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언더테일(Undertale.2015) 2019년 게임(카테고리 미정리)




2015년에 토비 폭스가 PC용으로 만든 인디 RPG 게임.

내용은 먼 옛날 인간과 괴물이 지구를 지배했는데 어느날 두 종족 사이에 전쟁이 벌어지고 인간이 승리한 뒤 괴물들은 지하에 봉인됐는데 201X년, 한 인간 아이가 에봇 산에 올라갔다가 괴물들이 사는 지하로 떨어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게임 기본 조작 키는 상하좌우 이동에 Z키가 선택, X키가 취소, C키가 상태창 열기, ESC키를 꾹 누르고 있으면 종료, F4키는 전체 화면이다.

그래픽은 도트를 찍어 만든 8비트 레트로 게임 느낌을 주지만 가만히 보면 배경이 매우 디테일하고 감성이 넘쳐흘러 수면 위, 거울에 비친 모습, 그림자, 안개, 증기 등 사소한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자세히 묘사했으며 다중 스크롤까지 들어가 있고, 얼굴 표정, 리액션 등 캐릭터 묘사도 다양하고 스토리/전투 연출도 잘했다.

사운드는 곡의 종류도 다양하고 뭐 하나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다 좋으며, 그 중 특히 이거다! 싶은 명곡이 많아서 본작의 재미와 게임성을 대폭 상승시켜준다. 본작은 헤드셋 끼고 사운드 크게 틀어놓고 게임을 해야 그 진가를 경험할 수 있을 정도로 음악의 중요성도 크다. (제작자 게임 프로듀서이자 음악 제작자이기에 음악 퀼리티가 엄청나게 높다!)

효과음도 레귤러 멤버들과 대화할 때 해당 캐릭터의 대사 텍스트가 출력될 때 나오는 소리가 다 달라 그 소리 자체만으로 캐릭터의 특징을 살려내서 정말 신경을 많이 써서 만든 흔적이 보인다.

게임의 슬로건이 ‘아무도 죽을 필요가 없는 게임’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있어서 전투 시스템이 굉장히 독특하다.

전투가 벌어지면 마더처럼 적 캐릭터의 정면이 보이는 프론트 뷰 시점으로 진행되는데 사용 가능 커맨드가 공격/행동/아이템/자비. 이렇게 4가지가 있다.

공격, 아이템은 기존의 RPG에 나온 커맨드와 같지만 행동/자비는 전혀 다르다.

행동은 적을 살펴보고 대화를 시도해, 적이 원하는 행동을 해서 조건을 충족시키면 적의 이름 텍스트 폰트가 하얀 색에서 노란 색으로 바뀌는데 이때 자비 커맨드에서 ‘살려주기’를 선택했을 때 적을 살려서 보내주어 전투를 끝낼 수 있다. 살려주기 이외에 도망가기도 할 수 있는데 스토리 전개상 모 캐릭터와의 전투는 살려주기가 통하지 않아 도망치기를 선택해 도망다녀야 한다.

제작자가 마더 팬이라서 그런지, 마더 1에서 기그와의 최종결전 때 기그를 공격해 죽이는 게 아니라 노래를 들려줘서 물리치는 것에서 영감을 얻어 불살 플레이로 만든 것 같다.

이 경우 경험치는 얻지 못하지만 돈은 얻을 수 있다.

적의 턴에서 적이 공격할 때는 화면상에 창이 열리면서 그 안에 플레이어의 영혼이 빨간 하트로 표시되어 있는데 그걸 방향키로 움직여 사방에서 탄막처럼 펼쳐지는 공격을 피해서 적의 공격 턴을 넘기는 방식이다.

제작자가 동방 프로젝트에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 게 이 부분인데 슈팅 게임하는 감각으로 플레이해야 한다.

이게 한 두 가지 패턴만 있는 게 아니라 게임상에 나오는 모든 적이 각각 고유한 패턴을 가지고 있고, 배틀 전개 과정에서 적 캐릭터의 심경 변화에 따라 탄막 전개 속도와 패턴이 바뀌어서 굉장히 몰입도가 높다.

행동<대화 커맨드의 공략법 역시 전부 다르다. 그래서 사전에 정보가 없다면 행동<살펴보기로 먼저 적의 상태를 파악한 다음 행동<대화하기에서 파생되는 커맨드를 골라야한다. 여기서 대화는 아틀라스의 '진 여신전생' 시리즈에 나오는 악마 회화 시스템에 영향을 받았다.

