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카도로이드(ミカドロイド.1991) SF 영화




1991년에 하라구치 토모오 감독이 만든 SF 호러 비디오 특촬 영화. 토호에서 토호 시네팩 브랜드로 제작된 오리지널 비디오의 첫 번째 작품이다.

내용은 2차 세계대전 말기에 구 일본군이 본토에서 벌어질 결전을 대비해 비밀병기를 개발했고 그중 하나가 바로 인조인간 ‘백이십사식 특수장갑병 진라호’로 특수장갑을 착용한 불사신 인간 병기인데 전황이 악화되어 패색이 짙어지자 개발 계획이 중단되어 개발자 전원이 입막음의 일환으로 처형당하고 특수장갑이 장착되지 않은 미완성된 인간 병사 오카자키, 리주. 두 명 만이 지상으로 탈출, 완성체 병사인 나베시마는 지하 비밀 연구소와 함께 함께 버려졌는데.. 그로부터 45년의 시간이 지나 90년대 현대에 이르러 비밀 연구소가 있던 자리 지상 위에 주상복합 빌딩이 건설되어 디스코텍이 들어섰는데 지하에서 발생한 누전으로 긴 시간 동안 잠들어 있던 진라호가 가동되어 프로그램에 따라 산 사람을 학살하자 오카자키, 리주가 그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본래 2차 대전 중에 일본 헌병이 좀비로 부활하는 ‘미카도 좀비’로 구상됐지만 1988년에 일본 도쿄 사이타마현에서 유아 연속 유괴 살인 사건이 발생해 사회적으로 공포 영화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아져서 제작이 중단됐다가, 1991년에 좀비 설정을 로봇으로 바꾸어 ‘미카도로이드’란 제목으로 다시 제작한 것이라고 한다.

본작의 감독 하라구치 토모오는 토에이 V시네마에서 특수분장을 담당하고 있어 토에이측에서 본작의 제작 제의를 했지만, 감독 본인이 토에이보다 토호 스타일로 제작해야 된다고 생각해 토에이의 제안을 거절하고 토호에서 만들어 배급했다.

제작 중단과 재개, 토에이와 토호의 선택지 등 곡절이 좀 있는 영화지만.. 사실 본작의 퀼리티 자체는 별로 높지는 않다.

일단, 현세에 나타난 인조인간이 인간들을 무참히 살육하는 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터미네이터’. 살아있는 인간의 몸에 특수장갑을 덧씌워 인조인간으로 만든 것은 폴 베호먼 감독의 ‘로보캅’을 연상시킨다. 터미네이터와 로보캅을 섞어서 2차 대전 시대의 구 일본군 인간 병기로 재포장한 느낌이다.

작중에 나온 진라호의 설정은 방탄 기능이 있는 전신 특수장갑 착용에 100식 기관단총, 98식 군도로 무장, 낙하산 착용, 자폭 장치가 내장되어 있고 장갑 속에는 자아를 잃은 병사의 육체가 들어있으며, 한 번 가동하기 시작하면 모든 것을 다 살육하기 전에 멈추지 않는다.

낙하산 착용의 이유가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B-29 폭격기가 일본 본토를 폭격하면 대공포로 진라호를 쏘아 붙여 B29 내부로 침투해 안에서부터 사람들을 학살하는 게 전략 기획이라서 그렇다.

장르가 SF 호러 영화라서 무차별한 살인이 벌어지고 유혈이 난자하긴 하는데.. 호러 영화의 관점에서 보자면 연출력이 너무나 떨어져 무섭다기 보다는 웃긴 장면이 속출한다.

예를 들면 진라호가 군도를 뽑아들어 여자 희생자를 마구 베는데 칼질하는 걸 벽에 비친 그림자로만 보여주고, 몇 초 후 생뚱맞게 여자 옷이 다 찢겨져 흘러내리고 피투성이 알몸이 되어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다 픽 쓰러지고, 수도로 물마시던 사람 뒤통수 잡고 프로 레슬링에서 턴버클에 머리 찍는 것처럼 머리 쾅쾅 내려찍어 죽는 장면 등이다. (이 장면도 그림자 처리했다)

뭔가 피칠갑은 나오는데 중요한 건 전혀 보여주지 않고 암시적으로 처리해서, 감독이 호러 영화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떨어지는 것 같다.

진라호 자체는 오프닝 때 캐릭터 설정을 텍스트로 쫙 표기할 정도로 설정에 공을 들인 것 같지만.. 실제 복장 디자인은 좀 구리다. 아니, 조금이 아니라 많이 구리다.

프랑스의 타이어 회사 미쉐린(미슐랭)의 마스코트 캐릭터를 연상시키는 퉁퉁한 몸에 둥그런 듀얼 아이와 4개의 홈이 파인 마스크로 이뤄진 평면적인 얼굴을 가졌는데 전투 장갑이라기보다는 구식 잠수복 같은 느낌을 준다.

