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혁귀(人嚇鬼.1984) 2019년 중국 공포 영화




1984년에 전월생 감독이 만든 코믹 호러 영화. 북미판 제목은 ‘호커스 포커스’다. 홍금보가 출현하지는 않았지만 직접 제작을 맡아 귀타귀 시리즈와 함께 홍금보 호러 영화로 분류되기도 한다.

내용은 성숙이 좌장으로 있는 경극단이 광동 조주에 있는 작은 시골 마을의 초청을 받아 그곳에 찾아가 경극을 하다가, 단원들 사이에서 다툼이 벌어져 서로 반목하고 장난질을 치다가 경극 공연장에 사는 유령 조주귀가 난입해 단원들의 장난이 진짜 유령의 소행으로 이어져 작은 소동이 일어나고, 우여곡절 끝에 성숙과 단원들이 조주귀의 사연을 듣고서 그를 성불시켜주기 위해 공연장 건물 아래 파묻힌 뼈를 찾아내 양지 바른 곳에 묻어줬는데.. 그만 실수로 조주귀가 아닌 다른 뼈를 잘못 묻어 뼈의 주인인 악령이 나타나 경극이 무사히 끝난 걸 축하하던 연회장을 발칵 뒤집어 놓자 성숙과 경극 단원들이 직접 악령 퇴치에 나서는 이야기다.

홍콩 영화에서 강시가 첫 등장한 것은 1980년에 나온 홍금보의 귀타귀인데, 강시물이 대유행을 하게 된 것은 1985년에 나온 임정영의 강시선생 때부터다.

귀타귀가 있기에 홍콩 영화에 강시가 등장했지만 강시선생이 나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준 것은 이 작품이다.

시기적으로 강시선생보다 1년 전에 나왔는데 강시선생의 임 도사 배역을 맡은 故 임정영이 경극단의 좌장 성숙으로 나온다.

강시선생처럼 모산술 도사로 나온 것은 아니지만 경극단의 좌장으로서 젊은 시절 귀신에 홀려 경극을 허탕 친 적이 있어 귀신과 도술에 대한 지식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어 젊은 단원들을 데리고 경극과 도술을 접목시켜 악령을 퇴치하기 때문에 강시선생의 원형을 이루었다.

근데 강시물처럼 계란, 먹줄, 복숭아 나무검, 부적 같은 것을 사용해 싸우는 게 아니라, 마조(媽祖)를 가운데 두고 좌측에 천리안(千里眼), 우측에 순풍이(順風耳)의 인형을 작은 제단에 모시며 도교의 신을 소재로 한 경극을 바탕으로 분장을 해서 악령과 맞선다.

마조는 항해를 수호하는 여신으로 중국 남부 해안가 지방과 대만에서 숭배의 대상이 되어 송, 원, 명, 청나라로 이어지면서 국가공인화된 도교의 대표 신격 중 하나로 동남아시아와 인도네시아, 일본 오키나와에도 사당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고, 천리안, 순풍이는 마조 여신의 좌우를 지키는 시종으로 서유기를 비롯한 중국 고대 소설에 종종 나왔다.

마조 신앙은 특히 대만에서 인기가 많아, 대만 한정으로 옥황상제와 버금간다고 한다.

전체 러닝 타임이 약 90분 정도 되는데 거기서 2/3인 60분가량의 내용은 단원들 사이에 다툼이 생기고 유령으로 분장해 장난을 쳤던 게, 진짜 유령인 조주귀가 난입해 혼돈의 카오스가 되는 유령 소재의 코미디다.

조주귀는 머리카락이 얼마 없고 이마가 툭 튀어 나온 우스꽝스러운 외모를 가지고 있고 장난을 잘 치는 성격의 유령이다.

조주귀가 경극에 난입해 장난을 치고, 한 밤 중에 단원들을 놀래키고, 단원 한 명의 몸에 빙의해서 사고를 치는 것 등등 유령 소재의 코미디로서 할 만한 건 다 다한다.

그 이야기 자체는 새로울 게 없다. 유령이 산 사람과 엮이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룬 건 홍콩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다.

고지삼 감독의 개심귀 시리즈가 그렇고 홍금보, 주성치 등 유명 배우가 출현한 작품도 있다. (대나팔, 귀타귀 92, 귀경출사 등등)

그런데 러닝 타임 1시간 때쯤 성숙이 전면에 나서면서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흘러간다.

성숙은 포청천으로 분장. 단원들은 장용, 조호, 왕조, 마한으로 분장하고 나와서 포청천 경극을 연기해 유령으로부터 억울한 사연을 듣는 전개라서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온다.

유령의 한을 풀어준 것으로 끝나지 않고 실수로 악령을 부활시켜 퇴마행이 클라이막스를 장식해 흥미가 더해진다.

악령 결전 병기가 검은 개의 피를 적신 밧줄로 그물망을 짠 것이라 악령을 방 안에 가둬 놓고 아침이 되면 천장을 뚫어 햇빛에 노출시켜 소멸시키는 것이라 언뜻 보면 별거 없는 것 같지만.. 이 과정에서 성숙과 단원들이 악령을 퇴치하는 도교의 신인 종규(鍾馗)로 분장해서 그물망으로 천라지망 펼치듯 악령을 가두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와이어 액션을 선보여서 생각보다 박진감이 넘쳤다.

성숙 일행이 분장한 신이 진짜인 줄 알고 악령이 기를 못 펴다가, 실수로 분장이 지워진 후 인간인 걸 확인하고 기세를 올려 역관광 시키다 최후에는 진짜 신이 나타나 악령을 물리치는 하이라이트씬 전개도 꽤 멋졌다.

본작의 오프닝도 성숙이 젊은 시절 선보인 나한의 경극으로 시작하는데 종규의 경극으로 엔딩을 장식해서 경극으로 시작해 경극으로 끝난 구성이 매우 인상적이다.

결론은 추천작. 유령 소재 개그물로서는 좀 흔한 내용이라 식상한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경극으로 소재로 한 것에 차별화를 이루었고 그것을 적극 활용해 작품 전반의 크고 작은 소동과 극후반부의 퇴마행을 경극으로 잘 풀어내서 개성이 넘치고 고유한 재미도 있는 작품이다.

강시선생의 원형으로서의 의의도 있다.

여담이지만 본작에는 귀타귀/강시선생 시리즈에서 꾸준히 나오던 배우 우마가 목이 한쪽으로 기울어 이상한 자세로 국수 먹는 노인으로 단역 출현하고, 조주귀 배역을 맡은 배우는 본작의 감독인 전월생이다.

덧붙여 본작은 엄밀히 말하자면 귀신 영화지 강시 영화가 아니다. 작중에 나오는 강시는 성숙이 악령 퇴치 작전을 설명할 때 예시로 잠깐 나온 게 출현 분량의 전부다. 강시 특유의 청나라 관원 복장을 하고 있지만 얼굴은 해골 형태로 되어 있는 걸로 묘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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