장비는 무기와 방어구. 두 개 슬롯이 존재해 각각 공격력(AP)과 방어력(DF)이 상승하며 HP의 상한치는 오로지 레벨이 올라가야 상승한다. 막대기, 장난감 칼, 프라이팬 등 살상 능력이 없는 아이들용 무기 리스트를 보면 확실히 마더 오마쥬다. (게임 초반부에 좋아하는 파이 선택지도 마더 오마쥬로 주인공의 집에 가면 주인공 엄마가 주인공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준다)

적을 죽이거나, 살려주기 중 어느 쪽을 선택하든 간에 게임을 끝까지 진행해 엔딩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레벨 디자인이 잘됐다.

아이템 같은 경우도 소비형 아이템이 단순히 HP 회복만 하는 게 아니라, 게임을 진행하면서 회복 이외의 부분에서 큰 도움이 되는 일이 많아서 잘 챙겨야 한다.

몬스터 인카운터율도 별로 높지 않아서 무분별한 전투에 시달릴 일이 없다. 세이브 포인트도 꽤 많이 나오고 HP 전부 회복 기능을 겸하고 있으며, 전투시 패배해 게임 오버 당해도 마지막으로 세이브한 포인트에서 다시 할 수 있어서 쾌적하다.

사실 전투 액션보다 퍼즐 액션의 비중이 더 큰데 작중에 나오는 퍼즐은 난이도가 적당하고 종류가 다양해서 퍼즐 풀어내는 맛이 있다.

스토리는 괴물들이 사는 지하 세계에서 펼쳐지는 한 편의 동화 같이 아름다운 내용으로 유머도 적절히 가미되어 있어 딱 좋은데 단순히 거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제 4의 벽을 수시로 깨고 온갖 반전 요소를 집어 넣어 유저의 허를 찌르며, RPG 게임의 LV, EXP에 대한 재해석이 현대 RPG 게임의 역사에 있어 문자 그대로 경천동지(驚天動地)라고 할 만큼 파격적이고 신선하다.

어떤 루트를 타는가에 따라 분위기가 완전 달라진다.

앞서 언급한 전투 시스템이 적을 죽이는 것과 살려주는 것이 나뉘어져 있어 몰살 플레이, 불살 플레이가 가능하게 되어 있다.

전자의 경우 내용 전개가 엄청 암울하고 살벌하게 진행되며 엔딩도 어둠의 끝을 보여주는데 후자는 치유물의 정점을 찍어서 정말 아름답고, 가슴 따듯하게 만들어 준다.

레귤러 멤버들이 각자 숨은 비밀, 반전 요소를 하나씩 가지고 있어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스포일러가 될 정도라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분명한 건 전 캐릭터 다 개성이 있고 매력이 넘친다는 거다.

이 작품이 각종 팬픽, 만화, 음악, 영상 등 2차 창작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은 매력적인 캐릭터가 많이 나와서 그런 것이기도 하다.

멀티 엔딩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어서 노말 엔딩/불살 엔딩/몰살 엔딩 등 크게 3가지가 있는데.. 노말 엔딩이 생존자 여부에 따라 9가지 엔딩으로 나뉘어져 있고, 불살 엔딩은 트루 엔딩, 몰살 엔딩은 페이크 트루 엔딩이 따로 추가돼서 엔딩 종류도 많다.

어찌 보면 다회차 플레이를 강요하는 것 같지만 실은 그것도 아닌 게, 1회차 플레이 때 노말 엔딩/불살 루트를 진행한 다음. 엔딩을 보고 나서 저장된 데이터를 로드해 특정한 이벤트를 보고 조건을 만족시키면 트루 엔딩 루트로 돌입할 수 있다. (즉, 처음부터 다시 할 필요는 없다는 소리다)

노말 엔딩은 막판에 최종 보스전까지 가는 과정의 연출이 눈물을 주르륵 흘리게 했다가, 엔딩 반전에서 숨을 턱-막히게 하더니 이어지는 트루 엔딩의 진정한 라스트 배틀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전율을 일으키게 하며 그 마지막에 마지막 순간까지 벅찬 감동을 안겨줘서 진짜 포풍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마더 1의 일본 CM에 나온 나레이션 문구를 빌리자면 ‘엔딩 보기 전까지 우는 게 아니야’ 딱 이거다.

