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IGA] 블레이드 워리어(Blade Warrior.1991) 2019년 게임(카테고리 미정리)




1991년에 Image Works에서 아타리 ST, AMIGA, MS-DOS용으로 만든 횡 스크롤 액션 게임.

내용은 사악한 폭군 머크가 세상을 지배하자 검을 든 전사가 나타나 일곱 마법사가 사는 일곱 타워를 돌아다니며 그들이 소유한 태블릿의 일곱 조각을 모아 머크와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게임 기본 조작 방법은 좌우 이동, 상(게이트 출입), 하(바닥에 드랍된 아이템 줍기), I(인벤토리창 열기), M(월드맵 지도 열기).

공격 기술은 총 4가지가 있는데 파이어 버튼+→(정면 베기), 파이어 버튼+↗(정면 찌르기), 파이어 버튼+↑(내려치기), 파이어 버튼+↓(앉아서 베기)다.

공격 무기는 검 하나 밖에 없고 다른 장비는 존재하지 않는다. 핵 앤 슬래쉬물로 몬스터들을 칼로 썰고 다니는 걸 기본으로 하고 있다.

적을 공격하면 피가 튀긴 하지만 적이 쓰러진 직후 까마기가 사방으로 흩어져 사라지기 때문에 핵 앤 슬래쉬 게임치고는 잔인한 묘사는 나오지 않는다.

게임 방식은 횡 스크롤 시점으로 맵을 돌아다니며, 각종 마법 아이템을 모으고 스크롤을 입수해 게임 진행 팁을 얻고, 열쇠를 구해서 게이트의 문을 열고 다음 맵으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횡스크롤 시점의 고전 액션 게임에서 종종 쓰는 방식이다.

아이템은 번개, 하트, 해골, 박쥐, 개구리 등 게임 플레이 도중에 화면상에 컬러로 표시되는 재료 아이템을 모아 포션을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

근데 이게 즉석에서 만들어 쓸 수 있는 게 아니라 마법사의 타워를 찾아가 연금술 공방에서 포션 제조를 해야 되기 때문에 번거롭다.

여기까지 보면 그저 그런 게임으로 완성도가 평균에 못 미치는 망작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꽤 혁신적인 시도를 해서 독창적인 게임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래픽 인터페이스가 당시 기준에서 굉장히 독특했다.

이 게임의 그래픽은 배경과 캐릭터를 전부 실루엣 처리했다. 마치 그림자 인형극을 보는 것처럼 검은 실루엣만 나오고 아이템, 마법 이펙트만 컬러가 들어가 있다.

배경 컬러도 전체적으로 어둡다. 줄거리가 어둠의 폭군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는 내용이라서 밤 시간이 배경이라서 그렇다.

플레이어 캐릭터의 생명력은 게이지나 숫자 등 컬러가 들어간 것으로 표시되지 않고, 하늘에 뜬 달로 표시된다.

적의 공격에 맞거나 트랩에 걸리면 달이 점점 기우는 것으로 생명력이 표시된다. 즉, 생명력이 꽉 차 있을 때는 만월인데 생명력이 줄어들 때마다 달이 점점 기울어 반달이 되고 그믐달이 되었다가 아예 사라지는 거다.

번개 치는 소리, 바람 소리, 짐승의 울음소리 등 음향효과가 배경 음악을 대신하고 있어 스산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전투의 치열함은 플레이어 VS 몬스터의 비주얼보다 병장기가 부딪치는 소리로 대체하고 있어서 소리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한 밤 중에 밤하늘 아래 홀로 숲을 지나고 언덕을 오르고 교량을 건너며 어느 순간 땅 밑에서 솟아 오른 몬스터들이 등 뒤를 쫓아오고 바람 불고 천둥치는 소리만 귓가를 울리는 걸로 게임 분위기를 요약할 수 있는데 다소 부족한 게임성을 분위기가 살려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당시 이런 방식은 게임 업계에서 중용 받지 못했고, 이런 종류의 게임이 있다는 사실조차 잊힐 때쯤. 이 게임이 나온 해로부터 약 19년 후인 2010년에 인디 게임 개발팀 Playdead에서 림보를 만들면서 본격 무채색 실루엣 스타일을 완성해냈다. (어떻게 보면 실루엣 그래픽 스타일의 게임으로선 본작이 림보의 선조격이라고 할 수 있다)

결론은 평작. 게임 자체는 전형적인 PC용 횡 스크롤 액션 게임으로 특정 아이템, 열쇠를 찾아다니면서 이 문 저 문 드나들어 이동하는 방식이 쉽게 질리고, 게임 조작성도 단순해서 뭔가 플레이할 거리가 적지만.. 어둠에 휩싸인 밤을 무대로 삼아 배경과 캐릭터를 전부 실루엣으로 처리해 당시로선 혁신적인 시도를 해서 그래픽 인터페이스가 인상적이고 또 그것을 통해 만들어낸 어둡고 스산한 분위기가 부족한 게임성을 어느 정도 커버해주는 작품이다.

게임성이 좋다고는 할 수 없는데 실루엣 그래픽 인터페이스가 인상적이니 견문을 넓히는 의미에서 한번쯤 해볼만 하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시험판 제목은 ‘팔라딘: 로드 오브 더 댄싱 블레이드’로 원제보다 더 멋지다.

덧붙여 그래픽, 사운드는 AMIGA판이 좀 더 낫지만 DOS판은 게임 시작 직전에 옵션 기능을 따로 지원해서 게임 인터페이스가 더 낫다.

추가로 이 게임은 본편 내용은 다 실루엣처리됐지만 게임 박스 팩키지 커버 일러스트는 엄청 간지 나는 철갑 기사의 모습이 그려져 게임 안과 바깥 사이의 갭이 크다.



덧글

  • 무지개빛 미카 2016/03/06 16:01 # 답글

    너무 시대를 앞서 나간 게임이었군요.
  • 잠뿌리 2016/03/06 16:10 #

    정말 시대를 앞서간 게임이었죠. 근데 게임성이 부족한 건 또 사실이라 앞서간 시대감을 뒷받침해주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 뉴런티어 2016/03/07 13:44 # 답글

    어떻게 보면 정말 영리했던 것 같습니다. 캐릭터에 소모되는 색상 갯수를 줄이고 배경에 몰아서 스타일리시하면서도 최적화 지향적인 그래픽을 선사했으니(...)
  • 잠뿌리 2016/03/07 17:22 #

    네. 영리한 시도였습니다. 게임 자체의 용량도 디스켓 한 장 짜리라서 생각보다 적은 편인데, 용량 대비로 이만큼의 비주얼을 만든 건 대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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