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스페이스 차이나 드레스 (2010) 2019년 웹툰



2010년에 최봉수 원작, 원현재 작가가 그림을 맡아서 학산 출판사의 만화 잡지 찬스에서 연재를 시작해 2012년에 네이버 웹툰 쪽에서 동시 연재해 2015년 12월에 전 174화로 완결한 코믹 액션 만화.

내용은 전 우주 무림의 총본산 행성 소림에서 소림사가 있는 산 밑에 어머니와 함께 작은 만두 가게 만복루를 운영하며 살던 ‘메이’가 어느날 무전취식을 시도한 건달을 때려잡다가 소림사의 대사형 ‘량’과 엮여서 불시에 한 방 먹인 걸 소림사 사람들이 전부 목격해 우주 최강의 량이 만두 가게 점원한테 맞았다는 소문이 전 우주에 퍼지는 바람에 량이 메이에게 소림사에서 개최하는 무술 대회에 참전할 것을 권하고 메이를 수련시켜 자신과 동등한 고수로 만들어 결승전에서 제대로 대결을 해 과거의 치욕을 씻으려고 하고, 메이는 메이대로 거액의 우승상금에 눈이 어두워 량의 제안을 받아들여 소림사로 향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본래 최봉수 작가가 루리웹, 디씨인사이드에서 올리다가, 당시 ‘산타 대작전’으로 데뷔했던 프로 만화가 원현재 작가가 작화를 맡아서 원작 최봉수/만화 원현재로 잡지 만화화된 것이다.

웹 연재 만화에서 종이책 만화로 나와 대형 포털 웹툰으로 동시 연재된 것으로 잡지 연재와 동시에 웹툰 연재되는 작품이라 당시로선 꽤 드문 케이스였다.

본작의 기본 스토리는 80년대 소림사 배경의 홍콩 무협 영화에 가까운데 거기에 우주를 배경으로 해 우주 무술, 사이보그 권법 등 SF 요소를 넣어 SF 무협으로 만들었다.

SF와 무협의 접목은 키시로 유키토 작가의 ‘총몽’에서 여주인공 ‘갈리’가 화성의 고대무술 기갑권을 사용하는 것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본작은 작중 인물이 사용하는 기술에 국한시키지 않고 우주 배경의 액션 무협물로 꽤 본격적이다.

무협 소설처럼 다양한 유파가 나오는 건 아니고 사실 작중 유파라고 해봐야 소림사, 개방파만 나오지만.. 그 대신 인간, 부분 사이보그, 사이보그, 외계인 등 SF 설정에 충실한 타입을 분류해 각 타입별로 고유한 특징을 갖고 전용 기술을 사용해 싸우게 만드는데 인간이 사이보그와 대적하기 위해 사이보그 권법을 개발하고, 소림사의 권법도 기를 이용한 기술이란 원류에 SF 배경에 걸맞게 초능력적인 묘사를 곁들여 독특한 느낌을 줘서 나름대로 개성을 갖췄다.

다만, 개성은 있되 무협물으로서의 밀도가 떨어지는 게 인간 VS 인간의 대결에 포커스를 맞추지 않고 인간 VS 로봇/사이보그의 대결만 계속 보여줘서 그렇다. 무협 설정을 제대로 SF로 제대로 어레인지하지는 못했다. 원작자가 무협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느낌을 주는데 곤륜산이 소림사의 성지라고 나오는 설정부터가 에러다.

곤륜산은 도가 계열의 문파가 자리잡은 곳으로 곤륜파의 성지지, 소림사의 성지가 아니다.

그런 무협 고증 문제가 사소한 것이라고 넘어간다고 해도, 무협물의 핵심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는 무공의 묘사와 설정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아서 거의 대부분의 싸움이 그냥 권각술 위주의 막 싸움이고 중반부 이후로 최종화까지 기술명 한 번 외치지 않고 맞붙어 싸워서 무협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무협의 스탠스를 취하지 않은 모순적인 점도 있다.

