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로크와 미크(叢林戰爭.1994) 2020년 가정용 컴퓨터 386 게임




1994년에 ‘협객영웅전’, ‘환세복마록’, ‘성감전사(性感戰士)’등으로 잘 알려진 대만의 King Formation/정신자신유한공사(精讯资讯有限公司)에서 MS-DOS용으로 만든 SRPG 게임. 원제는 총림전쟁. 영제는 정글 워. 한국 출시판 제목은 로크와 미크다. (한국 출시판 제목만 보면 로크랑 미크가 친구인 것 같지만 본편 내용에선 주인공 VS 악당이다)

내용은 수인들이 모여 사는 고래섬의 3월은 1년 중 가장 비가 많이 오는 달인데 비를 맞은 수인들이 기억을 상실하고 흉폭하게 변해서 주변 수인들을 마구잡이로 공격해 피해를 입혔고 그게 다 미크 대마왕이 꾸민 흉계라서 고래섬 지배의 야망을 불태우고 있는 가운데, 수인들 손에 자란 인간 소년 로크가 수인 친구들을 모아 군단을 결성하여 미크 대마왕의 야망을 분쇄하려고 원정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의 장르는 턴제 SRPG 게임으로 총 10장의 시나리오로 구성되어 있다.

스토리 자체는 별거 없지만, 작중 배경이 되는 고래섬이 수인(동물인간)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주인공 로크는 섬에서 유일한 인간 소년이고, 적과 아군 전부 수인이라서 그건 나름 신선했다. SRPG 장르의 게임이 거의 대부분 판타지 장르인데 본작은 수인 판타지라서 색다르게 다가오는 것이다.

게임의 기본 디자인 틀과 캐릭터 썸네일은 같은 대만 게임인 ‘용의 기사’처럼 세가의 ‘샤이닝 포스’의 모방작이다.

전투 시작 전에 나오는 인터미션에서 선택 가능한 메뉴는 전쟁터(전투 시작)/조사(캐릭터 스테이터스 확인)/임무(해당하는 장 전투의 줄거리 요약)/시스템이다.

조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캐릭터 스테이터스 화면은 미션 진행 중에서도 볼 수 있다. 스테이터스 화면 2장 구성으로 첫 번째 장은 생명/마법/공격/방어/민첩/이동 등의 기본 능력치와 중족/저주/기절/치료 같은 상태 이상 효과. 그리고 현재 경험치/다음 레벨업에 필요한 경험치.

두 번째 장은 매직 유저의 경우 사용할 수 있는 마법 목록이 뜨고 전 캐릭터 공통으로 창 아랫부분에 약 2~3줄 정도 되는 프로필 텍스트가 적혀 있다.

임무는 그냥 해당 장의 줄거리만 요약한 거지, 미션 클리어 조건 같은 게 따로 적혀 있지는 않다. 모든 미션은 맵상에 나오는 적을 전부 제거하거나, 특정한 곳에 있는 미크의 조각상을 파괴하면 클리어할 수 있어서 되게 단순하다.

시스템 설정에서는 문자 속도 4단계 조절, 효과 표시 온/오프, 마우스 사용 온/오프, 배경 음악 온/오프, 효과음 온/오프, 끝(DOS로 빠져 나가기)로 되어 있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동시에 지원하지만 원하지 않으면 마우스를 끌 수 있는 건 편하다.

문제는 인터미션 화면에서 세이브/로드 등의 기능을 전혀 사용할 수 없고, 자금의 개념도 따로 없어서 상점 같은 것도 나오지 않는다는 거다.

로드는 오직 타이틀 화면에서만 할 수 있고, 세이브는 매 시나리오 클리어한 직후나 플레이 도중 맵에 나오는 미크의 조각상을 파괴할 때마다 한 번의 세이브 기회가 생긴다.

플레이 도중에 하는 중간 저장의 역할을 하지만 다른 SRPG 게임은 다 기본 지원하는 걸 왜 굳이 번거롭게 게임 내 나오는 구조물을 파괴해야 그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건지 좀 의문이 든다.

미크의 조각상은 0레벨이고 공격을 하지 않는 문자 그대로의 구조물이지만 시나리오 후반부로 갈수록 기본 HP가 올라가서 한 번의 공격으로 파괴할 수 없는 것도 좀 짜증나는 요소 중 하나다.

배틀씬은 TGL의 ‘파랜드 스토리’를 모방해서 사이드 뷰 시점에 SD 캐릭터가 나와서 공방을 주고받는다.

차이점이 있다면 파랜드 스토리의 경우, 배틀에 돌입한 캐릭터가 단독으로 나왔다가 상대에게 달려가 공격하거나, 마법을 사용하는 걸 그대로 다 보여준 반면. 본작에서는 화면이 좁아서 두 캐릭터를 한 화면에 다 넣었다.

