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 도쿄에 출현하다(宇宙人東京に現わる.1956) 희귀/고전 호러 영화




1956년에 시마 코지 감독이 만든 SF 영화. 일본 최초의 컬러 SF 특수촬영 영화다.

내용은 전 세계에 UFO가 목격되어 국제회의가 열려 과학자들이 UFO의 정체를 화제로 논의를 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각지에서 불가사리 모양의 외계인 ‘컴파일러’가 나타나 인간으로 변신하여 과학자들과의 접촉을 유도해 원자 폭탄 이상의 파괴력을 가진 원소 ‘우리우무 101’을 연구하고 있던 일본의 아마노 마츠다 박사에게 핵무기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연구 중지를 호소하며 천체 R이 지구에 충돌할 것이란 소식을 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북미판 포스터만 보면 무슨 ‘거대 불가사리 외계인의 지구 대습격!’ 이런 느낌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르다. 오히려 작중의 외계인은 평화를 추구하며 지구 인류에 우호적으로 나와서 외계인 지구 침공물하고는 정반대 노선을 걷고 있다.

이 작품은 로버트 와이즈 감독의 1951년작 지구가 멈춘 날(The Day The Earth Stood Still.1951)과 루돌프 마테 감독의 1951년작 세계가 충돌한 날(When Worlds Collide)의 발상을 합쳤다.

발상을 참고한 수준이 아니라 그냥 짜깁기한 것에 가깝다.

‘지구가 멈춘 날’에서는 우주에서 비행 접시가 날아와 밈국의 수도 워싱턴 DC에 착륙해 그 안에서 인간을 꼭 닮은 우주인과 로봇이 튀어나와 지구인에게 핵무기 실함을 중단하라고 경고하는데, 본작에서는 그 무대가 일본 도쿄로 바뀌었고 외계인의 본 모습이 불가사리 형태인 컴파일러 성인이 인간으로 변신해 지구인에게 핵무기 연구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것으로 나온다.

‘세계가 충돌하는 날’에서는 행성 벨루스와 벨루스의 위성 자이라가 지구와 충돌해 자이라가 지구를 스치면서 자연재해가 발생하고 벨루스가 정면충돌해 지구가 파괴되는 것이 관측되어 과학자들이 선택한 인간 40명과 짝수의 동물을 우주선에 태워 지구를 탈출해 자이라에서 신 문명을 건설하는데, 본작에서는 천체 R이 지구와 충돌에 임박해 천재지변이 발생했다가 불가사리 외계인들이 지구인을 구출하고 외계인의 방정식으로 새로 만든 폭탄으로 천체 R을 파괴한 후 핵무기가 완전 사라진 세계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두 작품의 핵심적인 내용을 그대로 가져다 쓴 관계로 스토리 자체의 오리지날리티는 거의 없다.

지구 인류와 모습이 전혀 다른 외계인이 지구인으로 변신해 인간 사회에 침투한다는 개념이 일본 영화로는 처음 도입되어서 이후 외계인이 나오는 특촬물의 단골 소재가 되었는데 그렇다 해도 외국의 SF 영화를 모방한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본편 내용이 지구 최후의 날로 시작해 세계가 충돌할 때로 끝나는 걸로 요약 가능할 정도다.

다만, 그 두 작품을 짜깁기하면서도 내용의 엇갈림이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 붙여서 앞뒤가 딱 맞아 떨어져 보는데 지장은 없다.

근데 사실 이 작품에서 볼거리는 컴파일러 성인의 디자인과 설정 정도 밖에 없다.

컴파일러 성인의 디자인은 당시 예술가 오카모토 타로가 담당했는데 불가사리 모양에 몸통에 해당하는 부위에 커다란 눈이 한 개 달려 있는 모습으로 나온다.

지금 관점에서 보면 되게 단순하고 유치해 보이지만 이때의 디자인은 후대에 나온 여러 작품의 영향을 끼쳤다. 특히 아틀라스의 ‘진 여신전생’ 시리즈에 나오는 72기둥의 악마 ‘데카라비아’ 디자인이 컴파일러 성인의 오마쥬라고 할 만 하다.

작중 컴파일러 성인은 텔레파시로 의사소통을 하며 고도의 과학력을 가졌고 지구 인류에게 친절하고 우호적인데, 한편으로는 미적 관점이 지구 기준과 달라 지구인의 얼굴 중앙에 코가 달려 있다고 한심하고 추한 생물로 말하지만 지구인과 접촉하기 위해 지구인으로 변신을 시도하기도 한다.

지구인으로 변신해도 초능력을 가지고 있어 지문이 없고 초도약, 순간이동 같은 능력도 발휘한다.

지구가 멈춘 날의 클라투와 고트랑 비교하면 능력적인 면에서는 한참 딸려도 지구 인류에 대한 우호도는 이쪽이 더 높다.

평화의 사절로 지구에 왔다고는 하나 마음만 먹으면 지구를 뒤집어 엎을 수도 있어, 지구 침공물의 성격도 약간 지닌 지구가 멈춘 날과 달리 이쪽은 겉보기엔 완전 우주 괴수인데 실상은 지구 인류에게 조건 없는 우호를 보내며 구원자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그 외모와 설정의 갭이 개성이라면 개성이라고 할 수 있다.

결론은 평작. 지구가 멈춘 날과 세계가 충돌한 날의 내용을 짜깁기해서 스토리 자체의 오리지날리티가 없어서 작품의 완성도 자체가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불가사리 모양의 외계인 컴파일러 성인의 디자인과 설정이 개성적이고, 영화의 역사적으로 볼 때 일본 영화 최초의 컬러 SF 영화이기 때문에 영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번쯤 볼만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서 컴파일러 성인의 전조를 알리는 괴음은, 후대에 나온 가메라 시리즈에서 가메라의 제트 분사 효과음으로 재활용됐다.



덧글

  • 잠본이 2015/12/26 16:14 # 답글

    '세계가 충돌하는 날'의 발상은 다시 나중에 토호에서 '요성 고라스'로 잘 써먹었죠. 벤치마킹류 갑인듯
  • 잠뿌리 2015/12/28 19:13 #

    이미 쓴 걸 또 가져다 써먹다니 재탕삼탕이네요 ㅎㅎ 근데 사실 원작이 워낙 오래 전에 나온 거라 그로부터 수십년 후에 나온 거라면 이해가 갑니다. 온고지신이 될 수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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