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귀학당(猛鬼學堂.1988) 흡혈귀/늑대인간 영화




1988년에 유진위 감독이 만든 홍콩판 흡혈귀 영화. 맹귀차관의 후속작으로 장학우, 허관영, 호풍, 누남광 등 전작의 주요 배우가 동일한 배역을 맡아 이어서 나왔고, 유진위 감독/양가위 각본/등광룡 제작도 동일하다.

내용은 전작에서 일본군 장교 흡혈귀를 퇴치했지만 홍콩 시내에 흡혈귀가 들끓자 각료들이 흡혈귀 대책 회의를 열었다가 회의장에서 출몰한 흡혈귀를 간신히 물리쳤는데, 경찰서장이 말 한 마디 잘못해서 흡혈귀 퇴치 임무를 떠안아 맹귀학당이란 훈련소를 개설해 흡혈귀 퇴치 특수부대를 만들기로 해서 사고뭉치들이 모여 드는 이야기다.

전작은 의외로 공포물로서의 밀도도 높아서 웃음과 공포 둘 다 안겨준 반면, 본작은 공포색을 좀 옅게 만들고 웃음에 더 포커스를 맞췄다.

전작의 주인공 콤비인 맹초와 금맥기도 훈련소에 입소하며, 전작 초반부의 웃음을 담당하다가 리타이어한 사자왕이 쌍둥이 형제였다는 설정을 넣어, 쌍둥이 형인 대사왕이 나와 이번에는 주역이 되어 막판에 대활약한다.

유진위 감독이 이후에 만든 주성치 영화 중 코믹 호러물인 홍콩 레옹(원제: 회혼야)의 원형이 이 작품이라고 해도 될 만큼 느낌이 비슷하다.

초자연적인 존재의 위협에 맞서 영적 대결을 위한 훈련을 받는데 사람들이 어딘가 좀 나사 풀린 허당에 잉여들이고 훈련 내용도 황당무계하기 짝이 없는 것인데.. 막상 초자연적인 존재는 살벌하게 묘사되어 사람들이 엄청 죽어나가는 와중에 어떻게든 살기 위해 발버둥 치며 저항하며 좌충우돌 소동이 벌어지는 게 홍콩 레옹 스타일이다.

초반부는 회의장에서의 흡혈귀 소동, 중반부는 대원들이 훈련소에서 훈련 받는 내용, 후반부는 훈련소에 출몰한 흡혈귀와 맞서 싸우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초반부은 맹초, 금맥기 등 전작의 주인공 콤비가 활약을 해서 쏠쏠한 재미를 준다.

기억에 남는 씬은 흡혈귀가 된 마담이 란제리를 입고 맹초를 유혹하는데, 송곳니를 드러내고 흡혈을 하려던 순간 맹초의 애무 테크닉에 녹아 버려서 그 자리에 자빠트려 떡을 치는 것과 금객기가 경찰 흡혈귀한테 쫓길 때 양발에 양동이를 신고 마포 걸레로 노를 저으며 회의장 복도를 수상 스키 타듯 누비는 씬, 그리고 좁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여러 사람이 흡혈귀 한 마리랑 갇혀 있는데 흡혈귀가 흡혈을 하려 들자 사람들이 깜짝 놀라며 조건반사적으로 일제히 물어뜯는 씬이다 (홍콩 영화스러운 유치뽕짝 내용이지만 난 이런 개그가 좋다)

중반부는 생각보다 좀 재미가 없는데 훈련 내용이 기상천외한 것도, 대원들이 특별히 매력이 있거나 개성이 넘치는 것도 아니라서 그렇다. (사실 말이 좋아 훈련소지 중고딩 시절 극기 훈련 받는 분위기다)

딱 하나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사실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호러블한 장면으로, 여자 대원이 세면실에서 머리를 감는데 샴푸질을 하고 바가지로 욕조의 물을 뜨려고 하는데 놓쳤다가.. 욕조 물 속에 여자 흡혈귀가 눈을 부릅 뜬 채 똑바로 누워 있는 걸 모르고 얼굴을 담그고 멱 감는 씬이다.

후반부는 훈련소 자리에서 일개 부대를 전멸시킨 여자 흡혈귀들이 밤 중에 깨어나면서 대원들과 싸우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본격 호러 코믹 노선으로 진행된다.

대원들이 도교 팔선(八仙)으로 변신해 흡혈귀와 대항하고(이 와중에 장학우는 팔선의 홍일점인 하선고로 여장 코스했다), 떼몰살 루트를 타서 하나 둘씩 희생당하는 와중에 생존자들이 살기 위해 악착 같이 발버둥치며 흡혈귀와의 대결이 극에 치닫는데, 정말 정황상 말도 안 되는 전개가 속출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홍콩 영화 특유의 재미가 있다.

생존자들의 리더격인 금맥기의 분투와 반인반흡혈귀가 되어 달빛을 쐬면 흡혈귀 본성이 깨어나고, 달빛을 쐬지 않으면 인간으로 돌아와서 본의 아니게 다중이가 되어 아군과 적군을 양쪽에 서포트/어그로를 끄는 맹초가 약방의 감초적인 역할을 해서 꽤 볼만하다.

사실 본작의 흡혈귀는 엄밀히 말하자면 뱀파이어라기보다는 피 빨아먹는 요녀에 가까운 이미지다. 특히 최종 보스격인 빨간 옷을 입은 흡혈귀는 그 독한 이미지나 복색이 홍콩 레옹에 재현될 뻔 했지만, 홍콩 레옹에서는 그걸 웃긴 내용으로 잘 풀어내서 큰웃음을 선사했다.

전작에서는 햇빛, 말뚝 등이 결전 병기였던 반면. 본작에서는 물이 흐르는 바닥에 전기를 흘려보내 감전사시키는 게 트랩형 결전 병기로 나와서 뭔가 좀 부산스럽게 전개되지만 피아를 막론한 위기 상황이 긴장감을 줘서 그 부분은 괜찮았다.

아쉬운 점은 스토리의 완성도가 좀 떨어진다는 거다. 홍콩 거리에 흡혈귀가 들끓는다는 거창한 설정이 나오는 것 치고는 그 부분을 거의 묘사하지 않고, 중반부의 훈련소가 속된 말로 노잼인데 훈련 받은 걸 흡혈귀랑 싸울 때 적용한 것도 아니며 최종 보스인 여자 흡혈귀들도 갑자기 툭 튀어 나온 느낌을 줘서 급하게 만든 티가 역력히 드러난다.

이건 전작이 흥행을 하자 제작자 등광룡이 유진위, 양가위를 재촉해서 1년 만에 후속작을 만든 것이라 각본의 완성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짧게 말하자면 급조한 후속작이랄까.

결론은 평작. 훈련소물이지만 정작 훈련 내용은 재미가 없는데 초반부의 코믹 호러와 후반부의 VS 흡혈귀 대결 파트가 그럭저럭 볼만 해서 재미적인 부분에서 평타를 치는데, 스토리가 전반적으로 급조한 티가 많이 나서 각본의 완성도가 좀 떨어져 아쉬움을 주지만 본작의 스타일이 훗날 주성치 영화 중 유일한 호러물인 홍콩 레옹으로 이어져 코믹 호러의 진수를 보여준 걸 생각해 보면 괜히 나온 작품까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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