정확히 말하자면, 도리야마 아키라의 닥터 슬럼프에 나와야 될 법한 로봇이 번지수를 잘못 찾아온 것 같다.

일본 아마존 리뷰에서는 복고풍 외관을 살리고 기계 소음 하나하나에 신경을 썼다고 하지만 디자인이 너무 구식인데 설정은 총알도 통하지 않은 특수장갑을 착용한 불사신 살육 병기로 가오 잡고 나오니 괴리감이 크다.

다른 영화로 비유하자면 고스트버스터즈의 호빵 귀신(마시멜로맨) 체형의 로봇이 살육을 저지르는 거라 전혀 무섭지 않다.

근데 그 진라호를 상대하는 미완성된 인간 병사 오카자키, 리주는 45년 동안 민간인으로 위장해 살다가 진라호와 싸우는 거라 되게 초라해 보인다.

무장도 권총, 경기관총, 수류탄이 전부인데 진라호에게 화력으로 밀려서 주역다운 활약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다.

그 두 사람보다 더 문제인 건 토미, 사에코 등 현대인이다. 무슨 연인 관계도 아니고 서로 초면인 사이에서 진라호와 조우 후, 오카자키와 리주를 만나 간신히 살아남는데.. 그냥 살아남은 상태로 화면 한쪽을 차지하고 있을 뿐. 주조연으로서 그 어떤 역할도 부여 받지 못해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그냥 상황이 돌아가는 걸 구경만 하는 구경꾼처럼 나와서 필름 낭비에 일조하고 있다. (대체 이 두 사람은 왜 나온 건지 정말 알 수가 없다)

설상가상으로 배우들이 모두 하나 같이 발연기를 선보이기 때문에 아무리 특촬물이라고 해도 너무 심한 수준이다. 보통 특촬물이었다면 주인공도 분장을 하고 나오니 상관없을 텐데 본작에선 진라호만 특수분장을 했고 다른 사람들은 전부 맨 얼굴로 나와서 발연기가 유난히 눈에 걸린다.

배경 무대도 디스코텍 지하 주차장에서 버려져 있던 지하 비밀 연구소로 한정되어 있고, 무차별 살육이 자행된다고 해도 바디 카운트는 생각보다 낮아서 스케일이 한없이 작다.

결론은 비추천. 컨셉만 보면 터미네이터와 로보캅을 합친 듯한 느낌이 나서 아류작 같은데 구 일본군이 개발한 인조인간이 현세에 나타나 살육을 벌인다는 소재와 그걸 특촬물로 풀어낸 시도는 꽤 흥미롭지만.. 로봇 디자인이 너무 구리고 주조연을 막론하고 활약다운 활약을 하지 못한 캐릭터들은 전부 매력이 떨어지며 배우들의 발연기는 정말 못 봐줄 수준에 배경 스케일은 한없이 작은데다가, 결정적으로 감독이 호러 영화에 대한 이해도가 전무해서 무섭기는커녕 유치하기만 한 졸작이다.

여담이지만 하라구치 토모오 감독의 영화중에 국내에 알려진 것들은 사쿠야 – 요괴전설, 발호요괴전 키바키치, 데스 캇파, 울트라맨 긴가 시리즈 등이 있다.

이 작품은 오리지날 비디오라 사실 영화 감독으로서의 첫 데뷔작은 2000년에 나온 사쿠야 - 요괴전설이다.

본래 하라구치 토모오 감독은 특수분장, 조형 쪽으로 유명하고 경력도 길다. 대표작으로 울트라맨 시리즈, 가메라 시리즈, 가면 라이더 시리즈 등이 있으며, 외국에서 열린 영화제에서 특수분장 부분에서 몇 개의 상을 수상한 적도 있다.

덧붙여 이 작품에서 나베시마 배역을 맡아 진라호 분장을 한 배우는 예명 하리켄 드래곤으로 만화가 겸 특촬 배우로 고질라 시리즈에서 괴수 분장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고질라 VS 킹기도라에서 킹기도라, 고질라 VS 모스라에서 배틀러, 고질라 VS 메카 고질라/고질라 VS 디스트로이어에서 고질라 주니어로 분장한 바 있다.

추가로 본작에서 진 주인공인 오카자키 배역을 맡은 배우인 아츠 히로시는, 13살 때 ‘무투권 맹호격살!’에서 아역 데뷔한 배우로 스턴트맨, 영화 배우로 활동했는데 이 작품이 처음이자 마지막 영화 주연작이다. (사실 영화보다는 오히려 드라마, 특촬물 쪽에서 더 왕성한 활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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