동에 나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마녀가 어떻게 현세에 부활해서 마크 일행 주변 사람을 홀려 몰살 루트를 타고 있는지 그 이유가 전혀 나오지 않고, 스토리의 중요한 포인트는 죄다 스킵하고 넘어가서 극 전개가 다소 뜬금없이 보일 정도고 특수분장과 연출이 너무 유치해서 영화 자체가 싸구려 같은 느낌이 강하다.

곰보빵을 연상시키듯 오돌톨하고 조악한 레바나의 특수분장 얼굴부터 시작해 레바나가 첫 등장 때 앤에게 마운트 포지션을 잡고 올라타 입에서 녹색 액체, 빨간 액체를 주르르 흘려 얼굴에 토사물을 뱉고, 클라이막스씬에서는 집 창문에 녹색 불빛이 비추고 집 지붕 위로 보라색 달이 떠오르는 가운데 집안에서 선한 마녀, 악한 마녀가 눈에서 빛을 뿜고 양손에서 괴광선을 쏘아대며 SF 이능력 배틀을 벌이다가 ‘난 실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어!’ 타임 워프 드립까지 치면서 최종보스를 격파한 뒤. 시간까지 되돌려서 해피엔딩으로 잘 끝난 줄 알았는데 ‘유감, 실은 안 죽고 다른 사람 몸에 살아있습니다!’ 라는 진부한 엔딩으로 마무리를 지으니 정말 상상 이상의 쌈마이함을 보여준다. (이게 무슨 괭이 갈매기 울적에의 반혼의 마녀도 아니고)

몇몇 고어씬이 기억이 남는데 스파게티 호러란 별칭을 가진 이탈리아산 호러물답게 유난히 장기들을 중용한다.

작중 영매사의 심장이 폭발해 몸 밖으로 펑 터져 나오는 씬부터 텔레비전 브라운관이 폭발하면서 내장이 후두둑 쏟아져 나오는가 하면, 최종보스가 흡혈귀도 아닌데 뜬금없이 말뚝 한 방에 끔살당한 순간 말뚝 끝에 창자가 걸려서 나오는 것 등등 장기자랑의 연속이다.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건질만한 건 미국의 헤비메탈 밴드 ‘뱅 탱고’와 ‘화이트 라이온’의 음악이 삽입곡으로 들어갔다는 거다. 그 음악 자체는 괜찮은 편인데 문제는 본편 스토리, 연출이 워낙 엉망인데 배경 음악만 쓸데없이 좋아서 괴리감이 느껴진다.

결론은 비추천.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의 서스페리아에 대한 오마쥬인 건 알겠지만 마녀 3부작으로 논의됐다가 취소된 게 이해가 갈 정도로 조잡한 분장과 유치찬란한 연출, 엉망진창 스토리 등 안 좋은 걸 두루 갖춘 졸작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의 후계자인 미켈레 소아비 감독이 카메오 출현한다. 인트로 장면에서 면도칼 살인마가 나오는 호러 영화의 촬영 감독 ‘칼’ 배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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