그게 곧 원작의 한계가 됐는데, 그 한계를 극복한 것은 순전히 작화의 힘이다. 작품 기여도로 따지면 원작 20%. 작화 80%라고 할 만큼 작화 캐리했다. 본작을 본 대부분의 독자 반응도 그렇다.

개그 같은 경우, 빵빵 터지기보다는 깨알 같은 웃음을 주는데 인터넷 유머를 기반으로 한 패러디가 많아서 알고 보면 웃음 포인트를 따라갈 수 있다.

반대로 모르고 보면 그냥 썰렁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센스나 재치보다는 캐릭터 자체로 드립을 치기 때문에 캐릭터에 대한 애정으로 커버할 수 있다.

캐릭터의 경우, 여주인공 메이는 고수의 혈족과 봉인된 기억, 힘 등의 설정은 좀 식상한 편이지만.. 량과 라이벌 관계를 맺고 챠오밍을 좋아해서 러브 라인을 형성하며, 파오를 스승으로 삼고 그 이외 다른 인물과 대결을 하거나 친구가 되어 다양한 인물들과 관계를 맺고 량과 충킹을 쓰러트려야 한다는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거기에 매진하기 때문에 주인공으로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

최종 보스이자 우주 제일의 쇼맨쉽을 자랑하며 순수한 투쟁심을 가진 충킹, 여자한테 인기가 없고 량에 대한 콤플렉스가 크지만 그걸 자기류 무술 원망권으로 승화시킨 쵸웨이, 초 데인저러스 무투파 미소녀 라이파, 원통형 로봇 몸을 가지고 로봇 권법을 사용하는 개방파 방주 카이모, 거대한 기계팔을 가진 난폭녀 수지 등등 다른 인물들도 전반적으로 개성적이 있고 자기만의 매력이 있다.

작중에 던진 떡밥도 다 회수를 해서 구성도 괜찮은 편이다.

스토리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극후반부의 전개인데 최종보스 등장 이후의 급전개다. 화 수로 따지면 사실 30화 넘는 분량이라 부족한 것은 아닌데 중요한 포인트를 좀 스킵하고 넘어간 경향이 있다.

대표적으로 소림사 무술대회의 결승전, 준결승전, 그리고 메이 VS 량의 최종 결투 부분이다. 본작에서 가장 디테일하게 다뤄야 할 부분인데 스킵하고 넘어간 것이다.

억지스럽게 진행한 것은 아니고 스토리 전개 자체는 납득하고 넘어갈 만한데, 본작의 스토리가 메이와 량의 충돌로 시작했다는 걸 생각해 보면 두 사람의 결말을 화끈한 액션 없이 허무 개그로 처리한 건 좀 그랬다.

그게 예정된 결말이었다고 해도 그 중간 과정의 디테일이 아쉬움을 안겨준다. 보다 확실한 결자해지가 필요했다고나 할까.

최종 보스의 대머리 네타 개그가 좀 끔찍하게 재미가 없는데, 그런 웃기지도 않은 개그를 하이라이트로 넣을 바에 라이벌 대결의 장절한 사투를 그렸어야 된다고 본다.

작화는 상당히 뛰어나다. 연재분 하단 부분에 보면 어시 스텝이 2명, 컬러 스텝이 1명 등 그림 작가까지 포함해 총 4명의 이름이 표기되어 있는데 작화 투입 인원이 많은 만큼 작화 퀼리티가 높을 수밖에 없다.

본작의 작화를 맡은 원현재 작가는 이미 출판 경험이 있는 프로 작가였고 잡지 만화 출신이었기 때문에 어지간한 기성 웹툰 작가보다 기본 화력(畵力)이 높고 5년 동안 장기연재를 하면서 작화붕괴 한번 없이 원고 퀼리티를 쭉 유지하고 있어 안정성도 갖췄다. 무협지로 치면 내공과 외공을 고루 갖춘 무림 고수라는 말이다.

