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GT] 내 중학동창이 정부의 실험체가 돼버린 모양입니다(2015) 2019년 웹툰




2015년에 탐린 작가 글, 박지은 작가가 그림을 맡아 코믹 GT에서 연재를 시작해 전 7화로 완결한 러브 코미디 만화.

내용은 부잣집 도련님 독고명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돈과 배경을 노리고 접근한 사람들 때문에 인간 불신에 빠졌지만 단 한 명, 중학교 동창인 나시운만은 자신에게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고 스스럼없이 대해 진실한 친구라 여겼는데 고등학교에 올라왔을 때 시운이 갑자기 사라졌다가 그로부터 3년이 지나 고등학교 3학년이 된 해의 어느날. 시운이 여자가 되어 돌아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나시운이 실은 정부 기관의 에이전트로 특수임무를 띄고 약물 실험을 받아 여자가 된 것인데, 임무 수행을 잘한다는 이유로 정부에서 계속 여자로 유지시키려 하자, 독고명을 찾아가 악효가 풀려 남자로 돌아갈 수 있는 한 달 동안 정부의 눈을 피해 몸을 숨겨 달라고 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이 주된 내용이다.

일단은, 성전환된 게 물리적 수술에 의한 것이 아니라 약물에 의한 것이라 한 달이 지나 약효가 풀리면 남자가 된다고 해서

이 작품은 TS물에 소꿉친구 속성을 넣고 식객물로 포장했다. (도라에몽, 오 나의 여신님 같은 게 식객물의 예)

TS물은 다소 매니악하긴 하지만 그렇게 찾기 힘든 소재인 건 또 아니다. 일본 만화에서 TS물은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동성 친구가 TS화되어 이성으로 찾아온다는 설정은 TS물의 클리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즐겨 쓰이는 것이라서 이런 소재는 좀 흔한 편이다.

근데 과연 이 작품을 TS물이라고 봐야 할지 좀 의문이 드는 점이 있다. 분명 설정만 보면 TS물 맞는데 본격 TS물로 보기에는 좀 걸리는 게 부분이 많다.

주인공 독고명과 그 친구 나시운은 외견상으로는 분명 남x여 커플이지만 설정상으로는 남x남 커플이라고 우기며 BL을 밑바탕에 깔고 있다.

허나, 여자의 모습을 한 시운은 스스로 남자라고 말하고, 남자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해도 캐릭터적으로 가슴 노출과 판치라 같은 섹스어필로 점철되어 있어서 대체 이 어디서 남성성을 찾아야 될지 모르겠다.

여자를 그려 넣고 여성성을 어필하면서 ‘얘 실은 남자예요.’라고 하는 설득력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사실 TS물의 묘미도 잘 살리지 못했다.

TS물의 재미는 TS화된 캐릭터가 성별이 바뀌어 외형이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본래 성별 때 가지고 있던 성격이나 본성이 변하지 않아서 거기서 찾아오는 갭과 그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 사고에 있다.

하지만 이 작품에는 그런 게 전혀 없다. 아니, 사실 그런 걸 제대로 보여주기도 전에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 버려서 스토리 볼륨적인 부분에서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시운이 명이네 집의 식객이 되어 사는 한달이란 시간을, 단 1컷 만에 스킵해 버린 거다. ‘벌써 한달이 지났군.’ 이라고 명의 나레이션을 통해 한달 동안의 추억을 떠올리는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그것도 고작 3컷 분량에 불과하다.

두 캐릭터의 관계를 진전시키면서 러브 코미디의 밀도를 높여야 하는데 그 과정을 완전 생략해 버리니 정말 실속이 없다. 우정도, 애정도, 아무 것도 심화되지 않았다.

1화짜리 단편 분량의 만화를 억지로 7화로 늘린 느낌마저 든다. 식객 생활 한달을 스킵하고 넘어가서 본편 내용은 정말 아무 것도 없는 수준이다.

이걸 소설로 치면 ‘기-승-전-결’에서 ‘기-결’만 있는 것이고, 빵으로 비유하면 껍질은 바삭하고 껍질 안쪽에 약간의 꿀도 발라져 있지만, 실제로는 속이 텅텅 비고 겉보기만 큰 공갈빵이다. (중국식 호떡이라고도 한다)

캐릭터적인 부분만 봐도 작화는 좋은 편이라 비주얼적인 부분의 디자인은 잘 뽑혔지만, 캐릭터 자체의 이야깃거리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단순히 섹스어필로만 승부를 보려고 하니 매력이 뚝뚝 떨어진다.

스토리도, 캐릭터도 총체적인 난국인데 이 모든 건 스토리 볼륨이 작은 것에서 비롯됐다.

작화는 전반적으로 무난한 편이다. 그림을 맡은 작가가 네이버 웹툰 ‘아메리카노 엑소더스’의 작가라서 신인 작가라고 해도 기성 웹툰 작가라서 작화 퀼리티가 최소 기본은 간다.

아메리카노 엑소더스가 주간연재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 어떻게 신인 작가가 멀티 연재를 할 짬을 낼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본작은 스토리 작가가 따로 있고 또 작품 자체가 7화 단편으로 끝났으며 한 화 평균 분량도 짧은 편이라 작붕의 문제는 없었다.

결론은 비추천. 작화는 무난한 편이지만, 스토리 볼륨이 너무 작아서 작품 본편에서 뭔가 이야기를 진전시킨 게 전혀 없어 TS물의 묘미를 살린 것도, 러브 코미디의 밀도를 높인 것도 아니고 그냥 여자를 그려 놓고 밑도 끝도 없이 섹스어필만 하면서 남자라고 우기면서 BL 커플링만 연성해서 뭔가 완성이 덜 된 작품이다.

TV였다면 파일럿 프로그램 본 느낌이다.



덧글

  • 뉴런티어 2015/12/22 16:17 # 답글

    제 생각엔 저 작가 욕심 있어요. 자신이 끌어내고자 하는 독자층이 분명히 있지만 그렇기에 연구가 부족했던 것일지도(?)
  • 잠뿌리 2015/12/25 13:06 #

    섣불리 도전했다는 생각이 좀 들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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