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토피아 (Zootopia.2016) 2016년 개봉 영화




2016년에 디즈니에서 바이론 하워드, 리치 무어 감독이 3D 애니메이션.

내용은 작은 시골 마을 버니힐에서 어렸을 때부터 경찰의 꿈을 꾸던 주디 홉스가 성인이 되었을 때 경찰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해 최초의 토끼 경찰관이 되어 대도시인 주토피아로 상경했다가, 보고 청장한테 홀대 받으며 주차 단속을 하던 중 연쇄 동물 실종 사건을 접하고선 보고 청장과 담판을 지어 48시간의 시간을 허락 받은 뒤 사기꾼 여우 닉 와일드와 콤비를 이루어 사건 해결에 나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의 스토리는 전형적인현대 배경의 형사/경찰 버디물이다. 의욕이 넘치고 적극적인 열혈 형사와 냉철하고 지적인 파트너가 힘을 합쳐 사건을 해결한다. 이것만 보면 뻔한 이야기인데 만약 그게 ‘인간’의 이야기였다면 그랬을 거다.

근데 본작은 ‘인간’의 이야기가 아니라 ‘동물’의 이야기다. 정확히는 동물의 의인화인데 동물이 인간의 문명 수준으로 진화한 세계의 이야기인 것이다.

즉, 미키 마우스, 도널드 덕, 구피, 치킨 리틀, 다람쥐 구조대 같은 디즈니의 동물 의인화 캐릭터의 세계를 주 무대로 삼은 것으로 과거로 회귀한 것이다. 요즘 세대는 겨울 왕국, 라푼젤 등 디즈니하면 동화풍의 판타지를 떠올리겠지만, 그 전에 미키, 도날드, 구피 구(舊) 디즈니 삼대장을 보고 자란 세대에게는 정말 친숙하고 반갑게 다가온다.

근데 단순히 추억팔이를 한 게 아니라, 과거의 작품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완벽하게 인간 문명으로 진화한 동물의 세계를 구현해 냈다.

주토피아의 주는 동물원의 ZOO와 유토피아의 UTOPIA를 결합한 신조어로 동물의 낙원인데, 이 동물이 인간과 똑같은 복색을 하고 현대 인간 문명 수준을 이루어 살아가고 있다.

주토피아 세계의 동물들은 포유류로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이 공존하며 살아가는데 그 안에서 서로 다른 종이란 것에서 갈등이 생기고 거기서 사건 사고가 발생해서 본편 스토리를 이룬다.

단순히 동물을 의인화해서 인간 행세를 하는 게 아니라, 동물이란 아이덴티티를 분명히 유지하면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니 소재적으로 볼 때 형사/경찰 버디물의 전형적인 스토리라고 해도 캐릭터와 세계관이 뒷받침을 해주니 엄청 새롭게 다가온다.

그냥 새로운 것만이 아니고 형사/경찰 버디물로서의 밀도도 굉장히 높아서 스토리에 몰입이 잘 된다. 액션 연출도 좋아서 추격전이 완전 한 편의 액션 영화를 방불케 해서 이 내용 그대로 인간 배우를 기용해 실사 영화로 찍어도 될 정도다.

형사/경찰 버디물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주인공 콤비의 캐릭터 라인도 매우 잘 잡았다.

초식 동물과 육식 동물, 경찰과 사기꾼(범죄자). 서로 대치점에 있는 것 같으면서도 한 팀 되어 행동하면서 협력을 하고 이해를 하며 진정한 콤비로 거듭나 버디물의 왕도를 지향하고 있다.

캐릭터 자체를 놓고 봐도 개성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가 많이 나온다.

작고 약한 토끼라 주변의 냉대를 받고 편견의 대상이 되지만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항상 도전하는 토끼 주디 홉스, 첫 인상은 사기꾼인데 실은 머리가 좋고 포용력까지 겸비해 주디의 멘탈을 케어하는 여우 닉 와일드. 반전이 있는 사막여우 피닉, 포동포동한 매력이 있는 아이돌 덕후 표범 클로하우저. 사나운 인상에 주디를 홀대 하지만 실은 숨은 아이돌 덕후라 갭 모에 요소가 있는 물소 보고 청장. 동물 애니메이션 희대의 나무늘보 개그를 치는 나무늘보 플래쉬(본작 최대의 웃음사냥꾼이다), 조막만하고 팔불출이지만 카리스마 있는 땃쥐 대부 미스터 빅. 겨울왕국 위즐튼 공작 패러디 캐릭터인 좀도둑 족제비 듀크 위즐튼, 자연주의 클럽 회원으로 나체주의자이자 고도의 기억력을 가진 라마 약스, 그리고 엔딩롤을 라이브 노래로 화려하게 장식한 인기 가수 가젤 등 각각의 어필 포인트가 분명히 있다.

떡밥을 꾸준히 뿌리고 성실하게 회수해서 스토리를 워낙 잘 풀어가서 정말 어느 한 장면 놓칠 수가 없었다. 오프닝과 하이라이트, 그리고 엔딩 직전에 나온 떡밥 회수가 일품이었다. (이런 꼼꼼함, 너무 좋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전통이라고 할 수 있는 삽입곡은 본편에서는 나오지 않고 엔딩롤 때 나온다.

작중 인기 가수 가젤의 모델이자 해당 캐릭터의 더빙을 맡은 가수 샤키라가 라이브로 노래를 부르는데 그게 단순히 노래만 나오는 게 아니라 라이브 콘서트씬으로 추가된 장면으로 뒷배경에 스텝롤이 올라가는 것이며, 작중 캐릭터들이 관객으로 참가하니 엄연히 보너스 영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도 나름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게 기존의 애니메이션에서 엔딩롤 때 나오는 클럽 댄스씬은 사실 흥겨운 음악이 나오고 거기에 맞춰 춤추는 캐릭터에 초점을 맞추지, 노래를 부르는 가수에 초점을 맞추는 건 드문 경우인데.. 본작은 가수의 노래를 라이브 처리하고 콘서트 형식으로 묘사해서 그렇다.

엔딩송 흘러나온다고 자리를 뜨지 말고 끝까지 보는 걸 추천한다.

결론은 추천작! 의인화된 동물이 현대 인간 문명 수준으로 발전한 세계를 완벽히 구현해 신선한 비주얼을 자랑하고, 동물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 그 안에서 새로운 갈등을 이끌어내 고밀도의 형사/버디물로 풀어내면서 극의 몰입도를 높여서 스토리도 좋아서 재미와 완성도를 동시에 갖춘 수작이다.

작년에 북미 애니메이션을 재패한 픽사의 ‘인사이드 아웃’처럼 아이들보다 오히려 어른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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