본작의 웹 연재 원작은 사실 작화가 거의 콘티 수준이라 전혀 디테일하지 않고 작풍도 미형과는 거리가 멀고 연출도 좋지 않았는데, 정식 만화가 되면서 새롭게 그려진 작화는 거의 무에서 유를 창조한 수준이었다.

캐릭터 디자인, 액션 연출, 배경의 디테일, 컬러는 온전히 작화가 몫이기에 스토리상으로 부족한 부분을 작화로 커버하고도 남아서 본작의 감상 중에 작화가 하드캐리했다는 말이 많이 나오는 게 괜히 그런 것이 아니다.

여주인공 메이만 해도 원작 연재 버전의 오리지날 메이는 애초에 컨셉이 흔하고 평범한 중국 소녀인 만큼 만두 머리 차이나 드레스 소녀라는 몰개성한 디자인을 하고 있었는데, 정식 만화판에서 만두 머리 대신 참치캔을 달면서 소품 하나 바뀐 거뿐인데 전에 볼 수 없었던 신선함을 가지고 돌아왔다. (참치캔 헤어 악세서리는 진짜 전무후무했다)

챠오밍의 땋아 내린 머리 빨래집게, 사오즈의 땋아 올린 머리 숟가락 등 다른 여자 캐릭터들의 악세서리도 완전 개성적이다. 남자 캐릭터인 쵸웨이만 해도 원작에서 기획된 양옆으로 각진 어깨 핏 세운 촌스러운 제복에 비해 표범 띠를 두른 게 훨씬 낫다.

인물 작화도 성별, 나이, 체형 등 다양하게 잘 그리고 그중 특히 미소녀가 돋보이는데 사실 그게 노력의 결과물이다.

본래 원현재 작가가 산타 대작전으로 데뷔를 한 소년 만화가 출신이고, 실제 단행본 작가의 말 등을 보면 여자 캐릭터를 이렇게 많이 그려 보는 건 처음이라고 했는데 다년간 이 작품을 연재하면서 미소녀 묘사의 스킬 레벨을 MAX까지 찍은 것이다.

판치라 같은 경우도 사실 이 작품의 작화가 워낙 미소녀를 잘 그려 그게 눈에 확 띈 거지. 사실 이 작품 처음부터 끝까지 쭉 보면 팬티 노출 씬이 생각보다 많지 않고, 의도적으로 노출시키는 것도 아니다.

애초에 여주인공이 처음부터 옆 트인 차이나 드레스(치파오)를 입은 시점에서 액션의 구도상 필연적으로 팬티가 노출될 수밖에 없는데, 액션은 액션대로 넣고 노출은 노출대로 하지 말라는 건 불가능한 주문이다. 킥 금지 요소를 넣어서 발차기를 봉인하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

노출에 구애 받지 않고 발차기 마음껏 하며 싸우는 것도 가능하다. 캐릭터 디폴트 복장에 스패츠만 추가해도 되는데 그 대표적인 캐릭터가 ‘페르소나 4’의 ‘사토나카 치에’다. 교복 치마 속에 스패츠 입고 루즈 삭스, 구두 신은 채로 발차기, 돌려차기, 날라차기, 팔콘킥 등 발차기의 끝을 보여준다. (판치라가 그렇게 싫었다면 처음부터 이렇게 속바지로 하지, 왜 굳이 옆 트인 차이나 드레스를 고집한 건지 모르겠다)

본편 완결 임박한 시점에서 원작자가 판치라 넣는 걸 싫어했다고 고백하면서 당시 편집장, 작화가를 저격해 논란이 됐었고, 판치라 싫은 이유가 소년 만화의 관습적인 노출이 탐탁지 않아 그걸 깨고 싶어서 메이가 발차기할 때마다 치마를 손으로 가리는 동작을 넣었다고 하는데.. 시점과 구도의 다변성을 생각해 보면 치마를 가리고 발차기하는 건 그릴 수 있는 장면이 너무나 제한되어 있어 단발적인 개그로만 쓸 수 있지. 액션 위주의 장편에서는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주문이다.

