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두마왕(三頭魔王.1988) 희귀/고전 호러 영화




1988년에 왕국금 감독이 만든 대만산 괴수 특촬 영화. 원제는 삼두마왕. 영제는 Ginseng King/Three-Headed Monster다.

내용은 산속에서 어머니와 단 둘이 사는 어린 소년 샤오밍이 병에 걸린 어머니를 위해 약초를 캐러 갔다가 전설의 식물 정령인 천년인삼을를 발견해 그걸 따러 갔다가 코브라에 물려 죽을 뻔 했다가 천년인삼의 할아버지인 천년인삼왕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살아났는데.. 천년인삼왕이 자신을 노리는 삼두마왕 일당을 피해 달아나던 중 떨어져 나간 수염이 땅에 닿아 나치 좀비가 부활하여 샤오밍의 어머니가 살해당하고, 천년인삼왕도 결국 삼두마왕 일당에게 납치당하자, 샤오밍이 죽은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천년인삼왕을 구하러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대만산 아동용 특촬 영화로 일본 비디오 출시판에서는 볼프강 페터젠 감독의 1984년작 네버엔딩 스토리의 홍콩판이라고 광고를 했지만 실제로는 메이저와 매우 거리가 먼 작품이다. B급 영화로 보기도 좀 어려울 정도의 괴작이다.

천년인삼왕은 등신대 사이즈의 인삼 인형탈을 뒤집어 쓴 조잡한 분장으로 나오고, 귀가 큰 거인, 눈이 튀어 나온 거인, 다리가 긴 거인 등 3명의 거인은 각각의 신체 부위가 너무 길어서 디자인이 좀 괴기스럽다.

최종 보스인 삼두마왕은 끝이 뾰족한 콘헤드 머리에 위로 솟은 멧돼지 이빨을 가지고 머리 3개가 동시에 떠들어 대는데 생긴 건 똑같은데 목소리는 전부 다른데다가, 왼쪽 머리는 여자 목소리를 내고 중간, 오른쪽 머리는 남자 목소리를 내서 되게 괴상하다. 크기도 앞서 나온 3명의 거인과 다르게 이쪽은 보통 인간 사이즈이며 공격이라고는 머리에서 쏘는 빔 밖에 없어서 최종 보스로서 가오가 안 산다.

옛날 특촬 영화니까 특수분장이 구린 것 까지는 그래도 이해가 가는데 내용 전개가 진짜 괴악하기 짝이 없다.

한 밤 중에 번개가 치더니 땅 밑에서 강시가 튀어 나오는데 이게 흔히 알려진 강시가 아니라, 흡혈 좀비에 가까워서 두 발로 똑바로 걸어 다니면서 필요할 때만 양손을 나란히 뻗고 사람을 공격해 그 피를 빨아 먹는데 문제는 이 흡혈 좀비가 나치 군인이란 거다.

나치 제복을 위에 걸치고 가슴에 철십자를 단 채로 시도 때도 없이 나치식 경례를 하고, 짐승 같은 울음소리를 내며 사람을 공격하다가 스님의 옷에 그려진 불교의 만(卍)자를 보고 나치의 하켄크로이츠로 착각해 공격을 멈추는데 지뢰를 밟고 폭사한다. (고대 중국 산속이 배경인데 나치 좀비에 지뢰 폭사라니 대체 문명 레벨이 어떻게 되는 거야?)

샤오밍의 부탁을 받고 삼두마왕 일당의 위치를 탐색해 주는 귀가 큰 거인, 눈이 튀어 나온 거인은 시각/청각을 통해 전 세계를 둘러보는데 대뜸 이집트의 스핑크스, 아프리카의 물소 떼, 아메리카 대륙 인디언, 벌거벗고 수영하는 백인 여자를 보고는 지들끼리 재잘재잘 떠들어 든다.

소마 공주의 어머니이자 삼두마왕의 아내인 집마여왕은 첫 등장 때는 수염 난 남자 얼굴을 하고 남자 목소리와 여자 목소리를 번갈아서 내다가, 후반부에 구출된 뒤에는 뜬금없이 코가 크고 턱이 길쭉한 마녀 마스크팩을 써서 분장이 좀 오락가락한다.

그나마 소마 공주는 특수분장을 하지 않고 인간 모습 그대로 나와 개중에 나은 편이다. 디폴트 복장이 표범무니 가죽 비키니고 서바이벌 나이프로 무장해 아마존 여전사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긴다.

후반부에 잠깐 나오는 소마 공주의 검술과 집마 여왕의 권각술은 홍콩 영화 특유의 쿵푸 액션이라서 사실 이 부분이 제일 볼만했다.

작중 삼두마왕을 물리칠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일만년 묵은 ‘한빙검’인데 검의 디자인 자체는 장난감 칼 같지만 검날이 파란색 전등 불빛으로 번쩍이는 게 스타워즈 라이트 세이버 짝퉁이고, 집마 마왕도 복장이 검은 후드가 달린 로브다 보니 제다이 나이트가 따로 없다. (아예 삼두마왕과 한빙검에서 빔 쏘는 소리를 스타워즈의 광선총 효과음을 그대로 가져다 쓰기도 했다)

한빙검을 들고 자기 목숨을 바쳐 삼두마왕을 쓰러트리는 건 소마 공주고, 클라이막스의 대결씬은 소마 공주가 원샷을 받는데 샤오밍은 코빼기도 비치지 않아 본작의 진 주인공이 되어 버렸다.

삼두마왕, 소마 공주가 죽던 말던, 샤오밍이 노공공을 구출하고 마미루 당한 천년인삼왕의 머리통이 살아있다는 걸 암시하면서 끝내서 결말이 되게 어중간하다.

모험의 목적은 천년인삼왕을 구해서 어머니를 되살리는 것인데 그 장면이 나오지 않고 암시만 하니, 가뜩이나 본편 스토리에서 별거 하는 일 없이 클라이막스를 소공주에게 빼앗긴 샤오밍은 페이크 주인공이 되어 버렸다.

결론은 미묘. 대만산 아동용 특촬물로 특수 분장은 조잡하고 설정은 괴상하며 극 전개는 황당해서 감독의 센스를 따라갈 수가 없어 B급 영화로 분류하기 어려울 정도의 괴작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세상에 이런 괴랄한 영화도 다 있구나! 정도의 의미를 가지고 견문을 넓히는 의미로 한번쯤 볼만한 작품이다.



덧글

  • 더카니지 2016/02/27 12:23 # 답글

    대만도 영화 쪽에서 자생적으로 발전을 시도를 했지만 역시 당시 잘나가던 홍콩 영화엔 못미친듯? 홍콩은 무려 70년대에 괜찮은 퀼의 괴수 영화를 만들 정도였으니...
  • 잠뿌리 2016/03/05 10:17 #

    대만 영화는 헬로 강시/유환 도사 시리즈 정도만 좀 볼만했죠.
  • 역사관심 2016/02/27 13:39 # 답글

    이놈이 떠오르네요...http://luckcrow.egloos.com/2564907

    나치좀비라... 먼산만...
  • 잠뿌리 2016/03/05 10:17 #

    나치 좀비는 정말 말도 안 되는 무리수였습니다.
  • 남중생 2016/02/27 23:56 # 답글

    흥미롭네요. 한 번 찾아보고 싶은 영화입니다.
  • 잠뿌리 2016/03/05 10:18 #

    대만 판타지 특촬물이라 장르 자체는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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