반격의 개념이 없어서 적이 됐든, 아군이 됐든 간에 자기 턴에 한 번씩 공격만 해서 게임 템포가 엄청 느리다.

그리고 자금의 개념이 아예 없어서 장비/아이템도 존재하지 않으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장비의 개념이 없으니 레벨이 조금이라도 뒤쳐진 유니트는 키우기 정말 어렵고, 아이템의 개념이 없으니 회복/상태 이상 치유를 마법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서 상태 이상 성공률과 위력이 지나치게 높이 책정되어 있어 플레이어로 하여금 뒷목 잡게 만든다.

상태 이상 효과는 총 3가지로 중독, 저주, 기절이다. 중독은 문자 그대로 독에 걸린 것으로 이동시 HP가 떨어진다. 저주는 이동만 가능하고 공격과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고, 기절은 공격, 마법에 더해 이동까지 하지 못하는 상태다.

여기서 제일 짜증나는 게 저주, 기절 상태인데 보통 다른 게임에서는 턴이 지나면 자동으로 치유되는 반면. 본작에서는 자동 치유가 안 되며 회복 아이템이란 개념이 없어서 마법으로만 고칠 수 있다.(독=해독술, 저주=제주술, 기절=사기술로 각각 치유)

치유 주문을 가진 유니트가 저주, 기절 상태에 빠지면 완전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이 된다.

이 상태 이상 효과가 전용 마법으로 시전되는 게 아니라 독기파/거암주 등 공격 마법 부가 효과로 들어가는 것이라 데미지는 데미지대로 입고, 상태 이상은 상태 이상으로 걸리는데 적 중 매직 유저 타입은 너도 나도 다 사용하기 때문에 플레이어를 빡치게 만든다.

상태 이상 효과 없이 순수 데미지로만 들어가는 건 불 속성의 ‘지옥화<화룡참’, 물 속성의 ‘거랑파<여신주’, 번개 속성의 ‘진폭뢰<뢰전파’, 기타 속성의 ‘탈혼주’다. (회복 마법은 경상술<중살술로 초급 치료/중급 치료다)

그냥 마법이 3~4가지 속성인 것뿐이지 실제 게임 내에 속성별 내성은 존재하지 않아서 사실 마력 소비수치, 범위, 데미지 차이 정도 밖에 없다.

유니트의 종류는 단 두 가지. 파이터/매적 유저인데 이것도 임의상 명칭을 지은 것이고 실제 게임 본편에선 그냥 단순히 마법을 쓸 수 있냐 없냐의 차이만 캐릭터 프로필에 적어 놓고 땡처리 한다.

전 유니트 공통으로 근접 공격은 유니트 중심으로 한 원 방향의 1헥스고, 오로지 마법만이 헥스 범위가 늘어난다.

공격, 마법의 범위가 화면상에 나오지 않고 커서만 표시되는 게 보기 불편하다.

범위형 마법의 개념이 없는데 적이 너무 많이 나와서 전체 시나리오가 10장 밖에 안 되지만, 생각보다 플레이 타임이 긴 편이다.

유니트 공방 때는 지형 효과(ZOC)/작전 사기(유니트 상태), 포위지원(근접한 아군 유니트)에 따라서 %를 더해서 해당 캐릭터의 공격력/방어력이 올라간다. 버프만 되고 디버프는 되지 않는데 아군과 적군에 전부 적용된다.

언뜻 보면 이게 전략적인 플레이를 유도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앞서 언급한 문제들인 근접 공격은 1헥스, 창병, 궁병 같은 존재도 없고 원거리 공격은 오직 마법 한 개 뿐인 데다가, 각종 지원 효과는 버프만 해주지 디버프되는 건 아니라 결국 어디서 어떻게 싸우던 간에 적군, 아군 능력치가 비슷하니 ZOC 효과가 별 도움이 안 된다.

배틀씬에서 버프 계산 후 공방 표시 화면 보면 랑그릿사를 모방한 느낌도 난다.

게임 내 유니트는 로크, 파카(원숭이), 포난로(여우), 배지타(하마), 파티스(고릴라)이 초창기 로크 군단 멤버고, 타비(양), 지도(쥐)은 전투 없이 스토리 전개상 동료가 되는 멤버, 이코로(악어), 카라자다(백호)는 전투 후 동료가 되는 멤버다.

6장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선택 분기가 나오는데 반항군을 도우면 지도(쥐)가 군단에 잔류하고 반항군 출신인 마지뢰크(곰), 두얼(팬더), 파스도(호랑이), 카로트(백사자)가 동료로 들어오고 반항군을 돕지 않으면 다른 스토리가 진행되어 노라지카(오랑우탄), 모뢰도(여우), 주야(산양), 사스(사자)가 동료로 합류한다. (근데 반항군이라니 어감이 좀 그렇다. 보통 다른 게임에서는 저항군이나 반란군 정도로 쓸 텐데)

둘 중 어느 쪽을 고르던 간에 선택받지 못한 쪽은 9장에서 자동으로 파티에 합류해서 주인공 로크를 포함해 플레이 유니트는 총 17개다.