메이의 설정 자체가 여자 주인공이고 백합이란 걸 제외하면 소년 만화의 클리셰 덩어리다.

오히려 메이의 매력 포인트는 미소녀의 탈을 쓴 소년 만화 주인공으로서 우주 스케일의 화끈한 액션을 펼치는 거지, 판치라는 그저 캐릭터의 매력을 업 시켜주는 부가 요소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사실 이 정도 가지고 판치라 웹툰이라고 징징거리는 건 침소봉대(針小棒大)가 따로 없는데, 여신천국 OVA 제작진이 만든 ‘아이카 시리즈’, ‘나지카 전격작전’ 등을 보고 오는 게 좋겠다.

원작자는 메이의 판치라 때문에 연재하는 동안 슬프고 화가 나서 누군가 스차드 팬이라고 하면 반갑지 않을 정도였다고 하는데, 작화가는 데뷔작 조기 종결 후 차기작으로 다년간 연재한 작품이라 자신의 대표작으로 손에 꼽으며 메이를 캐릭터 사인할 때 어김없이 그리는 간판 주인공으로 삼고 애정을 쏟아 부었으니 두 작가 사이에 온도 차이가 크다.

한 가지 더, 높이 살만한 점은 작화가의 프로로서의 자세다.

본작은 출판 만화로 시작해 웹툰 연재를 동시에 한 것이라, 페이퍼 뷰 방식의 컷 구성에 모노컬러인 출판본과 스크롤 뷰 방식의 컷 구성에 풀 컬러인 웹툰 원고를 이중작업으로 만들어야 했기에 원고 작업에 들이는 수고가 배로 늘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재 기간이 지날수록 작화가 더 좋아지고 작품 완결 때까지 그 퀼리티를 쭉 유지한 건 실로 대단한 일이며 초장편을 연재하는 웹툰 작가들의 귀감이 될 만하다.

결론은 추천작. 우주 소림사 배경에 사이보그 권법이 난무하는 본격 SF 무협물로 독창성이 있고 등장 캐릭터들도 개성이 있으며, 웹 연재 버전 원작의 부족한 작화와 평범하고 개성이 전혀 없던 디자인을 200% 보완한 작화가 작품 자체를 하드캐리할 정도로 전반적인 작화 퀼리티가 높고 안정성까지 갖춰 프로 만화가의 저력을 보여줘 네이버 웹툰 중에 손에 꼽을 만한 수작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의 출판 단행본에는 웹툰판에서는 공개되지 않았던 등장인물 프로필이 실려 있다. 챠오밍의 팬클럽 멤버들이나 계단잡이 등 단역들은 본편에서 이름이 거의 언급되지 않아 단행본을 봐야 누가 누군지 알 수 있다.

덧붙여 이 작품은 2015년에 콘텐츠 진흥원의 애니메이션 지원작에 선정되어 ㈜ 캐릭터 플랜에서 애니메이션을 만든다고 발표가 났고 데모 영상이 공개된 바 있다. 근데 정작 연재 중인 원현재 작가에게 통보도 없이 덜컥 애니메이션 지원작 선정에 오른 거라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작가한테 연락도 안 하고 애니메이션 만든다고 지원을 받다니 대체 어떻게 된 영문일까)

추가로 본작의 여주인공 웹 연재 버전 원작 설정은 노팬티 맞다. 단행본 1권 메이 프로필 소개 페이지에도 나와 있다. 원작에서는 노팬티 설정이었지만 연재가 되면서 흐지브지됐고 정식 만화화되면서 팬티가 들어간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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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큐베다이스키 2016/03/07 22:25 # 답글

    오 이거 후반부 보다 놓쳤었는데 나중에 시간잡아서 다시 봐야 겠네요
  • 잠뿌리 2016/03/08 16:54 #

    정주행 할 만한 작품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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