트루 엔딩 때 그동안 나온 모든 괴물들의 후일담이 짤막하게 나오고, 레귤러 멤버들이 지상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진한 여운이 남아서 노말 엔딩만 보고 게임을 마치기에는 너무나 아깝다.

불살 엔딩 조건은 괴물을 한 마리도 죽이지 않고 전부 살려주고서 게임 클리어. 트루 엔딩 조건은 2회차 플레이로 불살엔딩 데이터를 로드해 파피루스/언다인/알피스 이벤트를 모드 클리어한 뒤 셋을 친구로 삼고 알현실에 가서 진 최종보스전을 물리치는 것이다.

파피루스, 언다인 이벤트는 1회차 노말/불살 엔딩 때도 진행할 수 있는데 알피스 이벤트는 2회차 때 플레그가 열린다.

이 레귤러 멤버의 친구 여부를 알 수 있는 건 게임을 시작한 뒤 저장된 데이터를 불러오기 할 때 나오는 화면에 표시된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글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팀 왈도가 100% 한글화를 했다. 게임 내 간판 글자 하나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한글화를 했고, 특정 캐릭터의 말투도 원문 느낌 그대로 번역해 특유의 병맛도 잘 구현됐다. (안뇽! 나는 테미얌)

결론은 추천작. 8비트 레트로 게임의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도트 그래픽을 추억팔이에만 머물지 않고 디테일하고 감성 넘치게 잘 만들었고 거기에 고퀼리티의 음악과 뛰어난 연출력이 뒷받침해줘 상상 이상의 비주얼을 만들어 냈으며, 기존의 RPG 개념을 완전 뒤엎는 재해석과 시스템을 탑재했고 루트/엔딩까지 다양해서 볼륨까지 커 재미와 게임성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은 마스터 피스다.

개인적으로 8비트 도트 그래픽의 레트로 컨셉 게임 중에서 용사 30 시리즈/동굴 이야기와 함께 3대 명작으로 손에 꼽고 싶다.

여담이지만 이 게임은 스팀에서 9.99달러에 게임 본편. 사운드 트랙 버전은 17.99달러에 판매되고 있는데 음악이 엄청나게 좋은 관계로 사운드 트랙 포함 버전 구입을 추천한다.

덧붙여 이 게임에서 다른 게임의 패러디가 나오는데 알고 보면 더 재밌다. 역전재판, 파이날 판타지 6의 세리스 오페라 극장 씬. 그 이외 기타 등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슈팅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는 탄막 회피 배틀이 좀 어려울 수 있는데.. 배틀의 팁이라기 보다는 에디터 팁이 있다. 언더테일 세이브 폴더에 있는 file8, file9 파일을 메모장으로 열어서 데이터를 수정할 수 있다.

레벨, 공격력, 방어력, 경험치, 몬스터 킬 횟수 등 전부 수정 가능한데 너무 높게 입력해도 자동으로 상한치에 맞춰진다.

만약 트루 엔딩을 목표로 불살 플레이를 했는데 실수로 몬스터를 죽였다면 그것도 수정할 수 있다. (단, 스토리를 뜯어 고치는 수준의 수정은 불가능해서 루트나 엔딩을 아예 바꿀 수 있는 건 아니다)



덧글

  • Sakiel 2016/03/04 20:11 # 답글

    토비의 인생작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디테일이 무지막지했죠. 레트로풍 그래픽에 비해 깊이가 상당한 수작이었습니다. 몰살엔딩이든 불살엔딩이든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디테일 등이 살아있어서 몇 번을 해도 지루하지 않을 정도였던 것 같습니ㅏㄷ.
  • 잠뿌리 2016/03/05 10:19 #

    다회차 플레이를 해도 질리지 않을 정도로 감동과 여운이 남는 작품이죠. 2015년 인디 게임 중 최고의 작품입니다.
  • 잡다함 2016/12/24 00:30 # 삭제 답글

    혹시 윗글에서 설명한 여러가지 루트들 가는 방법을 설명해 주실수 있을까요???
    막 언더테일을 시작한 유저로써 정말 궁금합니다~ 아시는 한도 내에서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떼미 2018/01/23 16:10 # 삭제 답글

    스포일러! 스포일러! 언더테일 2회차 미만 유저는 퇴장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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