한계 레벨은 능력치 상승이 멈추는 게 딱 31레벨까지다. 32레벨부터는 그냥 레벨 수치만 바뀌지 능력치가 올라가지는 않는다. (최종 보스 미크 마왕 레벨이 30이니 뭐)

90년대 대만 게임답게 게임 시스템뿐만이 아니라 게임 디자인적인 부분에서도 군데군데 표절한 게 꽤 있는데, 작중에 나오는 공격 마법인 지옥화의 불꽃 악마는 우시오와 토라(국내명: 요괴소년 호야)의 우시오를 닮았고, 마법 소비치 99의 최강의 공격 마법인 화룡참의 화룡은 세가의 골든엑스(국내명: 황금도끼)의 치킨 레그 머리를 본땄다. (그 외 대가리에 다리, 꼬리만 달려서 꼬리로 치는 탑승 괴수)

9장 클리어 후 나오는 아이캣치 샷에서 로크 군단의 등짝이 보이는 시점에서 거대한 성을 입체적으로 올려보는 구도는 코나미의 악마성 드라큘라(북미명: 캐슬 바니아)에 주로 나오는 스타트 씬 구도와 비슷하다. (채찍 든 벨몬드 가문 주인공들이 홀로 성문 앞에 서 있는 거)

초창기 로크 군단 멤버인 여우 무술가 포난로는 캡콤의 스트리트 파이터 주인공 류의 패러디 캐릭터다. 스트리트 파이터 2의 류 썸네일을 여우화시켰고, 작중에 기본 공격이 승룡권이다.

반항군 멤버 두얼을 비롯한 게임 내 등장하는 팬더 썸네일은 타카하시 루미코의 만화 ‘란마 1/2’의 사오토메 겐마 팬더 버전을 아예 그대로 가져다 썼다.

최종 보스인 미크 마왕은 토리야마 아키라의 드래곤볼 초반에 나온 피라후+피콜로 대마왕 주니어 느낌 난다.

주인공 로크는 프로필에 나온 설정이 어릴 때 원숭이가 키워 진짜 신분을 모르고 높은 지도력을 가지고 있다고 나온다.

가죽 옷 입고 배틀엑스 들고 나온 거 보면 바바리안이 따로 없고 실제로 8장 클리어 후 나오는 아이캣치 샷에서 옥좌에 앉아 오른손으로 턱을 괸 모습이 완전 코난 더 바바리안 영화와 라스탄 사가에서 야만용사 주인공들이 왕위에 오른 모습을 연상시키는데.. 캐릭터 백 스토리랑 본작의 오프닝곡이 정글의 왕자 타잔 주제가를 어레인지란 걸 생각해 보면 야만용사+정글의 왕자 퓨전 컨셉인 것 같다.

디자인 이외에도 효과음을 캡콤의 스트리트 파이터 2에 나오는 이펙트 음원을 무단으로 가져다 썼다. 피격음부터 시작해서 배틀 승리시 뜬금없이 스파2 달심 스테이지의 코끼리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 등등 좀 막장스럽다.

결론은 평작. SRPG 게임인데 장비/아이템/자금의 개념이 없고 회복/상태 이상 효과 치료 방법의 제한이 크고 배틀시 반격을 일체 지원하지 않으며, 유니트가 다양한 것도 아니고 지형 효과도 버프만 적용 받는 상황에 적의 수는 쓸데없이 많아 전투가 한없이 늘어지니 전반적인 게임의 완성도가 떨어지지만.. 주인공 혼자만 인간이고 나머지 전부 피아를 막론한 수인으로 나와서 수인 판타지를 지향하고 있어 그 소재 하나만큼은 신선한 게임이다.

여담이지만 엔딩 장면 뒤에 ‘소극장’이란 한자가 적힌 간판과 함께 커튼콜이 올라가면서 개발진이 게임 본편에 나온 수인 인형을 뒤집어쓰고 나와서 스텝롤이 올라가는 게 쿠키 영상 느낌 나서 괜찮았다.

덧붙여 국내에서 한글화되어 정식 출시된 게임이지만, 기존의 한글판 대만 게임과 달리 본작은 타이틀 화면에 제목이 한자로 들어가 있고, 미션 클리어 때 나오는 아이캣치 샷과 엔딩 스텝롤도 한자가 나와서 뭔가 100% 한글화는 아니다.

추가로 본작의 제작사인 킹 포메이션은 한국에서는 ‘종합병원’이란 제목으로 정식 출시됐던 병원 진료 개그 시뮬레이션 게임 풍광의원(瘋狂醫院)의 발매를 맡았었다. (개발사는 Dragon Soft인데 그 게임 하나 만들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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